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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인 리포트

목사보다 행복한 고양이 집사 이야기

집사로 강등된 20년 차 목사, 그 이유 알고 보니
목사보다 행복한 집사의 고양이 사랑 이야기①

16.07.10 20:25 | 글:최병성쪽지보내기|편집:박순옥쪽지보내기

▲ 신발 끈 매듭을 풀기 좋아하는 아기 고양이의 귀여운 모습입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 최병성

목사 된 지 20년 만에 집사로 강등되었습니다. 왜냐고요? 길에 버려진 아기 고양이 두 마리를 데려와 우유 먹이고, 똥을 누이며 길냥이들을 키우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을 '집사'라고 부르니, 나 역시 두 마리 아기 고양이를 돌보는 '집사'가 분명하지요.

나는 행복한 집사입니다. 고양이 주인님을 시중 들며 입가에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 행복한 집사입니다. 요즘 고양이 집사가 되어서 목사로서 느껴보지 못한 기쁨과 즐거움의 호사를 누리고 있답니다.

▲ 생후 10여일만에 어미에게 버려진 두 마리 아기 고양이를 데려와 키우는 집사가 되었습니다. ⓒ 최병성

며칠 전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다 거울을 보던 아내가 한마디 했습니다.

"요즘 나 예뻐졌지?"
"응, 얼굴이 편안하고 행복해 보여."
"왜 그런지 알아? 이게 다 고양이 때문이야. 고양이들이 뭔가 내게 해주지 않지만, 그냥 녀석들을 바라보면 웃음이 떠나지 않네. 하루에도 수없이 '아이 예뻐, 사랑해'를 입에 달고 있으니 내가 이렇게 예뻐지나 봐."

나만 아니라 아내도 고양이 사랑에 푹 빠진 행복한 집사가 되었습니다. 그 덕에 자신이 보기에도 얼굴에 행복이 흐름을 느낀 모양입니다. 고양이는 요물이지요. 사람들 마음에 행복 바이러스를 마구 뿜어내는 사랑스런 요물이지요.

▲ 활짝 웃는 시월이(왼쪽)와 살짝 윙크하는 가을이입니다. 이렇게 예쁜 아기냥들은 사람들의 마음에 행복 바이러스를 뿌려주는 귀여운 요물입니다. ⓒ 최병성

고양이 집사로 첫발을 내딛다

지난해 10월 중순, 아파트를 산책하다 한 '캣맘'을 만났습니다.

"목사님, 저기 아래 버려진 아기 고양이가 있어요."

아기 고양이 두 마리가 버려져 있는데, 어미를 찾아 품에 넣어주면 어미가 다시 도망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호본능이 강한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보고도 도망간다는 것은 이미 새끼를 포기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더 이상 어미의 돌봄을 기대하며 길에 버려둘 수 없었습니다. 어미 냥에게는 새끼를 포기할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요. 

이제 갓 눈을 뜨기 시작한 아기 고양이 두 마리가 목이 터져라 울고 있었습니다. 시간마다 젖을 먹어야 할 녀석들이 어미에게 버림 받은 지 벌써 하루가 지났다니 참 난감했습니다. 연약한 아기 고양이들을 그냥 두고 온다는 것은 죽으라는 이야기고, 데려오자니 털과 먼지를 싫어하는 아내가 생각났습니다. 마당이 없는 아파트 실내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일이 쉬운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에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보야, 여기 아기 고양이 두 마리가 버려져 있는데, 집에 데려가도 돼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긴 했지만, 내 마음 속엔 "안~돼"라는 대답이 나올 줄 알았지요. 그러나 잠시 뜸들이며 난감해하던 아내로부터 의외의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어... 고양이를 집에서 계속 키울 수 없으니 젖을 떼면 입양 보내야 돼. 나는 계속 못 키워."
"알았어. 젖만 떼면 내가 확실하게 입양 보낼게. 걱정하지 마."

