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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박근혜 대통령 평전을 쓴다면..."
[이 사람, 10만인] 700만 돌파 '평전 파워 블로거'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 관장

14.10.14 14:21 | 박종근 쪽지보내기|김병기쪽지보내기

▲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생활하는 남양주시 덕소의 한 아파트에 쌓여있는 장서는 무려 2만6천여 권. 웬만한 동네 도서관보다 많다. 지난 2일 블로그 방문자 700만을 돌파한 김 전 관장을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 박종근

현관문을 여니 오래된 종이 냄새가 풍겼다. 도서관 열람실에서나 맡을 수 있는 향기다. 그 속에 사람의 역사가 담겨 있다. 2년 전에 왔을 때, 그대로다. 화장실과 부엌을 빼고 2중~3중 책장이 떡하니 버티고 섰다. 방은 물론 신발장도 책장으로 쓰고 있다. 남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통 유리창을 배경으로 거실 바닥에 쌓인 책들은 두 배로 불어난 것 같다. 

경기 남양주시 덕소의 한 아파트에 쌓여있는 장서는 무려 2만6천여 권. 웬만한 동네 도서관보다 많다. 이중 24권은 그가 직접 쓴 인물 평전이자, 우리의 근현대사라고 할 수 있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2일 오후, 중앙선 덕소 역에서 내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이기도 한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71)의 집에 도착했다.

"역사는 인물사다. 사마천의 사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열전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도 전기가 많이 들어있다. 서양의 대표적인 전기는 플루타크 영웅전이다."

김 전 관장의 말이다. 그런데 빛의 속도로 책장이 펼쳐지고 공유되는 정보통신의 디지털시대에 먼지가 뽀얗게 쌓여있을 것 같은 고리타분한 평전이 얼마나 읽힐까? 손바닥 안에 쥔 휴대폰 속에는 오만가지 읽을거리와 볼거리, 놀 거리들이 쏟아지고 있는 시대인데 말이다.

▲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생활하는 남양주시 덕소의 한 아파트에 쌓여있는 장서는 무려 2만6천여 권. 웬만한 동네 도서관보다 많다. 지난 2일 블로그 방문자 700만을 돌파한 김 전 관장을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 박종근

놀랍게도 <오마이뉴스> 블로그에 연재하는 <김삼웅의 인물 열전>은 잘 읽힌다. 2008년 5월 안중근 평전을 시작해 지금까지 19명의 인물을 다뤘다. 장준하, 조봉암, 김대중, 리영희, 김상덕, 이회영, 송건호, 노무현, 이승만, 김근태, 함석헌, 안창호, 홍범도, 여운형, 안두희, 정인보, 조소앙, 김남주 등.

김 전 관장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올렸고 매일 3천여 명의 독자들이 다녀갔다. 지난 9월 말에 무려 700만 클릭을 기록했다. 아직도 원고지에 글을 쓰고 아내와 딸의 도움을 받아 디지털 세상으로 평전을 쏘아 올리는 그는 파워 블로거이자 이 시대 인물 연구의 대가다.

▲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흡사한 동서양 인물에 대해 "프랑스 혁명 때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뚜아네트가 있다. 측근만 중용하고 하층민의 생활에 무관심했다. 사치와 허영이 극에 달했다. 프랑스 혁명 때 시민들이 빵을 달라고 했을 때 '고기나 과일을 먹지 왜 빵만 찾느냐'고 말한 국민 실정 모르는 여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런 모습을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평했다. ⓒ 박종근

"박근혜, 마리 앙뚜아네트 닮지 않았으면..."

그를 만나면 꼭 묻고 싶은 게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인물평이다. 만약, 박 대통령 평전을 쓴다면 어떻게 기록할까?

"서민들에게는 야박하고 가진 자들을 우대했다. 국민 통합을 주장했는데 정부 인사들 한번 보자. 1번 대통령부터 2번 국회의장, 3번 대법원장, 4번 헌법재판소장, 5번 국무총리……. 10번까지가 대부분 특정 지역 사람이다. 4대 감찰기관도 동향사람으로 임명했다.

내년 예산을 한 번 보자. 가정양육수당 1135원을 삭감했다. 저소득 암 환자 지원에 50억 원을 삭감하고 신생아 집중 치료에 20억 삭감, 영유아 건강관리 17억 삭감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가 없고 부자들의 소득세나 법인세 등은 손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은 반서민적이다. 부자 중심이다."

아직 임기 초반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그가 준 박 대통령의 성적표는 낙제점에 가깝다. 내친김에 '동서양의 인물 백화점'격인 그에게 또 물었다. 

