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고무작업복 입고 금강 뛰어든 수녀, 그 이유가

10만인 리포트

태양의 도시, 서울 만들기

매일 아침 서울에 7천개 태양이 뜬다
[태양의 도시, 서울 만들기] '10만 태양광클럽'을 만들기 위하여

16.05.19 13:26 | 박용신 기자쪽지보내기

서울에는 매일 수천, 수만 개의 태양이 뜹니다. 눈에 띄게 늘어난 태양광 발전소. 또 조명을 바꿨을 뿐인데, 매달 천만 원씩 버는 지하주차장도 있고, 문풍지를 붙였는데, 화석연료가 팍~ 줄었습니다. 친환경에너지 생산과 절전, 이런 작은 노력이 '원전 한 개'를 줄였습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은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사)에너지나눔과평화와 함께 공동기획을 진행합니다. 베란다 태양광 설치 캠페인도 병행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태양광 발전소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2013년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을 시작한 뒤 급격하게 늘어나서 2016년 2월 현재 총 7166개다. 시민 4만 명이 참여했다. 태양광 펀드, 베란다 태양광, 햇빛발전협동조합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했다.

시설 용량은 105MW 규모. 전력생산량을 요금으로 환산하면 150억 원~200억 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서울시는 매년 약 20MW규모의 태양광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2020년에는 총 200MW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한다. 원자력 발전소 한 기의 시설용량이 580MW~1GW인 것을 감안하면, 노력만큼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에너지 소비도시에서 생산도시로 거듭나는 밑거름이다. 그런데 지금껏 넘은 산이 많고 앞으로도 넘어야할 산이 첩첩산중이다.

서울시 소유 공공건물 옥상도 맘대로 사용 못해

▲ 2013년 6월 15일 서울 강북구 삼각산 고등학교 옥상에서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햇빛발전소 1호기인 삼각산고 햇빛발전소 준공기념식이 열렸다. ⓒ 홍현진

처음에는 서울의 공공건물 옥상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서울시가 적극 추진하는 사업이고, 공공건물도 서울시 소유였는데도 말이다. 공유재산관리법에 따른 높은 임대료가 걸림돌이었다.

놀고 있는 공간이지만 감정평가액의 5%를 내야 했다. 옥상 감정가 1억인 100평 남짓의 공간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으려면 연간 5백만 원의 임대료를 지불해야 했다.  

실제로 이런 일도 있었다. 삼각산 고등학교 옥상에 약 20kw규모의 태양광을 설치하려고 5000만원의 출자금을 모아서 협동조합을 구성했는데, 옥상 감정가가 1억 8000만원이었다. 그럼 연간 임대료로 9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20kw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일 년 동안 발전한 전기를 모두 팔면 900만 원 정도의 매출이 나온다. 전액을 임대료로 내야 한다. 

서울시는 수차례 법안 개정을 건의했지만 정부는 거부했다. 결국 서울시는 조례를 개정했다. 옥상 임대료를 1%로 낮춘 것이다. 삼각산 고등학교에 올라간 태양광 발전소는 연간 임대료 180만원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발전소를 건설했다.

하지만 서울시 조례는 상위법과 다르기 때문에 몇몇 자치단체는 이 조례 적용을 여전히 꺼린다. 

공원주차장은 '그림의 떡'이었지만...

▲ 공원 주차장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면 태양광 지붕이 생겨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다. 발전도 할 수 있다. 국토부에선 자연토지로 복원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주차장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는 걸 반대한다.(사진은 동백섬 주차장) ⓒ 최홍대

서울시는 광활한 공원지역 주차장도 두고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림의 떡'이었다. 이번에는 국토부 공원관리위원회가 막아섰다. 공원에 들어서는 필수시설 규정 탓이다. 태양광 발전소라는 새 시설은 들어설 수 없다.

