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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간 '4대강', 케이블카

"케이블카는 산을 없애자는 것"
[산으로 간 '4대강' 케이블카] 유달산에 '거미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까?

15.10.20 19:09 | 이영주 기자쪽지보내기

▲ 지난 19일 '산으로 간 4대강 사업, 케이블카NO 전국 순례'를 벌이고 있는 '케이블카 공화국 저지 전국행동단'이 목포를 방문했다. ⓒ 이영주

뾰족한 수가 없는 지자체장의 여론환기용일까, 지역을 발전시킬 회심의 카드일까. 또다시 목포 유달산 케이블카가 추진되고 있다. '케이블카' 사업은 마치 유달산을 떠도는 유령처럼 지난 20년 동안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첫 시작은 지난 1998년 민선 1기 권이담 전 시장이 물꼬를 텄다. 그 뒤 시장이 바뀔 때 또는 선거 전후마다 '유달산 케이블카' 설치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2008년, 2010년, 2013년에 케이블카 설치를 발표했다. 그때마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반대 여론에 밀려 번번이 실패했다.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박홍률 시장이 취임한 이후 발표와 구상단계에서 물러섰던 이전 상황과 달리 민간업체 모집 절차를 예고하는 등 추진속도가 빠르다. 목포시 발표에 따르면 유달산 케이블카는 유달산과 고하도를 잇는 해상 케이블카다. 고하도는 유달산 맞은편 바다 건너에 있는 작은 섬이다. 케이블카 길이는 2.9km(해상 1.22km, 육상 0.91km, 스카이버드카 0.77km)에 달한다. 바다 횡단 구간은 곤돌라 방식, 주차장에서 승강장까지는 스카이버드카가 설치된다.

목포시의 케이블카 설치 논리는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다. 연간 이용객 수는 136만 명, 취업 인원 300명, 생산유발 효과 32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 지난 19일 '산으로 간 4대강 사업, 케이블카NO 전국 순례'를 벌이고 있는 '케이블카 공화국 저지 전국행동단'이 목포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유달산에 올라 케이블카 설치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영주

▲ 지난 19일 '산으로 간 4대강 사업, 케이블카NO 전국 순례'를 벌이고 있는 '케이블카 공화국 저지 전국행동단'이 목포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유달산에 올라 케이블카 설치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영주

이에 대해 목포지역 환경단체 등 22개 시민사회단체는 목포해상 케이블카 저지 범시민대책위원회(아래 시민대책위)를 구성하고, 목포시의 각종 발표가 '거짓'임을 폭로하며 반대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목포를 찾아 '산으로 간 4대강 사업, 케이블카 NO 전국 순례'를 벌이는 '케이블카 공화국 저지 전국행동단'과 함께 간담회·기자회견·유달산 등반 등 반대활동을 공동으로 벌였다.

전국행동단은 지난 15일부터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 중인 전국 각 지역을 찾아 케이블카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전국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전국 캠페인은 울산 신불산을 시작으로 밀양 가지산·지리산·미륵산을 거쳐 목포 유달산에 도착했다.

"일본 자금으로 고하도 땅 점령, 케이블카는 부동산 장사"

이날 오전 11시 30분에는 시민대책위원회와 지역원로, 순례단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목포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환경운동가 서한태 박사 등 지역 원로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총장은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승인은 전국의 케이블카 난립을 불러왔고,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사례와 마찬가지로 자료조작, 여론 왜곡 등 온갖 편법이 난무하고 있다"며 "케이블카 설치는 지역경제 주름살 주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 총장은 "전국 케이블카 설치 지역을 둘러본 결과 환경과 경관훼손은 물론이고, 행정절차도 주민 이간질로 갈등을 조장하고 찬성여론 조작하기 위해 관변단체 동원하는 모습이 공통으로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염 총장은 "케이블카는 경제적·환경적·지역사회 통합 측면에서 매우 잘못된 사례"라고 덧붙였다.

실제 시민대책위는 목포시의 '지역경제 활성화' 논리를 가장 대표적인 '거짓'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케이블카 설치 예산은 593억 원이다. 이 과정에서 목포시는 197억 원을 들여 주차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목포시가 케이블카를 민자사업으로 결정하고 사업자 공모절차를 추진 중이라는 점이다. 민간이 운영하고 민간이 수익을 갖는 사업에 목포시가 예산을 들여 200억 원대 주차장을 건설해주는 셈이다.

