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늙은 신부의 손, 심장을 베는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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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면 어쩔 건데?" 산속으로 질질 끌려가다
[10만인클럽 밀양리포트18] 충돌이 일상... '밀양 전쟁터'에서 보낸 한 달

14.01.11 14:36 | 김종술 기자쪽지보내기

7.6.5 전쟁을 아시나요? 밀양 할매, 할배들이 지팡이 들고 뛰어든 싸움터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10월 1일부터 밀양 765kV 송전탑 공사를 다시 시작하면서 싸움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대학가 등 전국 곳곳에 '안녕 대자보'가 나붙는 하 수상한 박근혜 정부 1년,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은 시민기자로 현장 리포트팀을 구성해 안녕치 못한, 아니 전쟁터와 다를 바 없는 밀양의 생생한 육성과 현장 상황을 기획 보도하고 있습니다. [편집자말]
▲ 어르신들의 손과 다리, 머리에는 작은 상처부터 피멍까지 상처 투성이다. ⓒ 김종술

[기사 수정 : 12일 낮 1시 20분]

지난해 10월 2일 시작된 밀양 송전탑 공사가 1월 8일로 100일째를 맞았습니다. 한국전력(아래 한전)이 경찰에 보호요청을 하면서 경찰도 밀양에 상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는 한전은 국책사업이라는 명목으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단장면 고례리 84번 송전탑을 시작으로 81, 82, 89, 95, 125번 등 여섯 기의 송전탑이 들어섰습니다. 지금도 스물네 곳에서 공사를 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4개 면에 마흔여섯 기의 송전탑 공사를 끝낸다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14일 송전탑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경남 밀양을 찾았습니다. 분향소를 시작으로 밀양 취재에 돌입한 지 한 달이 돼 갑니다. 경찰과 한전이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밀양 어르신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순간순간 섬뜩했습니다. 건장한 체구의 경찰에게 어르신들은 그저 '먹잇감'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지난 7일 오전 11시께 밀양시 상동면 고답 어르신들이 도로 한편에 종이상자를 주워와 앉았습니다. 그러자 우르르 몰려든 경찰이 어르신들 일으켜 세우고 상자까지 빼앗아 풀밭에 버립니다. 할머니들도 지지 않고 상자를 주워와 다시 앉으면서 욕설을 해댑니다. 그러자 경찰은 "도로에 앉으면 안 됩니다, 다칠까 봐 그럽니다"라며 지지 않고 다시 빼앗습니다. 경찰은 도로 한복판을 막아서 교통에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기자가 목격한 바에 따르면 도로 한편이고 통행에 전혀 문제가 없는 공간인데도 말입니다.

경찰의 '폭언'은 어떻게 발생하나

▲ 전신주와 자신의 목에 밧줄을 연결한 주민을 경찰이 왼쪽 무릎으로 짓누르고 밧줄을 자르고 있다. ⓒ 김종술

고 유한숙 어르신의 분향소가 있는 영남루 건너편 밀양강 제방.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에 분향소 입구를 지키고 있던 경찰과 주민이 충돌하면서 작은 소란이 일었습니다.

한 주민이 분향소로 들어가기 위해 경찰에게 비켜 달라고 요청하자 경찰이 "1인분 지나갈 수 있잖아요"라며 신경질적으로 말했습니다. 그게 싸움의 발단이 됐습니다. 사과를 요구하는 주민과 경찰의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분향소를 지키던 분들이 몰려나갔습니다. 다행히도 큰 싸움으로는 번지지 않았습니다.

경찰과 주민들이 컨테이너 설치를 놓고 서너 차례 실랑이를 벌이던 지난 7일 오전 11시 50분. 한옥순(66)씨는 상동면 고답마을 도로변 가장자리에 차량을 세우려다가 경찰에게 "다른 곳에 차를 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에 흥분한 어르신은 "개XX"이라며 경찰을 향해 욕설을 했습니다.

그러자 경찰은 "짖는 소리 듣지 말고 내 말만 들어라"고 대응했습니다. 그러자 "사람이 개가, 짖지 말라고 하게"라며 어르신은 달려들었지만, 이름표도 없고 얼굴에 마스크까지 쓴 경찰의 신분을 확인하기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어르신은 하얀 마스크를 쓴 건장한 사내를 따라다니며 항의했습니다. 그러자 그 경찰은 시치미를 뗐지만, 주변 어르신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조심하겠습니다"라고 마지 못해 사과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 3시께. 경찰의 식사 차량으로 추정되는 승합차가 올라오자 어르신들이 도로를 막아섰습니다. 사건의 발달은 그날 오전 7시에 일어났습니다. 당시 도로에 모닥불을 피우고 식사를 하던 주민들이 있었는데 경찰은 소화기로 그 불을 꺼버렸습니다. 결국 어르신들은 밥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경찰 식사 차량을 막아선 어르신들은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며 "우리 밥은 걷어차버리고, 너희들만 먹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시 소란이 일었습니다. 이때 역시 주민들은 경찰과 승강이를 벌이다가 떨어졌지만, 한 경찰은 분이 풀리지 않은지 "일로(이리로) 와, 일로 와"를 연발했습니다.

