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6m 준설한 강에서, 꼬마물떼새알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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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 금강에 산다

한겨울에 '녹조 얼음'... 금강서 목격한 희한한 광경
[김종술, 금강에 산다] 20년 만에 얼음... "물이 정체한 탓"

16.02.02 07:56 | 글:김종술쪽지보내기|편집:박정훈쪽지보내기

▲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200m 지점이 녹아내리면서 녹색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하다. ⓒ 김종술

이제부터 금강에서 발견한 황당한 모습을 이야기하려 한다. 금강 물고기 떼죽음과 녹조 라떼, 공산성 붕괴, 큰빗이끼벌레에 이어 거의 매일 금강으로 출근하는 내가 처음으로 본 것이다.   

얼음 위에 녹색 페인트?

▲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200m 지점 구멍이 뚫린 얼음판 밑에 녹조가 피어있다. ⓒ 김종술

20년 만에 얼어붙은 금강.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금강 3개보가 통째로 얼었다. 세종시 합강리부터 서천하굿둑까지 100km의 물길이 짱짱하게 한 몸뚱이가 되었다. 그 강변을 지난 29일 혼자 걷고 또 걸었다. 녹조도 피지 않고, 큰빗이끼벌레도 잠시 휴면상태로 들어간 겨울이어서 딱히 취재할 것은 없었지만, 4대강 사업 이후 금강 강변을 걷는 것은 나의 오래된 버릇이 됐기 때문이다.

한참을 걷다가 얼음 속의 녹색 띠를 보았다. 누군가 얼음판에 페인트를 뿌려놓았나? 그게 아니었다. 겨울철에 피는 녹조. 이건 환경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희귀종이다. 확인이 필요했다. 이걸 그냥 기사로 쓴다면 사기극이라고 손가락질받을 수 있다. 얼음장을 깨서 밑바닥을 봤다. 녹조 덩어리가 여기저기 뭉쳐 있었다.

한파가 몰아닥친 강에 여름철에나 창궐하는 녹조가 피어오른 것을 처음 봤다. 녹조란 수생태계에서 조류가 발생하여 생기는 현상으로 물속의 광합성을 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다. 기온이 20~30도로 상승하는 여름에나 발생하는 데, 흐르는 강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현상이다. 물빛이 진한 녹색을 띠게 하는 남조류가 녹조 현상의 원인인데, 여기에는 마이크로시스티스라는 독소 물질도 들어있다.

여기서 잠깐 한 마디 덧붙이자면, 4대강 사업 이후 창궐하는 녹조에 대해 정부는 물의 정체 현상이 아니라 "수온 탓"이라고 말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본 '녹조 얼음'은 정부가 그간 해왔던 말을 뭉개버렸다. 공주보 좌안 상류 300m 지점 수상공연장 부근 얼음판에 번지는 녹조는, 지난해 가라앉았던 조류가 수온 상승(한파 후 날씨가 풀렸을 때)으로 잠시 떠오르면서 얼음판을 물들인 것으로 보인다. 

녹조는 겨울철에도 살아있다

▲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200m 지점이 녹아내리면서 녹색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하다. ⓒ 김종술

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공동회장)는 "녹조는 바닥에 가라앉으면서 죽기도 하지만 기온이 떨어져도 물속에 존재한다"면서 "나무처럼 활동을 중단하고 봄이 되면 웅덩이처럼 따뜻한 곳에서 무성하게 자란다"고 말했다.

이번에 녹조 얼음이 발견된 수상공연장은 늦가을까지 큰빗이끼벌레와 녹조로 몸살을 앓았던 곳이다. 수자원공사는 지난여름, 이곳에 조류 제거제와 황토를 대량 살포했다. 

▲ 지난 6월 수자원공사가 공주보 상류 300m 지점 수상공연장 인근에 조류제거제와 황토를 뿌리고 있다. ⓒ 김종술

하지만 정 교수는 "녹조와 적조에 황토를 뿌리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면서 "그때에는 잠시 가라앉겠지만 이는 녹조 씨앗을 바닥에 떨구는 행위와 같기에 일본이나 외국에서는 황토 살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강이 얼어붙은 까닭

▲ 충남 부여군 백제보 상류도 꽁꽁 얼어붙었다. 금강을 찾은 겨울 철새가 구멍이 뚫린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 김종술

금강의 얼음도 특이하다. 기상청은 1982년부터 금강 결빙을 관측하고 있다. 결빙 관측지점으로는 세종시 불티교 교각 2~3번 하류 100m 지점을 지정했다. 기상청 관측대로라면 6년 만의 결빙이다.

하지만 한 지역주민은 "20여년 전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면서 전역이 얼어붙은 이후 처음"이라면서 "잠깐 얼 때도 있지만 3~4일 지나면 풀렸다. 지금은 계속 얼어있다"고 했다.

정 교수도 "금강은 날이 추워서가 아니라 물이 정체되어서 얼어있는 것"이라면서 "물은 움직임이 있으면 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듣고 잠시 찬바람이 살을 에는 언 강에 올라탔다. 얼음이 얼기 직전에 환경부 수생태 오염지표종인 4등급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까지 발견한 곳(관련기사: 피부병 원인 '깔따구', 금강에 득실득실)이다. 발아래에 있는 녹조 얼음을 크게 썰어서 아이스박스에 넣은 뒤 MB에게 택배라도 보내고 싶다. 지난여름에 찍은 이 한 장의 사진과 함께.

▲ 지난해 6월 오마이리버 금강탐사때 찍은 녹조.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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