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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근, 낙동에 살어리랏다

'독조라떼' 비상인데, 낙동강에서 물놀이를?
[현장] 인체에 치명적...4대강 보 수문 개방 어려우면 관리 수위 낮춰야

16.08.13 19:06 | 글:정수근쪽지보내기|편집:최은경쪽지보내기

자, 이것이 무엇인가요? 낙동강 녹조라떼입니다. 아니 맹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어서 '독조라떼'로 불리는, 그러니까 지난 8월 12일자 생산된 2016년 후반기 독조라떼 되겠습니다. 아주 따끈따끈 합니다.

▲ 낙동강 달성보 하류에 짙게 핀 녹조띠. 2016년 하반기산 독조라떼 되겠다. ⓒ 정수근

▲ 달성보 하류에 발생한 녹조띠. 강 전체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 정수근

낙동강에 다시 녹조가 창궐한 것입니다. 선명한 녹색의 녹조띠가 강을 빠르게 뒤덮고 있습니다. 식물성 플랑크톤인 남조류의 이상 증식 현상이 낙동강에서 다시 재현된 것입니다.

다시 돌아온, 낙동강 독조라떼

여름철 남조류의 이상증식 현상이 무서운 이유는 그 남조류가 맹독성 물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맹독성 물질은 '마이크로시스티스'란 남조류가 내뿜는 '마이크로시스틴'이란 물질로 흔히 간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서구에서는 이 독성물질로 물고기, 가축, 야생동물들이 죽었고, 사람까지 사망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치명적인 물질입니다. 이 맹독성 물질을 간직한 남조류가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 낙동강에서 이상증식하기 때문에 녹조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사실 지난 7월 초에 내린 장맛비 이후로 지난 5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던 낙동강의 녹조는 한동안 사라졌었습니다. 강 부분적으로 녹조띠가 존재했을 수는 있지만, 강 전체에 걸쳐 녹조띠가 창궐한 것은 지난 장맛비 이후로는 없었습니다.

▲ 달성보 하류의 선착장에 나타난 녹조현상. 짙은 녹색 페인트를 뿌려놓은 것 같다. ⓒ 정수근

그러던 것이 8월 초 들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낙동강에 녹조띠가 다시 퍼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강물 속에서 몽글몽글 올라오기 시작한 조류 알갱이가 물 표면으로 올라와 서로 뭉쳐 커다란 녹조띠를 형성하게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지난 5월 말부터 시작된 낙동강 '독조라떼 현상'이 6월 말까지 지속되다가 7월 초 장맛비로 잠시 사라졌다 8월 초 다시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7월 초 장맛비로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 물을 방류하니 사라졌다가 다시 보의 수문을 닫자 다시 녹조가 창궐한 것입니다.

▲ 낙동강에 다시 창궐한 독조라떼!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 정수근

수문 개방과 녹조현상의 상관관계

이것은 보의 수문 개방이 녹조와 얼마나 큰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다시 한번 증명해줍니다. 보를 닫고 수온이 올라가자 녹조가 여지없이 다시 발생했습니다. 녹조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물 속에 잠복하고 있다가 조건이 되면 다시 창궐하는 것이 녹조의 특성이란 것을 다시 한번 이해하게 됩니다.

이것은 수치로도 잘 나타납니다. 환경부가 매주 조사해 발표하는 낙동강 수질조사 자료의 남조류의 수치를 보면 지난 7월에는 그 수치가 대폭 줄어들었다가 8월 10일경부터 다시 증폭하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상류에 있는 보에서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최상류에 있는 상주보, 낙단보의 남조류 수치가 폭증한 것입니다. 표를 보면 맨 상류에 있는 상주보의 경우 지난 8월 1일은 ㎖당 43,680셀, 낙단보는 지난 8월 8일 무려 ㎖당 83,277셀을 기록했습니다.

