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넉달 간 노숙투쟁, 박근혜가 탄핵됐다

10만인 리포트

정수근, 낙동에 살어리랏다

사람 죽이는 낙동강물... 택도 없는 소리라고요?
[낙동에 살어리랏다] 4대강 보가 허물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①

16.06.08 21:01 | 글:정수근쪽지보내기|편집:최유진쪽지보내기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마침내 4대강 16개 보가 허물어지는... 수억만 년 그랬던 것처럼 강물은 비로소 자유자재로 흘러갈 것이고, 모래톱이 다시 돌아오고, 여울과 소가 생겨나고, 크고 작은 습지가 다시 생겨나며, 물고기가 돌아오고, 수많은 철새들이 다시 찾아오는, 그런 4대강의 모습.

수억만 년 동안 원래 그랬던 것처럼 모든 생명이 약동하는 '4대강'을 말입니다. 2016년 올해는 그 생명의 4대강을 되찾는 원년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 살아있는 낙동강의 모습. 삼강 바로 아래의 낙동강 모습이다. 낙동강 보의 영향을 받지 않고 흐르는 낙동강은 여전히 아름답다. 낙동강을 이런 모습으로 되돌려야 한다 ⓒ 정수근

매년 반복되고 해가 더할수록 더욱 극심해지는 녹조 현상과 물고기 떼죽음 그리고 큰빗이끼벌레와 기생충의 창궐은 바로 4대강의 죽음을 말해줍니다. 4대강의 죽음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바로 우리 인간의 죽음입니다. 왜냐하면 강과 인간은 밀접히 연결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낙동강은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입니다.

우리는 강물을 먹고 살고, 이곳에서 나온 물고기를 먹고, 강물로 농사 지은 곡식과 농작물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강과 우리는 먹이사슬을 통해 밀접하게 연결된 존재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게 됩니다.

▲ 전형적인 낙동강의 모습이다. 넓은 모래톱 위를 낮은 강물이 유유히 흘러가고 왕버들숲이 일차적인 제방역할을 하던,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4대강사업 전 평화로운 낙동강의 모습이다. ⓒ 박용훈

그러니 4대강 보가 허물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문제는 '얼마나 더 심각한 재앙을 당하고야 저 문제의 4대강 보를 허물까' 하는 점입니다. 더 끔찍한 재앙이 닥치기 전에 강을 강답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시간을 끌수록 더 큰 재난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를 지난 수년간 낙동강에서 심각하게 일어나는 변화를 통해서 조목조목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매년 극심하게 반복되고 있는 녹조 현상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녹조 현상은 독성물질의 창궐

녹조 현상은 식물성플랑크톤인 조류가 이상 증식하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특히 여름철엔 녹색과 푸른색을 띤 남조류가 대량으로 증식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마이크로시스티스'라는 남조류가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성 물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 녹조가 짙게 핀 낙동강에 붕어 한 마리가 죽어 떠오르고 있다. 남조류의 맹독성물질로 인한 폐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 정수근

특히 간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독성물질로 인해 서구에서는 물고기에서부터 가축과 야생동물, 심지어 사람까지 사망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치명적인 물질입니다. 이 맹독성 물질을 가진 남조류가 지금 식수원 낙동강에서 매년 특히 여름철마다 폭발적으로 증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의 원수인 낙동강 물이 맹독성 물질로 오염되고 있다는 소리입니다. 원수를 떠서 정확한 시험공정으로 측정하면 원수에서 대량의 독성물질이 검출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 브라질에서 남조류의 독성물질로 인한 사람의 사망사례가 보고 되고 있다. 2014년 추적60분 방영 ⓒ KBS

그런데 환경부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검출 방법이 아닌 자체적인 공정으로 조사를 한 채 "낙동강 원수에서 독성물질이 거의 나오지 않고, 나오더라도 미량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합니다.

