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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가는 꿈틀버스

창 밖에 블라인드 달았더니, 이런 놀라운 일이
[꿈틀버스 4호차-서울시 노원구④] 탄소제로하우스 '에코센터'

15.10.20 09:26 | 정대희 기자쪽지보내기

행복한 인생, 행복한 사회를 위해 꿈틀거리는 사람과 단체를 찾아가는 <꿈틀버스 4호차>가 지난 10월 9일 서울 노원구를 다녀왔습니다. 탑승자들은 하루 동안 신명나는 노원탈축제에 참여하고, 탄소제로하우스인 노원에코센터, 옥상텃밭인 한신에코팜, 공릉동 꿈마을 여행을 떠났습니다. [편집자말]
▲ 노원에코센터는 하늘과 땅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사진은 노원에코센터 전경 모습 ⓒ 정대희

태양 빛으로 컴퓨터 전원을 켜고 휴대전화도 충전한다. 실내온도는 지열을 이용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조절된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공기가 실내에 퍼진다. 산간 오지까지 전깃줄이 깔린 문명 시대인데, 아직도 도심 속에 하늘과 땅에서 에너지를 얻는 건물이 있다.

이곳은 지난 2012년 이전에는 실내수영장 관리사무소였는데 지금은 '탄소제로하우스'란 별칭이 붙었다.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노원 에코센터'다.

건물이 거대한 아이스박스

▲ 낡은 수영장관리사무소를 개조한 에코센터 곳곳에 탄소제로하우스의 철학이 담겨 있다. ⓒ 정대희

▲ 노원에코센터의 창문은 삼중창이다. 블라인드도 외부에 설치돼 있다. 외부벽과 창틀 사이도 넓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다. ⓒ 정대희

"거대한 아이스박스다."

지난 9일 찾은 노원 에코센터 강시원 사무국장의 말이다. '아이스박스'는 센터를 비유한 말이다. 실내온도가 항상 일정하고 적은 에너지로도 손쉽게 온도조절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여름에 얼음을 넣은 아이스박스에 수박을 넣으면 시원하게 먹을 수 있고, 반대로 겨울에는 아이스박스 안이 따뜻한 원리를 떠올리면 된다."

거대한 아이스박스 곳곳에는 탄소제로하우스의 철학을 담았다. 창문은 삼중창이다. 외벽과 창문틀 사이도 일반 건물보다 넓다. 일반적으로 외벽과 창문 사이의 틈은 5cm인데 이곳에서는 25cm다. 에코센터의 실내 공기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이유다.

환기창도 달랐다. 좌우로만 여닫는 창문은 짧은 순간에 내부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간다. 이는 또 다른 전기사용을 불러온다. 남향으로 창을 내고 북향에 있던 창은 막았더니 '에너지 절약 효과'가 나타났다. 여기에 자연 채광까지 더해져 형광등을 절반만 켜도 실내가 환해졌다.

블라인드는 햇빛을 가리고 바깥공기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한다. 대부분 블라인드는 건물 내부에 설치한다. 에코센터는 블라인드를 건물 외부에 설치했다. 강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외부에 블라인드를 설치하면 햇빛과 공기를 미리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실내외를 비교해본 결과 최대 3도 이상의 차이가 발생했다."

에너지 시스템이 다른 '에코센터'

▲ 에코센터 옥상은 태양광 에너지 생산단지다. 이곳에서 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기와 온수 등의 전력이 생산된다. 또, 태양광 조리대, 태앙열 건조기 등이 설치돼 있어 학습공간으로도 활용된다. ⓒ 정대희

천장은 시멘트 골조가 다 드러나 있다. 전기선이며, 파이프가 건물 곳곳으로 이어진 것을 맨눈으로 볼 수 있다. 각 방이 막혀 있으면 내부의 열 손실이 크고 공간을 식히고 데우는 데 사용하는 에너지도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덤으로 트인 천장은 학습장 역할도 한다. 센터의 에코시스템 기술을 엿볼 수 있다.

"여러 갈래의 파이프관으로 실내외, 지하의 공기가 드나든다. 하얀 색 관은 실내의 열을 회수하고 탁한 실내 공기를 외부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파란색 관은 외부 공기를 실내로 끌어와 환기를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박스 모양의 네모난 히터는 지하 150m에서 끌어오는 공기를 식히고 데워 실내온도를 조절한다."