그들이 경찰일까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 경찰에 밀린 시민이 차량에 밀쳐지면서 이에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 김종술

경남 밀양시 산외면 희곡리. 이곳은 밀양 송전탑 107, 108번이 지나갈 예정지입니다. 한전 작업자가 근무교대를 하는 오전 7시와 오후 2시에는 주민과 한전을 보호하는 경찰이 '전쟁'을 치릅니다.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7시, 작업을 마치고 내려오던 한전 직원을 주민들이 붙잡고 늘어졌습니다. 순간 작업자들과 주민들은 뒤엉켰습니다. 한 작업자는 자신을 잡은 주민을 엎어치기로 땅바닥에 내리꽂았습니다.

이후 그는 그 순간을 사진으로 찍던 저의 멱살을 잡았습니다. 저는 기자라며 신분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기자면 어쩔 건데"라며 산 아래 어두컴컴한 곳으로 저를 질질 끌고 갔습니다. 저도 살아야 했습니다. 그 사람 얼굴 정도는 자료로 남겨둬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또 찍어?"라며 제 멱살을 힘껏 잡아당겼습니다. 이 일은 밀양에 내려와 처음으로 당한 봉변이었습니다.

1월 7일 오전 10시 상동면 고답마을 앞. 경찰 숙소로 사용할 컨테이너를 설치하기 위해 기존에 있던 차량을 빼내기 위한 진압이 시작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저항하던 어르신들을 밀쳐냈습니다. 경찰은 이 장면을 찍던 주민의 손을 잡아 비틀고 다른 손으로 내려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시종일관 어르신들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집앞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는 경찰이 몸싸움을 하던 어르신의 발을 걷어차는 것도 서너 차례 목격했습니다.

주민을 향한 사복 경찰의 폭력도 있었습니다. 달려드는 어르신의 가슴을 잡아 밀어버리기도 하고, 바닥에 쓰러진 할머니를 보호하려 다가가던 또 다른 어르신을 밀쳐내기도 했습니다. 또, 흥분한 몇몇 경찰은 흥분한 상태로 어르신들에게 달려들다가 동료 경찰에게 저지 당했습니다.

그들이 경찰일까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마치 철거 현장에서나 봐왔던 용역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사복 경찰은 물론 경찰 복장을 했다고는 하지만, 이름표가 없어 신분을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어르신들의 욕설에 경찰이 흥분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팡이 없이는 잘 걷지도 못하는 어르신들이 태반인 것을 생각한다면 도저히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찰에 반항? '체포'가 뒤따라온다

▲ 지난 6일 차량 밑에 들어간 사람을 찍던 박배일 다큐멘터리 감독이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있다. ⓒ 김종술

밀양을 취재하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국가권력에 항거하면 체포돼 갇힌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사유재산이라고 하더라도 '국책사업'이라는 꼬리표가 달리면 국가가 원하는 대로 내 줘야만 합니다. 수 년, 수십 년 모은 재산이라고 해도 국가가 원하면 반항하지 말아야 합니다. 반항하면 5~6명의 젊은 경찰에 의해 사지가 들린 채 경찰 차량으로 들려가 종잇조각처럼 구겨집니다. 반항을 하는 만큼 손목에 찬 수갑이 조여들어 상처까지 생깁니다. 그리고 평생 지울 수 없는 꼬리표를 달고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지난 6일 밀양시 상동면 고답마을 앞에 한전을 보호하기 위한 경찰의 숙소로 사용할 컨테이너가 들어오면서 주민들이 공권력에 항거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제복을 입은 경찰에게 달려들어 반항했습니다. 사유재산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공권력에 반항하던 두 명이 연행됐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김해 중부경찰서로 압송됐습니다.

다음날. 컨테이너를 내리기 위해 들어왔던 대형 화물차 밑에는 고령의 어르신들을 대신해 전날 밤부터 밧줄로 자신들의 목을 감아 차량의 이동을 저지했던 4명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박배일 독립 다큐멘터리 감독은 차량 밑으로 파고들어 그들의 인터뷰 영상을 찍고 있었습니다.

10여 분이 지났을까요. 오전 10시께 경찰 무전기에서 "작전 준비를 하라"는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그 말이 흘러나오기 무섭게 "안 나오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합니다"라는 경고가 두세 차례 들렸습니다. 이후 경찰은 가위를 들고 뛰어들었습니다. 차량에 목을 감은 사람들의 밧줄을 끊기 위해서였습니다. 결국 사람들이 사지가 들린 채 끌려 나왔습니다. 영상 촬영을 하던 박 감독도 반항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차량으로 들려갔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밧줄에 목을 걸지도 않았는데, 경찰에게 저항하지도 않았는데, 그는 끌려갔습니다.

