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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빈의 독수리타법

“아일랜드? 거긴 어디 있는 섬이야?”
[이주빈의 독수리타법]

14.01.13 11:45 | 이주빈 기자쪽지보내기

▲ 아일랜드 하면 연상되는 푸른 초원과 한가로운 양떼의 모습. 하지만 아일랜드는 그렇게 비옥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더러 역사는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 이주빈

영국 런던을 떠나 아일랜드 더블린에 도착했을 때 한 친구가 "아일랜드? 거긴 어디 있는 섬이야?"라고 묻더군요. 하긴 아일랜드(Ireland)도 섬(island)은 섬이니까요. 친구의 질문처럼 아일랜드는 한국 사람들에겐 조금은 낯선 나라입니다. 푸른 초원 위에서 양들이 풀을 뜯고 있는 한가로운 풍경을 연상할 정도면 그래도 아일랜드를 조금은 알고 있는 편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일랜드는 풍경처럼 그렇게 목가적인 역사를 가지지 못한 나라입니다.

아일랜드는 아이리시해(Irish Sea)를 사이에 둔 영국에 맞서 800년 동안 자주독립 투쟁을 해온 나라입니다. 처절한 투쟁 끝에 1921년 자치령을 얻어 1949년에야 비로소 완전한 독립을 쟁취했죠. 하지만 벨파스트 등 북부 얼스터 지방 6개 주는 여전히 영국령으로 귀속되어 있는 분단의 땅이기도 하구요.

또 1845년부터 7년 동안이나 이어진 대기근으로 당시 인구 600만 명 중 100만 명이 굶어죽거나 병들어 죽은 참혹한 비극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당시 굶주림을 피해 100만 명이 모국을 떠나 아메리카 대륙 등으로 떠난 '이민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참고 '이주빈 기자의 런던·아일랜드 별곡'  http://omn.kr/6e4i)

아일랜드 하면 연상되는 IRA(아일랜드 공화국 군 Irish Republican Army)는 1921년 자치령을 얻어내기까지 영국에 맞서 무장투쟁을 벌인 조직입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많은 수의 IRA는 아일랜드 정규군으로 편성됩니다.

하지만 북부 6개 주가 계속 영국령으로 남게 되자 무장 투쟁을 벌이는 여러 세력이 등장합니다. 온건(Official) IRA, 급진(Provisional) IRA, 정통(Real) IRA 등 수식어는 달랐지만 이들의 목적은 같았습니다. 영국으로부터 북아일랜드도 독립해서 통일된 아일랜드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여러분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IRA는 '급진 IRA'입니다. 1969년 온건 IRA와 결별한 이들은 영국을 상대로 테러 등 가장 강력하고 과격한 무장투쟁을 전개했습니다.

조금 복잡하죠? 영화로 설명을 해드리면 이해가 빠르실 것 같습니다.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 등장하는 IRA는 아일랜드가 800년 예속을 끝내고 첫 자치의 길에 들어설 당시인 1920년대의 모습입니다. 닐 조던 감독의 <마이클 콜린스>는 그 IRA를 창설해 무장 독립투쟁을 이끌었던 마이클 콜린스 이야기죠. 이름을 붙이자면 '원조 IRA'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짐 쉐리단 감독의 <아버지의 이름으로>나 닐 조던 감독의 <크라잉게임>에 등장하는 IRA는 북아일랜드 독립투쟁을 벌이는 '급진 IRA'입니다. 폴 그린래스 감독의 <블러디 선데이 Bloody Sunday>는 영국령으로 남은 북아일랜드의 현재형 아픔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800년 동안 영국에 예속되었던 나라. 독립 이후도 통일국가를 세우지 못한 분단의 나라. 아일랜드 역사는 여러 면에서 우리 역사와 닮은 면이 많습니다. 한 서린 민중의 역사가 숱한 전설과 민요로 승화된 것도 우리와 참 많이 닮았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시켜 드릴 노래도 역시 아일랜드 민요로 <마침내 너 집에 돌아왔구나 oro se do bheatha bhaile>란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1920년대 '원조 IRA'도, 1970, 80년대 '급진 IRA'도 행진곡으로 즐겨 불렀습니다. 여러 가지 버전이 있지만 아일랜드 출신 시네드 오코너(Sinead O'Connor)의 더블린 공연 실황을 준비했습니다. 공연에서 연기되는 악기는 모두 아일랜드 전통 악기입니다. 
    
노래를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가락을 타고 흘러넘치는 질긴 흥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토록 질긴 흥이 있었기에 800년 예속의 세월을, 100만이 굶어죽는 아사(餓死)의 지옥을 헤쳐갈 수 있었겠죠. 마치 우리가 <아리랑>을 우리의 피와 살과 뼈로 습속(習俗)시켜오며 오천년 간난(艱難)을 이겨왔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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