학습공간은 내부 벽면에도 설치돼 있다. 건물 1층에 마련된 'GREEN ONON(그린 온온) 발전소'가 그것이다. 이곳은 대기전력으로 낭비되는 전기와 비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스위치를 누르면, 전자제품별로 콘센트에 꽂아두며 낭비하는 전력과 요금을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기자가 전자레인지와 컴퓨터(본체와 모니터), 전기밥솥 등의 스위치를 누르자 연간 175.7kWh의 전력, 요금으로 치면 5만 4507원이 낭비된다고 표시됐다.

'에너지 생산 공단'으로 쓰는 옥상과 지하

▲ 태양광과 태양열, 지열 등의 발전기가 모여 있는 지하창고. 신재생에너지 시설은 간단하다. ⓒ 정대희

"이곳은 에너지 생산 공단입니다(웃음)."

강시원 사무국장이 말한 '이곳'은 센터 내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옥상을 지칭한다. '에너지'는 태양광과 태양열을 가리킨다. 건물 1, 2층이 에너지 절약 및 학습공간이라면, 옥상은 에너지 생산 공단이다.

옥상과 주차장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했다. 최대 35kW의 전기를 생산한다. 옥상과 주차장에서 생산한 전기는 실내조명을 밝히고 엘리베이터를 움직인다. 옥상에는 태양열 집열기(16㎡)도 있다. 강 국장의 표현을 빌리면 "센터에서 실컷 쓰고도 남을 정도"의 온수를 만들어 낸다. 나머지 옥상의 자투리 공간은 에코 주방이다. 태양열 조리기로 라면을 끓이고 태양광을 활용한 건조기로 곶감을 만든다.

지하도 에너지 생산 공단이다. 지열을 활용한다. 지하 150m에 연결된 파이프로 적정 수준의 실내 온도를 유지한다. 원리는 이렇다. 계절과 관계없이 온도가 거의 일정한 땅속 공기를 히트 펌프로 끌어올리면 여름철에는 실내가 차갑고 겨울철엔 따뜻하다. 센터가 이용하는 지열은 약 11~15도 공기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력은 건물 1층에 설치된 모니터로 확인한다. 이날 모니터에 표시된 각각의 전력은 태양광 13.7kW, 태양열 3751kcal, 지열 1847kcal 등이다.

탄소제로하우스, '꿈'이 아니다

▲ 노원에코센터 1층에는 옥상과 주차장, 지하 등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 정대희

▲ 노원에코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인원은 연간 2만 명을 웃돈다. 사진은 지난 6일 환경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 아이의 모습 ⓒ 정대희

총 사용량 대비 전력생산량이 적어 전력 사용량 수치는 -4.3kW를 기록했다.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고 있다는 뜻이다. 강시원 사무국장은 "흐린 날이나 눈·비가 오는 날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외는 생산량과 사용량이 거의 엇비슷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2년 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에코센터의 전력 운용 현황에 따르면 한전에 전기요금으로 낸 금액은 427만 4130원. 한전에 태양광 발전을 판매한 금액은 499만 566원으로 총 71만 6436만 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그러다 지난해 '해가 뜬 날'이 적어 발전용량이 사용량보다 떨어지면서 처음 30만 원의 손해를 봤다.

강시원 사무국장은 "올해는 SMP(계통한계가격)가 기존 160원(kWh당)에서 84원으로 하락해 지금까지 약 220만 원 상당의 전기요금이 발생했다"며 "신재생에너지 시대는 정부 정책이 뒷받침해줘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행복 에너지 시대가 열리려면 일개 지자체의 작은 실험을 벗어나 지구온난화라는 지구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신 센터의 실험 속에서 희망을 엿봤다. 강 사무국장의 말이다.

"일상적으로 찾아오는 사람은 제외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인원수만 헤아려도 연간 무려 2만 명이 넘는다. 이 사람들에게 '콘센트만 빼라'고 가르쳐도 엄청난 대기전력을 아낄 수 있다. 공공기관부터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충당한다면, 언젠가는 모든 건물이 탄소제로하우스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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