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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진 시인의 소년의 눈물

전인권과 '위기소년', 함께 무대 오른 사연
[소년의 눈물 13화] '위기청소년에게 세컨드 찬스' 전인권밴드 콘서트

15.10.07 21:10 | 조호진 기자쪽지보내기

▲ 지난 5월 과천시민회관에서 열린 위기청소년 희망토크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는 가수 전인권. ⓒ 조호진

한국 록의 레전드와 소년 밴드가 만났다.

가수 전인권(61)은 마약 복용으로 다섯 차례 구속 수감된 적 있다. MG밴드(Miracle Generation) 소년들은 경찰서를 드나들었고, 버림받은 아픔으로 세상에 반항하며 본드에 중독됐었다. 그렇게 불운한 삶으로 절망하던 레전드는 아름다운 노래로 다시 돌아왔고, 절망의 소년들은 기적(miracle)의 세대(generation)로 변신했다.

전인권과 MG밴드의 첫 만남은 지난 5월 '위기청소년의 눈물과 희망을 위한 과천 토크콘서트'(위기청소년 희망토크콘서트)에서였다. 당시 전인권은 앞줄에 앉은 관객이었다. 전인권을 무대에 서게 한 것은 그의 표현대로 '기가 막힌' 소년들의 사연 때문이었다. 버려짐의 아픔과 상처로 얼룩진 소년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동한 레전드는 무명의 소년 밴드와 함께 예정에도 없던 노래를 불렀다. 동병상련이었다.

오는 23일 과천시민회관에서 '위기청소년들에게 세컨드 찬스(SECOND CHANCE)'라는 타이틀로 전인권밴드 콘서트가 열린다. MG밴드도 이 무대에 오른다. 위기 어른과 위기 청소년의 의기투합이다.

위기청소년 희망토크콘서트는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세상을 품은 아이들'(대표 명성진), '위기청소년의 좋은친구 어게인'(대표 최승주)과 함께 지난해 12월 경기도 의왕시에서 첫 출발해 지난 1월 국회, 5월 과천, 7월 수원에서 진행한 청소년 토크콘서트다. 이들은 청소년들에게 낙인이 아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캠페인 '위기청소년들에게 세컨드 찬스(SECOND CHANCE)'를 추진 중이다.

돌아온 레전드 전인권 "힘들고 아픈 사람들에게 힘 되고 싶다"

▲ 지난 5월 과천시민회관 청소년 희망토크콘서트를 주최한 송호창 의원이 가수 전인권과 함께 MG밴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 조호진

절망의 바다를 건넌 전인권이 싱글 앨범 <너와 나>로 돌아왔다. 자이언티, 윤미래, 타이거JK, 서울전자음악단, 갤럭시익스프레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그레이프 티 등 후배 음악인들이 앨범 제작에 동참해 <너와 나>를 함께 불렀다. 전인권은 <너와 나>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노래는 여럿이 함께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노랫말을 쓸 때 그런 생각을 했다. '지난날의 나의 힘겨웠던 일들을 모두 바닷속에 묻자'는 생각도 했다. 힘들기 때문에, 아프기 때문에 똑같은 세상을 다르게 봐야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 너와 나가 없으면 사회는 없는 법이다."

▲ 지난 10월 2일 마포 준뮤직타워에서 연습하고 있는 전인권밴드. ⓒ 조호진

지난 2일 마포의 한 연습실에서 전인권을 만났다. 흰머리 소년. 지하 연습실에서 그는 소년처럼 달리고 있었다. 들국화의 전설은 내려놨다. 과거를 먹고 살지 않기 위해 매일 연습한다.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후진 가수'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다. 가수로서 떳떳하고 싶어서다. 아주 진실한 걸음으로 무대에 오르고 싶어서다. 딸에게 명예를 채워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회 탓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건 재미도 없고 자신의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란다. 마약과 절망 인생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자신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약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나쁜 사람 혹은 후진 사람 취급을 받았지만 자신은 후진 사람이 아닌 건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좋은 노래를 만들어 갚겠다고 약속했다. 좋은 노래를 들려주면 자신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시한을 4년 3개월로 정했다. 예순 다섯까지는 시시한 데 힘쓰지 않겠다고 했다. 멋진 삶으로 노래하면 시대는 다시 올 것이라고 했다. 가수는 가수다워야 한다고 했다. 재주를 부리면 안 된다고 했다. 좋은 노래를 부르면 주변에 꽃이 가득하게 피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 징후가 이렇단다.

"나는 노래가 돼 가고 있어요!"

교도소에서 만난 소년범의 슬픈 노래... "노래로 소년들 치유하고 싶다"

▲ 지난 5월 과천시민회관에서 열린 위기청소년 희망토크콘서트에서 MG밴드와 함께 즉석 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 전인권. ⓒ 조호진

그는 교도소에서 소년범을 만난 적이 있었다. 희망을 품고 노래를 불러야 할 소년들이 무슨 죄를 얼마나 저질렀기에 잡혀 왔을까? 갇힌 소년들은 견딜 수 없는 아픔 때문에 반항했고, 독방에 갇혔고, 포승줄에 묶였다고 했다. 그건, 버림받은 덫에 걸려 상처 입은 어린 짐승의 울부짖음이었다. 소년범이 부른 노래는 구슬펐다고 전했다.

