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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의 아만남

"라면 먹으러 갔다가 정신병원으로..."
[김병기의 아만남] 영담 스님의 하얀코끼리②

16.09.17 20:34 | 글·사진:김병기쪽지보내기|편집:김지현쪽지보내기

▲ 영담 스님이 부처님 진신사리 친견법회에서 라자팍세 전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석왕사

(* 지난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나가며] 신불교운동

전두환 정권 때 핍박받던 노동자들의 상황은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뒤에 약간 달라졌다. 공개적, 합법적으로 활동할 공간이 열렸다. 석왕사라는 울타리가 없어도 집회할 장소도 많았다. 우리 노동자들이 3D 업종을 기피하는 현상도 나왔고, 이에 맞춰 이주노동자들이 들어왔다.

"처음에는 미얀마 노동자들이 왔습니다. 이들은 입국할 때 자기 집 한 채가 날아갈 정도의 돈을 브로커에게 주고 들어왔다가 돈을 벌지 못하자 불법 체류를 시작했습니다. 돈 많이 주는 공장을 가면 도망을 가지 못하게 여권도 빼앗겼죠. 우리 노동자 대신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인권 사각지대에 있었습니다. 백중 노동자행사를 접고 부천 이주민 지원센터를 만들어서 이들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신불교 운동'.

옛것을 지키고 보존하면서 그걸 모태로 도심에 맞게 지역에서 포교하는 것을 말한다. 그 결과, 석왕사에는 부자 신도가 없단다. 7만~8만 명의 신도가 중산층 이하 사람들이란다. 작은 시내가 모여 강을 이루듯이 이들이 십시일반하면서 석왕사라는 대찰을 이룬 것이다. 부천 이주민 지원센터는 스리랑카, 미얀마, 네팔, 라오스, 캄보디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에서 들어온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부처님의 길

그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노동자는 찬드라라는 네팔 여성이다. 경기도 의정부의 한 음식점에서 라면을 먹고 지갑을 가져오지 않아서 행려자로 오인을 받고 경찰서에 끌려간 지 하루만에 청량리 정신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36세였던 그는 합법적인 이주노동자였다. 그는 '선미아'라는 이름으로 6년 4개월 동안 용인 정신병원에 감금됐다가 풀려났다.

"그 뒤 1년 동안 찬드라는 석왕사에서 지냈습니다. 2002년에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했는데 2600만 원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어요.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놓고도 뻔뻔한 판결을 한 겁니다. 가슴 아팠습니다."

그의 신불교운동은 이렇게 시작했다.

"부처님은 혁명가입니다. 자기가 카스트 제도 아래서 상위 두 번째 계급에 속했는데 그걸 타파하려고 했어요. 모든 인간들이 존귀하다는 겁니다. 모든 인간이 우주의 본체이자 주인이라는 것을 설파했습니다."

그가 항상 강조하는 부처님의 수행법 중에는 '사섭법'(四攝法)이 있다. 첫째가 보시섭(布施攝)이고, 둘째가 애어섭(愛語攝), 셋째가 이행섭(利行攝), 넷째가 동사섭(同事攝)이다.

"보시섭은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도와줄 수 있게 가르쳐주는 것이고, 애어섭은 항상 좋은 말을 하면서 교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이행섭은 상대방을 이롭게 해서 교화시키는 것입니다. 동사섭은 기쁨도 슬픔도 함께하는 것이죠. 인종 차별을 둬서는 안 되고 성별, 재물로 사람을 차별해서도 안 됩니다. 오직 하나라는 생각으로 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죠."

동사섭은 말이 아니라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을 실천하는 일이다. 그래서 석왕사의 캐치프레이즈는 '바른불교, 실천불교'이다.

스님의 '민간외교'

▲ 스리랑카 보육원 기숙사 착공식 기념촬영. ⓒ 김병기

그의 신불교운동은 '민간 외교'로 진화했다. 그는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을 지원하면서 자연스레 그들의 고국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사단법인 '하얀코끼리'를 발족해 미얀마, 네팔, 스리랑카 등 제3세계의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하얀코끼리는 2005년 미얀마, 태국 국경지역의 난민촌 교육지원사업을 시작해서 이듬해 미얀마 양곤의 딴린 초등학교를 세웠다. 태국과 중국, 인도, 스리랑카 등에서도 고아원, 초등학교를 세웠고, 식자재와 학용품, 의약품, 의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원활동을 해오고 있다. 단순 지원활동을 펼치는 다른 국제 NGO와는 달리 문화 교류와 환경 교육 등을 통해 제3세계에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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