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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보수는 어떻게 가난한 노동자의 표를 얻었나
[미완의 민주주의-그대의 목소리를 찾아라] 세계적 인지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 교수 ②

16.08.13 15:14 | 글:안희경쪽지보내기|편집:최은경쪽지보내기

2012년 힘의 논리로 억압하지 않는 생명의 순환을 이어가고자 세계의 지성들을 만난 것으로 2013년 책 <하나의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를 펴냈다. 4년이란 시간이 지난 오늘날 더욱 다가오는 석학의 조언이다. 내일은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길 희망하기에 당시 공개되지 않은 영상을 공개하며 독자들과 소통하고자 글을 쓴다. [편집자말]
사드 배치 찬반 논란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전체를 들썩이고 있다.

신냉전체제 반대라는 평화 프레임 vs 북한 핵 개발에 맞서는 안보 프레임으로 맞서고, 이는 다시 지역이기주의와 대한민국 주권 문제라는 프레임으로, 시대착오적인 청나라 사대주의를 할 것이냐는 비난과 아예 미국과의 불평등 SOFA(한미 주둔군 지위협정) 문제를 개선하자는 요구로도 맞선다. 외교, 경제 분야를 넘어 헌정 질서까지 확대되고 있다. 웃프게도 이 안에는 종북 vs 경북이라는 편 가르기 프레임까지 살아있다.

현재 사드는 성주 지역 주민의 생활이라는 민생 문제를 넘어 도덕적 가치 프레임으로 한국인 모두에게 답을 묻는다. 우리에게 돌아온 질문은 두 가지로 좁혀진 듯하다.

'안보란 무엇인가?'
'사회적 통합은 어떤 민주적 경로를 가져가야 하는가?'

같은 공간에 사는 그 누구도 '나를 위한 너의 희생'을 강요할 수 없기에 쉽지 않은 과제이다. 답을 찾기 위해 우리가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이 또한 더욱 깊게 성찰해야 할 또 다른 질문이다. 지난 회에 이어 조지 레이코프의 조언을 각자의 목소리를 가다듬는 하나의 틀로 제안하고 싶다. 그는 어떤 가치보다 중요하다며 하나의 기준을 제시했다.

"세상 모든 사람은 반드시 서로 아끼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

공공의 이익이다. 당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의 이익.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지금 우리는 어떤 안보를 선택해야 할까? 대중의 목소리가 앞다퉈 울려지는 지금, 대중의 가치 판단을 자극하는 정치적 해법들도 이에 못지않게 확성되고 있다.

강력한 무기 체제로 평화를 유지하자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냉전체제를 거쳐 지금도 펄떡이는 보수의 프레임도 존재한다. 이 속에서는 세계의 주도권을 휘어잡는 군산 복합체의 천문학적인 이윤도 들어 있다.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를 위한 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거세게 일렁이는 대중의 목소리와 그 배경 또한 점검해야 한다. 대중의 가슴 속에 일렁이는 불안과 불만은 역사 속에서 변곡점으로 작용해 왔다. 때로는 기존의 억압을 끊는 응축된 힘으로 민주적 혁명이 되기도 했고, 때로는 전제주의적 폭압을 가져오는 박수 부대가 되기도 했다.

▲ 조지 레이코프 교수. ⓒ 안희경

레이코프는 보수 포퓰리즘을 경고한다. 대중의 불만, 불안을 동력으로 불붙듯 정치 세력화되는 편 가르기 선동이다. 2차 대전 나치 정권이 들어서기 직전에도 파도처럼 일어났고, 지금 미국의 대선에서도 트럼프에 의해 점화되었다.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기에, 인류는 공존을 위해 법과 정치 민주주의를 창조해 왔다. 레이코프와 2012년 4월 27일 나누었던 대화를 되새기며 오늘 우리의 선택을 점검하는 숨 고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조지 레이코프는 세계적 인지 언어학자이자 '프레임 frame'의 권위자로 우리에게는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로 잘 알려져 있다.



