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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이 투표소 들어가는 사람 '도촬'
[현장] 영덕 주민투표 관리위원회 "한수원 방해공작에 투표 부자유"

15.11.12 18:23 | 김종술 기자쪽지보내기

▲ 차량 조수석 뒷문에 0안 양면테이프를 이용하여 블랙박스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 김종술

경북 영덕군에서 원전건설 찬반주민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투표소 인근에서 한수원 측이 투표소로 들어가는 주민들을 블랙박스를 이용하여 촬영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12일 오전 11시 축산면 제2 투표소 축산항 투표소 50m 부근에 새벽부터 세워진 렌트카(허1055, 하3279) 두 대의 차량에서 CCTV를 찍는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선팅이 된 차량 조수석 뒷좌석 쪽문에는 거치대가 설치되고 초소형 블랙박스가 매달린 모습이 확인됐다. 운전석 앞에는 빈 도시락이 놓여 있었다.

투표소 관리원들이 차량으로 몰려들었다. 차량에 타고 있던 젊은이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고 경찰까지 출동하면서 소란이 커졌다. 경찰은 차량 운전자와 대화를 나눈 이후 "한수원 차장이 오기로 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관리자들을 설득했다.

▲ 경북 영덕군 축산면 제2 투표소 축산항 투표소 50m 부근에 새벽부터 세워진 렌트카(허1055, 하3279) 두 대의 차량에서 화살표 CCTV를 찍는 현장이 포착됐다. ⓒ 김종술

▲ 경찰이 천주교정의사구현사제단 공동대표인 문규현 신부의 이름을 수첩에 적는 모습이 주민에게 들키면서 문 신부가 이름을 지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 김종술

"경찰과 한수원이 한통속이 아니냐?"

큰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김영희 탈핵 법률가 모임 해바라기 변호사는 "블랙박스 각도로 보아 어디까지 촬영이 이루어졌는지 모르는 만큼 증거를 인멸하기 전에 영상 확보가 되어야 한다"며 항의를 했다.

한 경찰관은 "블랙박스가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무작위로 촬영한 것은 확인했다"며 "성범죄나 성폭력 등 범죄로 보이는 채증은 증거물 압수를 하겠지만 범죄라고 함부로 말하기 어려운 상태이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확인한 블랙박스는 운전자가 다시 가져갔다.

검은색 카니발이 도착하니 기자들이 뒤따르고 다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블랙박스가 설치된 차량에 타고 있던 건장한 운전자가 그제야 밖으로 나왔다. 운전자는 경찰관에게 "변호사에게 물었는데 우리를 막을 권리가 없다고 합니다. 막으면 고발을 하겠습니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그는 이어 "우리가 무슨 죄로 있어야 하나요?"라며 쏘아붙였다.

다시 소란이 일고, 기자들의 카메라가 몰렸다. 그러나 운전자가 촬영을 거부하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는 "사진을 함부로 찍었으니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기자의 명함을 받고 나서야 문제의 차량 한 대를 타고 빠져나갔다. 기자들의 눈이 쏠리면서 한수원 차장의 차량도 조용히 빠져나갔다.

상황이 수습된 듯 보였지만, 경찰이 천주교정의사구현사제단 공동대표인 문규현 신부의 이름을 수첩에 적는 모습도 포착됐다. 수첩에 적힌 이름을 지우라는 항의가 다시 일었다. 경찰은 "다른 뜻은 없으며 유명한 신부님이라 적은 것이다"고 사과하면서 마무리되었다. 

핵발전소유치찬반주민투표관리위원회는 "어제부터 한수원 직원들이 투표소마다 배치되어 투표소에 출입하는 주민의 숫자를 헤아리고 있었다. 11일부터 오일시장, 병곡면, 축산면, 영해면 등등에서 어제부터 도촬 문제로 투표소 관리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며 "어제부터 시작된 한수원 방해공작에 투표가 자유롭지 않다"고 한수원을 비난했다. 

한수원 영덕사무소 홍보부 담당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제도 다른 곳에서 기사가 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도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블랙박스로 찍으라는 지시는 없었다. 투표가 어느 정도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일부 모니터링은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현장 사항은 잘 모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 편집ㅣ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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