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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근, 낙동에 살어리랏다

물고기 사체에 썩은 뻘... 낙동강은 지금 '아수라장'
[현장] 잼버리 대회 개최한다며 강변 둔치 개발한다는 대구 달성군

16.07.24 20:29 | 글:정수근쪽지보내기|편집:장지혜쪽지보내기

▲ 달성보 직하류에 죽어있는 잉어의 크기를 재보기 위해 패트병을 대어보고 있다. ⓒ 정수근

"헉, 이렇게 큰 잉어가 죽어있네요. 그런데 잉어는 잘 죽지 않는 물고기 아니에요? 얼마나 물이 더러워졌으면 잉어가 다 죽노?"

지난 20일 낙동강 정기모니터링에 함께한 대구환경운동연합 김민조 활동가의 말입니다. 그의 말대로 그 일대 낙동강의 모습은 심각해 보였습니다. 바닥에 녹조 사체와 물이끼 사체가 고여서 썩어 역한 냄새까지 올라왔습니다. 이곳은 바로 낙동강에 들어선 8개 보 가운데 하나인 달성보 직하류의 모습입니다.

생명이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변해간다

조금 더 내려가자 군데군데 다른 물고기의 사체들도 보입니다. 강바닥은 썩은 뻘입니다. 상류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가 둔치에 쌓여 있고, 강 전체에서 역한 냄새가 납니다. 정상적인 하천 생태계가 아닌 것입니다. 물 속 생명들의 살려달라는 아우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 강물 속에 죽어있는 물고기를 건져내고 있다 ⓒ 정수근

▲ 달성보 아래 용호천 합수부의 강바닥 흙이다. 시커먼 것이 시궁창냄새까지 난다. ⓒ 정수근

아니나 다를까 달성보 하류인 우곡교에서 본 낙동강의 모습이 지금의 낙동강 상황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초순의 장맛비로 한 차례 녹조가 씻겨 갔었는데, 지난 현장조사에서는 녹조라떼 현상이 다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짙은 녹조띠가 보이는 곳에 무엇인가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잉어들이었습니다. 잉어들이 물 표면으로 올라와 입을 껌뻑이고 있습니다. 한두 마리가 아닙니다. 잉어떼가 여기저기 입을 수면에 댄 채 껌뻑이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 잉어들이 녹조띠가 선명한 우곡교 아래서 입을 껌뻑이고 있다. "나도 살고 싶다" 외치는 듯하다 ⓒ 정수근

▲ 합천보에 갇힌 물고기들이 갈곳 몰라 방황하고 있다. 이처럼 보로 막혀 물고기들이 이동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니 그 스트레스가 얼마이겠는가. ⓒ 정수근

큰 물고기가 계속해서 죽어나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강물 속에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강물 속이 더 이상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낙동강은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망가져 가고 있습니다. 생명이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말입니다.

물밖 환경은 어떨까요? 4대강사업 준공 후 보 주변을 제외한 강변 둔치는 각 지자체가 관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른바 4대강에 들어선 234개의 생태공원을 관리하는 것인데, 관리가 거의 안 된 채 방치되어 있는 곳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일회성 행사를 위해 13만 평의 강변둔치를 밀다

그런데 최근에는 각 지자체마다 둔치를 활용해 대대적인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강변둔치는 방치되거나 아니면 개발되어 인간편의 사업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대구 달성군이 구지면 낙동강변에 준비하고 있는 세계 잼버리 대회가 바로 그것입니다. 8월 3일 ~ 9일. 6박 7일간 일주일간의 일정이라 합니다.

▲ 잼버리 대회를 위해 전봇대까지 밖고 있다. ⓒ 정수근

▲ 잼버리 대회를 위해 13만평이나 되는 하천 둔치를 밀었다. ⓒ 정수근

이 대회에는 전세계 40개국 1만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한다고 합니다. 대구시는 청소년의 도전정신과 모험심을 일깨우고 젊고 활기찬 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드높이기 위해서 달성군, 한국스카우트연맹이 공동으로 이번 잼버리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강변 둔치는 단순한 강변 공간이 아니라 생태연결통로입니다. 야생동물들이 강으로 들어가는 길목입니다. 이런 강변 둔치들이 지금 우후죽순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잼버리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구지면 오설리 일대도 비교적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된 지역입니다. 

▲ 대구시 달성군은 한국스카우크연맹과 함께 제14회 한국잼버리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 정수근

이런 곳에다 총 18억 원을 들여 무려 13만 평을 개간해서 야영대회를 열겠다는 것입니다. 단 일주간의 일회성 행사를 위해 13만 평이나 되는 땅을 밀어버린다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것도 귀중한 생태공간을 없애면서까지요.

그러나 문제는 이 행사 이후에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13만 평이나 되는 땅을 개간했고, 전기까지 들여놨으니 어떤 식으로든 개발이 가능할 것입니다. 개발에 대한 욕망이 분출될 것입니다. 이것이 창조경제인가요? 그러나 이것은 미래의 자산을 갈아먹는 짓에 지나지 않습니다.

▲ 전형적인 낙동강의 모습이자, 우리하천의 모습. 밭과 강이 어우러진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이 좋아 보인다. ⓒ 서풍 박용훈

▲ 4대강업 전에는 경변 둔치에도 이런 밭들이 즐비했다. ⓒ 정수근

원래 강변둔치는 일부 농민들이 개간을 해서 농사짓던 땅이었습니다. 그런 농민들 다 쫓아내고 이제 와서 한다는 짓이 야영대회니, 쫓겨난 농민들만 억울하게 생겼습니다. 자연과의 공존을 모색하며 농사짓는 것이 일부에게만 돌아가는 개발의 떡고물보다 더 괜찮은 것 아닌가요?

이에 대해 달성군 담당자에게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원상복구 할 것입니다."

과연 원상복구가 가능할까요? 옆에는 청소년수련원도 들어와 있고, 그 옆에는 대구국가산단마저 곧 완공될 것입니다. 개발의 도미노가 펼쳐질 텐데, 과연 달성군이 원상복구를 할까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구환경연합 같은 환경단체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감시가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장맛비로 망가진 도동나루터

지난 장맛비는 낙동강의 여러 군데 깊은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도동나루터입니다. 지난 비로 강물이 불어나 나루터를 덮쳐 나루터의 손잡이가 다 휘어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녹조띠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해둔 회전식 수차도 밀려와 가장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 녹조라떼가 다시 시작되는 도동나루터. 지난 장맛비에 난간이 휘어져버렸다. ⓒ 정수근

▲ 끌려나온 회전식 수차. 녹조띠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기로 수차를 돌린다. ⓒ 정수근

그 회전식 수차를 돌리기 위해 그동안은 발전기를 동원했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은지 이제는 전기를 연결하는 공사를 새로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다고 녹조가 해결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표면에 녹조띠가 안보일지는 몰라도 물 속 녹조가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 속에 조류들이 그대로 살아있어서, 다른 곳에 더 많은 녹조라떼 현상을 일으킬 것입니다.

하나 같이 눈가리고 아웅하는 대응책뿐입니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대책은 바로 수문을 여는 것입니다. 수문을 활짝 여는 것이 어렵다면 관리수위라도 떨어뜨려야 합니다. 그래야 강이 조금씩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지난 7년 동안 낙동강을 모니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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