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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인 리포트

이 사람, 10만인

시멘트 회사 사장님, 이 숟가락으로 식사 하실래요?
[이 사람, 10만인] 길 위에 선 '생명 전도사' 최병성 목사

14.10.29 19:32 | 권우성 쪽지보내기|김병기쪽지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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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말] 망치 들고 토론회에 참석한 목사

그는 식당에서 주문한 백반이 나오기 전에 배낭에서 꺼낸 비닐봉투를 식탁 위에 올려놨다. 

"제가 신기한 걸 보여드릴게요. 이게 뭔지 아세요?"

시멘트로 만든 회색 숟가락이었다. 순간, 나이도 지긋하신 분이 뭐 이런 걸 만들어서 들고 다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날(10월 21일) 열리는 10만인클럽 특강 강의 소품 쯤으로 생각했다.       

"시멘트로 숟가락을 만들다가 몇 번 실패를 했어요. 스치로폼 거푸집을 만들어서 결국 성공했는데요, 이걸로 밥을 퍼 먹을 수 있을까요?"
"......"
"시멘트 회사 사장님들은 이걸로 밥을 퍼먹어야 하는데.(웃음)"

▲ 최병성 목사가 직접 만든 시멘트 숟가락. ⓒ 최병성

사연은 이러했다. 온갖 쓰레기를 섞어서 시멘트를 만든다고 폭로하니까, 시멘트 업체와 환경부에서 스테인리스 숟가락을 예로 들었단다. 스테인리스 숟가락 속에도 크롬과 니켈이 들어 있는데, '용출'되지 않기에 입에 넣어도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시멘트에 쓰레기가 섞여 있어도 사람의 몸에는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주장인 셈이다.

최 목사는 그 논리를 깨려고 며칠을 투자해 시멘트 숟가락을 만들었단다. 스테인리스 숟가락에서는 크롬과 니켈이 용출되지 않지만, 시멘트는 피부에 직접 닿을 수 있고 먼지에 섞여서 흡입할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란다.

특히 시멘트는 항상 집안의 물기를 머금고 대신 암모니아 등을 배출하는 '생명체'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는 한 토론회(아래 사진)에 시멘트 숟가락을 갖고 가서 탁자 위에 올려놓고 망치로 내리쳤단다.

▲ 최병성 목사 특강 프레젠테이션에 사용된 자료. ⓒ 최병성

"스테인리스 숟가락은 3번을 내리쳤는데도 휘어지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시멘트 숟가락은 한 번에 산산조각 났고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어요. 앞에 있던 사람들은 먼지 때문에 입을 틀어막았습니다. 그 전까지 옆에서 '용출' 어쩌고 저쩌구하던 사람들도 입을 다물었어요."
  
더군다나 방사능에 오염된 쓰레기로 만든 시멘트 벽에서 인체에 유해한 방사능까지 뿜어져 나온다면? 그는 또 가방을 뒤적였다. 이번에는 2500원짜리 담배였다.

"저, 오늘 이거 샀어요."
"요즘, 속이 탑니까? 시멘트 재벌들이 또 소송을 걸었어요?"
"아뇨. 내가 피우려고 산 게 아니라 강의 때…."

그가 거리의 목사를 자처한 까닭

얼마 전까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4대강 곳곳에 생명의 십자가를 꽂고 다녔던 최병성 목사. 그는 항상 이런 식이다. 사전 준비가 철저했다. 기사는 치밀했다. 결정적으로 이런 과정을 즐겼다.

그가 쓴 4대강 기사는 매번 수십 만의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고, 수십 만 원의 '자발적 구독료'가 붙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오세훈 전 서울시장, 그리고 4대강 사업을 추종했던 학자를 실명비판 했지만 소송 한 건 걸리지 않을 정도로 철저한 기사를 써서 직업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런 그를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기회가 생기면 나는 '1인 미디어' '1인 시민기자'가 아닌 '1인 군대'라고 말하곤 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엔 시멘트 숟가락과 담배 한 갑을 들고 웃으면서 지난 21일 <오마이뉴스> 상암동 본사에 나타났다. 시민기자이자 10만인클럽 회원이기도 한 그가 제89회 10만인특강 강사로 나선 것이다. 강의명은 '아파트가 위험하다'. 그가 최근 '10만인 리포트'로 연재하기 시작한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의 주제인 쓰레기 시멘트 문제다.

