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6m 준설한 강에서, 꼬마물떼새알을 찾았다

10만인 리포트

김종술 기자에게 '투명카약' 선물하기

물 속의 반란, '침묵의 강'에 퍼지는 독
[투명카약-낙동에 살어리랏다⑨] 김좌관 부산가톨릭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15.08.29 15:45 | 김좌관 기자쪽지보내기

독자들의 성원으로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하기' 프로젝트 목표액이 달성됐지만 모금은 계속합니다. 31일까지 모인 후원금은 김종술 기자의 4대강 취재비로 전달합니다. 김종술 기자가 낙동강을 지키는 정수근 기자에게 카약을 선물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투명 카약 2대'로 진화했습니다. 두 기자는 8월 24일부터 2박3일 동안 투명카약을 타고 낙동강을 취재했습니다. 현장 탐사보도에 이어 전문가들의 진단과 대안을 담은 기획 기사를 싣습니다. 이 기획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MB정부가 많은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기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완료했다. 그 내용은 보를 만들고 준설하는 게 핵심이었다. 수 천년간 스스로 그러하여(自然) 만들어진 낙동강은 단 3년만에 천지개벽됐다. 급했다. 급해도 너무 급했고 과해도 한참 넘쳤다. 거친 MB정부의 삽질은 몰아쉴 숨조차 삼킨 전광석화였다. 

낙동강에는 8개 보가 설치되고 거의 모든 구간에서 준설이 이루어졌으며 일률적으로 수심 6m가 유지되었다. 수질및수생태계보전의관한법률상 하천에 보를 만들면 그 상류는 '호소(늪과 호수)'로 규정하도록 되어 있어 강은 있으나 토막난 9개 호소가 되어버렸다.

이로 인하여 기존의 체류시간이 저수량 기준으로 10배나 느려졌다. 과거 1987년 낙동강 하굿둑 완공이 상류 유속을 느리게 만들었고 이로 인하여 여름철 남조류와 겨울철 갈조류의 번무현상이 일상화되어 부산 취수장인 물금지점의 수질은 많은 수질관리대책을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생긴 꼬락서니가 하굿둑이나 8개 보나 비슷하다.

▲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이 공동기획한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이 26일 오후 낙동강 상류인 경북 예천군 삼각주막 하류 낙동강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마이뉴스 취재팀은 드론(무인항공기)을 활용해서 탐사취재팀의 활동을 기록하고 있다. ⓒ 권우성

▲ 24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도동서원앞 낙동강에서 모터보트 스크류를 이용해서 짙은 녹조를 흐트리려 시도하고 있다. ⓒ 권우성

작은 댐 하나 짓는 데도 10년 이상 걸리는데...

낙동강은 죽고 남조류 가득 핀 9개 호소로 사산되고 있는 중이다. 작은 댐 하나 짓는 데에도 십 년 이상씩 논란이 일어 쉽지 않은 편인데 중소규모 댐 수준인 보를 8개나 만들고 금쪽 은쪽 같은 모래를 깔끔이 퍼내는 일을 이리도 짧은 시간 안에 꼭 해야만 했던가.

준설하고 수심 깊은 물로 만들면 수질은 어떠할까? 낙동강의 현 상황은 '고인 물은 썩는다'는 상식을 오랜 시간 걸리지 않고 확인시켜줬다. 최근 언론에서 얘기하는 '녹조현상'은 '부영양화현상(Eutrophication)'의 한 단면을 말하는데, 녹조류(Green algae)가 크게 자랄 때 쓰는 말이고, 실제로는 남조류(Blue green algae)가 주로 우점해서 자랄 경우가 많아 남조 번무현상이 여름철에 주로 발생한다. 

이는 여러 가지 자연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는데, 기본적으로 수온, 광량, 영양염류(특히 인농도)에 의해 크게 좌우되며, 물리적 인자로는 체류시간이 관여하게 된다. 즉 높은 수온과 일사량 및 인농도가 유지되고 긴 체류시간만 보장된다면 조류가 번성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조류가 자라는 곳은 크게 세 곳이다. 첫째, 하천의 흐름을 막아 조성된 댐 호수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호수는 인공호수인데 이들은 수량 확보, 홍수통제를 위해 필요한 시설이기도 하다.

그러나 흐르던 하천이 그 흐름을 멈추면서 생기는 부작용이 소위 '녹조현상'이다. 호수의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데 가장 주요한 인자는 인농도이다. 인농도가 높으면 녹조가 많이 피고 낮으면 덜 핀다. 즉 충분한 체류시간이 보장될 경우 인이 조류성장을 일으키는 제한인자(Limiting factor)로 작용하게 된다. 수온, 광량, 체류시간이 보장되는 우리나라 인공호수가 그러하다.

