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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진 시인의 소년의 눈물

"자살한 엄마 보고 싶어요" 슬픕니다, 이 노래
[소년의 눈물 14화] MG밴드 리드보컬 전한빈의 '절망과 희망 보고서'

15.10.14 13:18 | 조호진 기자쪽지보내기

▲ 아픈 청소년들을 위로하는 가수의 꿈 ⓒ 조호진

본드에 중독된 소년은 우울증이 심해졌습니다.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학교와 병원은 소년의 손을 놨습니다. 하지만 학생운동권 출신의 젊은 목사가 소년의 손을 잡았습니다. 한 달, 두 달, 1년, 2년…, 목사와 함께 살면서 소년은 차츰 회복됐습니다. 고등학교에 복학했습니다. 꿈도 생겼습니다. 아픈 청소년들을 위로하는 가수가 되는 것입니다.

목사는 소년에게 음악을 가르쳤습니다. 노래와 기타에 빠져든 소년은 방과 후에 음악학원에 갔습니다. 문제는 수업을 다 마치고 음악학원에 가면 연습실이 꽉 차서 헛걸음질 칠 때가 많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짜 진단서를 학교에 제출하고는 병원에 간다면서 음악학원에 가곤 했습니다.

본드·비행 중독 치료한 음악... 꿈을 품은 소년, 학교 밖으로!

▲ 세상을 품은 아이들 'MG밴드' ⓒ 조호진

소년은 학교에서 '전설'이었습니다. 일진들은 짱 중에 짱인 소년에게 고개를 숙였고, 교사들은 복학생을 조심했습니다. '보안관'인 소년이 나서면 일진들의 갈취 사건과 왕따 문제가 쉽게 해결됐습니다. 선생들이 학생을 과도하게 처벌하는 일이 벌어지면, 대신 항의하면서 학생들의 인권을 대변하기도 했습니다. 일진들과 선생들은 마뜩잖았지만 소년의 전력을 알기에 받아들였습니다. 

후배들의 우상이었던 소년은 마음이 찔렸습니다. '보안관'이 음악학원에 가려고 가짜 진단서나 제출하다니…. 소년은 결단을 내렸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떳떳하게 행동하자!

소년은 담임에게 자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담임이 이유를 묻자 소년은 가짜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담임은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음악학원에 그냥 다니라고 했지만 자퇴 의사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학교 밖을 선택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자퇴서를 제출하고 학교를 떠나는 날, 담임선생님과 음악선생님이 허락해주셔서 반 아이들이 모인 자리에서 왜 자퇴하는지,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 후배들이 어떻게 살면 좋겠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그 자리에서 후배들의 요청으로 노래를 불렀어요.

후배들에게 자퇴 사유는 두 가지라고 말했어요. 하나는 내가 너희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거짓말을 한 잘못을 책임지기 위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나의 꿈인 가수가 되기 위해서라고 밝혔어요. 후배들이 <사랑 그 놈>을 불러달라고 해서 그 노래를 부르고 난 뒤에 학교를 떠났어요. 다시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어요."

위기청소년 희망공동체 '세상을 품은 아이들'이 부르는 희망노래

▲ 지난 8일 부천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열린 '세상을 품은 아이들이 부르는 희망 노래' '챔프' 현장 모습. ⓒ 조호진

소년의 부모는 아들의 자퇴를 인정했습니다. 절망의 끝에서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감사했고, 가수의 꿈을 향한 아들의 열정이 대견했기 때문입니다. 목사 덕분에 부모와의 오랜 갈등을 해소한 소년은 집과 교회를 오가며 가수의 꿈을 키웠습니다.

목사가 있는 변두리 교회는 소년들의 아지트가 됐습니다. 노숙소년과 위기소년들이 늘어나자 '세상을 품은 아이들'(세품아)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정신과 치료와 심리상담만으로는 본드 중독과 비행 중독 치료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목사는 이보다 더 강한 '중독'으로 치료를 시도했습니다.

그건 음악이었습니다. 버려진 짐승처럼 살던 사나운 소년들에게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를 가르치자 그들은 음악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만 연습하라고 해도 소용없었습니다. 학교와 병원, 경찰과 법원이 해결하지 못한 본드 중독과 비행 중독 소년들을 음악이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입니다.

