NEW 새소식 [리포트] 넉달 간 노숙투쟁, 박근혜가 탄핵됐다

10만인 리포트

2,099명 참여목표금액 30,000,000원

100%현재 31,736,000

좋은기사 원고료주기

참여자 명단보기

4대강 청문회 열자

1년에 62개 철거... 미국은 '댐의 시대' 끝냈다
[4대강 청문회를 열자] 4대강 독립군이 미국에 가는 까닭

16.09.27 14:40 | 글:신재은쪽지보내기|편집:최유진쪽지보내기

4대강 사업, 그 뒤 5년. 멀쩡했던 강이 죽고 있습니다. 1000만 명 식수원인 낙동강 죽은 물고기 뱃속에 기생충이 가득합니다. 비단결 금강 썩은 펄 속에 시궁창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드글거립니다. 혈세 22조원을 들인 사업의 기막힌 진실. '4대강 청문회'가 열리도록 '좋은기사 원고료 주기'와 '서명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을 바랍니다. 이번 탐사보도는 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 불교환경연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 주최하고 충남연구원이 후원합니다. 4대강 특별취재팀의 활동은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말]
▲ 아메리칸리버스(Americanrivers)가 구글맵을 활용해 미국에서 철거한 1300여개 댐을 표시한 지도의 화면 갈무리. 초록색은 2015년 철거된 댐, 빨간색은 2015년 이전에 철거된 댐이다.

과거 미국은 댐 건설의 나라였다. 공병대에 공식 등록된 댐만도 9만개다. 등록되지 않은 댐을 전부 합치면 250만개로 추정된다. 세계 최대 규모다. 이중 국제대형댐위원회(ICOLD)에 등록된 높이 15m 이상의 대형 댐은 9265개다. 나머지는 15m이하의 댐으로 우리나라식 표기로는 '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은 댐 철거의 나라다. 1912년 이후 1300개의 댐을 철거했다. 최근 20여년간 급격하게 진행됐다. 이쯤되면 국가 정책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한 해 동안 부순 댐만도 62개다.

국내 4대강 찬성론자들은 16개 보를 해체하자고 말하면 무슨 큰일이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미국은 댐 철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믿기지 않는가? 그럼 미국의 댐 해체 지도를 보여주는 이 링크(goo.gl/Xmrb8t)를 클릭해보기 바란다.

엘와강, 댐철거 후

▲ 엘와강 댐이 철거된 이후 하구의 생태계도 살아났다 ⓒ Amerivan Rivers 화면 갈무리

미국이 이처럼 댐 건설의 나라에서 댐 철거의 나라로 바뀐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역사상 가장 큰 댐 철거는 워싱턴 주 엘와강(Elwha)에 있는 높이 64m의 글라인스캐니언댐(Glines Canyon Dam)이다. 엘와강에 있는 33m 높이의 엘와댐과 64m높이의 글라인스캐니언댐은 각각 1913년, 1927년에 전력생산을 목적으로 만들었다. 1978년 엘와댐은 안전점검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철거 논의가 시작됐다. 댐 안전 문제에 부딪혔지만, 그 배경에는 경제 문제도 있다.

가령 이 두 댐은 어도조차 없었다. 연어 산란지의 90%가 차단됐고 연어가 이동할 수 없어서 개체수가 급감했다. 연어잡이를 하며 살아가던 인근 인디언 부족에게는 심각한 경제 문제였다. 결국 엘와댐은 2012년 3월, 글라인스캐니언댐은 2014년 9월에 철거했다. 거대한 댐이 없어지고 몇 해가 지났다. 현장은 어떻게 변했을까?

한해 40만 마리의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왔다. 곰, 밍크, 수달, 삵 등 야생동물들도 돌아왔다. 저수지 바닥처럼 펄이 쌓였던 곳에서 다시 숲이 자랐다. 고운 모래와 아름다운 강물이 다시 살아났다. 댐 상류에 갇혀있던 퇴적물은 씻겨 내려가고 여러 해를 거치면서 하도가 안정됐다. 하구에 위치한 해변도 복원됐다.

더 크고 더 많은 댐을 뜯기 위해 나아간다
▲ Klamath Restoration Agreements 화면 갈무리

지난 4월 미국은 역사상 최대의 댐 철거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클라마스 강(klamath river)의 복원을 결정한 것이다. 이제껏 역사상 최대의 댐 철거는 엘와강의 글라인스캐니언 댐이었지만, 클라마스 강의 댐이 기록을 갈아치울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클라마스강 50km구간에 있는 대형댐을 동시에 철거하는 계획이다. 가장 높은 댐은 아이언게이트댐(Iron Gate Dam)이다. 높이 약 53m로 글라인스캐니언 댐보다 작지만, 40m높이의 콥코 1댐, 22m의 보일 댐과 콥코 2댐 등 네 개의 대형 댐을 철거하는 역사상 최대 수준의 댐 해체 작업이다.

