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6m 준설한 강에서, 꼬마물떼새알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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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 금강에 산다

방치된 4대강 공원, 울려퍼진 "자옥아~"
[동행 취재-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 이틀째] 상류로 흐르는 금강

16.04.20 17:29 | 글:김종술쪽지보내기|편집:손지은쪽지보내기

▲ 고기잡이에 나서야 할 나룻배는 포구에 발이 묶이고 죽은 물고기만 둥둥 떠다니고 있다. ⓒ 김종술

4대강 100일 금강 걷기에 나선 스님들은 가부좌를 틀고 마주 앉아서 죽비 소리에 함께 참선에 든다. 자애경을 읽고 마주 보며 삼배를 하는 걸로 하루를 시작한다.

20일 오전 9시, 전날 걷기를 마무리한 전북 익산시 웅포면 '웅포 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했다. 참석자 소개와 인사가 끝나고 금강 걷기 이틀째 일정이 시작됐다. 오늘도 하천사랑운동 김재승 대표가 오늘도 금강 길잡이에 나섰다. (관련기사: 4대강 살리려 100일 동안 걷는 스님들)

▲ 참석자들은 마주 보며 참선과 삼배로 시작과 끝을 맺는다. ⓒ 김종술

4대강의 아픔을 함께 하려는 듯 하늘엔 구름이 가득하다. 자전거도로 양옆에 핀 노란 민들레 씨앗이 바람결에 날린다. 추억을 되살려 길가에 피어난 찔레순도 달콤하다. 작은 소나무에서 솔방울 하나를 따서 나눠 먹었다. 입안에 솔잎 향기가 가득하게 퍼지면서 기분이 좋다.

시간이 흐르자 대전에서 왔다는 여신도의 발걸음이 자꾸만 무거워진다. 급기야 뒤처지기 시작한다. 4대강 사업으로 강변이 콘크리트로 포장되었다. 흙길이 아닌 딱딱한 자전거 도로를 걸어야 하는 순례단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이 이 신도는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걷는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생각지도 못했는데 많은 걸 얻어간다"며 "앞으론 누구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참석자들에게 감사했다.

금강이 거꾸로 흐르는 까닭

▲ 일흔이 넘은 행법 스님을 위해 유연 스님이 손을 놓지 않았다. ⓒ 김종술

▲ 용왕제를 모신 당꼬쟁이 앞에서 김재승 대표는 금강에서 노을이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칭했다. ⓒ 김종술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인 행법 스님은 일흔이 넘은 연세에도 자리를 꿋꿋이 지킨다. 작은 체구의 비구니인 그는 한순간도 흐트러지지 않고 걷는다. 그 모습이 감탄사를 자아낸다. 민주화운동의 성지로 불리는 광주에서 평화, 생명, 인권, 통일 등 사회참여운동을 이끌면서 대모로 불린 전설적인 스님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손을 잡고 동행에 나선 유연 스님 또한 비구니이다.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행법 스님은 "힘들지 않고서 무슨 일을 하겠어요"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는 이어 "4대강의 삽질도 막아내지 못했는데... 전 국민이 기자라는 생각으로 철저하게 감시해야 한다"라며 "금강을 따라, 낙동강, 남한강까지 100일 걷기에 끝까지 동참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기자의 질문을 무색하게 만든다.

행법 스님은 길가에 찔레 순을 꺾어 "목마름을 달래고 힘을 얻는다, 어릴 때는 간식이 없어서 맨날 따먹었는데 언제 먹어도 달고 상큼하다, 추억으로 먹기는 하지만 씀쓰름, 짭조름한 맛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가지를 벗겨 기자에게 살짝 내미신다.

금강에서 뻗어 나온 작은 수로에 20여 명이 넘는 낚시꾼들이 진을 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수심이 4~6m 수준으로 깊어지자 4~5월 물고기들이 산란을 위해 낮은 수로 안 수초로 몰려들었고, 낚시꾼들도 몰려든 듯하다. 낮은 수심에 말풀이 깔린 수로에서는 큼지막한 잉어들이 흙탕물을 일으키며 산란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 군산시 흥천사 비구니 스님들이 준비한 점심은 각종 부각에 상추와 콩, 생체, 나물까지 아욱을 넣어 끓인 된장국에 후식으로 오미자차 까지 내주셨다. ⓒ 김종술

부지런히 걸어서 오전 마무리 장소인 익산시 산수배수장에 도착했다. 점심을 준비해 온 군산시 흥천사 비구니 스님들이 반갑게 맞아 준다. 각종 부각에 상추와 콩, 생채, 나물과 아욱을 넣어 끓인 된장국까지. 단숨에 두 그릇을 해치웠다. 스님들은 후식으로 오미자차까지 건네주신다.

