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하늘에서 본 영주댐 녹조라떼, 썩은 내 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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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청문회 열자

박 대통령님, 아버지처럼 배신하지 마십시오
[4대강 청문회를 열자] 4대강 책임자 처벌하기 위해 탐사보도를 마치고 심층 분석을 이어갑니다

16.09.03 20:36 | 글:김병기쪽지보내기|영상:정대희쪽지보내기|사진:이희훈쪽지보내기|편집:김예지쪽지보내기

4대강 사업, 그 뒤 5년. 멀쩡했던 강이 죽고 있습니다. 1000만 명 식수원인 낙동강 죽은 물고기 뱃속에 기생충이 가득합니다. 비단결 금강 썩은 펄 속에 시궁창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드글거립니다. 혈세 22조원을 들인 사업의 기막힌 진실. '4대강 청문회'가 열리도록 '좋은기사 원고료 주기'와 '서명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을 바랍니다. 이번 탐사보도는 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 불교환경연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 주최합니다. 4대강 특별취재팀의 활동은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말]
▲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낙동강 달성보 하류 3km 지점 박석진교 일대에 녹조가 창궐해 강 전체를 뒤 덮고 있다. ⓒ 이희훈

박근혜 대통령님, 안녕하신가요?

저는 '4대강 독립군'과 함께 지난주 5박 6일 동안 금강과 낙동강, 내성천을 탐사 보도하고 돌아왔습니다. 지난 22일 서울을 떠날 때는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그새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한동안 비가 내려 쌀쌀하더니, 요새는 높은 가을 하늘이 보입니다.

의원회관 545호실의 기억

혹시, 저를 기억하시나요? 벌써 15년이 넘었네요. 2001년 2월 13일 국회의원회관 545호실, 인공 조경물에서 흐르는 시냇물 소리와 난초 향이 그윽한 곳에서 두 시간 동안 마주 앉아 인터뷰를 했죠. 대통령께서 4년차 정치 초년생일 때였습니다. 그래도 기억이 안 나실 수 있을 텐데요, 당시 인터뷰 제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아버지는 사전적 의미론 독재자, 난 그 후광에 '무임승차'했지만..." (관련기사)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박정희 전 대통령과는 다른 길을 걸을 것으로 알았습니다. '사전적'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부친을 독재자로 인정하고 '강권 통치를 했다'는 지적에 동의했습니다. 그 후광에 무임승차했지만 독재자로 남기를 바라는 대통령은 드물 것으로 생각했던 겁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대통령 임기 4년을 돌아보면……. 

대통령께서 지난 8.15 경축사를 할 때 저는 경북 성주에 있었습니다. 땡볕이 내리쬐는 공원에서 1000명이 집단 삭발하며 '사드'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옆에서 아이들은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나무 판에 물풍선을 던졌습니다. 숙소로 돌아와서 경축사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기사를 보다가 '건국절'에 시선이 멈췄습니다. '부전여전'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헌법에 명시된 상해임시정부와 항일독립운동의 정통성 계승을 부정하는 이유가 혹시 '박정희군의 혈서'를 지우고 싶어서는 아닌지요? 부친은 독립군 때려잡는 일제 만주국 군관에 지원하면서 "일본인으로서 수치스럽지 않을 만큼의 정신과 기백으로써 일사봉공(一死奉公)의 굳건한 결심"을 밝혔었죠. 민족을 배반한 치욕스런 피의 흔적을 지우려고 그런 건 아닌지요? 

독립군 역사가 아니라 MB 흔적 지워야

이 말을 하려는 건 아니었는데 말머리가 길었습니다. 지난주에 4대강을 탐사보도하면서 느낀 점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일제와 맞섰던 우리 독립군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우지 말고, 아직도 독재자처럼 4대강을 지배하는 MB 흔적을 지우라는 겁니다. 전임 대통령의 알량한 자존심의 상징처럼 버티고 있는 16개 댐을 뽑아버리든지, 아니면 수문이라도 열어야 한다는 겁니다.

대통령께서도 이미 '비슷한 말씀'을 한 적이 있습니다. 2012년 12월 16일 대선후보 3차 TV토론회에서였습니다. 당시 문재인 후보와 한 토론 중 한 토막을 잘라서 보여드리겠습니다.

