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삼풍백화점 붕괴, '골든타임'은 있었다

10만인 리포트

김종술 기자에게 '투명카약' 선물하기

"우리에겐 투명카약 2척이 있습니다"
[투명카약-낙동에 살어리랏다①] MB와의 '녹조 전투'에 나서며

15.08.24 10:17 | 정수근 기자쪽지보내기

독자들의 성원으로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하기' 프로젝트 목표액이 달성됐지만 모금은 계속합니다. 31일까지 모인 후원금은 김종술 기자의 4대강 취재비로 전달합니다. 김종술 기자가 낙동강을 지키는 정수근 기자에게 카약을 선물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투명 카약 2대'로 진화했습니다. 두 기자는 8월 24일부터 2박3일 동안 낙동강을 취재합니다(오마이뉴스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 이 기획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 투명카약을 장착한 김종술(오른쪽에서 두번째), 정수근(세번째) 기자. ⓒ 오마이뉴스

MB와의 낙동강 '녹조 전투'. 6명의 사내들이 지난 22일 밤 대구 달성구의 한 모텔에 모였습니다. '금강의 요정' 김종술, '낙동강 바보 아빠' 정수근과 친구들. <김종술에게 투명카약 선물하기> 캠페인에 참여한 분들을 위한 '감사 취재'. 일명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입니다.

MB는 낙동강을 죽이려고 권력과 돈을 동원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12척이 아닌 '투명카약 2척'이 있습니다. 보름 동안 캠페인에 참여해 1000여만 원을 모아준 361명 후원자들의 성원으로 만든 비밀 병기입니다. '명박산성' 앞 경찰들의 방패 재질과 같은 에폭시로 만든 투명한 창입니다. 300만 원 모금을 목표로 했는데 무려 328% 달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낙동강 지킴이를 자처한 <오마이뉴스> 정수근 시민기자(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입니다. 이번에 김종술 시민기자가 제게 선물한, 아니 수백 명의 후원자들이 선물해주신 투명카약을 타고 김 기자와 함께 낙동강을 누빌 10만인클럽 회원이기도 합니다. 금강에서 물고기 떼죽음, 공산성 붕괴, 큰빗이끼벌레 특종을 한 김종술 시민기자가 있다면 낙동강에는 제가 있습니다.

저는 7년 동안 낙동강에 미쳤습니다

▲ 백천의 물고기 떼죽음. ⓒ 정수근

저는 지난 7년 동안 낙동강에 미쳐 살았습니다. MB가 대운하사업을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거짓말로 포장했을 때부터 나선 길입니다.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다섯 살배기 제 아들은 이제 초등 4학년이 되어 현장조사에 동행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녀석과 발을 담그며 놀았던 낙동강은 썩어가고, 수많은 생명이 죽었습니다. 또 야생동물의 삶터 또한 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설상가상 많은 사람들도 죽었습니다. 4대강 공사현장에서 무려 스물두 명의 인부들이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졸속 공사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MB의 거짓말만 없었다면 이들과 같은 억울한 죽음이 있었을까요? 잊지 못할 또 다른 죽음이 있습니다. 바로 소신공양한 문수 스님. 낙동강 한 지천의 둑방에서 스스로 몸을 불사른 군위 지보사 문수 스님의 유언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립니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 폐기하라,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아, 마애부처의 '천공 자국'

▲ 마애부처님 왼쪽 머리 부분에 천공이 뚫렸다 ⓒ 정수근

하지만 MB 정권은 스님의 죽음쯤은 아랑곳없이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더군다나 문수 스님이 소신공양하신 바로 그 부근 낙동강 공사현장에서 1000년 전 마애부처님이 발견됐습니다. 그 마애부처는 하마터면 폭파되어 영원히 사라질 뻔한 운명을 겪기도 했습니다. 마애부처의 왼쪽 얼굴 위쪽에는 발파를 위한 천공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은 이 땅의 혈관과 같은 기능을 하는 혈맥입니다. 4대강 물길 사진을 보고 있으면 절로 그런 생각을 지울 길이 없습니다. 대동맥과 모세혈관으로 이루어진 우리 인체의 혈관의 모습과 어찌 그리 닮았는지요?

인체의 혈관이 막히면 사람이 서서히 죽어가듯 4대강은 거대한 보로 막혀 시름시름 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은 어떨까요? 부지불식간에 그 영향을 받으면서 시름시름 앓게 되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그런 조짐들은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강에서는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큰빗이끼벌레라는 낯선 생명체가 출몰해 대량 증식하며 물고기들과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름 모를 병원균들도 출몰하고 있습니다. 강의 생태계가 급변하면서 강의 뭇 생명들과 강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끓어오르는 4대강

▲ 떼죽음 당한 강준치의 배를 가르자 기생충이 나왔다. ⓒ 정수근

또 강물의 온도가 기온보다 높아지는 황당한 역전 현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계명대 김해동 교수 연구팀은 '낙동강 강정고령보의 여름철 열수지 일변화 - 열 저장량 변동을 중심으로'란 논문을 통해 지난해 낙동강의 기후변화를 분석하면서 이같은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강물이 갇혀 있는 상황에서 복사열이 계속 들어오고, 녹조마저 창궐하고 있으니, 수온 역전 현상이 기적처럼 발현되고 있습니다.

물이 뜨거우니 녹조는 더욱 창궐할 수밖에 없고, 설상가상 물고기를 비롯한 그 안의 생명들은 힘겨운 사투를 벌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강물 표면으로 올라와 입을 벙긋 벌리면서 이러저리 방황하는 물고기떼는 낙동강에서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4대강 보는 물길의 흐름만 단절한 게 아닙니다. 수심이 깊어진 강은 여러 층위로 단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낙동강은 최소 수심이 6미터이고, 깊은 곳은 10미터 이상이 되는 곳도 많습니다. 이렇게 강이 깊으니 점점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용존산소 양은 줄어들고 급기야 거의 무산소층에 가까운 곳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서도, 민간 주도의 낙동강 조사단 조사결과에서도 동일하게 실측이 되는 사실로, 생물이 숨을 쉴 수 없는 공간이 강물 속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물고기 떼죽음 사건의 이유들이 하나둘 밝혀지고 있는 것입니다.   