- 박근혜 대통령과 흡사했던 과거 동서양의 인물이 있다면?
"프랑스 혁명 때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뚜아네트가 있다. 측근만 중용하고 하층민의 생활에 무관심했다. 사치와 허영이 극에 달했다. 프랑스 혁명 때 시민들이 빵을 달라고 했을 때 '고기나 과일을 먹지 왜 빵만 찾느냐'고 말한 국민 실정 모르는 여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런 모습을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

▲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악명 높았던 서북청년단을 재건한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침통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시대의 폭력 단체들과 비슷한 세력이 나타나는 것은 국가적으로 비극이다. 이승만 때 '땃벌떼'과 반공청년단이 야당을 몽둥이로 짓밟았다. 독버섯들이다. 1930년대 독일에서 나치가, 1940년대 일본 제국주의가 광기를 부렸다. 1950년대 미국에서 매카시즘이 출몰했고, 2010년대 한국에서 극우 반동세력이 세력화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권력에 아부하는 구린내 나는 신문과 방송이 있다."고 비판했다. ⓒ 박종근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꼭두각시였다고?

김 전 관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 심화되는 극우화 현상도 우려했다. 얼마 전 서북청년단 재건위 준비위원장이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원 안두희씨가 김구를 처단한 것은 의거"라고 주장한 것을 예로 들었다. 준비위원장은 또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였고 대한민국의 건국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백범 선생과 안두희 평전을 쓰기도 했던 김 전 관장은 이날 김구 선생과 김일성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기록 한 토막을 들려줬다.

"2007년 평양에 갔을 때 김일성이 대동강에서 직접 노를 저어서 김구 선생을 모셨던 배를 전시하고 있었다. 그 배가 어떤 배냐면……. 평양에서 김구, 김일성과 함께 4김 회담을 했다. 김일성은 김구 선생을 '독립운동의 대선배'라고 깍듯하게 모셨다는 기록이 있다.

또 김구 선생이 김일성에게 여순 감옥에 묻힌 것으로 알려졌던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봉안해달라고 말했는데, 김일성이 '여순은 소련 점령 지역이어서 힘들다'고 답변했다. 이에 김구 선생이 김일성을 향해 '주체를 이야기하면서 애국지사의 유해조차 수급하지 못하느냐!'고 상당히 어조를 높였다는 기록이 있다. 서북청년단 재건위의 주장은 역사의 기록 한 장도 제대로 읽지 않은 탓이다."

그는 악명 높았던 서북청년단을 재건한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침통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시대의 폭력 단체들과 비슷한 세력이 나타나는 것은 국가적으로 비극이다. 이승만 때 '땃벌떼'와 반공청년단이 야당을 몽둥이로 짓밟았다. 독버섯들이다. 1930년대 독일에서 나치가, 1940년대 일본 제국주의가 광기를 부렸다. 1950년대 미국에서 매카시즘이 출몰했고, 2010년대 한국에서 극우 반동세력이 세력화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권력에 아부하는 구린내 나는 신문과 방송이 있다."

"귀족화된 야당은 오합지졸"

그는 야당을 향해서도 "당권이나 재선만을 염두에 둔 오합지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과거의 야당은 민주화와 서민 중산층을 위한 대변정당이었는데 지금은 귀족화됐다"면서 "간첩조작 사건 등 민주화 인사들이 반세기 이상 혹독하게 시련을 겪었던 용공 음해 사건들이 박근혜 정권에서도 재연되고 있는데, 이에 손을 놔버린 무능 야당"이라고 비판했다.

"지금 야당은 흔히 김대중 대통령도 국회를 중심으로 대여 투쟁을 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DJ는 한겨울에도 보라매공원에 50만 명을 모아놓고 지방자치제를 실현하려고 단식했다. 민주화를 쟁취하려고 검찰에 소환되는 굴욕도 참았다.

이뿐인가. 당시 70%~80%가 수구친여 언론이었는데, 그때 <조선>이 DJ 왜곡보도를 일삼아서 법정 소송을 하고 평민신문을 만들어서 100만부를 전국에 뿌렸다. 월간지 여론시대를 창간해 지식인들의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지금은 수십억 원의 국고보조를 받지만 당시에는 한 푼도 받지 않을 때다. 지금처럼 언론탓만하면서 무책임하고 나약하게 있지 않았다."

그는 '나약한 야당'으로 인한 보수정권의 영구 집권을 우려했다. 그 대안으로 '제3의 정치세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음 대선에서 민주세력이 패배하면 일본 자민당 55년 체제처럼 굳어진다. '이명박근혜' 정권이 차기 정권을 넘겨주는 게 불안해서 종편에 날개를 달아주고 사학계나 방송계에 극우 사관을 가진 뉴라이트 계열의 인사들을 배치했다. 청소년들에게 뉴라이트 사관을 이식하려고 국정교과서도 부활하려 한다. 이렇게 영구집권 과정을 밟고 있는데 야당은 성명서 한두 장 내고 제 할 일을 다 했다고 앉아있다. 6월 항쟁 때처럼 민주인사들이 범국민민주연대를 만들어서 일부 민주당 의원 참여시킨 제3의 정치세력이 필요하다."

