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안지랑 막창', 대구 사람들의 노력이 만들어낸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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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 금강에 산다

"그물 가득 낚아 애들 대학 보냈는데, 이젠 악취만"
[동행 취재 -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 11일째] "금강, 호수 기준으로 보면 4급수"

16.04.30 21:20 | 글:김종술쪽지보내기|편집:김준수쪽지보내기

▲ 오늘 걸어야 하는 13km 구간에 대해서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이 설명하고 있다. ⓒ 김종술

4대강 사업으로 금강에 3개의 보가 생기고부터 녹조와 죽은 물고기, 이끼벌레까지 창궐한다. 강바닥은 썩고 악취에 파묻혔다.

30일 오전 7시 세종시 부강면 금호리 강변을 찾았다. 이곳은 대청댐 하류 17km 지점으로 뽕나무와 버드나무가 강변에 뿌리를 내렸다. 건너편 산자락을 타고 도는 S자 강물은 물속 바위와 부딪치면서 '졸졸졸' 소리 내어 흐른다. 잠시 눈을 감고 아름다운 하모니에 몸을 맡겨본다. 

꽃마리, 고마리, 미나리, 갈대, 달뿌리풀, 고댕이, 물억새, 소리쟁이, 갈퀴덩굴, 살갈퀴, 독거머리, 돌나물, 애기똥풀 등 물가에 흔한 작은 식물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애기똥풀 하나를 꺾어서 노란 꽃물을 손톱에 발랐다.

'앗, 삵이다!'

0.5초 정도나 되었을까? 빠른 순간에 눈을 마주친 녀석이 아쉽게 수풀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몇 발짝 더 들어가자 버드나무 군락지가 머리 쥐 파먹은 듯 휑하다. 모래와 자갈이 드러나 있다. 뽑힌 버드나무는 한쪽 구석에 처박아 놓았다. 길가에서 보이지 않는 이곳에 누군가 경작을 위해 중장비로 밀어 놓은 듯 보였다. 환경부 생태계 교란 종인 가시박과 단풍잎돼지풀도 주먹만한 새순이 올라오고 있다. 입구로 나오니 버려진 쓰레기와 태운 흔적이 보인다.

대청댐에 막히고 대전시 하수까지...

▲ 도심과 가까운 자전거도로에는 수많은 생명이 로드킬로 죽어가고 있다. ⓒ 김종술

작은 나룻배를 차량에 싣고 온 어부를 만났다. 물고기는 많이 잡히는지, 물속 상황은 어떤지 이것저것 물었다. 30년 넘게 물고기를 잡았다는 어부는 노숙자같이 덥수룩한 우리의 수염 때문인지 의심의 눈빛으로 머뭇거리더니, 기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나서야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요즘은 3~4일에 한 번 정도 그물을 걷는데 붕어, 잉어, 메기, 빠가, 쏘가리 등 10~20kg 정도 잡는다. 그리고 겨울철 11월부터 1월까지 참마자, 모래무지 등 잡어를 1톤 정도 잡는다. 지금 나오는 고기는 '새 발의 피'라고 할 정도로 적은 양이다. 예전에는 정말 엄청나게 잡았다. 그렇게 잡아서 애들 다 대학까지 보내고 땅도 조금 샀다.

지금은 고기 잡는 사람들도 많이 없어졌는데도 고기는 잡히지 않는다. 대전에 폐수처리장이 생기면서부터는 더러운 물이 내려와서 강바닥에 쌓인다. 날이 더워지면 둥둥 떠올라서 강이 오염된다. 이곳도 버려졌다고 생각해야 한다. 어떤 때는 더러운 물이 내려와 강물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악취도 풍긴다.

대청댐이 생기면서 물이 줄어든 것도 원인일 것이다. 물이 줄어들고 바위가 위로 드러나면서 큰 배를 띄우지는 못하고 조각배를 타고서 고기를 잡는다. 물속에 바위와 자갈이 많아서 비싼 물고기인 쏘가리도 많다. 그러나 요즘은 전문적으로 쏘가리만 잡는 낚시꾼들이 많아서 직업적으로 잡아가면서 우리가 쳐 놓은 그물에는 많이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여름에 장맛비가 70~80mm 정도 한꺼번에 내리면 그때는 많이 잡는다. 하류에서 올라올 고기까지 그물이 찢어지도록 물고기로 가득 차기도 한다."

▲ 4대강이 다시 생명이 흐르는 강으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13km 정도를 걸었다. ⓒ 김종술

불교환경연대 스님들과 불자들이 하는 '4대강 100일 수행길 금강 걷기' 동행취재에 나선 지 11일째. 오늘(30일)도 장영옥 '세상과 함께' 회원과 비구니인 유연 스님 등 다수의 인원이 걷기에 동참했다.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이 이날 길 안내를 자청했다(관련 기사 : 천문학적 세금, 허망하게 써버리다니).
  