환경부의 꼼수, 언제까지 국민을 기만할 것인가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환경부가 애써 그 사실을 축소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을 뿐입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알려 국민들이 제대로 인식하게 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국가기관이 그 사실을 오도해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이른바 표준공정으로 분석하면 녹조자체의 독성물질과 강물에 녹아있는 독성물질의 총합을 구하는 것이다. - 추적60분 방송분 ⓒ KBS

국제적으로 공인된 표준공정법에 의한 마이크로시틴 검출방법은 쉽게 설명해서 이렇습니다. 강물을 떴을 때 그 속에는 조류와 물에 녹아든 독성물질이 함께 존재합니다. 즉, 표준공정법은 그 조류 속에 든 독성물질과 물속에 녹아든 독성물질의 총합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환경부에서는 강물을 뜬 뒤 그곳의 조류는 모두 걷어내고 물속에 녹아든 독성물질만 조사를 한 것입니다.

표준공정법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권하는 검출 방법이고, 우리나라 각 지자체의 상수도사업본부에서도 현재 행하고 있는 검출 방법입니다. 그런데 왜 유독 환경부는 세계보건기구와도 다르고, 우리나라 상수도사업본부와도 다른 공정법으로 독성물질을 검출하고 있을까요?

▲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연구원도 조류가 포함된 물을 분석한다고 증언하고 있다. - 추적 60분 방송분 ⓒ KBS

사실을 축소 은폐하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고, 그래서 이를 환경부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현실이 이러니, 녹조 현상이 그렇게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대구 달성군과 같은 용감한 지자체는 그 강에서 뱃놀이 사업(유람선 운항)을 벌이는 황당한 일을 벌이는 것입니다. 실제로 달성군이 기자에게 뱃놀이 사업을 강행하는 근거라면서 제시한 것이 환경부가 내놓은 독성 물질 측정 데이터였습니다.

먹이사슬 통한 독성물질의 농축, 인간이 위험하다

▲ 대구 달성군은 녹조라떼가 창궐한 곳에서 뱃놀이사업을 벌이고 있다. ⓒ 정수근

환경부의 이런 위험한 대응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란 것입니다.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이 독성물질은 물 속 생물의 몸에 농축됩니다. 그리고 먹이사슬을 통해 포유류 몸 속에도 농축됩니다. 이는 2013년에 나온 국립환경과학원의 분석결과가 설명하고 있습니다. 먹이사슬의 최상위는 누구일까요? 바로 인간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녹조가 창궐한 물로 농사를 지은 농작물에서까지 독성물질이 농축된다(일본 다카하시 교수 연구결과)는 사실입니다. 강물의 독성물질 오염은 우리가 마시는 먹는 물의 오염을 넘어, 농작물의 오염까지 야기함으로써 우리 인간의 생명마저 위태롭게 한다는 사실이 녹조 문제의 위험성을 알려줍니다.

▲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이 독성물질은 물속 생물의 몸에 농축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먹이사슬을 통해 포유류에게도 농축된다. - 추적 60분 방송분 ⓒ KBS

정수처리를 한다지만, 먹는 물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당국에서는 "고도정수처리가 돼 있기 때문에 먹는 물은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100% 안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것이 공학자들의 설명입니다. 공학자들은 고도정수처리를 하면 99%까지는 독성물질이 걸러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 나머지 1%의 위험 가능성을 어떻게 해결할 것입니까?

고도정수처리로도 걸러지지 않은, 그 1%의 위험

실제로 지난해 일본의 다카하시 교수와 박호동 교수가 작년에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나루터의 낙동강 원수에서 검출한 마이크로시스틴의 농도는 무려 434ppb였습니다(먹는 물 기준치는 1ppb). 이 물을 가지고 고도정수처리를 한다고 해도 1%인 4.34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은 걸러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먹는 물 기준치의 4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 지난해 8월 일본 인구팀이 낙동강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분석한 마이크로시스틴 농도.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나루터에의 낙동강 원수에서 검출한 마이크로시스틴의 농도는 무려 434ppb였다 ⓒ 정수근