▲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최병성 목사 초청 10만인클럽 특강 '아파트가 위험하다'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목사라는 직책과 4대강, 시멘트. 도무지 연결될 것 같지 않는 조합인데, 그의 말을 들으면 자연스러운 조합이다. 이 세 가지를 묶는 키워드는 '생명'이다.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콘크리트 보에 막혀 죽어가는 4대강 뭇 생명들,  쓰레기 시멘트 더미 속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특강에서 인간 생명을 담보로 한 시멘트 재벌들의 행태를 10만인 리포트에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특강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최 목사가 강의 때 쓴 프레젠테이션 사진을 중심으로 그의 발언 내용을 1인칭으로 재구성했다. 

[프레젠테이션 1] 시멘트 공장인가, 쓰레기 소각장인가?

모든 동물은 가장 안전한 곳에 둥지를 튼다. 당신과 후세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고려해 집을 짓는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 중 가장 비싼 집에 살고 있다. 시민들은 뼈 빠지게 일해 돈 수억 원을 모아야 30여평 아파트를 살 수 있다. 그런데, 아래 사진을 보아주기 바란다. 

▲ 최병성 목사 특강 프레젠테이션에 사용된 자료. ⓒ 최병성

이곳은 쓰레기 처리장이 아니다. 쓰레기 소각장도 아니다. 폐타이어에서부터 각종 합성수지, 전선, 신발, 석탄 가루, 유리섬유…. 온갖 산업폐기물들이 다 뒤섞여 있다. 당신의 아파트를 짓는 데 쓰이는 시멘트 공장의 풍경이다.

물론 국적을 알 수 없는 쓰레기들은 시멘트 공정에서 나온 게 아니라, 시멘트를 만드는 처리 공정에 들어가려고 대기하고 있는 것들이다. 아래 표는 일부 회사가 시멘트 속에 섞는 쓰레기 목록이다. 놀랍지 않은가? 우리는 역사상 가장 비싼 집에 살고 있지만, 가장 위험한 집에 살고 있다.   

▲ 최병성 목사 특강 프레젠테이션에 사용된 자료.

그럼 왜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까? 원래 시멘트는 석회석에 점토, 철광석, 규석을 섞은 뒤에 유연탄을 구워서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점토 대신 석탄재와 하수 슬러지, 소각재 등을 사용한다. 또 철광석과 규석 대신 제철소에서 고철을 녹이고 나온 폐기물인 슬래그와 폐주물사 등을, 유연탄 대신 폐타이어, 폐고무, 폐비닐 등을 혼합하여 태워 만든다. 폐기물 재활용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이 붙어있다.

여기에 그치는 게 아니다. 시멘트의 응고를 방지하려고 마지막 공정에서 폐부동액까지 넣는다. 아래 그림에서 나타나듯이 '원료 대체' '연료대체' '첨가제 및 조제 대체'라는 이름으로. 심지어 대한민국에서 나오는 쓰레기도 모자랐는지, 일본 등에서 석탄재와 폐타이어를 수입해서 당신이 사는 아파트 벽과 바닥에 채워 넣고 있다. 당신이 근무하는 사무실도 예외는 아니다. 시멘트 회사들은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처리해도 소각재조차 남지 않는다고 자랑한다. 그런데 이게 자랑할 만한 일일까?      

▲ 최병성 목사 특강 프레젠테이션에 사용된 자료.

[프레젠테이션 2] 쓰레기 더미 속에서 안전할까?

시멘트 재벌들의 자랑이 성립되려면 아래와 같은 그들의 주장이 참이어야 한다. 

'시멘트는 굳으면 문제없다.'

쓰레기의 유해 성분이 바깥으로 용출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당신들의 안방과 거실 장판을 들쳐보면 시멘트 가루가 쌓여 있다. 그 방바닥을 네 발로 기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특히 위험할 수 있다. 시멘트벽을 벽지로 바르고, 장판 바닥의 시멘트가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밀봉한다면?

자, 그럼 아래 방사능 측정 기기에 적힌 숫자를 보아주기 바란다. 내가 직접 경기도 한 아파트의 안방에서 측정한 충격적인 방사능 수치다.

▲ 최병성 목사 특강 프레젠테이션에 사용된 자료.(경기도 한 아파트의 안방에서 방사능 측정) ⓒ 최병성

1.138μ㏜/h(마이크로시버트). 이 수치의 위험성을 알려면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주변 마을에서는 측정된 1.2μ㏜/h와 비교하면 된다. 일본에서 방사능 제염 작업이 이뤄진 곳의 수치는 0.6μ㏜/h였다. 이 아파트에서 나오는 방사능에 24시간 노출되면 연간 피폭 허용선량 1m㏜/h(밀리 시버트)의 10배에 달한다. 방사능에 오염된 고철 폐기물이 시멘트에 섞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여기 사는 사람은 결국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다. 