▲ 환경부의 수질조사 결과치. 8월 8일 낙단보의 남조류는 8만셀을 넘어간다. ⓒ 정수근

조류경보제 기준으로 치면 조류경보가 ㎖당 1만셀 이상이면 경보가 내려짐으로, 상주보는 4배, 낙단보 같은 경우는 무려 8배 높은 수치가 나온 것입니다. 낙동강 최상류부터 남조류 수치가 폭증하고 있으니 더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이들 남조류가 결국은 하류로 이동할 것이고, 그렇다면 하류에 녹조가 더 창궐할 가능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잘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은 왜 수질이 더욱 양호한 상류에 남조류가 더욱 증식을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것은 수문개방 여부와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류 강정고령보 이후의 보(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보, 함안보)부터는 지난해와 올해 펄스방류(수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란 것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류의 보들(칠곡보, 구미보, 낙단보, 상주보)은 펄스방류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 강정고령보의 수문을 열었다. 이른바 펄스방류란 것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11일의 모습. ⓒ 정수근

그러니까 강물이 정체되어 있는 기간이 더욱 길어집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강물의 체류시간과 녹조 현상이 비례한다는 것이 증명됩니다. 녹조 현상을 빨리 완화시키려면 수문을 상시적으로 열어두는 것 그 이상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서울대 명예교수인 김정욱 교수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맹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은 끓여도 잘 없어지지 않고, 물고기 등에도 농축이 되고, 심지어 일본의 사례로는 농작물에까지 농축이 된다고 하기 때문에 녹조가 심한 낙동강물로 농사지은 농작물도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녹조 현상이 오래동안 지속되는 것은 국민건강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아주 치명적일 수 있다."

'독조라떼'에서 물놀이 하라는 지자체

상황이 이러한데 지자체의 대응은 놀랍습니다. 상주보와 낙단보가 있는 상주시는 녹조가 창궐하는 강에서 수상레포츠를 활성화시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각 보마다 수상레저센터란 것을 지어놓고 그곳을 거점으로 강에서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독조라떼가 창궐하는 강물 표면에는 조류알갱이가 특히 많고, 수상레포츠를 즐기다가 물 표면과 접촉하거나 입을 통해 조류를 흡입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주시로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는 수상레포츠업체인 '한국해양소년단' 관계자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상주시로부터 녹조 문제에 대해 어떤 주의사항이나 언급도 받은 적이 없다. 그리고 이곳은 낙동강 다른 곳에서 녹조띠가 나타나는 것처럼 녹조가 심해보이지 않기 때문에 녹조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 상주보 수상레져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물놀이 계류장 ⓒ 정수근

▲ 상주보 수상레저센터 계류장에 구비된 물놀이장비. 이런 장비를 타고 물놀이를 하면 강물이 그대로 피부 접촉이 되고, 입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대단히 위험하다. ⓒ 정수근

4대강사업 전 1급수의 강물이 흘렀던 이곳 상주의 낙동강은 이렇듯 물놀이를 걱정해야 하는 위험한 강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요?

특히 낙동강 녹조현상이 위험한 것은 낙동강은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이기 때문입니다.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을 구해야 합니다. 식수의 안전은 원수의 안전과 직결됩니다. 따라서 낙동강 원수의 녹조현상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 처방으로는 안 됩니다.

수문 완전 개방 어렵다면 관리 수위라도 낮춰야

보다 근본적이고 확실한 처방을 해야 합니다. 그것은 낙동강 보의 수문 개방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4대강 보의 관리 수위대로 물을 가둬둘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 독조라떼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4대강보의 상시적 개방밖에 답이 없다. ⓒ 정수근

수자원공사는 보의 관리 하안선이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취/양수가 가능한 수위인 관리 하한선까지는 보의 수문을 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자체 매뉴얼까지 구비해두고서도 수문을 열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수문을 열어 관리 수위를 낮춰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강과 그 안의 수많은 생명들이 살 수 있습니다. 자연과 공존할 수 있습니다. 완전한 수문 개방, 그것이 어렵다면 관리 수위라도 낮춰 주실 것을 함께 요청해봅니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입니다. 지난 7년 동안 낙동강을 모니터링하면서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파헤쳐오고 있습니다. 저서로 4대강사업의 실체를 파헤친 <녹조라떼 드실래요?>(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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