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6m 준설한 강에서, 꼬마물떼새알을 찾았다

10만인 리포트

정수근, 낙동에 살어리랏다

'독조라떼' 낙동강, 이거라도 합시다
순환하지 않고 죽어가는 4대강... 보 관리수위 조절해 강 되살려야

16.08.18 09:59 | 글:정수근쪽지보내기|편집:김예지쪽지보내기

▲ 박재현 교수가 현장에서 보의 문제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정수근

"낙동강 보의 관리수위를 낮출 수 있습니다. 낙동강의 수심을 지금과 같이 10미터 넘게 유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강물에 층이 생겨나 아래쪽은 순환할 수 없게 되고 산소가 없어 강이 점점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자원공사는 4대강 보에 관리수위와 함께 하한수위를 두고 있습니다. 하한수위까지 수위를 내려도 됩니다."

지난 8월 12일 전북 완주 우석대학교 캠퍼스에서 있었던 2016년 대한하천학회 하계학술대회 토론시간에 박재현 교수(대한하천학회 회원,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밝힌 사실입니다. 4대강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나온 말이라 더욱 중요한 발언이었습니다.

▲ 낙동강 8개 보의 관리수위와 하한수위를 정리했다. ⓒ 정수근

실제로 박재현 교수가 입수한 수자원공사 내부 자료에는 8개 보 모두의 하한수위가 나와 있고, 그것을 알기 쉽게 정리해보면 위 표와 같습니다. 관리수위는 4대강 보에 물을 가득 채우는 수위이고, 하한수위는 수위를 최대한 내려 취수가 가능한 수위까지 내리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관리수위와 하한수위의 차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차이만큼 관리수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표에 의하면 구미보는 9.9미터까지 수위를 낮출 수 있고, 합천창녕보 같은 경우는 8.2미터까지 수위를 낮출 수 있습니다.

흐르지 않는 깊은 강은 죽음의 강이다

▲ 수자원공사가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는 관리수위와 하한수위 ⓒ 박재현

사실 4대강 사업 이후 지금의 낙동강 수심은 최소 6미터에 깊은 곳은 10미터가 훨씬 넘어갑니다. 4대강 사업 이전 평균 수심이 1~2미터였던 것을 감안하면 3배에서 10배가 넘는 깊은 강이 돼버린 것입니다.

이로 인해 낙동강은 강물에 층이 져서 순환할 수 없습니다. 아래쪽은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무산소층이 돼 물고기를 비롯한 수생생물들이 살 수 없는 공간으로 급변했습니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물고기 떼죽음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 7월 대한하천학회와 4대강조사위원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것과 같은 결과입니다. 낙동강 창녕함안보와 달성보는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는 4급수로까지 전락했다고 발표했지요.

또 지금의 낙동강은 강의 좌우가 깊은 물길에 때문에 완전히 단절됐습니다. 즉 4대강 사업 이전에는 야생동물이 강의 좌우를 자유롭게 드나들었지만, 이제는 강을 건너갈 수 없습니다. 야생 생태계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버린 것입니다. 야생동물에게는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 합천보 담수 이후 농지 침수 피해를 호소하는 연리들의 농민들.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자 1미터도 안 돼서 물이 줄줄 올라온다. ⓒ 정수근

깊어진 낙동강은 강 주변 농경지의 침수피해를 만들었습니다. 낙동강 제방을 경계로 강 안의 수위가 높아지니 제방 너머 농경지 쪽의 지하수위도 제방을 기준으로 동반 상승했습니다. 이로 인해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이 여러 곳입니다.

과거에는 농지를 파면 8미터 아래 지하수가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바로 1미터 아래 지하수가 들어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농사가 될 리 없습니다. 합천창녕보의 영향을 그대로 받게 되는 고령군 우곡면 객기리 '연리들' 20만평에서 수박 농사를 짓던 농민들은 농사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칠곡보 담수의 영향을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는 칠곡군 약목면 덕산리 '덕산들' 또한 같은 문제로 밭농사를 포기하고 논농사로 전환하거나 수자원공사에서 임시방편으로 마련해준 저류조를 통해서 매일 지하수를 펌핑해서 낙동강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다고 합니다.