방사능뿐만 아니라 '6가 크롬 시멘트'도 있다. 시멘트는 소성로에서 1400도의 열을 가해서 쓰레기를 태우는데, 6가 크롬은 그 때 쓰레기에 섞여있던 크롬이 변형된 물질이다. 오래전에 TV에서 방영된 아래 사진 한 장을 보면 무시무시한 해악을 짐작할 수 있다. 

▲ 최병성 목사 특강 프레젠테이션 중 발췌(MBC 방송 화면 캡쳐) ⓒ MBC

우리는 흔히 '중국산'이라면 고개부터 흔든다. 하지만 시멘트의 질은 그 반대다. 아래 표가 그걸 증명한다. 우리나라 시멘트에서 용출된 6가 크롬은 중국산에 비해 9배~170배나 높게 나왔다. 국민 건강을 위해 중국산 시멘트 수입을 적극 장려해야 할 판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시멘트에서 나온 수은이나 6가 크롬은 지정폐기물 유해물질 함유 기준치보다 높았다.

폐기물보다 더러운 시멘트 집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중국산과 우리 시멘트 제조 기법의 차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 공정에 쓰레기가 들어가느냐, 들어가지 않느냐의 차이밖에 없다. 

▲ 최병성 목사 특강 프레젠테이션에 사용된 자료.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대체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하는 것일까? 시멘트의 유해성을 검증하는 기준은 있는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이 이어질 수 있다. 아래 표 한 장으로 터무니없는 쓰레기 시멘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시멘트의 유해성을 걸러낼 기준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1999년 쓰레기시멘트를 허가한 이후 최근에서야 몇 가지 기준이 추가되었다.
 
[프레젠테이션 3] 꿩 먹고 알 먹는 쓰레기 시멘트 재벌

그럼 왜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까? 우선 그 연원부터 한 번 들여다보자. 2001년 김대중 정부 시절에 시멘트 관련 간담회를 가졌는데, 그 결과 아래와 같은 건의서가 작성됐다. 시멘트 산업이 쓰레기 폐기의 주요한 대안이라고 주장한 건의서의 골자를 말하자면 1)일반 산업폐기물은 물론 유해폐기물도 완전 무해 처리시킬 수 있는 시멘트 공정은 이미 설치되어 있는 가장 우수한 폐기물 처리시설이다. 2)시멘트 소성로를 쓰레기 소각시설의 한 종류로 인정해서 적법하게 처리비를 받고 재활용을 할 수 있는 법적 기반(1999년 8월)이 마련됐다. 3)폐기물 처리 기술 개발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최병성 목사 특강 프레젠테이션에 사용된 자료.

결국 시멘트 회사들은 쓰레기 처리 비용을 받아서 돈을 벌고, 그 쓰레기로 만든 시멘트를 팔아서 돈 벌고, 그런 기술을 개발하면서 국민 혈세까지 기술 개발비로 타서 돈을 버는 셈이다. 실제로 환경부는 정책자금으로 수십억 원을 시멘트 업체에 줬다.

그렇다면 시멘트 회사로 들어가는 폐기물을 소각 매립할 경우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한국양회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6년을 기준으로 1740억 원이라고 했다. 이를 중량으로 환산하면 수도권 매립지에 2006년 매립한 양의 70%(3,433천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255일동안 수도권매립지에 매립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란다.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고 시멘트 회사가 절약한 1740억 원을 국민 1인당 절약액으로 환산하면 3480원이다. 여기 내가 들고 있는 담배 한 갑이 2500원인데, 이 돈을 아끼려고 국민들은 방바닥과 천장, 벽을 쓰레기로 도배해서 쓰레기 더미 속에 묻혀 살아야 한다. 이게 말이 되나?  

시멘트 회사들은 한 술 더 뜬다. 시멘트에 쓰레기를 섞지 말라고 하면 되돌아오는 답변은 이렇다.

"그럼 분양가가 올라간다."

시멘트 회사가 국민들의 돈을 엄청 아끼는 말로 들린다. 하지만 건설회사 관계자로부터 어렵게 구한 시멘트 원가 표를 보고 계산을 해보니 아래와 같았다.

▲ 최병성 목사 특강 프레젠테이션에 사용된 자료. ⓒ 최병성

사실 시민들에게 여론조사를 해보고 싶다. 32평 아파트 한 채에 들어가는 총 시멘트 값은 130만 원에 불과하다. 깨끗한 시멘트로 32평 아파트를 만들면 30~40만 원만 추가하면 된다. 수억 원씩 주고 아파트를 사면서 30~40만 원을 아끼려고 평생을 쓰레기 시멘트로 지은 집에 살려는 시민이 몇 명이나 될까? 시멘트 업체들은 겉으로 아파트 구입자들을 위하는 척 하지만 속마음은 딴 데 있을 게 아닐까? 국민 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 4] 최병성은 접근금지!