▲ 지난 2일 인물평전만으로 블로그 방문자 700만을 돌파한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왼쪽)을 남양주시 덕소의 아파트에서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오른쪽은 김병기 10만인클럽 본부장. ⓒ 박종근

내 글을 무단 게재하고 복사하는 사람들, 고맙다

이날 시사적인 질문과 답변은 여기까지다. 다음은 평전에 대한 일문일답이다. 

- 지난 9월 28일 블로그 방문자수가 700만을 돌파했다. 고리타분할 것 같은 평전에 대한 인기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우리 언론이나 학자들은 인물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 자기 잣대로, 특히 보수 계열 인사들은 독립운동가나 민주통일 인사, 노동운동가를 왜곡했다. 시시비비를 가려야 겠다는 생각에서 평전을 쓰기 시작했는데, 젊은 층에서도 이런 목마름이 있었던 것 같다. 지역 강연을 가면 20~30대 청년들이 평전을 봤다고 인사를 한다."

- 반응을 보인 사람 중에 인상 깊었던 분이 계시다면?
"작년 10월 25일 홍범도 장군 서거 70주기 때 카자흐스탄에 갔다. 해방 후 처음으로 추모식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홍범도 평전을 헌정했다. 카자흐스탄에는 고려인이 몇 만 명 산다. 그들을 대상으로 고려신문을 내는 분을 만났는데, 오마이뉴스에 연재하는 홍범도 평전을 베껴서 내고 있다고 말해서 깜짝 놀랐다. 사장에게는 사전 동의를 구했으면 좋았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반가웠다.

미국에서도 몇 개 한인신문에서 연재 의사를 밝혀서 동의해줬다. 또 전주에 계신 한 교장선생님은 매일 복사해서 자제와 학생들에게 읽히려고 한다고 양해를 구해서 동의해줬다."

- <오마이뉴스> 블로그에 6년 동안 19명의 평전을 쓰셨는데요, 그 분 중 가장 닮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지금까지 쓴 인물평전은 모두 24권이다. 감히 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존재지만, 단재 신채호 선생을 닮고 싶었다. 그의 평전도 쓰고 전집도 만들었다. 신채호 선생은 대한매일신보의 주필을 하셨고 나도 그랬다. 신 선생이 성균관대 박사인데 나는 그곳서 강의를 했다. 신 선생은 국란 극복의 대안으로 영웅전을 많이 썼다. 나는 독립운동가 평전을 쓰고 있다. 그분은 몸이 작고 술을 한 잔 만해도 얼굴이 빨개지고 말이 어눌했는데, 나도 비슷하다. 아니, 비슷했다고 이야기하면 큰일 난다.(웃음)"

- 평전은 쓰는 사람의 주관에 매몰될 수 있고, 시대 상황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 않나?
"사실을 진실하게 쓰는 게 역사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친일했던 사람들에 대한 평가는 일반 국민 수준에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후하다. 사실조차도 왜곡하는 어용 사학자나 친일 후예들 때문이다. 반면 일제에 저항해서 독립운동을 했던 분에게는 냉혹하다. 나는 사실을 진실하게 쓰면서 주관은 최소화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 그래도 주관의 함정을 빠져나오기 어렵지는 않나?
"가급적이면 당대의 1차 사료를 원칙으로 한다. 비교적 공정하게 평가해놓은 신문이나 잡지도 본다. 친일 성향이나 친독재 언론은 인용하지 않는다."

- 평전 인물을 선정할 때의 기준이 있다면?
"독립운동가중에서는 자기 철학과 행동이 일치하고 치열하게 항일투쟁 전개했던 분들, 나름대로의 진영의 대표적인 인물들을 정해서 평전으로 쓴다. 위당 정인보 선생처럼 국내에 있으면서 훼절하지 않고 민족 얼을 찾으려고 국민 계몽에 앞장선 분들을 중심으로 썼다."

시인 김남주의 '노래'를 듣고 싶다

노래
                              김남주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 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진
녹두 꽃이 되자 하네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가 되자 하네 새가
아랫녘 웃녘에서 울어예는
파랑새가 되자 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 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 하네

되자 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 한 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청송녹죽(靑松綠竹) 가슴으로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죽창이

- 지금은 김남주 시인 평전을 쓰고 계신데, 어떤 분인가?
"시대와 마찰하고 불화했기에 오히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70~80년대에 깨어있는 청년 노동자들은 그에게 빚지지 않는 사람이 드물다. 옥중에서도, 옥 밖에서도 거침없는 발언들을 토해냈고 그 목소리가 유인물로 뿌려졌다.

