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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과 박근혜, '징그럽게' 닮았다
[이슈 사이다] '공포권력'으로 시민 때려잡기, 복제되는 '독재 DNA'

15.11.29 20:03 | 정대희 기자쪽지보내기



그들은 너무 닮았다. 사정없이 직구로 뒤통수를 내리찍는 정교한 디테일. 공권력으로 시민을 때려잡는 기술도 '징그럽게' 닮았다. 민심이 부글부글 끊어오를 때에는 적반하장, '마타도어'도 사용한다. 이렇게 독재의 DNA는 대를 이어 복제됐다.        

[직격탄과 직사] 공권력? 공포권력!

▲ 1987년 6월 학생 이한열이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사망했다. 그로부터 28년이 흐른 2015년 11월 14일 농민 백남기 어르신이 물대포 직사에 맞아 혼수상태가 됐다. 전두환 정권이 쏜 직격탄과 박근혜 정권이 쏜 물대포 직사는 똑같다. ⓒ 오마이뉴스

1987년 6월. 이한열 학생이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사망했다. 전두환 정권이 쏜 직격탄이었다. 그로부터 28년이 흐른 지난 11월 14일 농민 백남기씨가 물대포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졌다. 박근혜 정권이 쏜 '직사' 때문이다. 신유신 독재시대, 최루탄이 물대포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부는 포물선으로 쏴야 한다는 곡사 규정을 무시했다. 최루탄과 물대포 직사는 헌법에도 명시된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를 향해 내던진 공권력의 서슬 퍼런 공포직구다. 이렇게 공권력이 폭력적으로 변하면 공포권력이다. 법의 통제가 아니라 권력의 통제를 받는 공권력은 '공포권력'이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국회에서 말했다. 백남기씨를 혼수상태로 빠뜨린 건 물대포가 아니라 옆에서 그를 부축한 구조자였다고. 세치 혀로 하늘을 가리려는 수작이다. 한 시민이 그날 현장에서 찍은 동영상 속의 또 다른 시민은 물대포의 가공할 위력을 충격적으로 보여줬다. 경찰버스 앞에 서 있던 한 남성은 물대포를 맞고 '붕'하고 날아갔다. 콘크리트 땅바닥에 추락했다. 물대포 직사는 살상무기였다.

[마타도어] '폭도' '엄중 대처'... 기자에게도 물대포

▲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네거리 부근에서 민중총궐기 대회를 생방송중이던 <오마이뉴스> 방송팀 박정호 기자를 향해 경찰 물대포가 캡사이신 섞인 물대포를 얼굴을 향해 발사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는 극심한 호흡곤란과 고통을 받았고, 방송은 중단되었다. ⓒ RT방송 화면 캡쳐

근거 없는 사실이 조작돼 상대편을 중상모략하거나 내부를 교란시키는 흑색선전 행위, 마타도어(Matodor)가 횡행한다. '공포권력'은 마타도어에 능숙하다. 가령 이런 것이다.

"불법집회 강행 땐 엄단. 내무-법무 합동 담화 6.10 규탄은 헌정파괴 저의"

위의 인용문은 <조선> 1면 톱 기사의 제목이다. 이한열 열사가 사망한 다음날인 1987년 6월 10일 치 기사다.

"쇠파이프, 횃불, 경찰버스 폭파시도... 공권력을 조롱하다"

이건 2015년 민중총궐기 대회 다음날은 11월16일 <조선> 2면 톱 기사 제목이다.

너무 닮지 않았나? 그때나 지금이나 보수언론의 논조는 변하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보수언론들은 건재하다. 1980년 당시 전두환 신군부는 '사이비, 공갈 언론 척결'이라는 명분으로 보안사령부 안에 정보처를 신설해서 언론을 통제했다. '전두환의 K공작'. 정권 나팔수들을 키우고, 감시견 역할을 하는 워치독(WATCH DOG)을 죽이는 것이다.