: "이미 지난여름에 엄청난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중략) 물론 저도 당장 (댐을) 철거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수문은 상시적으로 열어서 수질은 회복시키고 그것으로 충분한지 보의 철거까지 필요한지 그것은 위원회 통해서 검증이 필요하고 국민들 동의하에 실시해야겠죠. 그 점에 대해서 동의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제가 말씀드린 거하고 비슷한 말씀을 하시는 거 같은데요?"




'찔끔찔끔' 펄스 방류, 이해는 합니다만

대통령이 되신 뒤에 환경단체는 '제발 4대강 수문이라도 열어 달라'고 수없이 호소했습니다. 4년이 지났지만 MB가 4대강에 세운 수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TV 토론회에서 문 후보가 말한 핵심은 '수문 개방'이었는데, 당시 비슷한 말씀이 아니고 '다른 말씀'을 하셨나 봅니다. 아니면 2013년 1월과 7월 감사원이 '4대강 사업은 총체적 부실' '4대강은 대운하를 염두에 뒀다'고 발표를 했는데 아직도 검증해야 할 그 무엇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거나.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겁니다. 많은 국민들은 최악의 토목사업으로 기억하지만, '친이계'는 아직도 4대강 사업을 최대 치적으로 꼽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검증할 무엇이 남아 있기보다는 정략적으로 계산할 그 무엇이 큰 까닭이겠지요. 며칠 전 새누리당 대표가 된 '대통령의 입' 이정현 의원이 2013년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에 대통령 직속의 국가 최고 감사기관인 감사원 발표를 보고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죠.

"(4대강 사업은 대운하를 염두에 뒀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사실이라면 국가에 엄청난 손해를 입힌 큰일이며 국민을 속인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환호했지만, 친이계는 벌떼처럼 달려들었습니다. 아주 혼쭐났습니다. 그 이유는 대통령께서도 아실 겁니다. 2010년 12월 8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석을 점거한 야당 의원들을 한 명씩 끌어내리면서 4대강 날치기 예산을 통과시켰습니다. 불과 2분 만에 '친이'와 '친박'이 혼연일체가 되어 밀어붙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우리(친이계)한테만 사기 쳤다'고 남 일처럼 말하니 화가 치밀었던 겁니다.

이러니 눈치를 안 볼 수가 있겠습니까? 최근 4대강 수문을 3~4시간씩 개방해 물을 흘려보내는 '펄스(Pulse) 방류' 조처를 하는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갑니다. 찔끔찔끔. 친이계를 자극하지 않고, 4대강에 창궐하는 녹조도 조금은 줄일 수 있는 임시방편이라고 생각하겠지요. '4대강 독립군'이 이번 탐사보도에서 금강과 낙동강이 죽어가는 모습을 연일 톱기사로 배치해서인지, 낙동강 수문을 일시에 연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역시, 잠깐일 뿐입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4대강 독립군 특별탐사보도팀이 촬영한 금강과 낙동강의 시궁창 펄 모습입니다. 4대강 사업을 마친 뒤 지난 5년 동안 수문에 갇혀서 쌓인 퇴적토입니다. 충격이었습니다. 밑에서부터 썩으면서 올라오는 메탄가스 구멍이 펄 위를 빼곡하게 채웠습니다. 그 속에 이상한 생명체도 근접 촬영했습니다. 환경부가 지정한 수질 최하 등급인 4등급 지표종 실지렁이가 수천수만 개의 구멍 바깥으로 머리를 내밀고 꿈틀거렸습니다. 

▲ 24일 오전 충남 세종시 금강 세종보 하류에 있는 마리나 선착장에 실지렁이가 보이고 있다. 실지렁이는 환경부가 정한 환경오염 최하위 등급인 4등급 지표종이다. ⓒ 이희훈

수질 최하등급 지표종 발견... '슬픈' 특종

4대강 독립군 특별탐사보도팀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대구 달성군 화원유원지의 사문진교 아래에서 실지렁이를 최초로 발견했습니다. 영남인 1300만 명의 식수원에 사는 수질 최하등급 지표종. 그 뒤에 많은 언론들이 잇달아 보도해서 특종을 건졌지만, 끔찍했습니다. 낙동강 식수원에 비상 경고등을 켜는 '슬픈 특종'이었습니다.  



