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4대강 찬성한 전문가들, 피해 모를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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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간 '4대강', 케이블카

"마이산 케이블카, 경제효과? 똥오줌만 남을 것"
[산으로 간 '4대강' 케이블카] 국가지질공원 등재 앞두고, 케이블카 웬말?

15.10.24 14:56 | 소중한 기자쪽지보내기

▲ 지난 14일부터 '산으로 간 4대강사업, 케이블카 NO 전국 캠페인'에 나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이 20일 전북 진안 마이산을 찾아 "천혜의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마이산 케이블카 대신, 세계지질공원 유네스코 등재 계획을 추진하라"고 발표했다. 국민행동과 지역의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암마이봉을 오르며 '마이산 케이블카 반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소중한

사건은 지난 8월 시작됐다. 이항로 진안군수는 지난 8월 28일 군청 상황실에서 열린 교육간담회에서 갑작스레 "마이산에 케이블카를 놓겠다"고 발표했다. 환경부가 26년 만에 국립공원 케이블카 사업(설악산, 이전에는 1989년 덕유산 곤돌라 사업)을 승인한 날, 군수의 공약도 아니었던 '마이산 케이블카' 계획이 갑자기 튀어나오자 인구 2만 명의 진안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2011년 세계적인 여행안내서 <미슐랭 그린가이드> 한국편에서 유일하게 만점(별 3개)을 받은 마이산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경계에 있는 두 봉우리로, 우뚝 솟은 암마이봉(646m), 숫마이봉(678m)이 장관을 이루는 산이다. 두 봉우리가 마치 말의 귀(馬耳)와 같다고 해 조선시대 때부터 마이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마이산은 현재 전라북도가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곳이다. 2018년엔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마이산 케이블카는 정부의 케이블카 광풍(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승인 이후 전국 명산 33곳에 케이블카 설치 계획이 세워지고 있다)에 편승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전라북도의 계획과도 배치되는 행태"라고 비판하고 있다.

▲ 이날 국민행동과 지역의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케이블카 대신 지질공원'을 한 글자씩 적은 대형 현수막을 들고 암마이봉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다. 사진 뒤쪽으로 보이는 곳이 숫마이봉이다. ⓒ 소중한

백악기 역암 지질의 마이산은 인근 분지와 함께 백악기-신생대 사이 한반도, 동북아시아 지형의 형성과정을 잘 보여주는 지역이다. 독특한 풍화작용으로 생긴 벌집 모양의 '타포니 지형'과 천연기념물인 줄사철나무 군락·청실배나무, 탑사·은수사·금당사 등 고찰은 마이산이 갖고 있는 보물이다.

전라북도는 지난 5월부터 마이산을 중심으로 '탑사-거북바위-풍혈냉천-섬바위-운장산-운일함-반일암-천반산-백운동계곡-백마교 일대-데미샘'을 국가지질공원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세워, 현재 연구 용역까지 마친 상태다.

마이산 정상에 걸린 '케이블카 대신 지질공원' 현수막

▲ 이날 공동행동은 지역의 환경단체들과 함께 '케이블카 대신 지질공원'을 한 글자씩 적은 대형 현수막을 들고 암마이봉 정상에 올라 퍼포먼스를 펼쳤다. 사진은 아이폰 파노라마 기능으로 직은 암마이봉 정상 현수막. ⓒ 소중한

지난 14일부터 '산으로 간 4대강사업, 케이블카 NO 전국 캠페인'에 나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이 20일 전북 진안 마이산을 찾아 "천혜의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마이산 케이블카 대신, 세계지질공원 유네스코 등재 계획을 추진하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지역의 환경단체들과 함께 '케이블카 대신 지질공원'을 한 글자씩 적은 대형 현수막을 들고 암마이봉 정상에 올라 퍼포먼스를 펼쳤다. 그러면서 "마이산이 국가지질공원을 넘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될 수 있는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지질학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의 마이산에 철탑을 박는 케이블카 계획은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안군은 군비 300억 원을 들여 마이산 남부진입로와 북부 진입로를 케이블카로 잇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계획대로라면, 케이블카는 암마이봉을 '<' 모양으로 오가게 된다.

