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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눈물 흘리며 곱씹었던 약속 기억합니다
[10만인클럽 '만인보' 캠페인④] 안호덕 기자가 호소합니다

15.11.17 10:38 | 안호덕 기자쪽지보내기

'만인보(萬人步)'. 한 명의 만 걸음보다 만 명의 한 걸음이 당당합니다. 만인은 권력과 자본 앞에 할 말 하는 언론의 버팀목입니다. 만인은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를 만드는 어깨동무이자, 찬우물처럼 깨어있는 시민의 뉴스 공동체입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오마이뉴스>를 매월 자발적으로 유료 구독하 10만인클럽의 만 번째 주인공이 되어 주십시오. [편집자말]
▲ 지난 2012년 12월 19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이 유력하자 여의도 당사를 방문한 뒤 광화문으로 떠나기 전 인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아빠가 기자야? 물건 파는 사람이라며. 그런데 왜 기자님이라고 불러?"

핸드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먼저 받은 막내딸이 '안호덕 기자님 전화 아닌가요?'라는 상대방의 물음에 당황한 모양입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그러나 기사를 써서 밥을 먹고 사는 직업은 아니지만 저는 분명 기자입니다. 이제는 기자라고 불려도 어색하게 우물쭈물하거나 꽁무니를 빼지 않을 정도의 8년 차 시민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에 첫 기사를 쓴 게 2007년입니다. 87년 6월 항쟁 30주년 공모가 계기였습니다. 대학 3학년 때 겪었던 일이니만큼 생생했고, 서울이 아닌 지방 그것도 경상도 어디쯤의 87년 6월의 이야기에 호응이 컸습니다. 나의 이야기가 기사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8년 동안 200여 편의 기사를 올렸고, 그동안 초등학생이던 큰아이는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쉰 살· 자영업자· 세 딸의 아빠· 소시민 그리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지금의 나를 규정하는 단어들입니다.

내가 시민기자로 살아가는 이유

따뜻한 이야기를 기사로 쓰고 싶었습니다. 팍팍한 인생살이를 감추고 밝은 곳만을 비춰 따뜻함을 전하는 언론보다, 함께 껴안고 울고 아파할 수 있어야 따뜻해 질 수 있음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출근 길, 목발을 하고 폐지를 줍는 노인을 만났습니다. 대형마트 반짝 세일 마케팅에 값싼 배추를 사려고 개장 전부터 줄을 길게 늘어서 이웃들의 얼굴도 마주했습니다. 말뿐인 복지, 환율 조작으로 엄청나게 물가를 올린 정부 정책에 눈감고 값싼 동정만 보이는 기사는 왜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원함을 줄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욕 한마디 하려해도 주변을 돌아봐야 하는 무서운 세상에서, 가슴 뻥 뚫리는 소화제 같은 기사를 쓰고 싶었습니다. 끊임없이 종북 프레임을 생산하면서 통일 대박을 외치는 정권. 역사를 군사정권, 유신정권에 이어 자유당 정권으로까지 회귀하려는 국정화는 비록 수레바퀴에 맞서는 사마귀 같은 무모함이 되더라도 규탄하고 막아서는 길이 기자의 역할입니다. '빨갱이' '종북 사탄'이라는 댓글이 달립니다. 입에 담기 힘든 협박성 메일이 올 때도 있습니다.

싫고 두렵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중세 마녀사냥처럼 논리도 토론도 없이 일방적으로 '빨갱이'라고 규정하고 시작하는 댓글을 보며 '왜 사서 욕 들어 먹나'라는 회의가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언제부터 이런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 정도로 그만둘 것 같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 오기라 할 수도 있겠지요. 상관없습니다. 아무리 되짚어보고, 몇 번이나 검증해 봐도 모함에 가까운 비방을 들을 이유를 찾지 못할 때, 그리고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 흔쾌히 나의 글을 받아 줄 때, 나 스스로 틀리지 않음을 확인합니다. 두려움도 반감이 됩니다.

역사 논쟁이 한창입니다. 발단은 대통령의 진부한 국정 철학입니다. 지나온 과거의 역사는 지울 수도 고칠 수도 없습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친일을 감추려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 이 또한 훗날 부끄러운 역사로 남을 것입니다. 올바른 언론이라면, 정론직필을 마음먹은 언론인이라면 정권의 부당한 국정화 시도를 고발하고 기록해야 합니다. 시민기자라고 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시민으로서 기자로서 참여하고 기록해야 할 사명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역사의 진보는 냉철한 시민의식을 필요로 합니다. '찌라시'보다 못한 언론이 훗날 역사가 되지 않으려면 모두가 스스로의 기록자가 되어야 합니다. 글은 내가 할 수 있는 저항입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소개란에 나를 소개하는 글귀입니다. 다짐이기도 하고, 글을 보아주시는 분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를 함축한 것이기도 합니다. 여당 대표가 친일을 한 아버지를 애국자로 미화하는 것, 거슬러 올라가보면 친일을 고발하고 기록한 언론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신이 미화되고 5.18 광주 학살이 아직도 간첩의 소행으로 주장되는 것. 당시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언론은 현실의 기록이자 미래의 역사입니다. 종편과 보수 언론이 후손들에게 역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진보 언론, 바른말 하는 언론, 그 중요성은 현실의 문제뿐만 아니라 미래의 문제입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독점하려는 정권, 그에 맞서 당장 국민이 할 일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음모를 막아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보 언론, 올바른 언론을 키우고 지켜내는 일입니다.

왜곡 언론이 민심 뒤흔드는 일 반복되어서는 안돼

지난 대선. 정권교체가 좌절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왜곡을 일삼는 언론. 일방적 편들기만 하는 언론에 맞서 새로운 방송과 언론을 키우자는 논의로 이어졌습니다. 선거가 또 다시 편파 방송, 왜곡 보도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었습니다.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방송과 언론의 지형은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진보 언론입니다. 바른말을 하고자 하는 수많은 시민기자가 그 힘입니다. 언론이 언론다울 수 있으려면 독립해야 합니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언론. 정권의 치부에 송곳을 찌를 수 있는 언론. 오마이뉴스는 그렇게 해 왔습니다. 또 수많은 시민기자의 이성이 살아있는 한 권력에서 계속 독립할 것입니다. 권력에서 독립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자본에서 독립하는 것입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은 자본에서 독립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아직 발걸음이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중요합니다.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곧 다가옵니다. 지난 대선처럼 왜곡된 언론이 민심을 뒤흔드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눈물을 흘리며 바른 언론과 방송의 필요성을 곱씹었던 지난 대선. 아직도 그 열의가 남아 있다면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의 주인이 되어 주십시오.

글은 내가 할 수 있는 저항입니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언론의 바른 길을 추구하는 시민기자로서, 역사의 진실을 기록하는 기록자로서, 지난 8년보다 더 긴 세월을 오마이뉴스와 함께하고자 합니다. 저 또한 시민기자이자 10만인 클럽 회원입니다. 손을 내밉니다. 권력과 자본에 맞서는 언론. 함께하자고 시민기자 안호덕, 여러분께 손을 내밉니다. 손 맞잡아 주세요.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의 정의로운 주인이 되자고 내민 손, 따뜻하게 맞잡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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