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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도시, 서울 만들기

반값 전기세-관리비 '꿀팁', "1년간 100만원 절약 가능"
[태양의 도시, 서울 만들기] 신대방동 에너지자립 마을을 가다

16.03.22 15:24 | 글:정대희쪽지보내기|편집:손병관쪽지보내기

서울에는 매일 수천, 수만 개의 태양이 뜹니다. 눈에 띄게 늘어난 태양광 발전소. 또 조명을 바꿨을 뿐인데, 매달 천만 원씩 버는 지하주차장도 있고, 문풍지를 붙였는데, 화석연료가 팍~ 줄었습니다. 친환경에너지 생산과 절전, 이런 작은 노력이 '원전 한 개'를 줄였습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은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사)에너지나눔과평화와 함께 공동기획을 진행합니다. 베란다 태양광 설치 캠페인도 병행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27,420원'

지난해 11월 허정자(51)씨가 낸 전기요금이다. 그는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는 면적 109.09㎡(33평) 아파트에 산다. 많고 적은지 알쏭달쏭하다면, 다음 수치를 참고하자. 같은 면적에 사는 일반 가정의 전기요금은 46,371원이다. 허씨가 거의 반값 전기요금 내고 있는 거다.

아파트 관리비도 반만 낸다. 지난해 12월 그에게 청구된 관리비는 총 7만 8,720원. 1년 전에는 이보다 2배 가까운 14만 310원을 냈다. 절약한 전기세와 관리비를 합하면 1년에 약 100만원을 아꼈다.

명세서가 가벼워진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10일 그를 만나 '꿀팁(Tip)'을 알아봤다.

▲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는 에너지자립마을. ⓒ 정대희

돈 한 푼 안 들고 태양광 설치 비결은?

▲ 허씨가 사는 아파트는 국내 1호로 옥상 태양광을 임대 설치한 곳이다. 103kW급 태양광 집결판에서 6개월 동안 7만 6,179kWh의 전기가 생산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743만원 정도다. ⓒ 정대희

지난 2014년 허씨는 베란다에 100Wh급 태양광 집열판 2개를 달았다. 전기를 쓰는 만큼 생산하기 위해서다. 전문용어로 에너지자립이라 부른다. 효과를 봤다. 냉장고 2대가 돌아가는데, 계량기는 멈췄다. 전기사용량이 한 달 만에 285kWh에서 229kWh로 줄었다.

작은 발전소를 하나 세우는데 든 돈은 없다. 서울시가 태양광 집열판 구입비용 총 64만원 중 50%를 지원했다. 여기에 공동주택 내 20세대 이상이면 10만원을 추가로 보조한다. 허씨가 미니태양광 모집 공모에 신청한 이유다.

10만원을 또 지원받았다. 살고 있는 아파트가 2014년 서울시의 에너지자립마을에 선정됐다. 나머지 14만원을 부담해야 하나 걱정하지 않았다. 태양광 전기를 생산하면 한 달에 적게는 7천원, 많게는 1만원의 전기세가 줄었다. 밑지는 장사가 아니었다.

전기를 절약해 관리비가 줄었다. 전기포트를 사용하면 시간당 1800W의 전기가 소비됐다. 냉장고의 50배에 달하는 수치다. 가전제품을 안 쓸 땐, 전기코드를 뽑았다. 서울시 정책 덕도 봤다. 에코마일리지에 가입하면 전기와 도시가스, 수도를 절약한 만큼 아파트 관리비를 깎아줬다. 6개월간 15만원을 관리비로 되돌려 받았다.

관리비 절약의 노하우는 계속 이어졌다. 옥상이 발전소가 됐다. 6개동 880세대의 머리 위에 태양광을 달았다. 지난해 이 아파트의 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를 거쳐 옥상 태양광발전소 설치에 합의했다. 103kWh급 태양광 집열판이 옥상의 빈 공간을 채웠다. 현판식이 있던 날, 국내 1호 아파트 태양광 임대설치 소식에 전국이 떠들썩했다.

또, 돈 한 푼 들이지 않았다. 서울시가 태양광 집열판을 다는데 필요한 6100만원을 지원했다. 단, 아파트 주민들이 7년간 매달 시설 대여료로 248만원을 납부하는 조건이 붙었다. 계산기를 두드렸다. 매달 평균 381만원을 내던 공동 전기요금이 53만으로 반의반의 반 토막 났다. 대여료를 내고도 80만원이 남는 장사다.

서울시 지원정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스마트그리드사업'이란 이름으로 태양광발전량(25kWh)을 보탰고 언제 어디서나 전력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줬다. 에너지자립도를 높일 수 있도록 3kWh 규모의 태양광 집열판도 지원했다. 이것저것 합하니 6개월간 이 아파트서 7만 6,179kWh의 전기가 생산됐다.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1,743만원에 달한다. 허씨가 말했다.

"880세대의 공용 전기사용량이 한 달에 약 4만kWh 정도 된다. 태양광 발전을 설치 6개월 동안 누적된 생산량이랑 거의 같다. 다시 말해 태양광 발전서 생산된 전기로 일 년에 두 달은 공용 전기를 공짜로 쓰는 셈이다."

