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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의 보수' 느끼는 이 남자의 <오마이뉴스> 사용법
[10만인리포트, 이 사람 10만인] 미술교사 이호인 회원

15.03.23 18:39 | 박형숙 기자쪽지보내기

▲ 이호인씨가 직접 그린 자신의 얼굴. 컴퓨터그래픽 작업. ⓒ 이호인
이번 10만인클럽 회원 인터뷰의 주인공은 마산용마고등학교 교사 이호인씨(54)입니다.

미술을 가르치는 분입니다. 일주일에 두 시간인 미술시간. 미술 전공자 외에는 입시와 관련 없는 과목이라 교육 현장에서는 소외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입시에 숨 죽인 아이들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애쓰는 분이란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자기를 숨깁니다. 왜 그러냐 물으면, 보여주기 부끄럽다고 말해요. 기본적으로 '못한다'는 생각에 자기를 가두는 겁니다. 그러니 자기를 표현하는 게 어렵고 꺼려지는 거죠."

이 선생님은 아이들을 나무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겨우' 표현한 것들에 대해 용기를 심어주고 긍정해주려고 하신답니다.

가령, 이 선생님의 미술수업 방식은 이렇습니다. 먼저 아이들에게 양희은의 노래 <백구>를 두어 번 들려줍니다(백구 노래듣기). 그런 다음 표현해 보라고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그러면 많은 아이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멍 때리기' 일쑤라네요. 선생님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합니다. 집에서 기르는 애완견, 버려진 유기견, 로드킬 등등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동기 유발을 기대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아이들 내면으로 들어가는 시도를 하다가 부분적이라도 표현이 나오면 그걸 포착하고 더 나아갈 수 있도록 '가이드' 해주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럼 아이들에게 질문도 나옵니다. 그림을 다 그리고 난 뒤 막바지에 이른 한 아이 왈. "선생님, 강아지 눈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또 강아지의 입장에서 본 창의적인 표현도 나오구요. 아직은 학기 초라, 구체적인 지도 대신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이 어떤지 지켜보는 기간이라고 합니다.

"꼼수 부리지 않는 <오마이뉴스> 기사가 좋아요"

입시라는 방향을 향해 교사 주도의 수업에 익숙해진 우리네 교실 풍경. 그 와중에 이 선생님은 아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방편을 찾고자 노력하는 분 같았습니다. 자신감! 교육의 제일 목표가 되어야 할, 잃어버린 그것의 회복을 위해서 말이지요. 미술 수업의 핵심은 "자기 마음 속에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근데 참 어렵죠. 찾아보라고 말은 해도 찾아가는 길을 가르친다는 게... 실력보다는 소통을 많이 해야 하는 것 같아요."

▲ 이호인씨의 개인전 포스터. ⓒ 이호인
미술가로서 개인 작업도 틈틈이 하신다고 합니다. 전시전도 열었구요.

"나에게 그림이란 30대까지는 모든 것이었어요. 아직 열정은 남아있지요. 나를 표현하는 최고의 방법인 것 같아서 그림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 선생님의 블로그에 가보니 그가 직접 찍은 사진과 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요. 그림에 문외한인 기자가 뭐라 토를 달 수는 없지만, 나무, 흙, 바위… 이런 자연의 소재들에 장구한 시간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끝으로 <오마이뉴스> 후원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는 지인들의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매일 접하고 삽니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늘 궁금합니다. <오마이뉴스> 기사는 꼼수 부리지 않는 것 같아 좋아요. 또 저는 진보적이려고 하는데 뼛속에 남아 있는 보수성을 느끼기도 합니다."

진보란 게 뭘까 물었습니다.

"가지지 못한 사람을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경제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서도…. 결국 어울려 살아가는 게 진보가 아닌가요."

진보의 개념을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해온 기자로서는 낯설었습니다. 정서적 측면에서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생각한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이 드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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