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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인 리포트

태양의 도시, 서울 만들기

지붕에 투자하는 사람들, 왜?
[태양의 도시, 서울 만들기] 햇빛발전소로 바뀐 동네 공간

16.02.04 16:16 | 정대희 기자쪽지보내기

서울에는 매일 수천, 수만 개의 태양이 뜹니다. 눈에 띄게 늘어난 태양광 발전소. 또 조명을 바꿨을 뿐인데, 매달 천만 원씩 버는 지하주차장도 있고, 문풍지를 붙였는데, 화석연료가 팍~ 줄었습니다. 친환경에너지 생산과 절전, 이런 작은 노력이 '원전 한 개'를 줄였습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은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사)에너지나눔과평화와 함께 공동기획을 진행합니다. 베란다 태양광 설치 캠페인도 병행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 서울시 암사아리수정부센터에 설치된 나눔발전소1호는 강동구 18만 508세대(1월 기준)의 14%(2만 6378세대)가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 ⓒ (사)에너지나눔과평화 신종석

아주 특별한 지붕이 있다. 생김새는 다르나 쓰임새는 똑같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냉난방기,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제품을 움직이는 에너지 생산용 지붕이다. 태양의 도시를 꿈꾸는 사람들이 주목한 지붕이다.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이제부터 지붕에 투자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개한다.

지붕서 생산된 전기, 1년간 5,892가구 공급
▲ 구로디지털단지역에 가면, 아주 특별한 지붕이 있다. 이곳에 2년간 전깃줄을 타고 한국전력공사에 보내진 전력은 한달간 882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이다. ⓒ 정대희

멀리서 보니 구로디지털단지역 지붕이 반짝였다. 햇빛이 지하철역 건물 꼭대기를 비추자 눈이 부시다. 하늘색 지붕 뒤로는 회색빛 도시가 펼쳐졌다. 맞은 편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손가락으로 반짝이는 물체를 세어봤다. 하나, 둘, 셋...아홉, 열. 태양열 집광판의 숫자다.

지난달 28일 특별한 지붕을 찾았다. (사)에너지나눔과평화가 만드는 나눔발전소다. 쓸모없던 공간이 이들의 손을 닿으면 쓸 만한 장소로 변했다.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일이다. 서울시가 빌려준 구로디지털단지역 지붕에서 2년간 전깃줄을 타고 270MWh가 한국전력공사로 보내졌다. 882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이다. 2014년 서울시 가구당 월평균 전기사용량(306kWh)을 감안했을 때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전깃줄을 따라 서쪽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서울시 강동구 아리수로 131번지. 암사 아리수 정수센터다. 출입구 옆 초소에 오르자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거대한 지붕이 펼쳐졌다. 크기를 가늠하려고 스마트폰에 다운받은 지도 앱을 열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7만 6800㎡면적에 빗금이 그어져 있다. 정수시설과 태양광집광판 1만 9700장(5MW 규모)이 연출한 모양이 빗살무늬 토기를 닮았다. 서울시와 OCI(주), (사)에너지나눔과평화가 공동으로 건설한 수도권 최대 태양광발전소다.

그렇다면, 축구장(7140㎡) 10배 크기서 생산한 전기는 얼마나 될까. (사)에너지나눔과평화가 관리하는 태양광 집광판(2.5MW 규모) 면적만 따지면, 4년간 약 8,072MWh다. 나눔발전소 1호가 위치한 강동구 18만 508세대(1월 기준)의 14%(2만 6378세대)가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이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나눔발전기를 합하면 숫자는 더 커진다. 서울과 충북, 전남, 경북에 걸쳐 총 11기(4.4MW 규모)가 있다. 계산기를 두드렸다. 7년간 총 2만 1209MW로 1년간 5,892가구에 전기를 공급한 셈이다. 다시 계산기를 두드린다. 이산화탄소로 따지면 9948톤을 저감하고 35만 8,0920그루의 소나무를 심은 효과다.

햇빛발전, 에너지빈곤층 눈물 닦아주는 착한 에너지

▲ 서울시 암사동에 위치한 나눔발전소 1호 ⓒ 정대희

태양광발전소는 에너지빈곤층에게는 '삶의 빛'이다. 지붕에서 전깃줄로 바뀌면서 수익이 발생했다. (사)에너지나눔과평화가 전기를 팔아 얻은 수익금으로 마련한 에너지복지기금이다. 전기세가 밀려 한낮에도 어두컴컴한 방에서 지내는 이들의 집에 불이 켜졌다. 도시가스비가 밀려 한겨울 냉골 방에서 생활하는 취약계층도 불을 지피게 됐다. 박성문 (사)에너지나눔과평화 정책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에너지빈곤층이 사용하는 가전제품은 대게 저효율이다. 싼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전기요금이 많이 나온다. 에너지빈곤층일수록 에너지 소비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세탁기랑 냉장고만 1등급으로 바뀌어도 궁핍한 생활에 보탬이 된다."   

