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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 금강에 산다

"깨끗한 저수지에 이런 똥물을 붓다니"
[4대강 생명살림 수행길 8일째] 4대강 망령 불러들이는 도수로사업

16.04.28 07:37 | 글:김종술쪽지보내기|편집:박혜경쪽지보내기

▲ 생명이 되살아나도록 4대강 재자연화를 요구하는 참가자들 ⓒ 김종술

4대강 사업, 금강 살리기 사업구간 중 가장 심각하게 문제를 드러내는 구간이 공주보다. 이곳은 세굴, 녹조, 큰빗이끼벌레, 퇴적토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곳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창궐하기 시작했고, 한겨울 얼음판에서는 얼음 녹조까지 피어났다.

시작과 동시에 한두 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이 시간이 흐를수록 굵어진다. 강한 바람까지 불어오면서 강물이 춤을 춘다. 일찍 찾아온 여름 더위를 시샘하듯 기온까지 뚝 떨어졌다. '4대강을 다시 생명이 흐르는 강으로'란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에 나선 불교환경연대 스님들과 불자들의 금강 걷기 8일째다.

27일 오전 9시 공주보 수상공연장엔 세상과 함께, 공주희망꿈학부모연대,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도수로대책위, 공주생태시민연대, 금강유역환경회의, 공주어린이책시민연대, 공주여성인권센터,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단체들이 참석했다. 중앙 언론까지 내려오면서 모처럼 북적북적 취재 열기도 뜨겁다. (관련 기사: '친환경에너지라던 억새, 퇴비로 전락한 사연)

45년 만의 가뭄을 핑계로 밀어붙이는 도수로 공사

▲ 공주대교 새들목 건너편 나루터에도 죽은 물고기가 발견되었다. ⓒ 김종술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42년 만의 가뭄을 핑계 삼아 1127억 원을 투입, 공주보에서부터 10km 구간까지 도수로 관로공사를 4대강 사업처럼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총사업비 500억 원이 넘는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도록 되어 있지만 면제된 상태다. 면제는 긴급 재해 복구와 재난예방의 경우에만 해당한다.

1964년에 준공이 끝난 예당저수지는 유역면적만 3만 7360㏊이고, 저수지의 규모는 둘레가 40㎞로서 만수 면적이 약 1100㏊에 총저수량은 약 4700만 톤으로 국내 최대의 인공저수지다. 시민단체와 주민들에 따르면 예당저수지의 물 40% 정도만 사용하고 버려지기 때문에 정부의 도수로 공사는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도수로 반대대책위에 따르면 "물넘이 하류 200m 지점에 예산읍민의 식수 취수장이 있다, 1년에 저수율 40% 정도만 쓰는데 오늘 현재 예당저수지의 수위가 100%"라고 한다.

공주보→예당저수지 도수로 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까지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는 가뭄이라는 꼬투리를 잡았다. 보수 언론은 4대강 사업으로 확보된 용수의 활용론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금강정비사업 이후 수환경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충남연구원은 공주보의 수질 및 퇴적토 오염상태를 최악으로 꼽고 있다.

▲ 금강정비사업 이후 수환경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충남연구원이 공주보의 수질 및 퇴적토의 오염상태를 관찰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김종술

"예당저수지 용수 100%로 가득한데 무슨..."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은 "지난 4월 3일 영산강을 출발해서 오늘 이 자리까지 왔다, 끝난 지 3~4년 지난 4대강 공사를 돌아보면서 재자연화를 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썩고, 악취가 풍기도록 방치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신은미 홍성예산환경운동연합 간사는 "어제오늘 찾았던 예당저수지의 수위가 100%로 만수위다, 지난해 가뭄을 핑계 삼아 정부가 도수로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법적으로 거쳐야 할 예비타당성조사 및 17가지 절차를 생략하고 밀어붙이고 있어 500명의 서명을 받아 국민감사 청구를 해놓은 상태다"라고 주장했다.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은 "4대강 보에 가로막힌 금강이 시간이 흐를수록 썩어서 악취가 진동한다, 이런 똥물을 비교적 깨끗한 예당저수지에 가져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논리다, 정부는 여전히 가뭄이라고 하지만 50%에 가까운 누수율로 절반만 쓰고 나머지 절반은 버려지고 있다, 노후한 누수관만 잡아도 물 부족은 없을 것이다"고 안타까워했다.

중현 스님은 "4대강 사업 반대한다던 안희정 도지사가 정치적 판단을 잘못하고 있다, 도수로 사업은 4대강의 망령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으로 지금이라도 안 지사가 금강 용수공급이 아닌 다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공주보 수상공연장에 둘러앉은 단체와 참석자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시간 가량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걷기에 나섰다. 공주보 다리를 건너 연미산 자락을 돌아서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쌍신공원에 도착했다. 주변 물가를 돌았다. 누치, 마자, 눈불개, 붕어, 등 죽은 물고기가 드문드문 눈에 들어왔다.

"와~ 세상에나 이렇게 큰 자라가..."

▲ 거대한 자라가 죽어서 물가에 떠밀려와 있다. ⓒ 김종술

▲ 대형 자라와 초대형 붕어까지 죽은 금강 ⓒ 김종술

순간 일행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다가간 물가엔 거대한 자라가 죽어서 물가에 떠밀려와 있다. 인근에서는 대형 삽날보다도 더 큰 붕어가 죽었다. 그 시각 수질조사에 나선 환경부 보트가 공주보로 들어갔다. 빗방울이 더욱 더 굵어진다. 비바람에 떨면서 신은미 간사가 준비한 점심을 나눴다.

금강 강바닥에 오니토로 가득하다는 기자의 말에 중현 스님이 낚싯대에 깡통을 연결하여 바닥 상태를 확인해 보이겠다고 했다. 낚싯대를 힘껏 던졌지만, 물속 5미터 앞에 떨어진다. 던져진 깡통을 거둬들이자 시커먼 펄흙이 쏟아진다. 하수도에서 맞았던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빗속을 뚫고 걷기에 나섰다. 금강둔치공원 앞 미르섬(하중도)에서는 작업 인부들이 꽃을 심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공주대교 앞 나루터에도 죽은 물고기가 썩어가면서 악취를 풍기고 있다. 몇 발짝 옮기자 또다시 죽은 물고기.

최근 보수한 월송동 자전거 도로가 또 무너지고 있다. 시멘트 도로는 쩍쩍 갈라지고 보수한 콘크리트도 틈새가 벌어지고 있다. 빗물에 자전거도로가 무너지는 곳도 있었다. 깊이 파이고 유실되어 가는 도로는 심각할 정도의 수준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다. 빗속을 뚫고 석장리박물관에 도착, 간단한 의식을 마치고 오늘 숙소인 계룡시 대원사로 이동했다.
▲ 공주시 월송동 자전거도는 최근 보수를 끝마쳤다. 그러나 또 빗물에 유실되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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