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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대게를 부탁해요!

영덕원전 찬반주민투표 참여 늘어, 4시 41.9% 투표
원전 추진위 '박근혜 대통령 성공 위해 불법투표 하지 말자'는 현수막 내걸어

15.11.11 17:50 | 조정훈 기자쪽지보내기

▲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오일시장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주민들이 원전유치 찬반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 조정훈

영덕원전 찬반주민투표가 실시되고 있는 경북 영덕군은 11일 오전부터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주민들은 투표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현수막이 마을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9개 읍면 20개 투표소에서 실시되고 있는 투표는 오후 4시 현재 6469명이 투표해 41.9%의 투표율을 보였다. 당초 투표인명부 수는 1만2008명이었으나 투표소 현장에서 신규로 투표인명부에 등록하고 투표에 참여한 주민 3438명이 늘어 이때까지의 투표인명부 수는 1만5446명으로 늘었다.

영덕대게로 유명한 강구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원전 찬반 주민투표를 알리는 현수막과 투표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교량 난간을 뒤덮고 있었다. 투표를 알리는 현수막에 비해 원전건설을 찬성하는 현수막이 훨씬 더 많았다.

강구대교 입구에는 '영덕 일자리, 한수원과 건설 협력사가 함께 만들어 내겠습니다', '세계적인 에너지 중심도시의 시작, 협력업체들이 함께 하겠습니다'는 등의 건설회사 현수막은 물론 한수원의 현수막이 많았다. 하지만 영덕핵발전소 찬반주민투표추진위(원전 반대 측)의 현수막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 영덕원전 찬반 주민투표를 독려하는 현수막이 영덕읍 오십천 강가에 붙어 있다. ⓒ 조정훈

▲ 영덕원전유치 찬반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경북 영덕군에 붙어 있느 현수막. 박근헤 정부의 성공을 위해 주민투표에 참석하지 말자는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 조정훈

강구우체국 앞에 설치된 투표소에 투표를 하기 위해 나온 한 주민은 "원전이 들어서면 이곳에 대게를 먹으러 오는 손님이 있겠느냐"며 "우리가 살기 위해서 반대표를 던지러 나왔다"고 말했다.

투표참관인으로 나와 있는 이상현 천주교 안동교구 강구성당 사목회장은 "오늘 오전에만 한수원 직원들과 5번 싸웠다"며 "투표소 입구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투표하러 온 사람들에게 투표를 하지 못하도록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사목회장은 "어제 저녁에는 투표소 옆에 천막을 치고 방해를 했다"며 "투표소를 집회장소로 신고했기 때문에 결국 철거했지만 오늘 오전부터 투표소 인근에서 투표방해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덕읍 오일시장에 마련된 투표소 입구에는 한수원 직원들이 나와 투표소 주위를 돌며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은 왜 지켜보느냐는 질문에 "왜 대답을 해야 하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투표소 주변에는 투표가 진행되는 중에도 투표를 방해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모습도 보였다. 어디서 나왔느냐는 질문에 현수막을 설치하던 이들은 황급히 차를 타고 사라졌다. 영덕핵발전소 찬반주민투표추진위는 "한수원 소속 직원들이 투표소 인근에 집회신고를 내어 투표소를 감시하고 '불법투표'라며 현수막을 새로 거는 등 투표를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오십천에 걸려있는 에드벌룬에 '가짜투표 불참하자'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조정훈

▲ 11일 오전 영덕읍에 이희진 영덕군수의 원전 찬성 기사가 실린 지역신문과 투표 불참을 촉구하는 유인물이 집중적으로 뿌려졌다. ⓒ 조정훈

원전에 찬성하는 현수막에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투표에 참여하지 말자는 내용의 현수막이 많이 걸렸다. 영덕군이장협의회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불법투표 하지 말자'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천지원전추진대책위는 '박근혜 대통령 비난하는 도의원, 불순한 외부세력은 영덕을 떠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영덕군발전위원회는 '영덕원전건설 반대투표, 박근혜 정부 심판 웬 말인가'란 현수막을 설치했고 영덕읍을 흐르는 오십천에는 '가짜투표 불참하자'는 내용의 대형 애드벌룬이 떠 있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희진 영덕군수의 '천지 원전 건설 찬성한다'는 인터뷰 기사가 실린 지역 신문과 '불법 주민투표 결사반대' 전단지가 함께 살포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전단지에는 주민투표추진위를 '좌파 진보 불순세력'으로 규정하고 "원전건설은 박근혜 정부의 국책사업"이라며 주민투표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을 실었다. 주민투표를 불법을 넘어 사상논쟁으로 쟁점화시키려는 흔적이 역력했다.

하지만 오일시장에 투표하러 나온 이아무개(79)씨는 "원전이 들어오면 영덕이 발전한다거나 원전이 깨끗한 에너지라는 말은 모두 거짓말"이라며 "영덕 발전을 위해 이웃들과 함께 투표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영덕군에 뿌려진 전단지의 내용에 대해 "워낙 이런 전단지가 많이 뿌려져 우리는 이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 한수원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영덕원전 찬반투표에 불참할 것을 요구하는 차량이 영덕읍 주변을 돌고 있다. ⓒ 조정훈

이원용 찬반투표 추진위 상황실장은 "오전에 한수원 직원 일부가 달산면의 한 마을회관에 찾아와 투표하러 가지 말라고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투표를 방해하려는 시도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영덕군청에서 만난 이희진 영덕군수는 "나는 투표를 불법이라고 한 적은 없다"며 "영덕 발전을 위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자리를 떴다.

한편 영덕주민들의 투표는 12일 오후 8시까지 이어지며 투표 결과는 이날 밤 12시쯤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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