8억 6,929만원.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모인 에너지복지기금이다. 바다 건너 몽골과 베트남에까지 빛이 뻗어 총 2309가구, 5개 시설 및 2개 마을, 2개 국가가 혜택을 입었다.

호주머니를 털어 이룬 성과다. 햇빛발전소의 손익분기점은 7~8년이다. 원금상환까지 감안하면, 까마득하다. 빚이 된 빛 장사를 선택한 이유가 뭘까? 박 국장의 말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핵발전소 문제와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든 단체다. 비록 손해가 있을지언정 본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영리를 추구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나 올바른 사회 환원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다."

밀양 송전탑 싸움을 벌이는 할머니들, 누군가의 눈물을 타고 흐르는 전기와 다르다. 태양광발전이 주목받는 이유다. 기후변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소와 위험한 방사능폐기물을 쏟아내는 핵발전소. 얻는 만큼 잃는 에너지다.

수익배분까지...태양광발전 시민펀드가 특별한 이유

▲ 서울시가 시민펀드를 모아 건설한 태양광발전소. 사진은 강동구(고덕)에 위치한 서울햇빛발전소 모습 ⓒ 서울시

서울시가 직접 아주 특별한 지붕을 만들었다. 쓸모없는 공간을 빌려주는데 그치지 않고 쓸만한 장소로 바꾸는데 앞장섰다. 지난해 8월, 서울시는 태양광발전 시민펀드를 개설해 82억 500만 원을 모아 서울햇빛발전소 건설했다. 전국 최초의 일이다.

지하철 차량기지가 햇빛발전소로 변했다. 서울시 도봉구, 고양시 지축과 개화를 합해 약 4.2MW 규모다. 나눔발전소 1호인 암사 태양광 발전소(5MW 규모)와 맞먹는 수치다.

성적은 어떨까? 지난해 12월 말까지 지하철 차량기지 4곳서 총 2072MWh의 전기를 생산했다. 2014년 서울시 가구당 월평균 전기사용량(306kWh)을 감안하면, 6,771가구가 한 달 사용할 수 있는 량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남동발전, 한국지역난방공사에 전기를 판매해 5억 500만원의 수익도 올렸다. 김수정 서울시 녹색에너지과 주무관의 말이다.

"시민펀드 모금기간이 길어져 햇빛발전소 건설이 늦어졌다. 날씨의 영향으로 일조량도 예상보다 낮았으나 지난달 4일 첫 수익금을 배분했다. 수익률은 1.7%로 1000만원을 투자한 시민이라면, 세전을 포함해 이것저것 다 때고 약 16만원 정도를 받았다."

"핵발전 대안 아니다", 태양의 도시 꿈꾸는 사람들

▲ 태양과바람에너지는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동네 버려진 공간에 햇빛발전을 건설한다.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주민들도 지붕에 주목했다. 태양과 바람 에너지 협동조합은 지난 2014년 3월 서울시 은평구 수색동 414-1번지 은평공영차고지 옥상에 태양광 집열판(50kWh규모)을 설치했다. 태양과바람 1호기가 햇빛을 처음 전기에너지로 생산한 날이다.

동네 버려진 공간이 햇빛발전소로 변했다. 태양과바람 1호기는 일일 평균 195.2kWh의 전기를 생산하고 월평균 약 69만원의 판매수익을 올리고 있다. 똑같은 규모(50kW)로 설치된 태양과바람 2호도 하루 평균 190.3kWh의 전기를 생산해 63만원 상당의 판매 수익을 벌어들였다. 조만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난지재생물센터 옥상에는 태양과바람 3호(100kW 규모)가 들어설 예정이다.

주민들이 작은 햇빛발전소를 선택한 이유가 뭘까.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의 창립선언문에는 이렇게 써있다.

"한반도 곳곳에서 크고 작은 핵발전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고 이는 후쿠시마와 같은 치명적인 사고의 가능성이 대한민국에도 상존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핵발전소와 핵폐기장, 그리고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심각한 갈등은 안면도, 굴업도, 부안, 삼척, 영덕, 밀양 등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핵에너지는 결코 안전하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중략)

우리는 핵발전이 결코 에너지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핵으로부터 벗어나는 '탈핵'만이 대안이라고 확신합니다. '아톰의 시대'가 저물고 '태양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우리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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