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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보다 행복한 고양이 집사 이야기

새끼만 낳는 멍청한 길냥이? 그 위험한 편견과 무지
목사보다 행복한 고양이 집사 이야기② 길냥이는 해롭다는 주장에 대해

16.07.27 08:21 | 최병성 기자쪽지보내기

▲ 한강 다리 위에 로드킬당한 갈매기입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에 의해 죽임당하는 생명들이 많습니다. ⓒ 최병성

'도둑놈이야', '소름끼쳐', '무서워'

길냥이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입니다. 고양이 이야기 연재를 시작하자, 첫 기사에 달린 댓글 내용들 역시 고양이에 대한 편견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고양이 때문에 새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사냥 능력이 뛰어난 고양이가 새를 잡아먹는 것은 사실입니다. 고양이는 나무를 타고 오르는 능력도 있기에 나무 위의 새도 고양이의 공격을 받습니다.

특히 둥지를 떠나 날기 연습하는 어린 새들은 고양이에게 쉽게 잡히곤 합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새 사진을 찍으며 고양이가 새를 잡아먹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새들이 고양이에게 잡혀 먹히는 것은 안타깝지만, 자연의 한 부분이기에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지요. 사자가 양을 잡아먹는 것처럼 말입니다.

▲ 길냥이가 까치를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사냥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고양이가 새를 잡아 먹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 최병성

숲의 새들만이 아니라, 고양이 역시 이 지구에 존재하는 소중한 생명입니다. 누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30여 마리의 길냥이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양이가 새를 멸종 시킨다는 분들의 논리대로라면 우리 아파트엔 새들이 전무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아파트엔 딱새, 박새, 물까치, 까치, 직박구리, 곤줄박이, 붉은머리오목눈이, 동고비, 흰눈썹황금새, 굴뚝새 등의 새들로 가득합니다.

특히 물까치와 까치, 박새 등은 길냥이들을 위해 놓아둔 사료를 사이좋게 나눠 먹고 있고, 아파트 곳곳에 새들이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며 어울려 살아가고 있습니다.

▲ 아파트 마당에 고양이 사료를 물고 가는 물까치와 고양이에게 준 빵을 먹고 있는 붉은머리오목눈이입니다. 길냥이가 많지만, 그럼에도 새들이 멸종되지 않고 더불어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 최병성

새들을 멸종시키는 진짜 범인은?

새들을 위협하는 진짜 위험은 어디에 있을까요? 도로 위를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에 의해 '로드킬'되는 야생동물과 새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갈매기, 까치, 꿩, 참새부터 심지어 황조롱이까지 도로변엔 자동차에 의해 죽임 당한 새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새들을 위협하는 진짜 범인은 고양이가 아니라 바로 인간입니다. 오늘도 개발을 위해, 작물 재배를 위해 지구의 허파요, 새들의 보금자리인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음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입니다.

▲ 로드킬 당한 꿩과 까치입니다. 고양이보다 사람이 새들에게 더위험한 존재이지요. ⓒ 최병성

국내 현실 역시 심각합니다. 새만금 방조제 건설로 철새들의 서식지인 갯벌이 파괴되었고, 먹을 것을 찾지 못한 도요새 무리들이 수없이 죽어갔습니다.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은 철새들의 이동경로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수천km씩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갯벌은 에너지를 비축하는 아주 중요한 장소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서해안 갯벌들이 매립으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시화호 갯벌을 매립해 멀티테크노단지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시화호를 찾아오던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파괴되었고, 폐콘크리트를 갯벌 매립에 사용해 도요새와 청둥오리와 갈매기 등 철새 1000여 마리가 떼죽음 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시화호 갯벌에 도시를 건설한다며 폐콘크리트를 매립한 까닭에 1000마리가 넘는 철새들이 떼죽음 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 최병성

인간에 의해 새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갯벌만이 아니라 숲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시 개발과 골프장 건설 등으로 새들의 안식처인 숲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단 3일의 활강경기를 위해 500년 동안 보존해온 가리왕산을 밀어버린 대한민국입니다.

철새들이 찾아오는 가을이면 들녘엔 하얀 눈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육식에 찌들은 인간들이 볏짚을 이용해 소 사료용 곤포사일러스를 만든 것이지요. 먼 하늘 길을 날아온 철새들이 주워 먹을 낙곡조차 없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심지어 AI(조류 인플루엔자)의 주범으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새들을 위협하는 것이 과연 고양이일까요? 고양이는 생존을 위해 새를 잡아먹을 뿐입니다. 인간의 탐욕에 의해 새들의 안식처가 파괴되고 멸종위기를 겪는 것입니다.

캣맘들을 처벌하도록 동물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고양이 연재 첫 기사에 끔찍한 댓글이 달려 있었습니다. "고양이가 쥐를 잡지 않고, 새끼만 번식하는 멍청이라서 캣맘들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동물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분의 말엔 길냥이와 캣맘들에 대한 사람들의 무지와 편견이 그대로 나타나 있었습니다.