MB가 4대강에 남긴 흔적은 시궁창 펄과 깔따구와 실지렁이입니다. '녹조라떼'는 이제 익숙한 풍경입니다. 탐사보도 때 만난 농부는 굴착기로 농지를 파 보이며 침수피해를 호소하고, 빈 그물을 건진 어부는 물고기 씨가 말랐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금강에 이어 식수원인 낙동강에도 실지렁이가 사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내년 대선정국에는 실지렁이와 깔따구가 한강까지 덮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게 펄스 방류로 지워질까요? 인간으로 치면 물을 정화해서 해독작용을 하는 간이 썩었는데, 녹색으로 쑥대밭이 된 얼굴에 연고를 바르는 격입니다. 금빛 모래 속으로 스며들었다가 다시 솟구쳐 오르고, 은빛 여울에서 윗물과 아랫물이 한 몸뚱이로 뒤섞여 물속에 산소를 공급하는 게 살아있는 강입니다. 펄스 방류로 윗물만 살짝 바꾼다고 4대강이 살아나지 않습니다. 썩은 펄 바닥을 뒤집어야 합니다.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산소 제로 지대를 없애야 합니다.

수문을 열고, 4대강 청문회를 여십시오

▲ 23일 오후 충남 부여 금강 백제보 상류 2km 지점에서 오마이뉴스 김종술 시민기자가 강바닥의 토양을 채취해 살펴보고 있다. ⓒ 이희훈

우선 수문을 여십시오. 잠깐 열었다 닫지 말고, 계속 열어두십시오. 아직도 MB 측에서는 '녹조는 날이 뜨거워서 생기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핑계는 이미 거짓임이 밝혀졌습니다. 그 뒤에 사회적 토론을 해서 홍수, 가뭄, 지역경제 효과, 물 관리 등에 쓸모없는 댐의 처리 문제를 결정하면 될 것입니다. 22조 원을 들여 만든 4대강 16개 댐은 지금도 국민들의 호주머니 돈인 혈세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부친의 친일 행적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사실이기 때문이죠. 건국절을 만든다고 해서 당시 신문에 대서특필된 부친의 '혈서'를 희석할 수는 없습니다. '위안부' 피해자가 피눈물 흘린 역사를 팔아넘길 수는 없습니다. 10억 엔. 이건 얼마 전 잘 나가는 고위직 검사가 뇌물 주식으로 얻은 시세차익 액수와 비슷합니다. 굴욕적인 한일회담으로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비난받던 부친의 뒤를 이으시렵니까?

내세울 치적이 없어서 '4대강 사업'에만 골몰했던 전임 대통령처럼, 대통령께는 임기 4년이 지나도록 내세울 만한 게 없습니다. '이명박근혜 정권'이 한 몸이 되어 저지른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수문을 열면 단군 이래 최악 토목사업의 장본인으로 역사에 기록되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 불교환경연대가 공동 기획한 '4대강 청문회를 열라'는 주장을 받는다면 4대강을 지배하는 MB 흔적을 지울 수가 있습니다.

이건 대통령께서 서릿발 같은 권력의 칼을 휘둘러 단죄해왔던 '배신의 정치'와는 다릅니다. 정략적인 판단으로 4대강을 배신하지 마십시오. 친이계의 반발과는 비교할 수 없는 대자연의 역린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국민을 배신하지 마십시오. 대선을 앞두고 먹는 물까지 망친 '이명박근혜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은 기사 원고료' '서명운동'에 참여해주십시오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인사드립니다. 이 기사를 끝으로 지난주 5박 6일간 진행된 현장탐사보도를 마칩니다. '이명박근혜 정권'으로부터 4대강을 해방시키려고 오늘도 금강과 낙동강에서 고군분투하는 김종술,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시민기자를 위해 '좋은 기사 원고료 주기'로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명진 스님(봉은사 전 주지)은 직접 금강 탐사 현장으로 찾아오셔서 "시궁창 4대강, 시궁창 대한민국"이라는 어록을 남기셨습니다.



좋은 기사 원고료 목표액 3000만 원이 모이면 10년 동안 1000개의 댐을 허문 미국으로 해외취재를 떠날 예정입니다. 지긋지긋한 4대강 사업 논란을 끝낼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4대강 청문회를 열자' 서명운동에 참여해주신 분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아직은 참여자가 많지 않습니다. 국회 4대강 청문회 문을 열기에 부족합니다. 정치권이 하지 못하는 일을 우리 10만 명의 시민들이 힘을 합쳐서 활짝 열었으면 합니다. 5년짜리 대통령이 세운 오만의 댐을 허물고 그 위에 '갇힌 물은 썩는다'는 상식을 세웠으면 합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제부터 각 분야 전문가들의 심층 분석과 인터뷰 기사가 이어집니다.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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