▲ 휴지 굴렁쇠 굴리기의 달인? 아기냥입니다.^^ ⓒ 최병성

이렇게 해서 아내와 나는 고양이 집사로 임명 받았습니다. 한두 달 우유 먹여 아기들이 사료를 먹을 수 있게 되면, 누군가에게 입양 보낸다는 막연한 희망을 갖고 집사의 삶이 시작된 것이지요. 그러나 아기 고양이를 데려온 지 벌써 10개월이 되었지만, 한두 달 뒤에 입양 보낸다는 아내와의 약속은 지키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고양이와의 사랑에 빠져 입양 보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월이와 가을이

집에 데려온 아기 고양이는 갓 태어난 지 10일이 조금 지난 상태였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 새끼 들이 태어난 지 약 15일쯤 되면 눈을 뜨게 되지요. 한 마리는 눈을 떴고, 다른 한 마리는 반쯤 눈을 뜬 상태라 아마 태어난 지 보름쯤 되었으리라 짐작되었습니다.

두 마리 아기 냥이 10월의 어느 날 우리 식구가 되었으니, 흰색 바탕에 검은 무늬가 있는 아기 냥은 '시월이', 단풍 무늬의 아기 냥은 '가을이'라고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시월이'와 '가을이'와의 행복한 동거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어미 고양이가 부엌에 새끼를 낳았습니다. 어느 날 저녁밥을 짓던 아궁이에서 나온 연기가 부엌에 가득했습니다. 위험을 느낀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한 마리씩 물고 부엌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어디로 물어 갔는지 알 길이 없었지요. 잠시 뒤 연기가 잦아들면 어미가 다시 새끼를 물어오길 바라며, 마지막 한 마리를 방안에 감추었습니다. 마지막 한 마리 새끼를 물러온 어미가 아무리 둘러봐도 새끼가 보이지 않자, 그 길로 집을 나가 더 이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시월이와 가을이 덕에, 한 마리 남겨진 아기고양이를 젖 먹여 키우며 온 가족이 아기고양이 재롱에 푹 빠졌던 40년 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두 마리 새끼 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이 행복이 될지, 아니면 아내에게 큰 짐만 안긴 불편이 될지 기대 반, 염려 반 속에 시월이와 가을이와의 떨리는 동거가 시작된 것입니다. 

▲ 귀염둥이 시월이(왼쪽)와 가을이의 재롱입니다. 사랑할 수밖에 없겠죠? ⓒ 최병성

행복한 길냥이 집사 이야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30여 마리의 고양이가 살아가는 '길냥이 천국'입니다. 얼마 전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한 캣맘이 떨어지는 벽돌에 맞아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또 길냥이에게 화살을 쏘거나 아기 길냥이들을 짓이겨 죽인 끔찍한 학대 사건들이 뉴스에 종종 올라오곤 합니다. 

길냥이를 학대하는 이들은 고양이가 나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길냥이는 우리 곁에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입니다. 만약 고양이와 조금만 사귀어 본다면, 아니 고양이의 맑은 눈동자를 잠시만 바라본다면, 고양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알게 될 것입니다. 

처음 발견했을 때, 시월이는 아직 눈을 다 뜨지 못했고 설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눈에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기도 했고, 연약한 아기 냥을 제대로 살려 낼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0개월이 지난 오늘까지 두 마리 아기 냥은 튼튼하고 예쁜 어른 냥으로 성장했습니다.

앞으로 시월이, 가을이의 행복한 육아일기와 함께 길냥이들이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평화로운 마을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우리 입가에 미소 짓게 하는 행복한 길냥이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 그 작고 어린 냥이들이 이렇게 건강하고 예쁜 어른 고양이로 자랐습니다. ⓒ 최병성

덧붙이는 글 | 아기 고양이 시월이와 가을이 육아 일기와 길냥이와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평화로운 마을 이야기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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