둘째, 강의 하구에 설치된 하굿둑 탓에 생긴 하류부 정체 구간이다. 우리나라에는 낙동강, 금강, 영산강 하구에 염분침투 제어, 안정된 수량 확보를 위해 하굿둑을 조성하였다. 이로 인하여 하류부는 만성적인 녹조현상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셋째, 폐쇄성 연안이다. 이 곳에서는 강으로부터 많은 영양염류가 유입되고, 이로 인해 염분농도가 낮아지고, 체류시간이 길어져서 적조(Red tide)가 발생하고 있다. 즉 이 세 곳의 공통적 특징은 다 물이 정체되어 있는 구간들이다.

강에서 호소로 바뀌거나 연안 바닷물 순환이 잘 안 되는 곳은 많든 적든 조류가 번무한다. 그러나 강의 경우 흐름이 강하면 조류(Algae)가 피기 어렵다. 수온, 일사량 및 인농도가 높게 유지되더라도 흐름이 강한 하천에서는 녹조현상이 일어나기 쉽지 않다. 단지 하천바닥의 자갈층에 부착해서 사는 부착조류(Attached algae)만 형성될 뿐이지 흐르는 강물 속에서 조류는 자라기는 힘들다. 특히 아직까지 우리나라 하천 수질 수준은 물이 고이기만 하면 조류가 필 수 있는 여건을 갖고 있다.

이번에 정부가 5천 억을 들여서 하폐수처리장에 인처리시설을 추가로 도입하여 4대강내 인농도를 낮추긴 했다. 그러나 방류수의 인농도 기준이 느슨한 편이고, 비가 올 때 씻겨져 오는 소위 비점오염원(Nonpoint source) 성격을 가진 인농도를 통제하지 않고는 조류 발생을 억제할 수 없다.

▲ 투명카약을 탄 '금강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와 '낙동강지킴이' 정수근 시민기자를 비롯한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이 24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도동서원앞 녹조 가득한 낙동강에서 멸종위기 물고기 '흰수마자' 그림에 '나는 살고 싶다' 글을 적은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 권우성

강물이 흐르기만 해도 녹조는 해결된다

그래서 녹조예방 방법은 오히려 간단하다. 강을 강답게 해주면 된다. 비록 다소 높은 인농도가 물 속에 존재하더라도 흐르게만 해주면 녹조가 덜 피거나 피기 어렵다. 그래서 강은 흘러야 하는 것이다. 세계 더운 지방의 강들이 모두 '녹조 곤죽'이 아닌 것은 흐르기 때문인 것이다. 상주, 구미, 대구 근처 낙동강에 핀 녹조는 이러한 이유 탓이다. 8개 보가 낙동강에 들어서 전에는 조류가 잘 안 피던 곳도 체류시간이 길어진 탓에 핀 것일 뿐이다.

조류번무의 4가지 조건(수온, 광량, 총인, 체류시간) 중 두 가지는 자연현상이고 나머지 두 가지는 인간이 통제할 수는 있는 조건이다. 자연현상인 수온, 광량은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일이고 나머지 두 가지는 인위적으로 통제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이번 4대강 사업에 정부가 인간이 할 수 있는 두 가지 일을 해왔다. 즉 인농도 줄이기 위해 5천 억을 투자했고, 16개 보를 만들어 체류시간을 증가시켰다. 하나는 약간의 긍정적인 효과를, 다른 하나는 아주 부정적인 효과를 발휘하였다. 인농도를 줄인 일은 불충분했고 체류시간만 5~40배(낙동강의 경우 각 보의 시뮬레이션 결과)나 증가시켰다. 즉 점 및 비점오염원 저감시설은 더욱 더 필요하고 체류시간을 늘리는 보 건설은 수질측면에서 아주 부정적인 인프라가 되어버린 것이다.

결론삼아 말하자면, 우리나라 4대강은 조류번무 4가지 조건중 ①수온, ②일사량, ③인농도 세가지는 기본적으로 '녹조라떼' 현상에 충분한 인프라 구축이 되어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단 하나, 체류시간만 길어지면 언제든지 녹조현상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 상황이 그러하다.

최근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에선 어류폐사가 상시로 일어나고 있다. 산소 부족현상이라고 본다. 왜 그럴까? 일단 유속이 느려져 오염물질이 잘 가라앉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었다. 전에는 유속이 있어서 침강이 잘 되는 모래만 강바닥을 구성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모래보다 직경이 작은 실트(Silt), 점토(Clay)성상이 충분히 가라앉을 수 있는 환경이다.

