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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주민들에 밥 사주고... '주민투표 소문' 사실이었다
[단독] 한수원 직원이 결제한 '수상한 식사' 자리

15.11.10 21:03 | 김종술 기자쪽지보내기

▲ 경북 영덕리 영덕읍 천정리 주민들이 영덕조각공원 앞 오리요리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다. 이들은 3~4인에 4만9000원짜리 오리요리 풀코스로 55만 원 정도의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 김종술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이 주민들을 상대로 여행을 보내주고 선물도 주고 밥도 사준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오늘(10일) 사실로 확인됐다. 한수원 직원과 주민들이 한수원에서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선물 보따리를 들고 식당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제보자의 목소리가 떨렸다. 다급한 듯 더듬거리는 음성에서 애절함이 묻어났다. 사실 확인을 위해 찾아간 영덕읍 영덕조각공원 앞 오리전문점에는 70,80대로 보이는 40여 명의 어르신들이 식사하고 있었다. 한수원이라고 찍힌 신분증을 매고 있던 직원도 확인됐다.

▲ 한수원에서 받은 것으로 보이는 쇼핑백에는 한수원 ‘에너지팜’이 적혀있다. ⓒ 김종술

제보자인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비슷한 제보가 많아서 어제도 허탕만 쳤는데 오늘은 한수원 직원이 주민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게 됐다"며 "원자력 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하루 전날 주민을 상대로 식사를 제공한다는 것은 투표를 방해하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후 5시경 현장을 포착하여 이영일 한수원건설 본부장에게 전화로 항의했더니 '일상적인 견학 활동'이라고 말했다"며 "다시 말하지만, 주민투표를 못 하도록 하기 위해서 주민들에게 금품과 식사를 제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확인을 위해 이영일 본부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기자들이 들이닥치자 한 주민은 "내가 범죄자도 아니고 밥 먹는 데까지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한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주민들은 빠른 식사를 마친 뒤 타고 온 버스에 올라탔다. 쇼핑백 내용물에 대해서도 "집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한수원' 신분증을 매고 있던 직원은 기자의 질문에 "내가 말하기 싫으면 그만이다. 주민들 기금으로 움직이고 우리는 안내만 했다. 식비 결제는 하지 않았다"면서도 "국책사업을 하면서 홍보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신분을 밝히길 거부했다.

이 직원의 말대로라면 나이 많은 주민들이 한수원 직원에게 식사를 제공한 셈이다.

▲ 한수원 직원으로 보이는 동행자가 식비를 결제하고 있다. ⓒ 김종술

확인 결과, 이들은 경북 영덕리 영덕읍 천전리 주민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은 울진군 덕구온천과 울진 한수원을 견학한 뒤 이곳에 도착해, 11개의 테이블에서 오리요리 풀코스로 3~4인에 4만9000원짜리 음식과 소주, 음료수 등으로 약 55만 원 어치의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의 또 다른 제보자는 "식비 계산은 한수원 직원이 결제한 것"이라고 확인해 줬다.

▲ 식사를 마친 주민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함구하며 빠른 걸음으로 버스로 향하고 있다. ⓒ 김종술

박혜령 영덕핵발전소반대범군민대회 대외협력 위원장은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았지 정확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는데 투표를 몇 시간 앞두고 한수원이 건설본부장까지 대동하여 영덕에서 버젓이 선물을 안기고 밥을 접대하는 것은 영덕 주민을 무시하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한수원이 이런 행위로 주민투표를 바꿀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을 하고 있다. 이 문제는 영덕 주민투표 관리위원회를 포함하여 영덕의 모든 단체가 강경한 대응을 할 것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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