깐깐한 에너지절약, 수도요금 폭탄 막았다

▲ 허정자(51) 입주자대표회의 대표의 전기세와 관리비는 반값이다. 비결은 태양광이다. ⓒ 정대희

에너지절약, 잘하면 공동 전기요금을 아끼고 관리비도 절감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2013년 지하주차장과 공용계단 전등1140개를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형광등은 전력의 40%를, LED는 90%를 빛으로 바꾼다. 수명도 전구는 최대 7천 시간대이나 LED는 최소 5만 시간이다. LED가 에너지절약에 빛을 발휘했다.

동네 에너지 배틀도 벌였다. 매달 절약왕과 절감왕을 선발했다. 동별, 가구별로 에너지절약 성과를 평가해 시상했다. 한 달에 전기사용량이 100~200kWh인 가구가 늘었다. 4인 가구 기준 우리나라의 평균 전기사용량은 350kWh이다. 전기사용량이 400kWh가 넘었던 집이 절반으로 뚝 떨어져 절감왕에 올랐다. 놀라운 변화였다.

거저 얻은 결과는 아니다. 아파트 화단에 꽃을 심으면, 그 곁에 에너지절약 팻말을 세웠다. '전기코드 뽑아 미래세대 행복 충전', 전기절약 계절없고 물절약 밤낮없다'란 표어가 단지 곳곳에 나부꼈다. 각 동마다 에너지절약 알림판을 만들어 주민들이 오가며 쉽게 정보를 얻었다. 엄마들이 뭉치는 관리사무소 한 귀퉁이에 태양광 생산량과 에너지 전광판 도료를 붙여 놓은 일이 더해져 나온 결과였다.

에너지슈퍼마켓도 도움이 됐다. 절전용품을 저렴하게 판매해 수익금으로 에너지 절감세대에 멀티탭을 선물했다. 아파트 꽃밭을 가꾸는데 사용했고 홀로 사는 어르신에겐 반찬을 만들어 찾아갔다. 전기도 아끼고 이웃도 돕는 일이었다. 허씨가 말했다.

"가구별로 전기사용량을 살펴보던 어느 날, 수도요금이 갑자기 12만원으로 뛴 집이 있었다. 가보니 할머니 홀로 사시는 거다. 귀가 어두워 수도꼭지가 열려 물이 '콸콸' 새는 것도 모르고 계시다 수도요금 폭탄을 맞은 거다. 그때 당시 이 아파트서 홀로 사시던 어르신이 돌아가신 뒤 5일 만에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곧바로 독거노인 가구를 조사했다. 지금은 엄마들이 돌아가면서 30세대에 안부 전화를 하고 밑반찬도 만들어 찾아간다."

한 가정의 전기료와 관리비를 아끼려는 노력은 아파트 주민들이 함께하면서 더 큰 성과를 거뒀고 마을 공동체도 살아났다. 여기에 그친 게 아니다.

"전기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무엇으로 만드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체르노빌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까지, 원자력발전은 단순하게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 밀양 송전탑 문제도 잊지 말아야 한다. 결론은 이거다. 우리 세대에서 탈원전을 시작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 수 없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태양광 설치했더니...2년간 전기세 2억 4,285만원 절감

▲ 허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베란다에 100wh급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했다. 이후부턴 냉장고 2대가 돌아가는데, 계량기는 멈췄다. 전기세가 반값이 됐다. ⓒ 정대희

전기세를 덜 내고 관리비를 줄이는 꿀팁. 비결은 베란다에, 옥상에 태양광 집열판을 다는데 있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에코마일리지'를 쌓아 관리비를 되돌려 받는 것도 방법이다. 허씨가 사는 서울시 신대방동의 아파트는 2년간 에너지를 절약해 2억 2542만원의 전기세를 줄였다. 6개월간 에너지를 생산해 1,743만원의 효과까지 더하면 2억 4,285만원을 전기세를 절감한 거다.

서울에는 이렇게 에너지자립을 꿈꾸는 마을이 35개가 있다. 올해는 20개가 더 늘어나 55개가 된다. 원전 하나를 줄이는데 4년이 걸렸다. 또 다시 시작한 원전 하나 줄이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에너지자립마을이 되는 방법은?

▲ 서울 전역에는 35개의 에너지자립마을이 있다. 2014년 기준 15개 마을이 절감한 전력사용량은 67694kWh이다. 현재 20개마을이 더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250,000kWh 정도로 추정된다. ⓒ 정대희

에너지자립마을 되기 어렵지 않다. 단독주택뿐만 아니라 아파트도 가능하다. 허씨가 사는 아파트도 지난 2014년 서울시 공동주택형 에너지자립마을로 선정됐다. 50가구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방법은 지원서 양식을 다운받아 작성하면 된다. 서류 작성이 막막하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작부터 서울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http://www.seoulmaeul.org/) 에 문의하면 된다.

에너지자립마을이 전기를 아끼고 생산하는 과정은 이렇다. 1단계는 에너지절약, 2단계 에너지이용 효율화, 3단계 신재생에너지 생산이다. 허씨는 이런 과정을 거쳐 1년간 약 100만원 가량의 절감효과를 봤다. 2014년 기준 15개 마을이 절감한 전력사용량은 67694kWh이다. 현재 20개마을이 더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250,000kWh 정도로 추정된다.

마을특성에 맞게 에너지컨설팅도 해준다. 성대골마을은 '우리동네 집수리 둘레', '에너지탐방길 운영'을. 십자성마을은 '에너지체험 교육장 및 홍보관 운영', '태양광발전기 설치'로 에너지자립을 이룬 곳이다. 서울시는 올해까지 에너지자립마을을 55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에너지자립마을에 마음이 있다면, 내년 2~3월에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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