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목탁으로 독재자 머리통 내리쳐야"

10만인 리포트

산으로 간 '4대강', 케이블카

영남알프스 곳곳 '케이블카 거짓말' 펼침막
[산으로 간 '4대강' 케이블카] 가지산 얼음골케이블카에 가다

15.10.16 21:52 | 윤성효 기자쪽지보내기

▲ ‘산으로 간 4대강사업, 케이블카 NO 전국 캠페인’에 나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공화국저지전국행동단은 16일 오후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 뒤편에서 ‘케이블카 거짓말’이란 대형 펼침막을 들어 보이는 활동을 벌였다 ⓒ 윤성효

▲ ‘산으로 간 4대강사업, 케이블카 NO 전국 캠페인’에 나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공화국저지전국행동단은 16일 오후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현장에서 ‘케이블카 거짓말’이란 대형 펼침막을 들어 보이는 활동을 벌였다. ⓒ 윤성효

"케이블카 거짓말."

16일 오후 영남알프스의 하나인 가지산에 들어선 밀양얼음골케이블카 주변에서 활동가들이 들고 있었던 대형 펼침막이다. 활동가들은 상․하부승강장 주변을 비롯해, 억새평원 일대에서 펼침막을 들고 서 있었다.

'산으로 간 4대강사업, 케이블카 NO 전국 캠페인'에 나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공화국저지전국행동단이 얼음골케이블카 현장을 찾은 것이다. 이들은 첫째날 울산 신불산에 이어 경남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영남알프스는 가지산(해발 1240m), 신불산(1209m), 천황산(1189m), 운문산(1188m), 재약산(1108m), 간월산(1083m), 영축산(1059m), 고헌산(1032m)이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가을 영남알프스는 단풍이 온 산을 물들이고, 억새평원은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얀 물결이 바람에 출렁거렸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은 '하늘정원'을 구경한 뒤, 억새평원을 지나 가을 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 불법건축 등 탄로

얼음골케이블카는 길이가 1.8km이고 상부승강장은 해발 1020m 고지에 있으며, 탑승 인원은 50인승이다. 이 케이블카 이용요금은 성인 1만2000원이다.

얼음골케이블카는 1998년 처음 사업계획서가 제출되었다. 환경단체의 반대가 심했고,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세 차례에 걸쳐 '부동의'했다. 영남알프스는 도립공원으로, 경남도 도립공원위원회는 조건부승인했고, 첫 사업계획서 제출 15년만에 공사가 이루어졌다.

▲ ‘산으로 간 4대강사업, 케이블카 NO 전국 캠페인’에 나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공화국저지전국행동단은 16일 오후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현장에서 ‘케이블카 거짓말’이란 대형 펼침막을 들어 보이는 활동을 벌였다. ⓒ 윤성효

▲ ‘산으로 간 4대강사업, 케이블카 NO 전국 캠페인’에 나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공화국저지전국행동단은 16일 오후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현장에서 ‘케이블카 거짓말’이란 대형 펼침막을 들어 보이는 활동을 벌였다. ⓒ 윤성효

이 케이블카는 운행 2개월만인 2012년 11월, 상부승강장이 불법건축된 사실이 탄로났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이 벌인 현장 조사 결과 상부승강장이 허가보다 더 높게 지어졌던 것이다.

환경단체 조사 결과 이밖에도 갖가지 불법 사실이 드러났다. 2013년 1월 경남도 도립공원위원회는 상부승강장의 더 높게 지어진 부분만큼 뜯어내도록 했다. 또 도립공원위원회는 상부승강장에서 억새군락지 등과 연결된 등산로를 폐쇄하도록 했다.

그런데 박근혜정부의 규제완화 조치에 따라 2015년 5월부터 상부승강장과 등산로 사이에 통로가 생겼고, 지금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억새평원을 거쳐 등산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얼음골케이블카 이용객은 어느 정도일까. 밀양시는 처음에 하루 최대 4000명, 연간 최대 146만명의 탑승객을 예상했다. 그런데 2013년 5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일일평균 탑승객은 950여명이 불과하고, 이때까지 누적 탑승객은 81만 8900명에 불과하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얼음골케이블카의 역사는 불법과 거짓, 그리고 눈가림이 난무했다. 불법과 거짓은 오직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며 "사업비 250억 원의 얼음골케이블카는 개통과 동시에 운행하면 할수록 적자만 늘어나고 있는 셈"이라 지적했다.

