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소수 자본가 천국시대, 이제는 끝장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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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 금강에 산다

녹조에 깔따구, '4대강 합병증'에 시달리는 세종시
[동행 취재 -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 9일째] 금강에 모래는 없다

16.04.29 10:10 | 글:김종술쪽지보내기|편집:김준수쪽지보내기

▲ 하루 시작은 명상과 함께 ‘자애경’을 읽고 마주 보며 삼배로 시작한다. 끝마침도 같은 방법으로 진행된다. ⓒ 김종술

충남 공주시 석장리 박물관이 아침부터 어수선하다. 5월 5일 구석기 축제를 앞두고 제초작업과 동시에 금강을 가로지르는 부교를 설치하고 있다. 출발지에 선 수행자들까지 덩달아 바쁘게 움직인다. 이날 안내는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이 맞았다(관련 기사: "깨끗한 저수지에 이런 똥물을 붓다니").

석장리 박물관 강변이 유채꽃으로 노랗게 물들었다. 강변에 움막을 짓고 부교를 설치하느라 대형 차량까지 들락거리면서 공사장을 방불케 한다. 인근 습지는 주차장을 만드느라 황량할 정도로 평탄 작업을 해놓았다. 잠시 이경호 국장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모래강

▲ 세종시 청벽에서 이경호 국장이 4대강 사업 전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 김종술

"1996년도부터 금강을 알게 되었다. 금강을 찾는 분에게 꼭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하구부터 바다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 예전에는 강경까지였다. 고깃배가 들어와서 염장 작업을 하면서 젓갈이 유명한 지역이다. 상류부터 대청호까지는 태백산맥의 줄기를 따라서 강물이 강한 급류지대로 흘러 계곡 같은 곳이다.

대청호부터 강경까지는 넓은 평야 지대로 해발고지도 큰 차이가 없다. 물이 천천히 흐르면서 많은 양의 모래가 쌓이는 장소다. 보통 내성천을 모래 강이라고 하는데 금강도 같은 곳이다. 이 때문에 대평리(세종)와 공주에 가면 '아, 여기가 전국에서 가장 좋은 모래가 나오는 곳이다'와 같은 말을 듣게 된다. 지역주민마다 자기 지역에 전국에서 최고의 질 좋은 모래라고 자랑한다.

우리나라는 화강암 지역으로 풍화작용으로 자연스럽게 하천으로 모래가 유입되는 구조다. 늘 모래가 많은데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되어 지금은 모래를 볼 수가 없다. 그러므로 강물이 썩어서 녹조가 생기는 것이다. 정수장에 가면 물을 정화하는데 모래를 쌓아 통과하고 이후에 소독약 하나 넣어서 수돗물로 공급하면 된다. 산에서도 모래에서 솟구치는 물은 그냥 드셔도 된다.

석장리 박물관에 있는 전시품들도 모래를 통해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여기서 나왔던 빗살무늬 토기는 모래가 있어야 완성되는 것으로 아래가 뾰쪽해서 모래에 꽂아서 사용하는 그릇이다. 개인적으로 구석기 시대부터 이런 모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란 노래처럼 금모래는 사라졌다. 오늘 가야 할 길이 평탄한 지역이지만 과거의 모래톱과 모래사장을 고민하면서 같이 걸었으면 좋겠다."

무시무시한 경고판

▲ 4대강 100일 걷기 수행길에 나선 스님들은 3km 정도를 걷다가 5분 정도 쉬면서 설명을 듣고 하루에 13km 정도의 거리를 간다. ⓒ 김종술

석장리 박물관을 지나면서 청벽으로 접어들자 어김없이 '경작금지' 경고 표지판이 들어온다. '불법경작 어획금지 하천구역(제방, 둔치 등) 내에서 무단 식물경작, 토지굴착, 성토 및 불법어획 행위 시 하천법 제95조 규정에 의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제98조의 규정에 의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라는 문구도 살벌하다.

그러나 이를 비웃듯 주변에는 대추나무가 잔뜩 심어져 있다. 농작물도 경작 중이다. 우측 암반 지역에 우람한 청벽이 수행자의 발목을 잡는다. 이곳은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장소로 금강 물이 굽이치고 병풍처럼 바위로 둘러쳐져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이다. 건너편 산자락은 세종시가 들어서면서 8부 능선까지 전원주택을 짓느라 산림이 훼손되어 버렸다.

'불티나루터'는 서해안부터 금강을 따라 소금을 가득 싣고 들어오면 소금을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소금이 삽시간에 불티나게 팔렸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곳이다. 불티나루터 데크에는 누군가 불을 피워서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더욱이 이곳은 4대강 사업으로 파헤쳐져 더욱 가슴 아픈 곳이다.