휴식을 취하고 상류 성당포구를 향해 걷는다. 순간 누군가 소리친다.

"우리가 가는 길이 하류인가요?"
"물이 왜 상류로 흐르죠?"

바람이 하류에서 상류로 불면서 물결이 상류로 타고 오르는 모습에 질문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난해 충남연구원이 강 중류에서 강물이 흐르는 속도를 측정한 결과 유속 0.02㎧ 정도로 나왔다. 더욱이 일부 구간에서는 유속이 제로 수준으로 측정되기도 하였다. 4대강 사업으로 백제보, 공주보, 세종보와 더불어 하굿둑까지 막힌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다시 침묵이 흐른다. 

"보기 좋은데 뭐가 문제냐"던 기자가 뒷걸음질 친 이유

▲ 참선 중인 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인 법만 스님 ⓒ 김종술

"강이 보기 좋은데 뭐가 문제인가요?"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 취재차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기자의 말이다. 강을 가까이 가보지 못하고 멀리서만 본다면 같은 질문을 할 것이다. 조용히 기자의 손을 잡고서 물가에 내려갔다. 순간 얼굴빛이 달라졌다.

4대강 준설로 직선화된 금강은 바람을 타고 파도가 일면 시커먼 강물이 뒤집히고 하수도에서나 맡아 봄직한 시큼한 냄새가 전해온다. 연신 헛구역질을 해대던 기자는 뒷걸음질을 치면서 또다시 한마디 던진다.

"이런 곳에 물고기가 살아요?"

▲ 용왕제를 모신 당꼬쟁이 앞에서 김재승 대표는 금강에서 노을이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칭했다. ⓒ 김종술

이맘때의 강변은 온통 보리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4대강 사업으로 익산시가 거대 억새를 심어 놓았다. 방금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씨다.

성당마을에 접어들자 한 어르신이 다가와 "4대강 잘했는데 왜 그래, 보령에 물이 부족해서 먹지도 못하고 농사도 못 지어서 부여에서 가져다가 쓴다며, 그럼 잘한 거지, 자전거도 타고... 이명박이가 4대강 잘한 거야"라며 길목을 막아선다.

일행들이 안상일 성당포구 금강체험장 위원장으로부터 마을의 역사를 듣는 동안에 찾아간 용안생태습지공원은 입구부터 음악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대형버스에 20여 대의 승용차까지 주차장은 만원이다.

▲ 이곳은 생태공원이다. 울긋불긋 등산복에 의용소방대 글씨가 선명한 옷을 입은 남녀가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든다. ⓒ 김종술

인근 축구장엔 울긋불긋 등산복에 의용소방대 마크가 찍힌 옷을 입은 남녀가 목이 터져라 "자옥아"를 외친다. 한쪽에서 들리는 드럼 등 밴드 연주 소리에 참석자들은 미친 듯이 몸을 흔든다.

주변 선착장은 더 처참했다. 고깃배는 반쯤 물에 잠겨있다. 선착장에 발이 묶인 어선도 을씨년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강물은 탁하고 벌써 푸른 빛이 감돈다.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니는 한쪽에선 낚시꾼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100일 수행길 참석자들은 마주 보며 참선하고 돌아가며 자애경을 읽었다. 그리고 삼배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 묵언 수행을 하면서 걷는 스님들 ⓒ 김종술

자애경
이것은 마땅히 수행되어져야만 하리라,
평화의 길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거룩한 사람들에 의해서

살이있는 모든 생명들이여, 행복하라, 편안하라, 안락하라.

빠트림 없이 약하거나 강하거나
크거나 작거나 중간이거나
살이있는 생명들을 향하여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가까이에 있거나 멀리에 있거나
태어났거나 태어날 것이거나

살이있는 모든 생명들이여
행복하라, 편안하라, 안락하라.

다른 사람들을 속이지 말지어다
누구든지 어떤 상태로 이든지 멸시하지 말지어다
성남과 적으로 다른 생명에게
고통을 주지 않기를

어머니가 자식을 보호하듯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하나뿐인 자식을 지키듯이
한량없는 자애로움으로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만 하리라

자애의 마음을 발하라. 온 세상으로.
위로 아래로 사방으로
원한과 미움을 넘어서
한량없는 자애의 마음을 펴쳐라

서 있거나 걷거나, 앉아있거나 누워있거나
게으르지 않는 수행자는
자애의 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
이것이 고귀함에 머문다고 말하여 진 것이다.

잘못된 견해에 집착하지 않고
모든 감각적인 욕망에서 벗어난 
청정하고 지혜를 갖춘 수행자는
이 세상에 다시 윤회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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