목사는 세상에 반항하던 소년들을 모아 기적(miracle)의 세대(generation), 'MG밴드'(Miracle Generation)를 만들었습니다. 소년은 리드보컬이 됐습니다.

"목사님은 저에게 '네가 (지금까지) 그렇게 힘들었던 것은 힘든 사람들을 돕기 위해 훈련을 한 것'이라고 말해주셨어요. 꿈을 갖게 된 것은 목사님 덕분이에요. 목사님이랑 둘이 살 때, 버려진 저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셨는데 너무 좋았어요. '나도 목사님처럼 누군가를 위로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음악으로 누군가를 위로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세상이 우리를 품지 않으니 우리가 세상을 품자"

▲ 세품아의 '삐딱스쿨' ⓒ 세품아

학교와 세상은 위기 청소년들을 '나쁜 아이'라고 낙인찍습니다. 하지만 소년들은 '나쁜 아이'가 아니라 '아픈 아이'입니다. 소년들의 아픔을 보듬어준 '이상한' 목사의 헌신으로 아픔이 치유되자 소년들은 '기적의 세대'로 탈바꿈했습니다.

MG밴드는 노인과 청소년 등 소외된 이웃을 찾아다니며 노래했습니다. 교육청과 청소년 단체들은 소년들을 청소년 비행 예방 강사로 초청했습니다. 청소년 문제에 관해 소년들은 최고의 강사였습니다. 왜? 위기 청소년이 됐는지에 대해, 가출한 게 아니라 탈출한 사실에 대해,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아파서 그런 것이란 사실을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일진 짱들이 변화하자 지역의 위기청소년들이 세품아로 귀순하기 시작했습니다. 낡은 건물에 세든 세품아에 사람이 미어터지면서 소년 조직들은 쑥대밭이 됐습니다. 인천지방법원 소년부 판사들은 보호소년들을 목사에게 위탁했습니다. 세품아에 위탁한 소년들의 변화가 놀라웠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에 있는 세품아에는 법원이 위탁한 보호소년과 MG밴드 등 30여 명이 공동체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부천시로부터 청소년법률지원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MG밴드 리드보컬 전한빈을 소개합니다!

▲ MG밴드 리드보컬 전한빈. ⓒ 조호진

주인공 소년을 공개합니다. 일진이니, 양아치니 하면서 마구 던질지도 모를 돌들이 두렵습니다. 실명 공개를 염려하는 소년에게 "부끄러움이든 절망이든 그대로 털어놓으면서 진짜 희망이 무엇인지 보여주자!"라고 설득했더니 어렵게 동의해줬습니다.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한 소년에게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MG밴드 리드보컬 전한빈(20)군입니다. 180cm의 훤칠한 키에다 개성 있는 얼굴, 그리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입니다. 전한빈군은 현재 대학 1학년으로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세품아에서 후배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면서 청소년 비행 예방 강사로 활동 중입니다.

한빈군에게 "위기 청소년을 어떻게 하면 회복시킬 수 있는지 말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이렇게 간증합니다. 6년간이나 돌봐준 목사에게 보내는 독특한 찬사입니다.

"제가 100% 확신하는데 모든 위기 청소년은 회복될 수 있어요. 단, 누군가의 헌신과 희생이 필요해요. 그렇게 해주실 분이 얼마나 있을지? 그게 궁금해요. 

학교와 청소년보호기관, 병원과 상담센터 등이 위기청소년을 돕긴 하지만 희생하거나 헌신까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마음을 열지 못하는 거예요. 어른들이 마음속으론 '너희는 나쁜 놈, 수상한 놈, 위험한 놈!'이라고 비난하는 걸 아이들은 다 듣거든요.

저는 변할 수 있는 아이가 아니었어요. 6년 동안 거짓말, 난동, 사고 등으로 목사님 속을 썩였어요. 하나님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엄마라는 존재를 보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런 엄마조차도 힘들어서 저를 잠시 멀리했어요. 그런데 목사님은 6년이란 긴 시간 동안 아무 말하지 않고 저를 바라봐주고 지켜줬어요. 그러니까 저희 목사님은 '또라이'에요."