일단 관리수위부터 낮추자

▲ 강 바닥은 이렇게 펄로 뒤덮였다. 산소도 없어서 생명이 살 수 없다. ⓒ 정수근

따라서 연리들이나 덕산들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각각 관계된 보인 합천창녕보와 칠곡보의 관리수위를 낮춰줘야 합니다. 합천보는 8.4미터까지 수위를 줄일 수 있고, 칠곡보는 1미터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관리수위를 낮춘다는 것은 강의 수심을 떨어뜨린다는 것으로, 환경단체에서는 이것만으로도 강의 건강성은 어느 정도 회복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재현 교수는 강의 수위가 떨어진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첫째, 보의 수문을 어느 정도는 열어야 하니, 그로 인해 강의 흐름이 일정부분 생겨납니다. 둘째, 강의 수위가 낮아지면 강안의 모래톱이 일부 다시 돌아오고, 수초들이 자라날 것이며 자정작용이 생겨날 것입니다. 셋째, 물고기를 비롯한 생명체들이 산란공간이 생겨나면서 하천 생태계가 서서히 회복될 것입니다.

이렇듯 관리수위를 낮춰주는 것만으로도 하천의 변화는 시작될 수 있습니다. 물론 낙동강 보의 수문을 지금이라도 활짝 열면 녹조 문제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낙동강을 이전의 흐르는 강으로만 만들어주면 된다는 것이지요.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해왔습니다.

"관리수위를 떨어뜨리는 것은 어렵다. 왜냐하면 취수 장비들이 모두 지금의 관리수위를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관리수위를 낮추게 되면 어도로 물이 흐르지 않아 물고기들이 이동에 방해가 된다."

이에 대해 박재현 교수는 다시 반박합니다.

"수자원공사가 언제부터 물고기 이동에 그렇게 관심을 뒀는지 모르겠습니다. 물고기 이동을 생각하면 애초에 이런 사업을 하지 말았어야지요. 그리고 취수구는 조절하는 거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기술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이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보의 관리수위라도 낮춰보자는 것입니다. 서두에서 밝힌 대로 수자원공사는 이럴 때를 대비해서 하한수위란 것도 만들어두지 않았습니까. 수자원공사와 국토부 그리고 환경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면 됩니다. 지난해와 올해 '펄스방류'(강이나 하천에서 댐이나 보의 수문을 열고 일시적으로 많은 양의 물을 한꺼번에 흘려보내는 것)를 전격적으로 시행한 것처럼 말입니다.

당국의 안일한 인식

▲ 강정고령보의 수문을 열었다. 세찬 물보라와 함께 강물이 흘러간다. ⓒ 정수근

펄스방류의 문제는 이미 조류가 생성되고 난 뒤 사후약방문격으로 수문을 연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장기간 여는 것이 아니라, 짧게 연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계속해서 수문을 열어 강의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녹조가 생겨나기 전에 수문을 열어서 조류가 이상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차단해야 합니다.

2016년 8월 중순인 지금 낙동강에서 또다시 유례가 없는 녹조현상이 시작됐습니다. 지난 7월의 장맛비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녹 조현상은 8월 들어 다시 본격화되었습니다. 4대강 보 담수 이후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녹조 현상. 이제 독성물질이 대량으로 증식되고 있다는 의미로 '독조라떼'라 불러야 할 지경입니다.

맹독성 물질이 1300만 영남인들의 식수원 낙동강에서 창궐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시스틴'이란 맹독성 물질이 낙동강에서 대량으로 증식하고 있습니다. 이 맹독성 물질은 끓여도 잘 사라지지 않고, 어류에 농축됩니다. 심지어 녹조로 오염된 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에서까지 검출된다고 합니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정부 당국의 인식은 너무나도 안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직 매뉴얼도 없습니다. 큰 피해를 봐야 정신 차릴 건가요. 강이 살아야 인간들도 살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낙동강을 살리기 위해서 우선 관리수위라도 낮춥시다. 

▲ 2016년 산 녹조라떼, 아니 독조라떼. 심각하다 ⓒ 정수근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입니다. 지난 7년간 낙동강을 모니터링하면서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파헤쳐오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의 본질을 다룬 책, <녹차라떼 드실래요?>를 출간했습니다.


추천 리포트
이 기사와 관련된 최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