일단 이항로 진안군수의 케이블카 건설 계획은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지난 9월 진안군의회는 진안군이 2차 추경예산안으로 제출한 케이블카 연구 용역 예산(삭도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 용역비) 6000만 원을 삭감했다. "열악한 재정상태를 감안할 때 이런 대규모 사업은 좀 더 체계적이고 세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진안군의회의 입장은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 예산 삭감 당시 "(케이블카 건설과 관련해)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등 종합적으로 충분히 검토한 후 추진이 필요하다"는 여지를 남겼을 뿐만 아니라, 최근 군의회 내부에서 케이블카 추진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본예산에선 군의 용역 예산을 통과시켜줄 것"이란 이야기도 솔솔 나오고 있다.

"30만명 타도 적자"

▲ 이날 국민행동과 지역의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마이산 탑사에서 '케이블카 대신 지질공원'을 한 글자씩 적은 대형 현수막을 펼쳐들었다. ⓒ 소중한

▲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현수막을 들고 마이산 암마이봉을 오르고 있다. ⓒ 소중한

진안군이 케이블카 사업을 밀어붙이자, 지역에선 '마이산 세계지질공원 유네스코 등재 민간추진위원회', '진안 청년 마이산 케이블카 반대 대책위원회' 등 반대 단체가 생기고 있다.

20일 마이산에서 만난 회원들은 "진안군에 따르면, 연 가용예산 400억 원 중 매년 100억씩 총 300억 원을 들여 케이블카 공사를 진행한다는 건데 군민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오는 소중한 가용예산을 상당 부분 케이블카 사업에 쓰는 건 지나친 낭비"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마이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다투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며 "조상들이 잘 보존해 물려준 자연과 역사와 유산을 우리 또한 국가지질공원, 세계지질공원으로 잘 가꾸어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항로 진안군수가 "지역발전을 위해 반드시 케이블카 건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듯, 마이산 케이블카는 경제적 효과라도 낼 수 있는 사업일까. 이 군수는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연간 120만명이 사계절 내내 마이산을 찾기 때문"에 적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인근 내장산 국립공원의 경우 연 관광객 190만 명 중 10만 명이 케이블카를 이용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이에 비춰볼 때 마이산 케이블카는 공사비 원금 회수나 이익은 고사하고 감가상각비에도 못 미치는 수익을 낼 것이다"고 예상했다. 지난 15, 16일 진안군의회의 전국 5개 케이블카 시설 시찰 결과, "30만명이 타도 케이블카 사업은 적자일 것"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 국민행동과 지역의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케이블카 대신 지질공원'을 한 글자씩 적은 대형 현수막을 들고 암마이봉을 오르고 있다. ⓒ 소중한

▲ 이날 국민행동과 지역의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케이블카 대신 지질공원'을 한 글자씩 적은 대형 현수막을 들고 암마이봉 정상을 오르고 있다. ⓒ 소중한

이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자격으로 마이산을 찾은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국토정책국장도 "환경 훼손을 떠나 전혀 경제성이 없는 사업"이라고 잘라 말했다. 맹 국장은 "전국 케이블카가 있는 20곳 중 속초, 통영 정도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수익을 내는 곳이 없다"며 "특히 진안의 경우 국가지질공원 등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케이블카 이야기는 안 나오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지질공원이 되면 보존 활동, 주민 생활지원 등 매년 1억 천만 원 정도의 예산이 내려온다"며 "반면 케이블카가 들어서면 똥오줌만 남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맹 국장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오폐수 배출 사건을 예로 들면서 "오래 머물면서 그 지역 문화와 호흡하는 게 최근 관광 트렌드인데, 케이블카는 고작 30분 탄 뒤, 차 한 잔 마시고, 오줌 한 번 누고 가는 것밖에 할 게 없다"며 "진안같이 국가지질공원의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 개나소나 하는 케이블카를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관련기사 : 악취 진동 해상케이블카... 여수시 "대책 없다").

지난 16일 전라북도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도 "강원도가 케이블카 설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마이산 케이블카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14일부터 전국을 돌며 '산으로 간 4대강사업, 케이블카 NO 전국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은 21일 무주 덕유산, 22일 영주 소백산, 23~24일 설악산을 연달아 찾는다.

▲ 이날 국민행동과 지역의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케이블카 대신 지질공원'을 한 글자씩 적은 대형 현수막을 들고 암마이봉을 오르고 있다. ⓒ 소중한

▲ 이날 공동행동은 지역의 환경단체들과 함께 '케이블카 대신 지질공원'을 한 글자씩 적은 대형 현수막을 들고 암마이봉 정상에 올라 퍼포먼스를 펼쳤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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