저희 마을 아파트엔 길냥이들 덕에 쥐와 뱀을 보기 어렵습니다. 가끔 길냥이들이 쥐를 잡아 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 전시하곤 합니다.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칭찬 받기 위함이지요. 길냥이는 쥐를 잡지 않는 게으른 동물이 결코 아닙니다. 

만약 우리 곁에 길냥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840만 인구에 200만 쥐떼가 득실거리는 미국 뉴욕시가 그 결과를 잘 보여줍니다. 쥐로 인한 민원신고가 연 평균 2만4천 건이 넘고, 쓰레기통을 쥐가 갉아먹을 수 없는 철제로 교체하는 등 쥐떼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만약 우리가 쥐와 고양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고양이 울음소리가 싫다고 질병을 옮기는 쥐를 선택하실 분은 없을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캣맘들에 의해 길냥이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캣맘들은 배고픈 길냥이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캣맘들은 지자체와 함께 길냥이 번식을 막기 위한 중성화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도 길에서 주워 키우기 시작한 두 마리 길냥이들의 중성화 수술로 70만 원의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자신의 돈을 들여 길냥이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고, 고양이의 번식을 막기 위해 자비로 중성화 수술을 해주는 캣맘들도 많습니다.  

▲ 캣맘들의 사랑으로 중성화 수술을 한 길냥이입니다. 중성화 수술의 증표로 오른쪽 귀를 살짝 자른 것이지요. 사람을 잘 따르는 우리 아파트의 귀염둥이입니다. 서로 눈을 바라보며 교감할 수 있는 소중한 생명입니다. ⓒ 최병성

만약 캣맘들이 사료를 주지 않는다면, 배고픈 길냥이들이 도시를 배회하며 쓰레기 봉투를 뒤지거나 새를 잡아먹으려 하겠지요. 또 캣맘들의 중성화 노력이 없었다면 도심 안엔 더 많은 길냥이들로 넘치게 될 것입니다. 중성화를 위해 캣맘들이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간혹 잡히지 않는 약삭빠른 길냥이들이 새끼를 낳는 것이지, 캣맘들에 의해 고양이 번식이 늘어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런 캣맘들에게 상이 아니라 처벌을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이라니요? 바로 이런 분들의 무지와 편견 때문에, 오늘도 많은 캣맘들이 마음 졸이며 사람들의 눈을 피해 길냥이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는 수고를 하고 있습니다. 길냥이에 대한 편견을 가진 이들로부터 만에 하나 봉변을 당하지 않기 위함이지요.

도둑 고양이보다 더 무서운 건?

"어머, 도둑 고양이다!" 길냥이를 보는 순간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이지요. '길냥이= 도둑고양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고양이가 훔쳐가는 것을 직접 보신 적 있으신가요? 행여 고양이가 무엇을 훔쳤다면 그건 배가 고팠기 때문이겠지요. 생존을 위해 생선 한 마리쯤은 훔치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생선 한 마리가 얼마나 큰 문제일까요?

오늘 이 지구에 가장 큰 도둑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미래 세대들이 누려야 할 이 땅이건만, 과도한 소비로 인해 지구를 병들게 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니까요. 오늘 우리가 소비하는 것은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것을 도둑질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지요.

▲ 고양이가 쉬고 있는 바로 아래 틈새에 딱새가 둥지를 틀고,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나르고 있습니다. 길냥이와 새가 공존하는 모습이지요. 진짜 도둑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 최병성

또 감옥엔 사기와 살인 등으로 남의 물건과 생명을 훔친 이들로 가득합니다. 더 많은 돈벌이를 위해 서민들의 삶을 훔쳐가는 도둑 재벌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강 살리기란 이름으로 25조 원이 넘는 혈세로 강을 파괴하고 '녹조라떼'로 국민 생명 위협하는 도둑도 있습니다. 4대강사업은 국고를 거덜내고, 철새들의 보금자리를 파괴한 도둑질이었지요.

고양이는 하늘의 선물입니다

'고양이가 소름끼친다'고요? 딱 한번만이라도 고양이의 눈을 마주 바라보세요. 얼마나 사랑스러운 동물인지 금방 알게 될 것입니다. '고양이가 무섭다'고요? 고양이에게 사료나 맛난 참치 한번 줘 보세요. 순한 양보다 더 부드러운 몸짓으로 당신에게 온갖 애교를 보여 줄 것입니다.

사실 '도둑고양이'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물건을 훔쳐가는 도둑고양이는 아닙니다. 지난 봄, 고양이 다리가 부러져 동물병원에서 깁스하고 돌보기 위해, 중성화 수술 해주기 위해 제 지갑을 털어 간 도둑입니다.

작년 가을, 길에 버려진 어린 고양이를 데려와 우유 먹이고 똥을 누이며 키운 새끼 고양이 두 마리와 마을에 가득한 길냥이들, 내 마음을 훔쳐간 도둑들입니다. 그러나 제 지갑과 마음을 훔쳐간 것보다 더 큰 기쁨과 행복을 내게 채워준 하늘의 선물이었습니다.

▲ 우리 집의 재롱둥이 '시월이'입니다. 내 마음을 훔쳐가고 대신 더 큰 기쁨과 행복을 안겨준 하늘의 선물입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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