클라마스강 역시 매년 여름마다 심각한 녹조로 인해 몸살을 앓아왔다.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번성하자 독성물질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이는 클라마스강 하구에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클라마스 댐 철거로 녹조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듯 미국의 댐 철거가 확산되는 배경에는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도 있지만, 제도적으로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1995년 미 연방개척국은 "댐의 시대가 지났음"을 선언(The era of dams is over)했다. 댐을 더 지을 곳도 없고, 댐의 부작용은 선명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멸종위기동식물보호법'과 '연방에너지법'을 통해 댐의 활용성을 검증하고 철거여부를 결정한다. 연방에너지법에 따라 설치된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에서 30~50년 단위로 발전면허 재심사시 전력생산의 경제적 이익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평가한다.

면허를 갱신하려면 환경청, 국립해양대기청, 어류야생동물청 등 관련 기관들이 제시하는 조건을 만족해야만 한다. 이 조건은 어도개량이나 상시방류량 확대와 같은 내용인데 노후댐의 경우, 유지보수 및 개선비용보다 철거가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할 때에는 철거한다.

뉴햄프셔주의 경우 2001년부터 '댐철거 및 하천복원 프로그램' 수립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댐 소유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댐 철거 의사결정과정을 돕고 있다. 펜실베니아주는 보조금프로그램을 통해 민간단체가 직접 댐을 철거할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의 댐 정책도 정상화해야

한국은 아직도 댐의 시대(The era of dams)를 살고 있다. 댐을 더 지을 곳이 없어지자 강 본류에 16개 보를 만들었다. 이는 이름만 '보'이며, 국제대댐회(ICOLD) 기준으로는 15m이상을 대댐(large dam)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대부분 대형댐이다. 환경부는 앞장서서 찬성하더니 요즘은 댐에 물을 가두면 정말로 녹조가 생기는지를 실험중이다. 이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된 일들이다.

한국은 여전히 가뭄, 홍수, 경제, 레저, 수질개선 등 많은 문제의 만병통치약으로서 댐을 짓고 있다. 국가가 앞장서서 '댐건설장기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공사비의 80%를 지원한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끌어오는 방편으로 쓸모없는 댐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댐 장기종합 계획의 내용은 댐건설을 위한 방침, 용수 수급전망, 건설계획, 재원조달계획 등이며 댐을 평가하고 해체하는 절차는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댐 해체에 필요한 매뉴얼 작성, 타당성 검토 등의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15m를 넘지 않는 댐은 농어촌정비법에 의해 건설되고 있으며, 규정도 엉성하다. 지난 4월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15m이하의 댐은 전국에 3만3842개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누락된 댐도 상당수라서 모두 합산하면 그 이상이다. 이중 많은 경우는 파손되고 폐기되어 철거 대상이다. 하지만 소규모 댐에 대한 철거 역시 '농어촌정비법', '수질 및 수생태계보전에 관한 법', '내수면어업법' 등 어디서도 다루고 있지 않다.

▲ 전국 보 현황 및 파손현황 (출처 : 국가어도정보시스템) ⓒ 정대희

우리도 댐 졸업하자

지난 한 달여 동안 '4대강 청문회를 열자'란 주제로 현장 탐사보도와 기획 기사를 써 온 '4대강 독립군'은 오는 12월 댐 건설과 철거의 본고장인 미국에 간다. 그동안 미국이 부순 1300여개 댐의 현장을 모두 취재할 수는 없지만, 엘와강의 살아나는 모래와 강물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할 예정이다. 또 2020년 철거를 앞둔 클라마스 댐 현장을 둘러보면서 4대강에 세운 16개 댐과 비교평가한다.

현장을 탐사보도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댐철거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도 만난다. 지역주민, 시민단체, 수질-생태-토목-법률 전문가, 댐을 소유했던 전력사, 댐 건설을 지원한 행정가 등으로부터 그들의 시행착오를 전할 예정이다. 또 댐 철거 노하우를 MB에게 전수하겠다.

내년은 대선이 열리는 심판의 해이다. 다양한 이슈가 많겠지만, 국민 세금 22조 원을 쏟아 부은 4대강 사업은 그 무엇보다 위중하게 다뤄야할 사안이다. 환경운동연합 등 이번에 '4대강 독립군' 탐사보도를 진행한 단체들은 4대강 청문회 또는 국정조사를 열기 위한 서명운동을 계속하고, 대선 때에는 미국 탐사 보도 등에서 축적된 경험을 통한 정책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신재은 기자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추천 리포트
이 기사와 관련된 최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