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넉달 간 노숙투쟁, 박근혜가 탄핵됐다

10만인 리포트

조호진의 역사 독립군 임종국

"교육계 친일잔재는 교육자들이 청산해야"
[역사 독립군 임종국 3-2] 김지철 충남교육감

16.08.31 20:14 | 조호진 기자쪽지보내기

▲ 해직교사 출신 김지철 충남교육감. ⓒ 이아림



[앞선 기사] [역사 독립군 임종국 3-1화] 모윤숙은 친일파, 외쳤다가…뺨 맞은 고교생 교육감됐다

- 친일청산 찬반논란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심판하지 못한 세계 유일의 국가입니다. 역사는 잘못한 것과 잘한 것을 사실대로 적어야 교훈이 되고 이를 통해 역사정의와 민족정기를 세울 수 있는데 우리는 부끄럽게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친일파들이 세상을 거의 떠났으니 이제 그만하자고 합니다.

반민족행위자에 대한 용서와 화해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요. 부역자에 대한 진정한 용서와 화해는 프랑스가 보여주었습니다. 나치 부역자를 철저히 청산한 프랑스에서 관용을 배워야 합니다. 대충 묻어두는 게 관용이 아니라 역사의 죄과를 명명백백하게 밝힌 다음에 용서를 구하고 용서하는 게 관용입니다.

친일청산을 반대하는 세력들은 친일파의 후손이거나 친일파가 퍼뜨린 오염된 주장에 부화뇌동하는 이들일지도 모릅니다. 친일파 청산 없는 용서와 화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이 나라가 어쩌다 부정부패와 협잡이 판을 치는 나라가 됐을까요. 그건 친일파 청산을 바로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반민족 행위는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반드시 심판하고 청산해야 합니다. 그래야 민족의 미래가 열립니다."

▲ 김지철 교육감이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교육감 자리는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봉사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 김지철

- 친일잔재가 많은 곳 가운데 한 군데가 교육계입니다.
"현 정부가 친일잔재를 부활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교과서 국정화가 그것이지요. 군사독재 시절에 우리는 국정교과서를 강요당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친일파를 애국자로 둔갑시킨 교과서에 항의하다 뺨을 맞은 적도 있었지요. 그런 교과서로 다양성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획일화 시키는 것은 반역사적이며 진정한 교육이 아닙니다. 황국신민서사를 낭송하게 하고 동방요배를 시킨 것도 교육계였습니다. 교육계의 친일잔재는 교육자들의 손으로 청산해야 합니다."

- 임종국 선생 조형물 건립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선생은 친일청산의 이정표를 세운 최고의 공로자입니다. 친일청산에 대해 누구도 말하지 못하던 시대에 가시밭길을 혼자서 걸었던 위대한 학자를 역사의 후예들이 칭송하고 기리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친일파 후손들이 여전히 득세하는 지금, 선생의 조형물을 세운다는 것은 친일청산을 반드시 해내겠다는 다짐이고 결의라 할 수 있겠지요. 역사 독립군 임종국 조형물을 건립하는 일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하늘에 계신 선생께서도 틀림없이 기뻐하실 겁니다."

충남도교육청 2년 연속 청렴우수기관 1등

▲ 김지철 충남교육감 취임식 ⓒ 김지철

- 직선제로 선출된 충남교육감 가운데 임기를 마친 교육감이 없습니다.
"충절의 고장인 충남이 왜 이렇게 됐는지 부끄럽습니다. 과거에는 인사철이 되면 청탁을 하는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충남교육청에서 인사 청탁은 사라졌습니다.

부패 청산과 청렴에 힘쓴 결과 충남도교육청은 2년 연속 청렴 우수기관에 선정되면서 비리교육청이라는 멍에를 벗었습니다.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도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등 청렴 우수기관에 선정되었습니다. 2년 전 교육감 선거 당시 득표율(31.4%)보다 현재 지지도(46.4)가 오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대다수는 투명하고 청렴한 인사를 환영하는 듯합니다."

- 진보 교육감에 대한 기득권 세력의 반발이 적잖았을 것 같습니다.
"교육계의 변화 속도가 더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요. 강공 드라이브만 사용했다면 학교혁신이 벽에 부딪쳤을 것입니다. 저와 생각이 다른 분들을 직접 만나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습니다. 그랬더니 그분들이 '당신을 반대했던 것에 대해 차분히 설명을 듣고 나니 오해가 풀렸다'며 공감해 주었습니다. 갈등과 분열은 정책 때문이 아니라 일방적 지시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연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론과 자료 제공을 통한 차분한 설명에 납득하고 동의해주었습니다.

보수든 진보든 조직을 해치는 것은 독선과 불통입니다. 아무리 필요하고 좋은 혁신도 상대를 무시하면 실패하기 마련이지요.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건 혁신하자는 게 아니라 싸우자는 것입니다. 상대의 말이 맞으면 인정하고 속도보다는 방향을 중요시하다보니 반목과 갈등보다 공감과 지지의 기운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저는 진보와 보수의 공존을 원합니다. 보수의 가치 중에도 높이 사야할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가난한 제자 챙긴 교사 김지철 "교사는 제자를 사랑하고 희생하는 사람"

▲ 김지철 교육감은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기가 목표다. ⓒ 김지철

- 김지철 교육감의 핵심 목표는 무엇입니까.
"소통과 혁신입니다. 저의 소통 방식은 일방적 지시가 아닌 쌍방향입니다. 회의를 통해 전달하기도 하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구시대적 명령체계인 상명하달보다는 장소와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 SNS의 편리성과 효율성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SNS를 통해 지시가 아닌 이해와 협력을 구했더니 선생님들이 좋아하더군요. 

