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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에 살어리랏다

실지렁이와 깔따구... 이건 '이명박근혜'의 기적
[10만인 현장리포트-금강에 살어리랏다⑤] 보트 위에서 쓴 편지

15.06.26 12:37 | 금강보트탐사보도팀 기자쪽지보내기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이 주최하고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주관해서 특별기획 '금강에 살어리랏다'를 진행합니다. 보트를 타고 페이스북 등 SNS 생중계를 하면서 현장을 고발하고 기획 보도를 통해 대안도 모색합니다. 이 기획은 충청남도와 충남연구원이 후원합니다. [편집자말]
금강 보트 탐사보도팀 : 김종술, 이철재, 정대희, 김병기

'이명박근혜'의 기적

기적을 믿지 않습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지 않는 한 남의 말을 믿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명박근혜 대통령님이 보여준 기적은 믿습니다. 4대강에 강림해 보를 세우고 삽질로 강을 파헤치사 '강은 흘러야 한다'는 상식을 뒤집어 놓는 것을. 그리고 강을 사랑하사 큰빗이끼벌레를 창궐하시고 시궁창에나 산다는 실지렁이와 깔따구를 인도하셨다는 것을. 생생한 현장을 목격하고 나서야 비로소 기적을 믿게 됐습니다(☞ 페이스북 생중계 바로 가기)

'이명박근혜' 대통령님, 뭍사람들은 말합니다. 실지렁이로 불리는 작은 환형동물을 하수구나 시궁창에 가야 볼 수 있다고. 고백컨대 저도 그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5일 아침, 공주보 왕진교 밑 물가에서 퍼낸 뻘흙을 보고는 요샛말로 "깜놀"했습니다. 모래사장이었던 곳이 뻘흙으로 뒤바뀐 것도 놀라운데, 거기다 실지렁이까지 발견했으니.

지금까지 알려진 학설을 뒤집는 '대 발견'에 몸이 파르르 떨렸습니다. 역사를 뒤바꿀 현장에 막상 직접 서 있으니 묘한 쾌감에 휩싸였습니다. 아래 영상은 그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한 동영상입니다.



"24일 공주보 주변에서 채취한 뻘층에 살던 실지렁이와 달리 더 검붉고 얄쌍한 게,  (공주보 주변과) 다른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 깔따구!   


하지만 이때까지도 의문스러웠습니다. 혼란스런 감정이 북받쳐 이를 달래기 위해 보트에 올랐습니다. 보트는 물살을 가로질러 백제보 인근에 도착했습니다. 강바닥에서 뻘흙을 건져 올렸습니다. 이리저리 뻘흙을 파헤치자 몸을 숨기고 있던 작은 유충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누군가 "깔따구"라고 외쳤습니다.

귀를 의심했습니다. 진흙이나 연못 등의 물속 또는 썩어가는 식물체에서나 산다는 깔따구가 왜 버젓이 강에 터전을 잡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국무총리실 소속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4대강 사업이 홍수예방, 수자원확보, 수환경개선, 하천문화공간 창출이라는 추진 목적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밝힌 내용과는 정반대였습니다.

그때야 비로소 기적을 믿게 됐습니다. 강의 흐름을 멈추어 '녹조곤죽'을 탄생시키고 모래사장을 뻘흙으로 뒤바꿔 놓은 기적 같은 일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습니다. 실지렁이와 깔따구는 좁디좁은 하수구나 시궁창이 아닌 널따란 강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무릎을 "탁"하고 쳤습니다.


반면, 기적 같은 변화를 탐탁지 않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박용훈 사진작가(생태지평 회원)는 해묵은 3년 전, 금강의 사진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며 "강이 죽었다"고 주장합니다. 실지렁이가 살고 깔따구가 사는 강이 어찌 죽은 강이겠습니까. "암도 생명"이라는 드라마 대사처럼 이들도 생명인데, 그들이 버젓이 살고 있다면 그곳도 "살아있는 강"입니다.


간첩이 아니고서야

다시 한 번 고백하건대, 이명박근혜 대통령이 이룬 기적을 믿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댐이라 부르지만 묵묵히 홀로 '보'라 지칭하는 유체이탈 화법은 가히 신공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습지가 강물에 잠기고 강가에 자라던 키 큰 나무들도 수장시키는 마법 같은 '삽질필살기'도 빼놓을 수 없는 신공입니다.

끝으로 무엇보다 금강에 새로운 생명체인 큰빗이끼벌레를 탄생시킨 기적은 반백 년이 지나도 후대에 길이길이 남을 업적입니다. 아시다시피 큰빗이끼벌레는 그동안 누구 하나 그 존재를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4대강 사업 이후 어떻게 됐습니까. 이젠 어딜 가서 '큰빗이끼벌레를 아냐'고 물으면, 모르는 이가 없습니다. 간첩이 아니고서야 "징그럽게 생긴 게..."라고 바로 답할 것입니다.

그렇게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큰빗이끼벌레가 24일 또, 기적을 이루어냈습니다. 바로 수박만한 크기로 자란 것입니다. 지난 1년간 셀 수도 없이 많은 큰빗이끼벌레를 봐왔으나 이렇게 큰 것은 처음입니다.



이명박근혜 대통령님, 당신이 있기에 기적이 가능했습니다. 큰빗이끼벌레가 탄생하고 하수구나 시궁창, 연못 등에서나 서식하는 실지렁이와 깔따구가 비로소 강에 살 수 있게 됐습니다. 직접 그 현장을 목격하고 기록할 수 있는 영광을 줘 감사합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공주에는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습니다. 이 비를 맞으며 당신들이 이룬 기적의 현장을 찾아 떠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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