"보수주의 포퓰리즘이라는 현상이 있어요. 이는 미국에서 세워졌습니다. 1964년 공화당 베리 골든워터와 (민주당) 존슨의 경쟁에서 존슨이 큰 차이로 당선됐습니다. 아무도 보수가 집권하길 바라지 않았죠. 모두 진보를 원했거든요. 가난한 사람들의 일터에는 괜찮은 노동조합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민주당을 원했죠.

1964년에서 67년 사이 리차드 닉슨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 관건은 어떻게 하면 가난한 노동자들이 닉슨을 찍게 할 수 있을까 였어요. 보수는 사람들 마음에는 엄격한 아버지 도덕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64년과 67년 사이 미국에서는 세 가지 사건이 일어났어요.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 주로 대학생들로 군대를 거부했고, 전쟁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군대를 다녀온 노동자들은 학생들을 공산주의자로 봤습니다. 닉슨이 학생들은 공산주의자이고, 애국자가 아니라고 말했어요. 반공을 불러냈죠. 노동자의 환심을 샀습니다.

그 다음 여성운동이 있었어요. 급진적인 페미니즘이 들어왔고, 많은 남성 노동자들은 가정에서는 아버지였죠. 닉슨은 가족의 가치에 맞는 법과 질서를 불러냈습니다. 세 번째가 민권 운동이었고 흑인들이 참정권을 갖게 되었죠. 많은 백인 남성 노동자들은 인종주의자거나 흑인들한테 일자리를 빼앗길까 봐 두려워했습니다.

닉슨은 인권운동에 나선 이들을 폭도로 몰았고 흑백 통합 정책인 '스쿨 버싱'을 반대했어요. 엄한 아버지 도덕성으로 가난한 이들의 사고를 하나로 묶어냈습니다. 도덕적 가치를 묻는 이슈로 통합시켜냈죠. 그는 또한 진보를 공격해야 했기에 진보 엘리트라는 개념을 만들었어요. "고등교육을 받은 그들은 당신을 얕잡아 보고 있다, 멍청하다고 그런다"라고요. 민주당은 그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었는지 아직도 모릅니다. 나는 한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모릅니다만, 같은 일이 벌어진다 해도 놀라지 않을 거예요.

매우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이거나 딱 한 가지 성향을 갖지 않는다는 겁니다. 둘 다를 약간씩 갖고 있어요. 이는 같은 뇌 속에 두 개의 도덕적 시스템이 있다는 거죠. (그 둘 가운데 어떤) 도덕적 시스템을 활성화시키는 일을 정치가 하는 겁니다. 방법은 우리만의 용어를 사용하는 겁니다. 그들의 말이 아니라요."

▲ 인터뷰 중에 활짝 웃고 있는 조지 레이코프 교수. ⓒ 안희경

- 안보와 애국심은 보수 세력이 강력하게 내세우는 가치입니다. 매우 중요한 사안이고요. 특히 분단된 한국에서는 민생이나 다양성, 민주주의보다 늘 앞선 가치였습니다. 가장 보수성을 불러일으키는 그 둘을 어떻게 진보의 언어로 바꿔낼 수 있을까요?
"오바마가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애국심에 대한 당신의 정의는 무엇입니까?" 대답은, "애국심은 시민들이 서로를 보살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오바마는 연두교서에서도 군대 이야기로 말을 시작했습니다.

"군대는 군인이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모두 서로 보살피는 겁니다. 우리는 부대원을 항상 보호해야하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언제나 함께 합니다. 한 팀이기에 그 누구도 낙오될 수 없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고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는 것이 바로  애국심입니다." 대단하죠? 그는 군대를 가지고 진보적인 도덕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많은 말들이 무성하다. 그 말의 힘을 통해 현실의 권력 또한 이동한다. 더욱 눈 부릅뜨고 공존의 가치를 만들어 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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