이 단체는 "불법과 거짓으로 점철된 얼음골케이블카는 지역경제의 활력소가 아니라 골칫거리가 되어가고 있다"며 "행정과 사업자는 고철덩어리가 되어가는 케이블카를 살린다고 또다시 상부승강장 주변에 터무니 없는 산정상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악순환을 거듭할 것이 우려되고, 이것이 우리가 우려하는 미래의 케이블카 모습이다"고 밝혔다.

영남알프스에 2개 케이블카가 건설된다고?

전국행동단의 얼음골케이블카 활동에는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정책실장, 정은아 마창진환경연합 사무국장, 오일 활동가, 박기성 산악인, 윤창한 산악인, 정미란 활동가, 박재우 김해양산환경연합 사무국장이 참여했다.

▲ ‘산으로 간 4대강사업, 케이블카 NO 전국 캠페인’에 나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공화국저지전국행동단은 16일 오후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에서 연결된 등산로로 이어진 억새평원에서 ‘케이블카 거짓말’이란 대형 펼침막을 들어 보이는 활동을 벌였다. ⓒ 윤성효

▲ ‘산으로 간 4대강사업, 케이블카 NO 전국 캠페인’에 나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공화국저지전국행동단은 16일 오후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이 보이는 곳에서 ‘케이블카 거짓말’이란 대형 펼침막을 들어 보이는 활동을 벌였다 ⓒ 윤성효

산악인들은 케이블카를 어떻게 생각할까. 대한산악연맹 소속 윤창한 산악인은 "영남알프스에 건설된 케이블카를 보니 한 마디로 안타깝다. 케이블카가 생기면서 정기등산로 이외에 다른 등산로가 생겨났고, 많은 사람들이 다니면서 더 깊이 파이고 다져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신불산 케이블카까지 건설되면 영남알프스는 그야말로 유원지가 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학산악연맹 소속 박기성 산악인은 "사업주측은 주변에 '호박소'라든지 여러 경관을 설명했지만, 케이블카에서는 보이지도 않고, 그런 곳은 걸어가서 봐야 한다"며 "등산을 하면 호젓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케이블카로 인해 그런 감성을 빼앗겨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재우 사무국장은 "사람이 어디까지 정복할 것인지 궁금하다. 사람이 산과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데, 자꾸만 사람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여긴다, 케이블카가 그 대표적이다"며 "미래세대의 자연인데 우리가 독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남알프스의 능선인 신불산 정상은 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에서 1150m 정도 거리에 있다. 상부승강장 뒤편에서 육안으로 신불산 정상이 보일 정도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등산객은 "신불산 케이블카가 건설되면 영남알프스에 2개의 케이블카가 들어서게 되는데, 그만큼 자연파괴는 더 심해질 것"이라며 "과연 케이블카 탑승객이 그만큼 많을지도 의문"이라 말했다.

전국행동단은 17일 지리산, 18일 통영 미륵산과 거제 노자산, 19일 목포 유달산, 20일 진안 마이산, 21일 무주 덕유산, 22일 영주 소백산, 23~24일 설악산에서 '케이블카 공화국 중단'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

▲ ‘산으로 간 4대강사업, 케이블카 NO 전국 캠페인’에 나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공화국저지전국행동단은 16일 오후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현장에서 ‘케이블카 거짓말’이란 대형 펼침막을 들어 보이는 활동을 벌였다. ⓒ 윤성효

▲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 윤성효

▲ 영남알프스에 이미 가지산 밀양얼음골케이블카가 만들어져 운행하고 있는데, 울산 쪽에서는 신불산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 보면 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 건물이 보이고, 오른쪽에 보이는 산 꼭대기가 신불산 정상이다. ⓒ 윤성효

▲ ‘산으로 간 4대강사업, 케이블카 NO 전국 캠페인’에 나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공화국저지전국행동단은 16일 오후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 뒤편에서 역새평원으로 연결된 등산로가 나있다. ⓒ 윤성효


추천 리포트
이 기사와 관련된 최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