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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에게 책선물한 이 사람, "오마이뉴스와도 통한다"
[10만인리포트, 이 사람 10만인] 소방 공무원 구진만 회원

14.12.24 11:07 | 박형숙 기자쪽지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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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진만

구진만 회원(45). 유독 기억에 남는 분이다. 본인뿐 아니라 주변 지인들을 <오마이뉴스> 자발적 구독자로 안내해주는 열성 회원이시다. 그래서 늘 궁금했다. 어떤 분인지. 무엇이 그를 뜨겁게 하는지. 지난 18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대구 사람이다. 직업은 소방공무원. 그중에서도 '소방 특별사법경찰'직이란다. 소방공무원하면 흔히 화재진압을 떠올리지만, 그가 하는 일은 주로 예방 활동이다. 안전시설에 관한 유지와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책임 유무를 따진다.

"매년 우리가 건강검진을 받듯 건물에 대해서도 안전 진단을 하는 것이 의무사항입니다. 그걸 건물주가 지키고 있는지 일상적으로 조사하고, 또 화재가 났다면 그러한 의무사항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 수사해 형벌을 부과하는 일이지요."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람 잡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기자랑 비슷하다.) 때문에 험한 일을 많이 당한다. "개×도 아닌 놈들이 와가지고 혈압 올린다"며 욕설과 협박을 퍼붓던 무인호텔 김 사장, 위법사항 지적에 "왜 나만 잡느냐, 니 명찰에서 이름 봐났다"고 겁박하던 삼계탕집 모자, 수십 명의 소유자가 의견이 분분해 법집행에 난항을 겪었던 아파트 복합상가… 등등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건 기본.

반대로 회유 케이스도 있다. 5만 원짜리 지폐를 담배 말듯 꼬깃꼬깃하게 말아 주머니에 찔러주던 보일러공장 김 사장님. "물리치다 못해 그 소행이 하도 괘씸해서" 그 돈으로 함께 낙지삼선짬뽕을 먹었던 일화도 있단다.

"'니가 무슨 경찰이가' 일하면서 욕 많이 먹죠"

그는 말한다. "현장 외에는 답이 없다"고. (이 점 또한 기자와 닮았다.) 아침에 출근해 눈도장 찍고 하루 종일 곳곳을 헤집고 다니다 퇴근 무렵에야 사무실로 들어가는 생활.

"권한은 작고 책임은 무거운 관행이 만연해 있다 보니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않을 수가 없죠. 그러니 의욕을 갖고 일을 할 경우 욕을 많이 먹죠. '니~가 무슨 경찰이가'라고 말이지요."

아직 '소방 특별조사'에 대한 인식이 낮고,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한 까닭이다. 전문성이 확보된 조사인력을 과감히 늘리고, 조사·수사권에 대한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게 그가 말하는 재난 예방법이다. 그의 소신은 확고하다. "선제공격(예방)이 사후 진압이나 복구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수월하다"고.

▲ 순직 소방공무원을 위한 행사에서 기타를 치고 있는 구진만 회원. ⓒ 구진만
그는 최근 승진했다. 19년만에 '소방위'가 됐다. 경찰로 치면 경위에 해당한다. 내근하고 시험 봐서 승진하는 방법도 있지만, 또 그게 쉽고 빠르지만 현장파인 그는 '시간'의 힘으로 계급장을 달았다.

"이제 겨우 말똥구리 하나 달았다"고 겸손해 하지만, 그에게 재산은 사람이었다. 핸드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만 1천 수백 건에 달한다. 업무 연관성 때문에 맺은 인연들이지만 조금씩 다른 접근을 해보고 있다.

"조폭도 꽤 알고 있는데 한번은 내가 신영복 선생의 책 <처음처럼>이란 책을 사서 5명에게 나눠줬어요. 글씨가 너무 많으면 안될 것 같아 일부러 삽화가 많은 걸 선택했지요.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책 선물을 받은 게 인생에 처음이라며 좋아하더라구요."

<오마이뉴스>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도 "인간적 동질감"을 느껴서라고 말한다.

"지위, 학벌, 돈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세상에 분노합니다."

구진만 회원의 불길이 꺼지지 않기를, <오마이뉴스>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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