자신을 돌봐준 목사를 '또라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한 오해의 여지가 있어서 덧붙입니다. 소년들은 감정 표현이 다소 거칩니다. 그래서 '좋다'를 '싫다'라고, '사랑한다'를 '싫어한다'라고 거꾸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삐딱한 소년 특유의 표현이니 이해 바랍니다.

소년들을 거둔 목사에 대해 세상(기독교계 포함)은 칭찬은커녕 '이상한 목사' 혹은 '아웃사이더'라며 수군거렸습니다. 그러기에 한빈군은 존경과 찬사의 표시로 '또라이 목사'라고 한 것입니다. 또라이 목사가 누구냐고요? <소년의 눈물> 15화에서 또라이 목사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자살한 우리 엄마... 나쁜 아이가 아니라 아픈 아이입니다

▲ 지난 8일 열린 세상을 품은 아이들 네 번째 공연에서 <우리 엄마>를 부르는 전한빈. ⓒ 조호진

전한빈군은 최근에 <우리 엄마>라는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세품아에서 함께 생활하는 후배(19)의 너무 아픈 이야기를 노래에 담았답니다.

그 소년의 가정은 아빠의 가학(苛虐)에 시달렸습니다. 엄마가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어느 날, 화장실에 들어간 엄마가 한참 지나도 인기척이 없자 그 소년은 걸어 잠근 화장실 문을 강제로 열었습니다. 목을 맨 엄마, 소년은 죽은 엄마를 끌어안고…. 새엄마가 들어온 집을 탈출한 소년은 어른들이 비난하는 비행청소년이 됐습니다.

"이 아이가 정말 나쁜 아이일까요? 어른들은 그렇게 말하지만 저는 그렇게 말할 수 없어요. 사랑하는 엄마를 잃고 몸부림칠 때, 어른들은 후배의 고통을 달래주지도, 이해해주지도 않았어요. 후배가 비록 비행을 저질렀지만 그건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몸부림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위기 청소년을 나쁜 아이라고 무조건 낙인찍는 게 속상하고, 후배의 이야기가 가슴 아파서 <우리 엄마>를 만들었어요. 우리 아이들은 나쁜 아이가 절대 아닙니다. 아픈 아이들이에요. 너무 힘들어서 몸부림치는 위기 청소년의 아픔을 들어주세요. 조금만이라도 관용의 눈빛으로 바라봐주세요."

<우리 엄마>는 노래일까요? 절규일까요? 직접 들어보시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일진에서 위기 청소년 희망전도사로 성장한 전한빈군이 작사·작곡한 노래 <우리 엄마>는 아래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일어나라 밥 먹어라
잘 다녀 오거라
사랑하는 우리 엄마
어렸을 적 기억하는
지워지지 않는 큰 상처
잠겨있는 화장실 문

엄마 나 씻어야 해요.
엄마 나 학교 가야 해요.
엄마 빨리 나오세요. 대답해요.
두 팔로 감아 사랑했던.
슬플 땐 얼굴 파묻던
우리 엄마 목 졸려있네

나의 꿈에 나와 줘요.
공원에 같이 놀러가요.
같이 밥을 먹고 날 재워줘요.
안아줘요. 두 팔로 감아 사랑했던.
슬플 땐 얼굴 파묻던
우리 엄마 보고 싶네.

일어나라 밥 먹어라
잘 다녀 오거라
사랑하는 우리 엄마

- 전한빈 작사·작곡 <우리 엄마>

[알림] 소년의 눈물 펀딩 참여자 10명 1인 2매 티켓 선물
전한빈은 23일 과천시민회관에서 '위기청소년들에게 세컨드 찬스(SECOND CHANCE)'라는 타이틀을 걸고 열리는 전인권밴드 콘서트에서 MG밴드와 함께 무대에 오릅니다.

다음 뉴스펀딩 <소년의 눈물> 참여자 중 10명을 추첨해 전인권밴드 콘서트 티켓을 1인 2매 드리기로 했으나 참여가 많지 않아 응모 기간을 연장합니다. <소년의 눈물> 14화 기사 댓글에 10월 20일까지 달면 됩니다. 당첨자는 <소년의 눈물> 15화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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