간단히 설명이 나선 유 처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서해에서 소금과 건어물을 실어오는 배들의 종착지가 가항이다. 여기서 조각배나 산길을 통해서 넘어가는 염티재로 통하는 곳이다. 이곳이 금호리인데 예전에 물길이 깊고 검어서 '검소 마을'로 불리다가 사투리나 언어 변화를 통하면서 '검시 마을'로 불리고 있다. 오늘 걸어야 하는 길은 S자강 길로 자전거 도로와 일반 도로를 거쳐야 한다. 중간에 자전거 도로를 건설하고 있어서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재자연화, 연대만이 방법이다

▲ 길잡이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이 논둑에 풀 한 폭이 뽑아서 피리를 만들어 보였다. ⓒ 김종술

차량이 다니는 작은 마을 길을 걸었다. 경운기에 거름을 가득 싣고 어르신이 지나가다가 파란 조끼의 '4대강 글귀'를 보고 한마디 던지신다.

"저기 하굿둑부터 터야 혀. 거기서 막혀서 여기까지 썩은 겨. 왜 그런 짓(4대강 사업)을 해서 사람들을 못 살게 구는지 모르겠네."

어르신께서 용기를 주신다.

중현 스님은 "여기 분들이 표현하지 않아서 그렇지 4대강 사업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신다. 단체나 도민들이 알지만, 내가 말한다고 바뀔까? 하는 생각에 행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럴수록 같이 연대하고 꾸준히 목소리를 내야만 수문이 열리고 재자연화의 발판이 만들어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물속에 있어야 할 크고 작은 바위들이 물 밖으로 드러나 있다. 버드나무는 가시박에 둘러싸여 뼈만 앙상하게 남아서 죽어가고 있다. 자전거 도로 건설을 하면서 강변을 파헤치는 포클레인과 시멘트를 쏟아붓는 레미콘 차량까지 모여 도로가 어수선하다. 하루를 걸어야 10대도 보지 못했던 자전거 이용객도 주말과 겹치고 도시와 인접하면서 줄지어 무서운 속도로 달려온다.  

세종시 매포역을 지나니 아이부터 어른까지 10여 명이 논에 비닐을 치고 못자리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불교환경연대 공동 대표를 맡은 법일 스님이 "와, 요즘 보기 힘든 광경이다. 행복이 별건가, 저게 행복인데,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며 부러움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중척에코공원에서 이르자 웃음보따리가 터졌다. 잡풀만 우거진 공원 안쪽에 조성된 산책로가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풀 속에 뒤덮여 있다. 또다시 중현 스님이 한마디 툭 던지신다.

"4차선 도로에, 제방은 2차선, 강변은 자전거도로. 옆에는 산책로인데 개발 좋아하는 정부가 앞으로 인라인스케이트 길도 만들고, 강아지 산책로도 만들고 나면 물만 남는데 아마 그때면 콘크리트로 복개를 해야 개발이 끝날 것이다."

다들 "맞다"하고 맞장구를 치며 깔깔대느라 허기가 진다.

오늘도 '세상과 함께' 회원이 피자와 김밥을 점심으로 가져왔다. 여강(박병억) 거사의 아들과 며느리가 유부초밥을 만들어 왔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음식을 남기면 안 된다고 해서 남은 김밥에 유부초밥까지 돌려가며 모두 먹어야 했다.

호수의 기준으로 금강은 '4급수'

▲ 충북과 대전구간에서는 차량통행 도로에 자전거도로와 연결되면서 도로를 걷고 있다. ⓒ 김종술

대전시 대덕구 신탄진에 접어들면서 설명에 나선 유진수 처장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강과 호수의 나쁨 정도가 다르다. 지금 금강은 하굿둑에 막히고 4대강 사업에 막히면서 호수가 되어서 호수 기준으로 가야 하는데 정부는 '어쨌든 흐르는 게 아니냐?'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으로 강의 기준으로 수질을 측정하고 있다. 지금 강의 기준으로 2급수지만 호수의 기준으로 본다면 4급수로 물에 접촉하면 씻어야 하고 지속해서 접촉하면 피부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환경부 수 생태 자료가 있다."

'세상과 함께' 회원이자 서울에서 약국을 한다는 장영옥씨는 함께한 소감을 밝혔다.

"반갑게 맞아주고 중간중간 설명에 분노도 치밀었지만, 오늘 많이 웃었다. 귀중한 지식도 얻었다. 설 이후로 단 하루도 쉬지 않았는데 처음 걷자는 제의를 받고 호젓한 강둑을 걸을 수 있다는 상상을 하고 왔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험난한 길이었다. 앞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에 다음 주 낙동강 구간에도 시간을 내서 동참하겠다." 

신탄진 상류 강변은 비교적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갈대와 버드나무가 어우러진 모습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자연에 빠져 물수제비를 뜨면서 동심에 빠져본다. 목적지인 대청댐 하류 5km 지점 신흥선원 주차장에서 참선과 자애경을 읽고 마주 보며 삼배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일행은 당일 숙소인 세종시 금선대로 이동했다.

▲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행법 스님이 동심으로 돌아가 풀피리를 불어 보인다. ⓒ 김종술

다음 날은 남은 5km를 걸어서 대청댐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리고 4대강 사업에 죽어간 뭇 생명의 넋을 달래기 위해 오전 11시 30분부터 천도제를 지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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