▲ 최병성 목사 특강 프레젠테이션에 사용된 자료. ⓒ 최병성

그동안 많이 싸웠다. 시멘트 재벌들 덕분에 법정에 섰다. 그들은 돈과 권력이 있었지만 난 혼자였다. 그럼에도 내가 승리했다. 심지어 어떤 지역에서 현수막까지 걸어가면서 나를 유명인으로 만들었다. 쓰레기 시멘트 재벌들은 블로그에 쓴 나의 글을 즉시 삭제할 것을 포털에 요구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내 글은 삭제됐다. 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그 결과는 아래 기사를 보시면 알 수 있다.

▲ 최병성 목사 특강 프레젠테이션에 사용된 기사자료.(미디어투데이 기사 화면 캡쳐) ⓒ 미디어투데이

마지막으로 일개 시민인 내가 쓰레기 시멘트 재벌들과 싸울 수 있었던 단 하나의 비법을 공개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글쓰기였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글을 쓰면 수많은 댓글이 달렸고 자발적으로 주는 원고료도 쏟아졌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만 실리는 게 아니다. <한겨레><중앙일보> 사이트에도 퍼 올려졌다. 내가 한 일은 아닌데, 내 글에 공감하는 누리꾼들이 수많은 인터넷 공간으로 실시간 퍼날랐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많은 시간을 들여서 1인 시위를 하고, 성명서를 쓰고 집회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동원된다. 그런데 과연 그들의 절박한 요구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이런 방법 말고도 나 홀로 전쟁을 치르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고 결국 세상을 바꿀 수단은 인터넷 공간에 널려 있다. 세상을 바꿀 마음이 절박하다면 가장 작은 노력을 들여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글쓰기를 하면 된다. 

진실로 세상의 변화를 원한다면 당신의 손가락을 무기로 만들어 컴퓨터 자판에 수북하게 올라온 잡초를 제거하면 된다. 앞으로 10만인리포트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미디어 다음 펀딩뉴스를 통해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해 국민 건강을 볼모로 잡은 쓰레기 시멘트 재벌들의 문제점을 계속 지적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시멘트에서 쓰레기를 제거하는 그날까지.   

▲ 최병성 목사 특강 프레젠테이션에 사용된 자료.

[닫는 말] 시멘트 재벌을 향한 '1인 군대'의 선전포고

"목사님, 지금 어디 계세요?"
"오늘은 대구에 특강을 하러 왔는데요, 끝나고 낙동강에 가서 취재를 해야지요."

지난 3~4년간 최 목사와 수많은 전화통화를 했는데, 늘 이렇게 시작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의 폐혜를 알리는 기사를 쓰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 강의도 했다. 한해 절반 가까운 시간을 4대강 현장을 다니는 데 썼고, 200회 이상의 강연을 했다. 그동안 오마이뉴스에 올린 기사만도 100여 편이 넘었다. 그런 그에게 언젠가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항상 길거리에 있는데, 하나님의 뜻은 언제 모시나요?"
"하나님은 교회에만 계신 게 아닙니다. 생명이 존재하는 모든 곳에 계시지요. 저는 이명박 대통령의 삽질로 무수한 생명들이 죽어가는 4대강 곳곳에 십자가를 세우는 겁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쓰레기 아파트에 미쳐있다. 특강하기 전 주에 그는 기자를 만나 이렇게 이야기했다.

"라듐 측정기가 좀 비싸더라고요. 이태리 제품인데요, 바로바로 수치를 알려주는 좋은 제품이라 주문했습니다.(웃음)"
"……."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웃었지만 나는 말문이 막혔다. 나는 취재와 기사 쓰는 것을 업으로 삼아 생계를 유지하는 직업기자였고, 그는 큰 대가 없이 기사를 쓰는 시민기자였다. 나는 부끄러웠다.

그는 이날 특강이 끝나고 며칠 뒤 페이스북에 쓰레기 시멘트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싶다는 계획을 알렸다. 그 뒤에 한 페친이 저렴하게 여론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면서 고맙다는 내용의 글도 올렸다.

"쓰레기 시멘트 회사 사장님들, 이제부터 각오하세요!"

'1인 군대'가 시멘트 재벌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10만인클럽 89회 특강 영상 보기(회원용) : 아파트가 위험하다
☞10만인리포트 <최병성의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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