평전을 쓰면서 자료와 증언을 봤는데 사르트르가 말한 지식인으로서의 엄격성과 정직성을 갖춘 보기 드문 지식인이었다. 광기와 공포 속에서도 정의로운 시어들을 거침없이 쓴 해방 후의 대표적인 저항시인이자 서정시인이다."

- 김남주의 시 중 요즘 젊은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시가 있다면?
"<조국은 하나다>라는 시다. 20세기 전반기에는 독립 운동가들이 나라 되찾으려고 투쟁했고 20세기 후반기에는 경제건설과 민주화에 기여했다. 21세기 초반기에 젊은 세대들은 과제라면 조국통일인데, 관심이 없는 것 같다."

- 김남주 시인이 살아있다면 박근혜 시대에 어떤 시를 쓸 것 같은가?
"민중을 외면하고 부자만 챙겨주는 박근혜 정부를 향해 극렬한 시어를 동원했을 것이다. 그의 부친인 아버지, 유신에 저항했던 것처럼 행동으로 나섰을 것이다. 가령 전봉준 녹두장군에 대한 <노래>라는 시가 있다. 실제 노래로 만들어서 저항의 길거리에서 불렸던 시다.

'이명박근혜' 정권이 들어와서 민주화가 후퇴하고 노동자 서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남북 대화도 단절되고 사회 정의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민족정기는 친일세력에 역습당하고 있다. 녹두장군이라고 불린 전봉준 장군이 추구했던 이상은 민초들이 주인 되는 국가였는데, 김남주는 우리 모두가 그런 녹두꽃이 되자고 노래했다."

▲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생활하는 남양주시 덕소의 한 아파트에 쌓여있는 장서는 무려 2만6천여 권. 웬만한 동네 도서관보다 많다. 지난 2일 블로그 방문자 700만을 돌파한 김 전 관장을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 김병기

- 김남주 시인 평전 이후의 계획은?
"11월 중순께부터 우사 김규식 박사 평전을 연재한다. 그는 무장투쟁론자이면서도 협상론자다. 중국 망명 시절에도 좌우 협상을 시도했고 국내에 들어와서도 좌우 협상과 남북 협상을 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도 편안한 미국에 가지 않고 중국에서 독립운동사에 기여했다. 해방 후에는 미국이 남한의 수반으로 선택하고 있었는데, 본인은 통일정부가 아니면 반쪽 정권에서 어떤 직위도 맡지 않겠다고 거부했다. 그 때 만약 김규식 박사가 이승만과 같은 노회한 술수를 부렸다면 초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많았다."

기레기, 언상배들의 곡필사를 쓰고 싶다

- 언론인이기도 하신데요, 최근 언론의 모습은 어떤가?
"기레기, '기자쓰레기'라는 수치스런 용어가 나올 정도로 언론이 타락했다. 친여 보수언론의 행태는 가히 범죄적이다. 일제 강점기부터 노태우 정권 때까지의 곡필사를 쓴 적이 있는데, 최근에는 이명박근혜 정권에서의 곡필사를 쓰고 싶은 심정이다.

리영희 선생이 지적했던 '언상배(言商輩)'가 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어야 할 텐데, 세월호 참사 이후 지면에 나타난 현실은 언상배들의 작태다. 그런 부끄러운 글을 쓰고도 기록으로 남기려는 만용이 두렵다. 어버이연합이나, 일베, 서북청년단 재건위같은 서툰 행동파이지만 곡필 언론인이야말로 대표적인 척결 대상이다."

- 마지막으로 <10만인클럽> 회원으로서 한 마디 하신다면?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비판 언론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10만인클럽은 정론언론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 유지하려는 분들이다. 정의를 지키려는 행동하는 시민들이다. 가령 프랑스 르몽드는 광고비의 비율이 높아지면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구독료를 더 올려서 광고비 비중을 줄이면서 좋은 언론 매체를 지켜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보수 족벌 신문, 방송들은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아서 배터질 정도이고, 비판언론은 배를 곯아서 죽을 지경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뉴라이트, 일베같은 시대의 돌연변이가 나타났다. 정상적인 언론구도라면 이런 집단은 설 자리가 없어지는 데 안타깝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 박종근

전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주필, 제7대 독립기념관장, 성균관대학 겸임교수, 민주화 명예회복과 보상심의위원회 위원, 제주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위원회 위원, 친일반민족행위진상조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고, 신흥무관학교 100주년기념사업회 공동대표(현)를 맡고 있다.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인물의 평전을 집필해 왔다. 역사바로잡기와 민주화ㆍ통일운동에 관심이 많으며 이 분야 저서 30여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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