'붕괴의 악순환', 땜빵은 국민의 세금으로

▲ 붕괴의 악순환과 세굴현상을 설명하는 박창근 교수 ⓒ 정수근

4대강 보의 안전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년 장마 기간만 지나면 세굴 현상이다, 부등침하다, 누수다 라면서 보수공사를 벌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4대강 사업이 완공된 뒤 지난 4년간은 붕괴하면 보수하고, 보수하면 붕괴하는 식의 '붕괴의 악순환'이었습니다. MB가 만든 구멍은 세금을 낸 국민들이 '땜빵'을 합니다. 5년짜리 정권의 헛발질 때문에 국민들의 주머닛돈이 무한정 수장되어야 하는 겁니다.

지난 7월 중순 낙동강 국민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보면 '수자원 공사는 2013년경 20미터 이상 세굴된 함안보에 콘크리트를 들이붓고 사석을 채우면서 보수공사'를 벌였지만, 또다시 붕괴 혹은 세굴 현상이 목격됐습니다. 수중촬영을 위해 강물로 들어간 잠수사는 10미터 이상의 허공을 경험했다면서 "강물 속이 무섭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말합니다.

"댐을 보 설계 기준으로 만들었으니 이는 당연한 결과다. 모래 위에 댐을 세웠으니, 파이핑 현상 등으로 앞으로 계속해서 붕괴와 세굴 현상이 반복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함안보를 철거하는 것이 옳다."

MB가 만든 산소 제로지대

지난 7월 중순 낙동강의 지천인 백천 합수부 부근에서 수천 마리의 물고기가 떼로 죽어나는 물고기 떼죽음 현상이 또 일어났습니다. 누치와 강준치 성어들의 주검이 떼로 떠오른 것인데요. 최근 환경부는 그 죽음의 원인을 "산소부족으로 폐사하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산소부족에 의한 폐사로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백천의 강물에서도 산소 부족층이 존재하고, 비가 올 때나 계절이 바뀔 때 일어나는 강물의 전도현상으로 일시적인 물고기 떼죽음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것입니다. 백천 강물의 수위가 높아진 데서 근본원인을 찾을 수 있는 거지요. 강정고령보의 영향으로 낙동강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자 그 지천인 백천의 수위도 동반상승하면서 강물에 무산소층이 생겨난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의 재앙은 이제 낙동강 지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목격되는 주검의 현장. 하지만 이번 탐사의 목적은 '희망'입니다. 처절한 재앙의 현장에서 움트고 있는 희망의 단초들을 보여드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이번 투명카약 탐사보도의 마지막 방문지를 감천 합수부와 낙동강, 내성천, 금천이 만나는 삼강 유역으로 정했습니다. 

▲ 감천 합수부의 재자연화. ⓒ 채병수

이번 기획 기사를 접하는 독자 여러분들은 25일 낙동강의 놀라운 복원력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낙동강과 감천의 합수부에서는 예전의 낙동강 모래톱이 그대로 복원된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인 감천의 역행침식 현상으로 감천의 강바닥과 둔치의 일부들이 침식되면서 그 모래가 낙동강으로 흘러들어 쌓인 결과, 거대한 모래톱이 새로 복원이 된 것입니다. 탐사취재팀은 수심 6m에서 예전의 낙동강 모습으로 되돌아온 그곳을 걸어서 들어갈 것입니다.

낙동강의 희망에 대하여

이른바 재자연화가 이루어진 것이지요. 이처럼 강은 간섭하지 않고 흐르는 대로 놔두면 스스로 옛 모습을 복원해 갑니다. 그러니 낙동강도 하루빨리 보를 뜯어내고 강의 흐름만 되찾아 준다면 이전 모습의 낙동강으로 돌아가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감천 합수부에 이어 마지막날 탐사할 곳은 삼강 부근 낙동강입니다. 이곳도 역시 준설 공사를 감행한 곳인데, 최근 모래톱이 돌아오면서 거의 옛 모습을 회복했습니다. 역시나 내성천의 역행침식으로 내성천의 아픔을 수반한 낙동강의 복원이지만 그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삼강 전망대에 서서 낙동강을 내려보면 살아있는 낙동강을 만나게 됩니다. 저 모습과 4대강 보로 막힌 낙동강의 모습은 천양지차입니다. 강과 호수의 비교라고 할까요? 우리가 되찾아야 할 모습은 강의 모습입니다. 강은 강이고 산은 산입니다. 낙동강은 강이어야 하고 강일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강은 혈관이자 혈맥입니다. 혈관이 시원하게 뚫려 막힘없이 흐를 때 사람이 건강하듯이 이 땅의 혈맥과도 같은 4대강이 시원하게 흘러갈 때 땅도 건강하고 그 땅을 살아가는 우리 인간도 건강합니다.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은 24일부터 26일까지 2박3일에 걸쳐 투명카약을 타고 낙동강을 누비며 취재합니다. 헬리캠과 수중카메라로 죽어가는 낙동강의 생생한 영상과 글로 SNS 생중계하겠습니다.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기사도 준비했습니다. 이를 통해 박근혜 정권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4대강 16개의 콘크리트 쇠말뚝(보)을 한 뼘이라도 들어 올리겠습니다. 오늘부터 희망의 첫 발자국을 떼겠습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 삼강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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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박순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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