아픈 과거가 서린 '불티교'

▲ 4대강이 생명이 흐르는 자연의 강으로,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에 나선 참가자들. ⓒ 김종술

지난 2010년 12월 4대강 살리기 세종 1공구 현장에 정박 중이던 준설선에 벙커A유를 공급하던 도중 기름이 유출된 바 있다. 강 우측 호안을 따라 사고 현장에서 10km 하류인 석장리 박물관까지 길게 기름띠가 흘렀다. 당시 환경관리공단, 공주시, SK건설, 대우건설, 두산건설, 직원들이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흡착포와 유화제를 뿌리면서 이용해 기름 제거에 나섰다.

당시 업체 측은 "기름이 25ℓ 정도가 새어 나갔으나 같은 날 20ℓ를 회수해 실제 하천에 흘러든 기름은 5ℓ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도 업체를 도와 "유출량이 5ℓ 정도로 미비하다"고 은폐 축소했다. 당시 인근 운전자들은 "눈이 따갑고 냄새가 심해서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였다"고 했다.

법일 스님은 "대운하나 4대강 사업을 하겠다는 것 자체에 결국은 돈의 고리가 연결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그 정도의 기름 유출이 있었는데 환경부가 상식적으로 5ℓ라고 발표한 것은 상식 이하의 말이다. 아니, 세상에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린다고 다 덮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우리 사회에 고위공직자들은 출세를 위해서 살다 보니 양심과 도덕이 사라졌다. 출세를 위해서는 뻔한 거짓말을 하고 아이들이 보고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이런 국가 대통령 밑에서 사는 것이 불행하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이민을 꿈꾸는 것이다."

대형 철판에 붉은 글씨의 경고판이 또다시 일행을 막아섰다.

"'경고문', 이곳은 수변공원으로 시민의 안전과 생태계 보호를 위하여 모든 차량의 출입을 금지 하고 있으며 불법으로 출입하여 불법 수로·어로행위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후손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금강의 유지관리를 위해 시민 여러분의 많은 협조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 강변에 수북히 세워진 경고판. ⓒ 김종술

"무슨 경고판이 이렇게도 많아. 다 범죄자로 만들 생각인가. 금강은 4대강 사업의 문제가 많은 종합선물세트다."

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뒤처지지 않고 앞장서던 사람,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인 행법 스님이 고함을 치신다. 정부를 향한 일침이지만, 큰소리에 놀란 수행자들의 걸음이 빨라졌다. 일행이 또다시 묵언 수행에 들었다. 점심은 비빔국수로 '세상과 함께' 회원들이 준비해 주었다.

골칫거리로 전락한 세종보

▲ 준공과 동시에 전도식 가동보 고장으로 잠수부가 동원되어 유압실린더를 교체하고 12개의 보 수문을 볼트로 2개를 하나로 연결하여 6개로 만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보의 누수는 계속되고 있다. ⓒ 김종술

2009년 5월 착공한 세종보는 217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총연장 348m(고정보 125m·가동보 223m), 높이 2.8~4m의 저수량 425만㎥ '전도식 가동보'로 2012년 6월 20일 준공했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16개의 보 중 빠른 속도전으로 준공을 끝마친 공이었을까? 건설사인 대우건설에 훈·포장이 주어졌다.

준공과 동시에 유압실린더에 토사가 쌓이면서 수문이 열리지 않으면서 한겨울 잠수부가 동원되었다. 보 하류 사석 보호공 유실로 보강공사를 끝마쳤다. 보의 누수가 심해서 12개의 수문도 6개로 용접해 버렸다. 그러나 해마다 3월이면 같은 문제로 16개의 보 중 1년에 한 번 완전히 개방해야 하는 곳이 세종보다. 

안타까움일까? 참석자들이 "믿기지 않는다"며 웃는다. 하자 보수 공주보 5년, 백제보 10년, 세종보는 2년이다. 해마다 반복해서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 곳이자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해 버렸다. 사용하지도 않는 강물만 막아 놓으면서 녹조, 이끼벌레, 퇴적토 등 심각한 환경오염원인 세종보는 갈수록 골칫거리로 전락할 것이다.

세종보의 오염으로 반복되는 것이 또 있다. 여름부터 창궐하기 시작한 녹조가 수온이 떨어지는 초겨울이면 바닥에 가라앉는다. 강바닥을 뒤덮은 조류는 수온이 오르는 봄이면 떠오르게 된다. 잔디를 깔아 놓은 것처럼 뒤덮은 조류 사체 제거를 위해 수자원공사는 대청댐에서 긴급하게 조류제거선을 들여왔다. 그리고 쌓여가는 조류를 제거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보 상류에 세워진 마리너 선착장도 골칫거리다. 수상 레저를 할 수 없는 지역에 세워놓았기 때문이다. 상류에서 흘러드는 토사가 쌓이면서 배가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낮은 수심으로 변했다. 바닥에 쌓인 오니토는 시커멓게 썩어가면서 실지렁이와 깔따구가 득시글한 곳으로 언론의 단골 취재 장소다.

하나하나 다 열거하자면 이 밤을 새워도 다 풀지 못할 정도로 많다. 여기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합병증에 시달리는 곳이다. 서두른 덕분에 목적지를 지나 햇무리교에 도착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소 지친 참가자도 보인다. 이날 숙소인 세종시 영평사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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