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녹조밭에 빠졌다, 온몸을 박박 긁어야 했다

10만인 리포트

김종술, 금강에 산다

"4대강의 악순환, 거짓말 덮으려 더 큰 거짓말"
[현장] 박창근 교수 외 조사단 금강 조사... 퇴적토에서 실지렁이, 깔따구만 득시글

16.09.03 11:06 | 글:김종술쪽지보내기|편집:김예지쪽지보내기

▲ 세종보에서 떠낸 퇴적토에서는 환경부 수 생태 오염지표종인 4급수 붉은 깔따구가 확인되었다. ⓒ 김종술

"4대강 사업과 동시에 강바닥이 썩어간다. 강바닥에 용존산소 제로로 나오는데 수자원공사(아래 수공)는 수심 대별 자료가 아닌 합산치만 내놓고 있어서 믿을 수가 없다. 정밀조사를 위해 강 중간 지점에서 수심 대별 용존산소 측정과 저질토 채취를 위해 수공에 공문(대전환경운동연합)을 보내고 보트를 요청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대한하천학회 회장인 박창근 카톨릭관동대 교수의 주장이다. 4대강 사업 이후 관리를 맡은 국토부와 자치단체, 수공은 강으로 들어가는 둔치에 쇠말뚝을 세워서 모든 차량을 막고 있다. 조사를 위해서 배를 띄워야 하지만 수공의 협조 없이는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태이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는 4대강 유역의 환경변화에 따른 모니터링 차원에서 금강 현장 조사를 벌였다. 박창근 교수와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과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은 2일 오전 9시부터 세종보에서 만나 조사에 들어갔다.

시큼한 시궁창 냄새에 붉은 깔따구, 실지렁이만 득시글

▲ 세종시청 건너편 마리나 선착장에서 저질토 분석과 실지렁이, 깔따구 개체 수 확인을 하고 있다. ⓒ 김종술

▲ 저질토 분석을 위해 대전환경운동연합 조용준 간사가 강바닥의 펄을 삽으로 떠오고 있다. ⓒ 김종술

새벽녘 몰아치던 소나기로 금강의 수위가 평상시보다 20~30cm 정도 올라가고 강물이 뒤집혀 있다. 강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가운데 세종보 수력발전소에 쌓인 부유물을 걷어 내느라 집게발이 달린 대형차량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의 평균 수심은 4m 정도로 준설되었다. 첫 번째로 찾아간 세종보 500m 지점 마리너 선착장에서 측정한 수심은 2.5m다. 저질토 시료를 뜨기 위해 바닥에 장비를 내리자 공기 방울이 쏟아져 올라온다. 1.5m 정도 펄이 쌓인 상태로 시커먼 퇴적토가 올라오면서 물비린내가 진동한다. 떠올린 흙을 뒤적이자 꿈틀거리는 붉은 깔따구와 실지렁이를 확인했다.

"깔따구는 진흙이나 연못 등의 물속 또는 썩어가는 식물체에서 산다. 성충은 모기와 유사하나 입이 완전히 퇴화되어 물지는 않으나, 한번에 대량 번식하여 성가시고 미관에 좋지 않으며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깔따구는 지역의 환경조건이나 오염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동물의 하나로,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6ppm 이상 되는 4급수에서 서식하는 생물이다. 한국, 일본, 유럽, 북아메리카 등지에 분포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세종시청이 바라다보이는 건너편 마리나 선착장이다. 이곳은 수심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선착장 구조물이 퇴적토 위에 얻어져 있는 상태다. 퇴적토가 쌓여 화산 분화구같이 둥글둥글한 구멍에서는 연신 공기 방울이 쉼 없이 올라오고 있다. 퇴적토를 뜨자 시큼한 냄새와 함께 낯익은 실지렁이가 보인다.

▲ 4대강 사업 이후 관리가 안 되는 공원은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사람 키를 훌쩍 넘었다. ⓒ 김종술

금강의 명소 중 하나인 명승 제21호 곰나루 건너편(공주보 상류 1km)으로 이동했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수풀로 뒤덮인 산책로를 헤집고 들어가자 죽어서 가지만 앙상한 버드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삽으로 물속 바닥을 퍼 올리자 딱딱하게 굳어가는 흙 속에 붉은 깔따구만 확인되었다.