지난 17일 <오마이뉴스>는 경찰의 물대포 직사에 소속 기자가 부상을 입고 생중계가 중단되는 등 취재 자유를 침해한 것에 항의, 강신명 경찰청장에 공개사과와 재발대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답변이 없다. '마타도어'는 뻔뻔하다.

[독재 DNA] 막나가는 박근혜 대통령... IS라니!

▲ 박근혜 대통령이 복면시위대를 이슬람국가(IS)에 비유했다. 네덜란드 시민이자 백남기 어르신의 사돈인 해롤드 모넌(63)과 리타 모넌(63)은 “박 대통령 IS 비유 발언, 유럽선 탄핵감”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서울지국장도 “한국 대통령이 자국 시위대를 IS에 비교했다. 이건 정말이다(South Korea's president compares local protestors in masks to ISIS. Really)”라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 마이BH 텔레비전 화면 캡쳐

정권도 그렇다. 1987년 전두환은 민정당 전당대회 및 대통령후보지명대회에 참석해 "어떤 명분에서도 정치권 밖에서 폭력으로 혼란을 조성하는 일은 평화적 정부교체를 방해하는 행위로서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28년 뒤로 시계 바늘을 돌리면 민중총궐기 대회 이튿날(15일) 법무장관은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에서 긴급 담화문을 발표했다. '불법 폭력 시위'에 엄정대응 하겠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지난 21일 민주노총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불법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두에 섰다. 그는 "IS도 그렇게 하지 않느냐"라면서 복면시위대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에 비유했다. 다음날 국회에 복면금지법도 발의됐다.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대표 발의자다.

국내에선 복면금지법이 논란이 된 반면, 해외에선 박 대통령이 자국민 시위대를 IS에 비유한 것을 두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네덜란드 시민으로 농민 백남기씨의 사돈인 해롤드 모넌(63)과 리타 모넌(63)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 IS 비유 발언, 유럽선 탄핵감"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서울지국장도 "한국 대통령이 자국 시위대를 IS에 비교했다, 이건 정말이다(South Korea's president compares local protestors in masks to ISIS. Really)"라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우리나라가 세계의 걱정거리가 됐다.

[그래도 살아있다] 백남기씨의 딸, 민주화의 눈물

▲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시위에서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백남기 농민의 막내딸이 해외에서 페이스북글을 올리며 함께 올린 백남기씨와 손자의 사진. ⓒ 백민주화

이한열 열사의 주검은 6월 항쟁으로 번졌고 민주화의 물길을 텄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백남기씨를 걱정하던 딸 백민주화씨. 그는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아빠는 세상의 영웅이고픈 사람이 아니야.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지. 근데 아빠... 왜 저렇게 다쳐서 차갑게 누워있어? 아빠 이제 진짜 영웅이 될 때야. 지오랑 장구치며 춤추고 잡기놀이 하던 우리 가족의 영웅. 눈 번쩍 떠서 다시 제자리로 꼭 돌아와줘. 꼭. 사랑하고 많이 보고 싶어."

또 지난 18일에는 한국으로 온다며, 이렇게도 썼다.

"아빠. 이제 이틀 남았어... 지오한테 할아버지 일어나세요! 이거 열 번 연습시켰는데 완전 잘해... 도착하자마자 달려갈게. 거칠지만 따뜻한 손 하나는 딸이, 하나는 손자가 꼬옥 잡아줄게. 춥고 많이 아팠지? 아빠 심장에 기대서 무섭고 차가운 기계들 말고 우리 체온 전달해 줄게. 오늘도 하루도 평온하길... 사랑해요"

아빠는 아직도 혼수상태다. 12월 5일, 그는 아빠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그곳에 갈 수 있을까? '복면 무도회'가 열린다는 그 자리에. 최루탄 전두환이 낯빛을 살짝 바꾼 물대포 박근혜 정권의 그 거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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