박기철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목포시는 7개월 만에 케이블카 설치를 일사천리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목포시가 발표한 케이블카 관광객 수, 경제성, 생산유발 효과, 취업유발 효과 등에서 부풀리기가 노골화됐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대표적인 예로 목포시가 발표한 관광객 수와 케이블카 이용객 추정치를 거론했다. 박 위원장은 "목포시는 목포를 찾는 관광객 수를 2017년 기준 1300만 명, 케이블카 탑승객 수를 130만 명으로 발표했다"며 "이는 국제적인 관광지인 제주도의 지난해 관광객 1200만 명보다 많은 수치로 부풀리기의 전형"이라고 덧붙였다.

'여론조작' 논란으로 인한 지역갈등이 목포라고 예외는 아니다. 목포시의 케이블카 추진 발표 이후 목포시 내 곳곳에는 생소한 이름의 단체들이 케이블카 추진 찬성 플래카드를 대거 내걸었다. 일부 단체는 '장애인도 유달산에 가고 싶다'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 지난 19일 '산으로 간 4대강 사업, 케이블카NO 전국 순례'를 벌이고 있는 '케이블카 공화국 저지 전국행동단'이 목포를 방문해 서한태 박사 등 목포지역 원로 및 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 이영주

▲ 목포시의 케이블카 추진에 맞춰 각종 단체 이름의 케이블카 찬성 플래카드가 도처에 내걸리고 있다. ⓒ 이영주

기자회견을 위해 유달산 입구로 자리를 옮긴 활동가들은 고하도를 바라보며 케이블카 추진이 결국 부동산 장사로 전락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참가자들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일본의 A사 등은 목포시와 300억 원 규모의 유원지 조성 등 투자협약(MOU)을 맺었다. 그 뒤 A사 등은 7만9200㎡(2만4000평)에 달하는 토지 매입에만 몰두했다. 그 뒤 노골적으로 케이블카 설치 추진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첫 케이블카 설치 발표가 있었던 민선 1기 시점부터 고하도 부동산 소유 내용을 파악 중이다. 케이블카 설치 추진이 막대한 부동산 이익을 노리고 추진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참가자들은 "이미 목포대교로 연결된 고하도를 굳이 산을 훼손하면서까지 케이블카로 연결해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전국행동단과 시민대책위 회원들은 오후 2시 유달산 입구에서 22개 단체로 구성된 시민대책위원회와 전국행동단은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홍률 목포시장이 30년 전부터 논란의 대상이었고 목포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케이블카 사업을 충분과 공론화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익은 개발업자와 운영자, 사업예정지 소유주 등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는 어불성설"이라며 "케이블카는 환경파괴와 안전·경제성·경관훼손 등 반환경 비경제적 사업"이라고 일축했다.

또 "박홍률 시장이 지난 30년 동안의 과제를 몇 개월 안에 불통과 졸속으로 밀어붙이려 한다면 목포시민들의 큰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수천 년동안 신비를 간직한 아름다운 산에 콘크리트 말뚝을 박고 쇠줄로 칭칭 감긴 흉측한 모습은 후손에게 큰 재앙"이라며 케이블카 설치 중단을 촉구했다.

이후 전국행동단과 목포지역 활동가들은 유달산을 등반하며 케이블카 정류장 부지를 돌아보고 지역 산악인들과 함께 현수막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공원처럼 작은 산에 케이블카는 산을 없애자는 것"

유달산 등반길에 만난 윤석만(공주시, 69)씨는 "유달산에 서너 번 왔지만 이렇게 공원같은 작은 산에 케이블카를 짓는 것은 산을 없애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케이블카 설치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참가자들은 유달산을 등반하면서 케이블카 설치로 환경훼손은 피할 길이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유달산 쪽 정류장 설치로 훼손을 염려했다. 목포 환경운동연합 임경숙 차장은 "정류장이 들어설 유달산정상 인근 '보리마당'은 평지가 100여 평에 불과해 최소 300여 평이 필요한 정류장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유달산 곳곳에 철제빔을 설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주차장에서 유달산 쪽 정류장까지 설치하는 스카이버드카 레일로 인한 환경파괴도 거론됐다.

고하도 또한 마찬가지다. 고하도는 해안선길이 10.7Km, 최고 높은 지점은 77m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케이블카 높이를 유지하기 위한 철탑 등으로 인한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참가자들은 의견을 모았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우설악산 케이블카 허가 이후 전국 도처에서 케이블카 추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이는 왜곡과 환상에 기반하고 있다"며 "케이블카 추진 관련 조례나 법령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호소했다.

▲ 목포시가 추진중인 유달산-고하도 케이블카 노선 ⓒ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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