수풀을 헤치며 마지막으로 찾아간 백제보 상류 2m 지점 왕진교는 온통 거미줄 투성이다. 저수지에서 자라는 정수 수초인 '마름'이 장악한 이곳에서도 시커먼 펄 속에서 실지렁이가 확인되었다. 4대강 사업 이후 금강 전역이 시커먼 퇴적토로 뒤덮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 4지점에서 채취한 저질토는 서울대 분석센터에 의뢰하여 5가지 정도의 성분분석을 맡길 예정이다. 결과가 나오는 2~3주 후쯤 미리 맡긴 녹조 분석결과와 함께 4대강 사업으로 설치한 보가 강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발표를 할 예정이다.

일행은 조사가 끝나고 보령댐으로 도수로를 통해 식수를 공급하는 부여군 수북정을 찾아 주변을 돌아봤다. 다음은 4대강 사업 이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금강을 돌아본 박창근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호수로 변한 금강은 죽어가고 있다" 

▲ 박창근 교수가 세종보 상류 가교에서 뜬 퇴적토를 놓고 안타까워했다. ⓒ 김종술

- 오늘 돌아보시니 어떤가요?
"금강이 영산강과 거의 비슷하게 변하고 있다. 생태계와 오염 측면에서는 낙동강보다는 더 심각하다. 금강은 4대강 사업으로 4m 수심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2m 정도로 퇴적되었다. 분석을 의뢰해서 결과가 나오면 정확히 알겠지만, 육안으로 판단하기에는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게 불가능해 보인다. 퇴적토가 쌓이고 물속에 용존산소가 없는 상태로 강바닥은 죽음의 공간으로 더 심각하게 변해갈 것이다.

바닥이 퇴적토로 덮이면서 물고기의 먹잇감이 사라지고 있다. 강 표면은 용존산소가 풍족하지만, 강바닥은 제로 상태인 '성층화'로 변하면서 무산소층으로 떨어지고 있다. 보통 물고기가 용존산소 4ppm 정도가 내려가면 살기 어렵다고 하는데 바닥은 산소가 없어 내려가지 못하고 상층부에 머리만 내리고 돌아다니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먹이 활동도 하지 못하고 결국은 물고기 씨가 마를 것이다. 하천이 아닌 호수로 변한 금강은 죽어가고 있다고 판단된다."

- 도수로를 이용하여 식수로 보낸다고 하는데?

"금강에 보를 세우기 전에도 농민들은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었다. (4대강 사업을 통해) 물을 확보한다는 논리로 보를 건설했는데 결국은 사용도 못 하고 썩어가고 있다. 금강의 역사와 역동적인 수려한 경관은 사라지고 생태계만 파괴되었다. 금강이 아닌 눈물의 강으로 변모하였다.

'4대강 사업으로 사용하지도 못하는 물을 왜 확보했느냐?'는 지적을 받은 정부는 보령댐과 예당저수지에 물 부족을 핑계로 도수로 사업을 하면서 재난에 대비하는 사업이라고 했다. 이런 식이라면 우리 사회에서 재난이 아닌 게 하나도 없다. 큰 댐을 만들면서 앞으로 가뭄이 발생할지 몰라 재난 대비용으로 만든다고 하면 예비타당성조사를 할 필요가 없다. 500억 원이 넘는 공사를 하면서 국가재정법에서 정하는 예비타당성조사를 생략했다. 이는 정부가 국가 법률을 위반한 중대 범죄에 해당하는 엄연한 불법행위를 한 것이다.

지난해 보령댐에 물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제한급수가 아닌 물량을 줄여서 공급했다. 수공은 작년 11월 올 3월이면 보령댐의 물이 마를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물량이 많이 있었다. '우리 사회가 왜 물을 만들었냐'는 근본적인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서 사용처도 없이 금강에서 확보한 물로 또 황당한 사업을 한 것이다.

예당저수지도 물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올해 농번기에 물이 100%로 가득 찼다. 재난이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재난을 팔아서 세금 낭비만 했다. 결국은 4대강 사업의 잘못된 논리를 덥기 위해서 또 다른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번 거짓말을 덮기 위해서 더 큰 거짓말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진행 중이다."

추천 리포트
이 기사와 관련된 최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