과거에는 펄은 주로 하구에 쌓이게 되는데 지금은 각 보 상류구간의 하천바닥에 형성되고 있다. 각 지천에서 유입된 유기물이나 강 자체에서 성장한 조류의 사멸과 침강으로 보 건설 이전보다 많은 유기물질이 하천 바닥층에서 분해되면서 많은 양의 산소를 소모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흐름이 약한 보 상류 바닥층은 이렇게 썩고 있는 것이다. 실제 펄 퇴적층 바로 위 물을 채수해서 산소를 측정하면 0~2ppm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정도면 물고기는 숨 쉴 수가 없다. 죽을 수밖에.

강은 예민한 생태계다. 금방 훼손되고 잘만 복원하면 오래지 않아 풍부하고 다양한 생태계로 복원된다. 훼손도 쉽지 않고 복원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산림생태계와는 크게 다르다. 이 탓에 자치단체장이나 정치인들은 임기내 관할 구역내 하천을 복원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물론 좋은 일이다. 변변한 녹지공간이 부족한 회색빛 공간에 맑고 푸른 하천 하나 복원해 놓는다면 시민들의 체감녹지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청계천에서 4대강으로 도약한 일은 지나친 과유불급이다.

'침묵의 강'에 퍼지는 '독' 마이크로시틴

▲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이 공동기획한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이 25일 오후 경북 칠곡군 왜관 하빈양수장앞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4대강사업 강정고령보 담수 이후 물에 잠겨 죽은 버드나무 군락지를 조사하고 있다. ⓒ 권우성

우리는 지금 '많은 물'을 원하는 게 아니라 '맑은 물'을 원한다. 즉 녹조가 가득 핀 '죽음의 많은 물' 대신에 힘차게 흘러서 강을 강답게 만드는 역동적이고 다양한 물고기가 숨쉬는 '맑은 물'을 원하는 것이다. 그래야 물도 깨끗해지고 생태계가 건강해진다.

환경오염의 경종을 울렸던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Slient Spring)'처럼 4대강은 흐르지 않아서 '침묵의 강(Silent River)'으로 바뀌어 버렸다. 대신 물 속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스멀스멀 녹조가 피기 시작하고 있고 바닥층에서는 혐기성 가스가 피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따뜻하면 녹조류 및 남조류가, 추우면 갈조류가 대신할 것이다. 수온이 어찌되었든 간에, 햇빛이 부족했든지 상관없이 물이 흐름을 멈추면 녹조는 피게 되어 있다. 현재 4대강은 그 정도 수질일 뿐이다.

이런 수질을 상수원수로 하는 수돗물의 질은 어떠할까? 남조류중 낙동강에서 주로 자라는 종은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다. 이 종은 몸속에 마이크로시틴(Microcystin)이란 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데 간 독성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이다. 1ppb(10억분의 1) 정도를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는데 물 속보다도 몸속에 최대 100배나 높은 양을 함유하고 있어 조류 제거 한답시고 세포벽을 파괴시키는 공정(염소, 오존 투입 등)을 우선 도입할 경우 예상치 못한 복병에 노출될 수가 있다.

그리고 실제 마이크로시스티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보다도 이후 종이 감소할 때 간독성 마이크로시스틴이 더 높게 검출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조류의 분비물로 인하여 수돗물 속 비릿한 냄새나 물맛이 안 좋아지는데 이것이 지오스민(Geosmine), 2-MIB(2-메틸이소보르네올)이며, 4대강 사업이후 조류농도가 증가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이래저래 흐르는 물이 고이면서 수생태계나 이 물을 쓰는 수돗물에 생각지 못한 부작용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현재 취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하고 효과적인 대안은 일단 4대강 16개 보 수문을 활짝 열어놓는 일이다. 4대강 16개 보에 갇힌 물은 현재 쓸 용도가 별로 없다. 가뭄지역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 쓸 수가 없고, '고인 물은 썩는다'만 확인시켜주고 있을 뿐이다.

일단 단기적 처방은 16개 보 수문 개방이다. 시화호도 물을 가둬서 용수로 쓰려다 썩어서 문제가 되었다. 여러 방책을 써 봤지만 그중 가장 효과적인 게 수문을 열어서 해수를 소통시키는 방법이었다. 4대강도 그러할 것이다. 괜히 가둬서 쓸모가 없었던 '시화호'처럼 문제만 야기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괜한 사업 해놓고 처방한다고 난리다. 시화호처럼.

지난날 우리 경제는 참으로 압축적으로 성장해왔다. 환경문제는 달리는 적토마 앞의 먼지쯤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이젠 많은 먼지가 말의 시야를 가려 낭떠러지 앞에 와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 우리 모두가 '부자되세요'라는 슬로건의 노예가 되어 욕망의 정치를 부추겼고 GNP 4만 불만 달성하면 그때서야 행복할 것이라 믿고 있다. 압축성장 후 우리에게 남겨진 몫은 이젠 압축성숙일 게다. 강가에 시인이 살고, 애들이 멱을 감고, 맑은 강물이 흐르는 금수강산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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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박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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