국토부 담당자는 "공원의 모든 부지를 생태공간으로 만들 것이고, 현재 포장된 주차장도 자연토지로 복원할 수 있기에 태양광 발전소가 건설되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공원 주차장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면 여러 가지 이득이 있다. 우선 태양광 지붕이 생긴다.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다. 한여름에는 주차장에 세운 차의 실내 온도가 상승해 라이터가 폭발하는 사고도 생기는데, 지붕이 생기면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도 하고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서울시는 국회 국토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설득했다. 2년 만에 관련 규정을 개정해서 공원 주차장에 발전용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서울시만의 태양광 지원 제도

서울시가 시행한 또 하나의 정책이 발전차익지원제도(Feed in Tariff. 이하 FIT)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공급한 전기의 전력거래가격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고시한 기준가격보다 낮은 경우에 그 차액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이명박 정부시절부터 이 제도는 폐지됐다. 대신 재생가능에너지 의무할당제(Renewable Energy Portfolio Standard. 이하 RPS)로 바뀌었다.

서울시는 FIT 제도의 재도입을 정부에 건의하였으나 산업부는 거부했다. 결국 서울시는 자치단체 차원에서 100kw이하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에 한하여 kwh당 50원의 발전차액을 지원해주고 있다.

서울시의 많은 협동조합과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들이 다른 지방보다 일조 요건이 좋지 않고, 상대적으로 높은 공시지가 때문에 임대료도 비싼 불리한 조건에서도 선방한 것은 '서울형 FIT 제도'의 힘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이렇듯 법과 제도를 고치면서 태양광 발전의 양적 확산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를 통해 서울시의 주요 시설은 더 이상 태양광을 설치할 곳이 없을 만큼 확대됐다.

원전하나줄이기 사업 시행 2년 반 만에 실제로 원전 한 개의 전력 생산량인 200TOE(석유환산톤)를 줄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원전을 한 개 더 줄이려면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태양광 발전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우선 이명박 정부 시절에 도입한 RPS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RPS 제도는 발전사업자에게 총발전량에서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했다. 태양광 의무할당량은 현재 300~500MW 정도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건설되는 500MW 이상의 태양광 발전소는 입찰에 응할 수도 없어서 발전한 전기를 판매하지도 못하고 있다. 결국 의무할당량을 1GW 수준으로 올려서 전력 판로를 확장해야 한다.

태양광 발전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성 문제다.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건설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가령 학교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때 발전한 전기를 전력회사에 보내려면 인근 전봇대와 연결을 해야 한다. 이를 '계통연결'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학교는 전봇대와 멀리 있기에 공사비용도 만만치 않다. 가령 발전소 건설비용으로 5000만원을 십시일반 모금했는데, 이중 2000만원이 계통연결에 쓰인다면? 모든 태양광 발전사업에서 계통연결비용을 한전이 부담한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다만 교육용에 한해서만 계통연결비용을 면제하고 한전이 부담한다면 학교 태양광 사업이 지금보다는 훨씬 탄력을 받을 것이다.

서울에 10만개의 태양이 뜬다면

이런 와중에 한전은 지난해 10조가 넘는 영업이익으로 과도한 배당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전기료 인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한전도 전기 소비자도 그게 최선은 아니다.

우리의 전력시스템을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시스템으로 바꾸는 토대를 구축하는데 사용하는 게 필요하다. 제도적 장벽을 헐고,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의 투자를 늘린다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원전 한 개를 줄이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10만 태양광클럽'. 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짓거나, 협동조합에 참여하거나 베란다 태양광을 세우거나 태양광 펀드에 참여하거나... 이런 시민이 서울시에 10만 명이 된다면 핵발전소 없는 세상을 꿈꿀 수 있다. 그 때가 되면 매일 아침 서울에 10만개의 태양이 뜬다.

덧붙이는 글 | 박용신 기자는 환경정의 포럼 운영위원장입니다.


추천 리포트
이 기사와 관련된 최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