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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유권자 10명 중 3명 '원전 반대' 확인했다
주민투표추진위 "정부·한수원이 정당한 투표 방해"

15.11.13 09:58 | 조정훈 기자쪽지보내기

▲ 영덕 원전 건설 찬반을 묻는 군민들의 투표와 개표가 끝난 후 투표추진위 관계자들은 '영덕 주민들의 투표 성공은 군민의 승리'라고 말했다. ⓒ 조정훈

경북 영덕에서 실시된 신규원전 건설 찬반에 대한 주민투표에서 대다수의 주민들은 원전을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총 투표자 수가 영덕군 전체 유권자 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실시된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에서 주민들의 91.7%가 원전 건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찬성은 7.7%에 그쳤고 무효표는 0.6%에 불과했다.

12일 오후 투표를 마치고 봉인된 투표함은 오후 9시 14분경 달산면 1투표소 투표함을 시작으로 9개 읍·면 20개 투표함이 개표장소인 영덕농협 2층 회의실에 속속 도착해 개봉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최종 투표율이 나오지 않아 투표 인원을 확인한 이후인 오후 11시 40분부터 개표를 시작했다.

최종 투표 인원은 투표관리위가 집계한 투표인명부 1만8581명 중 1만1209명으로 60.3%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는 당초 선거인명부의 유권자 수 1만2008명에서 6573명이 신규 투표인명부에 등록하고 투표한 결과다.

이날 투표는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공식 유권자 수 3만4432명의 32.53%로 주민투표법에 의해 투표의 효력이 발생하는 3분의 1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투표 반대활동이 상당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투표율이다.

▲ 영덕원전 찬반 주민투표 투표함이 12일 오후 11시 45분 개봉되면서 개표에 들어갔다. ⓒ 조정훈

▲ 영덕원전 찬반 주민투표 투표함이 12일 오후 11시 45분 개봉되자 개표원들이 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조정훈

투표함 개봉에 앞서 노진철 주민투표추진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행정자치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직권을 남용하여 주민의 정당한 투표를 방해하는 반민주적인 행태를 자행한 것은 심히 유감스런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 위원장은 이어 "영덕군수가 근거 없이 주민투표에 대해 불법 운운한 것은 영덕의 행정을 책임진 수장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하고 "한수원 직원들을 각 투표소에 배치하여 조직적으로 투표참여를 방해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한수원의 조직적인 방해 행위로 카메라나 차량용 블랙박스를 이용해 무단으로 채증하거나 투표소 앞에서 고의적으로 투표사무원과의 소란을 유발해 주민들의 투표참여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노 위원장은 투표의 공정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복 투표 등 공정한 투표를 저해할 수 있는 사전투표를 허용하지 않고 주소지에 따라 지정된 투표소에서의 투표만 허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투표인명부와 현장에서 신규로 등록하고 투표한 주민들의 통계가 다른 이유에 대해 노 위원장은 "주민투표추진위가 영덕군에 주민투표를 요청했지만 영덕군수가 국가사무라는 이유를 들어 선거인명부 제공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선거인명부 제공을 거부한 상황에서 주민투표관리위가 확인할 수 있는 투표인명부는 범군민연대로부터 인수 받은 주민투표동의 서명자 인명부와 현장에서 신규 등록된 투표인명부가 유일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투표관리위는 1만4000여 명의 서명자 중 중복되거나 주소확인이 불명확한 경우를 제외했다고 밝혔다.

박혜령 영덕핵발전소 범군민연대 대외협력위원장은 "해야 된다는 생각만으로 시작했다"며 "투표준비를 하다 보니 현실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주민들이 도움을 주어 1만2000여 명 이상으로 인명부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이 굉장히 어렵게 참여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주민투표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수백 명의 연대자와 주민들이 함께 해주었기 때문에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영덕원전 찬반투표가 끝난 12일 옿 영덕농협 2층에 마련된 개표소에 투표함이 도착하고 있다. ⓒ 조정훈

14일 오전 2시 30분쯤 개표를 끝내고 결과를 발표한 투표추진위는 "이희진 영덕군수와 강석호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부 여당은 이번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에서 확인된 영덕군민들의 민심을 에너지정책에 반영시켜 민주주의 기본 정신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행 주민투표법에는 전체 유권자 중 3분의 1 이상의 주민들이 투표에 참여할 경우에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논란이 예상된다. 영덕원전 찬성단체들은 자신들이 투표 종료 후 자체 집계한 총 투표 참여자 수가 전체 유권자의 3분 의1에 미치지 못해 주민투표법에 규정한 투표율에 미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청년회를 통해 각 투표소마다 3명씩 배치해 계수한 결과 투표 참가 인원은 총 9401명으로 영덕 유권자 수 대비 27.3%에 그쳤다"며 투표함을 개봉하지 말고 밀봉해 보존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13일 오전 세종창사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영덕의 주민투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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