새벽이 오네요 이제 가요
당신은 나를 만난 적이 없어요
우리 기억은 내가 가져가요 처음부터 잊어요
부탁이 있네요 용서해요
오늘이 마지막인 것만 같아요
한번만 눈물을 내게 보여줘요 그저 날 위해서


(김세영의 노래 <밤의 길목에서> 중 일부)

열일곱에 학교를 그만둔 전인권은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가난 때문에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학교 밖 소년이 됐다. 청소년 전인권이 목격한 세상은 잔혹했다. 머리카락을 맘대로 기를 수 없었다. 노래 부를 자유도, 마음껏 소리칠 자유도 없었다. 경찰은 장발을 단속했고, 자유를 외치면 군인들이 잡아 가두고 마구 때렸다.

"억압이 두려웠어요. 억압 체제가 나를 바보로 만들었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는 독학으로 음악을 배웠다. 악보도 볼 줄 몰랐지만 자신만의 노래로 인정받았다. 그는 아쉽다고 말했다. 음악을 체계적으로 배웠다면 더 좋은 가수가 됐을 텐데…. 그건 콤플렉스라고 했다. 아직도 그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단다. 자신은 억압의 세상을 살았지만 소년들에겐 소년원이나 교도소가 아닌 희망과 자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소년들의 희망과 자유를 위해 뭔가 하고 싶다고 했다.

"내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은 자유로운 세상이에요. 나의 노래는 사랑과 자유, 평화예요. 우리는 폭력과 억압에 억눌렸지만 요즘 소년들은 경쟁 그리고 비인간적인 것에 억눌려 있어요. 소년은 소년답게 살아야 해요. 소년들은 꽃이 돼야 해요. 소년들을 꽃으로 만드는 건 노래예요. 흑인들을 노예에서 해방시키고 오바마를 대통령까지 만든 건 노래였어요. 음악으로 소년들을 치료하고 싶어요. 세컨드 찬스, 소년들에게 기회를 줘야 해요."

그는 삼청동 산중턱에서 혼자 산다. 외롭다고 했다. 외로우면 슬퍼야 할 텐데, 슬프면 절망의 노래가 만들어질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그의 노래는 희망, 아름다움, 따뜻함이다. 그의 말대로 그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후진 사람은 더욱 아니다. 그가 요즘 만드는 따뜻한 노래 이야기다. 

"요즘 쓰는 가사 중에 이런 게 있어요. '눈 오는 날, 내가 잘 만든 노래가 작은 마을 그대의 작은방 라디오로 날아가 그대의 생각이 되고, 그대가 커피를 끓이는 그런 그림이 그려질 때 너와 난 힘겹지 않아요. 지금 그대가 갖고 있는 것 어떤 게 소중해요? 믿음 말고는 그냥 다 버려요. 아름다운 그대, 이제 곧 눈이 올 거예요.' 다시 또 정성을 다할게요. 좋은 음악 계속…."

소년밴드와 함께 서는 전인권... 너와 나, 사랑으로 넘쳐나자

▲ 지난 7월 수원에서 열린 위기청소년 희망토크콘서트에서 MG밴드와 함께 노래하고 있는 가수 전인권. ⓒ 조호진

소녀시대 써니는 전인권을 '싸부' 혹은 '아저씨'라고 불렀는데 그는 '친구'라고 부르라고 했다. 요즘 써니는 그를 '선배'라고 부른다. 후배들은 레전드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고 싶어 하지만 그는 사절한다. 전인권, 그는 후진 꼰대가 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권위로 나이로 후배를 누르는 게 후져 보이기 때문이다.

전인권밴드가 무명의 MG밴드를 콘서트에 초청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문제 소년들이 아니라 아픈 소년들, 음악으로 아픔을 씻으며 세상을 품으려는 소년들의 좋은 친구이자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 좀 더 넓고, 더 높은 곳으로 날아갈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후견인이 되고 싶다. <너와 나>의 가사처럼….

너와 난 힘겨운 곳에서부터 시작한
너와 난 모두 버려도 힘이 넘치는 너와 난

서로 볼 수 없어도 믿을 수 있어
너와나 만날 날 이제는 안다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친구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그대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노래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우리

(전인권 싱글 앨범 <너와 나> 가사 중에서)

소년들은 꼰대들을 싫어한다. 무척 싫어한다. 누가 꼰대인가? 나쁜 짓은 다 하면서도 거룩한 척 하고, 한 손으론 뇌물 받고 한 손으로 단속하고, 급식비 안 낸다고 밥 못 먹게 하면서 급식비 떼어먹는 자들이 바로 꼰대다. 겉과 속이 다른 위선의 인간은 자신의 큰 죄를 감추기 위해 작은 잘못을 단죄한다. 

꼰대들아, 과오 없는 인생이 어디 있단 말인가? 전인권에게, 소년들에게 돌을 그만 던져라. 그러므로 소년들에게 사죄하고 소년의 꿈을 꾸라. 그러면 죄가 사해질 것이다. 흰머리 소년 전인권은 소년의 꿈을 꾼다. 그대들도, 소년이 되고 싶은가? 그러면 소년의 꿈을 꾸라. 이건 진시황이 그토록 구하려 했던 불로초다. 무지개를 찾아 나서는 소년의 꿈이 회춘이다.

[알림] 펀딩 참여자 10명 티켓 선물... 수익금 일부 청소년 사업 지원
▲ 오는 23일 과천시민회관에서 열리는 전인권밴드 콘서트 포스터. ⓒ 조호진

<소년의 눈물> 다음 뉴스펀딩 참여자 중 10명을 추첨해 1인 2매 티켓을 드린다. 전인권밴드 콘서트 티켓을 원하는 분은 <소년의 눈물> 13화 기사 댓글을 11일 자정까지 달면 된다. 당첨자는 <소년의 눈물> 14화에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와 미래과학부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전인권밴드 콘서트 수익금 일부는 위기청소년 지원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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