▲ 지난해 8월 같은 기간 환경부가 조사 발표한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불검출로 나왔다. 434와 0 어느 것이 진실일까? ⓒ 환경부 자료 갈무리

아울러 원수의 오염은 또다른 위험성까지 내포하고 있습니다. 원수가 오염되면 될수록 정수 과정의 약품 투입이 늘어납니다. 한 가지 예로 정수과정에서 염소 투입량이 늘어납니다. 그런데 이 염소는 원수의 유기물과 반응을 해서 '총트리할로메탄'이라는 물질을 생성합니다. 이 물질은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고, 실제로 정수장에서는 문제의 총트리할로메탄의 농도가 올라가고 있는 것이 검측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염소는 원수의 유기물과 반응을 해서 '총트리할로메탄'이라는 물질을 생성하게 된다. 이 물질은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고, 실제 정수장에서는 문제의 총트리할로메탄의 농도가 올라가고 있는 것이 검측치로 나타나고 있다. ⓒ 정수근

자, 이런 진실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요? 정부 당국이 그래왔던 것처럼 사람 몸에 서서히 농축돼 치명적인 증상이나 죽음에 이르면 그때 가서 방법을 찾을 것인가요? 최근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도 바로 이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온 당국의 책임이 아닌가요? 언제까지 사후 조처만 하고 있을 건가요?

특히 녹조 문제는 악덕 기업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 무능하고 탐욕스런 정부가 행한 국가사업으로 야기된 문제입니다. 4대강 사업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고인 물은 썩는다고, 강을 막아 흐르게 하지 못한 결과가 만든 심각한 인재인 것입니다. 이것은 국가적 재난 사태입니다. 이 국가적 재난사태는 바로 잘못된 국가정책이 빚어낸 재앙입니다. 그러니 국가가 나서서 하루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누군가 죽고 나서야 해결할 것인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무고한 국민이 죽어나갈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 방법의 시작은 저 문제의 4대강 보를 허무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말입니다.

지난 5월 17일 낙동강에서 녹조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강물 표면 위로 초록빛 녹조띠가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른바 녹조 현상이 낙동강에서 다시 시작된 것입니다. 녹조 현상은 지난 2012년 낙동강 보 담수 이후 여름부터 시작해서 해마다 반복되는 연례행사가 됐습니다.

▲ 낙동강 올해 첫 녹조라떼. 5월 17일 현재 낙동강에서 지난해보다 무려 20여 일이나 빨리 녹조가 폈다. ⓒ 정수근

아니 점점 더 일찍 피고 더 늦게까지 사라지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원래 무더운 여름날 낙동강 하굿둑 일부에서 보이던 녹조 현상이 이제는 낙동강 전역으로 확대되었고, 봄 녹조와 겨울 녹조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제 낙동강은 사시사철 녹조와 함께 살아야 하는 숙명의 공간이 돼버렸습니다.

녹조 현상을 초래한 장본인이 누구인가요? 바로 국가입니다. 당국의 현명하고도 발빠른 조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더 늦기 전에 말입니다.

※ 이 기사는 시리즈로 이어갑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낙동강 어부의 탄식, 물고기 씨가 말랐다'란 주제로 이 국가적 재난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물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4대강사업의 진실을 알리는 도서 <녹조라떼 드실래요>가 출간됐습니다. 기자도 저자 중의 한 사람입니다. 이 책을 통해 4대강사업의 재조명이 되길 희망합니다. 관련하여 6월 13일(월) 저녁 7시 대구청소년문화의집 강당에서는 <녹조라떼 드실래요> 북콘서트가 열립니다. 4대강사업의 진실을 밝히고, 4대강 재자연화의 단초를 마련해보려 합니다. 지역에 계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희망합니다. 문의 대구환경운동연합 053-426-3557


추천 리포트
이 기사와 관련된 최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