학교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과거 권위주의적인 학교 문화를 민주적 협의 문화로 바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학생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수업을 교사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토론과 질문 위주의 전환했습니다. 이것이 충남형 혁신학교인 '행복나눔학교'입니다. 강요하는 공부는 괴로울 뿐 역량을 키우기엔 부족합니다. 구시대 방식으로는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키울 수 없습니다.

즐겁고 신나는 학교를 만드는 게 교육감 김지철의 목표입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는 말을 믿습니다. 성적 지상주의는 아이들을 망치고 사회를 불행하게 만들뿐입니다. 10년 전 교육위원 당시에도 성적지상주의에 취한 학부모들에게 미래사회는 인문학적 소양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요구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많은 부분 공감해 주셨습니다. 주장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교사 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을 섬기는 교사,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을 위해 학생들의 표정을 살피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 젊은 교사 시절의 김지철. ⓒ 김지철

- 교사 김지철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지금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예전에는 수업료를 못낸 아이의 이름을 칠판에 쓰고 수업 도중 쫓아내는 일이 있었습니다. 가난한 아이들을 낙인찍어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런 일들을 앞장서 막아냈습니다. 18년 동안 학급 담임교사를 하면서 2천군데 이상의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학부모의 학교 방문 부담을 덜어주고 아이들의 형편을 파악하기 위해서였지요.

전등이 책상 뒤에 있어 그림자가 생기는 것은 전등을 바꿔 달아주기도 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형편 닿는 선에서 수업료를 대신 내준 적도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학교랑 결혼했냐. 우리는 뭐먹고 사느냐!'고 핀잔을 듣기도 했습니다. 가정형편이 아주 어려웠던 시절이었는데 빚보증인 줄 모르고 재직증명서 2통 때어주었다가 그 빚을 갚느라고 5년 동안 허덕이기도 했습니다.

구멍 뚫린 메리야스를 입고 다니면서도 아이들을 챙겼더니 회갑을 14번이나 치렀습니다. 어느덧 50대 중반이 된 제자들이 회갑을 기억하고 챙겨 주었습니다. 저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과 가난한 아이들을 공평하게 대했습니다. 또한 영재를 키우는 교육만큼 평범한 민주시민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실천해왔습니다."

학교 대청소와 브리핑 없앤 교육감

▲ 급식실을 방문한 김지철 교육감 ⓒ 김지철

- 이전 교육감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교육감은 인사 받는 자리가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수고하는 분들에게 인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학교를 방문하면 교장실과 교무실만 찾아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 저는 행정실과 급식실 직원, 교육공무직원, 학교 청소를 하는 분들을 찾아가 정중하게 인사합니다. 그런 다음에 교무실을 방문해 선생님들에게 업무 경감의 속도가 늦어 죄송하고, 인성과 생활교육을 전념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인사합니다.

지난 2년 동안 450곳의 학교를 방문했는데 도착 10분 전에 전화를 드립니다. 방문 사실을 미리 알리면 청소와 브리핑 자료 뽑는 일로 분주하기 때문이지요. 제가 보고 싶은 것은 전시행정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학교 모습입니다. 선생님들은 수업하고 아이들은 공부하는 모습 그대로면 되는데 말입니다. 학교 방문 시 주요하게 체크하는 것은 교직원과 학생들의 표정, 병설유치원 화장실 안전과 도서관 조명 밝기, 신간도서 구입과 같은 일입니다.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되고 아이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책을 읽는 학교가 되길 바랍니다."

-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역사교육과 인성교육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학교는 공부하는 기계를 만드는 공장이 아닙니다. 학교는 역사의식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 민주시민의 가치관을 가르치는 곳이어야 하지요. 문제 풀이 수업도 해야 하지만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김영란법이 무엇인지와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최저임금을 조사하고 노동자가 삶을 유지하는데 적정한 최저임금이 얼마여야 하는지 토론하는 살아 있는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학생들이 미래를 더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 있겠지요.

나만 잘살면 된다, 상대를 이겨야 된다는 무한경쟁 교육이 아니라 나보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교육, 역사를 알뿐 아니라 실천하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역사 앞에서 기개 있는 학생을 배출해야 죽은 역사를 살릴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세우는 교육이 진짜 역사 교육이니까요. 이런 교육을 위해 역사와 사회과 선생님들과 종종 토론합니다."

▲ 김지철 교육감은 교육계의 친일잔재는 교육자들이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아림

- 교장 등 직위가 높을수록 권위적이란 비판이 있습니다. 개돼지 발언도 교육계에서 나왔습니다. 김 교육감에게 권위주의는 무엇입니까.
"주장하거나 내세운다고 권위가 세워질까요. 권위주의가 나타나는 장면 중 하나가 행사에서 사진을 촬영할 때입니다. 대개는 교장과 교육장 등 서열 중심으로 사진을 찍는데 저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비정규직과 평교사 등 교육을 위해 수고하는 분들을 중심에 서게 하고 저는 측면에 섭니다. 교육의 중심은 높은 사람이 아니라 그분들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교육감이 차를 탈 때 문을 열어주는 것은 시대착오입니다. 저는 과도한 의전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회식 때 무릎 꿇고 술을 따른다거나 여성 공무원에게 술을 강요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수위 당시에 9천 원 이하의 밥을 먹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키고 있습니다. 술은 소주를 마시구요. 그래서 김영란법을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교육감 자리는 봉사하고 헌신하는 자리지 권력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지요. 보수든 진보든 권력을 좋아하고 남용하면 부패하게 마련입니다."

추천 리포트
이 기사와 관련된 최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