이날도 정아무개(53)씨, 심아무개(40)씨, 김아무개(20)씨, 그리고 박 감독까지 총 네 명이 김해 중부경찰서로 연행됐습니다. 그들이 떠난 뒤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람들을 연행하려는 경찰의 기획된 의도"라는 말이 떠돌았습니다. 다른 때와 달리 이날 경찰은 차량 밑으로 들어가는 주민들을 막지 않고 그냥 놔두었기 때문입니다. 싸움에 열심인 주민들을 연행하기 위해 미끼를 놓았다는 거지요. 이에 대해 경찰은 "해당 주민들은 경찰관이 없는 24시 전후 들어갔으며, 충분히 나올 시간이 있었음에도 나오지않아 경고 후 연행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날 그들을 태우고 떠난 차량 옆에는 밤을 지새웠던 한 여인(40)이 고통을 호소하며 뒹굴고 있었습니다. 늙고 병든 몸으로 싸움에 뛰어들었던 할머니들도 실신해 쓰러졌습니다. 세 명이 구급차를 타고 실려갔습니다. 이 숫자는 조금씩 다친 어르신들을 뺀 수치입니다. 다친 분들이 무척 많아 수를 헤아린다는 것은 의미가 없는 듯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진행되는 경찰의 '채증', 정당할까

▲ 경찰의 채증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다. ⓒ 김종술

지난해 12월 16일, 제가 밀양에 도착해 처음으로 방문한 고 유한숙 어르신의 분향소에서 처음으로 경찰의 '채증' 카메라를 봤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12월 17일 골안마을에서도 봤습니다. 주민과 경찰이 충돌하는 장소에는 어김없이 경찰의 '채증'이 따라 붙습니다. 상황이 벌어지면 무전기에서는 "채증하세요, 채증"이라는 말이 반복됩니다. 처음에는 거부감으로 다가왔지만 이제는 일상이 됐습니다.

지난 6일 경찰이 숙소로 사용할 컨테이너를 상동면 고정리 고답마을 앞에 설치하면서 경찰과 주민들은 대여섯 차례 전쟁을 치렀습니다. 이 자리에도 열 대 이상의 채증 카메라가 보였습니다. 이날 오후 3시 20분께 주민들이 경찰과 전쟁을 치르고 난 뒤 사복 경찰들이 주민들 앞을 지나갈 때 최호금(85) 할머니의 손등에 날카로운 것으로 베인 듯한 깊은 상처가 보였습니다. 최 할머니는 지나가는 경찰의 옷을 잡고 난 뒤 손등에 뭔가 스쳤다고 전했습니다. 할머니의 손등에는 예리한 것에 찢긴 상처(7~8cm)가 생겼습니다. 할머니는 다섯 바늘을 꿰맸습니다. 이후에 김정자(72) 할머니도 최 할머니처럼 손등에 칼로 베인 것 같은 상처가 생겼습니다.

이날 주민들은 때마침 내려가던 밀양서 수사과장을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의 손등에 상처를 입힌 경찰을 찾아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이 채증을 했으니 그 경찰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수사과장은 경찰이 한 채증은 없다면서 증거가 없으면 찾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결국 8일 현재까지 할머니 손등에 상처를 낸 경찰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주민이나 연대하는 분들의 채증은 번번이 경찰에 가로막힙니다. 지난 6일 오후 상동면 고정리 고답마을 앞. 컨테이너를 내리기 위해 온 대형차량을 빼면서 경찰과 주민들이 충돌했습니다. 이때 한 청년이 카메라를 들고 이 상황을 찍었습니다. 그러자 경찰이 사진을 찍는다는 이유로 그에게 신분증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는 "사진 찍지마!"라며 강압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마을 주민 서아무개씨도 촬영을 하려 했지만 경찰에 의해 제지 당했습니다.

이날 낮 1시 30분께, 저는 도곡저수지 밑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현장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러자 사복경찰이 막아섰습니다. 저는 신분을 밝혔지만 "기자인 줄 알지만 위험하다"며 몸으로 막아섰습니다. 그리고 힘으로 저를 밀쳐버렸습니다. 경찰 서너 명이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카메라를 막아 버렸습니다. 이런 일은 한 번이 아니었습니다. 다음 날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런 상황에서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경찰이 카메라를 막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팡이 하나에 의지한 고령의 어르신들이 젊은 경찰에게 무자비하게 끌려가는 것이 언론을 타는 게 싫었나 봅니다. 그들 스스로 부끄럽기도 하겠지만,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인권 침해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부산 인권사무소 박대현 조사관은 "채증을 한다고 해서 차단해서는 안 된다"며 "명예훼손의 목적이 있다는 의심만으로 사전에 차단해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채증이 불법이라면 현행범으로 체포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곳곳에서 채증을 차단합니다.

밀양에서 사라지고 있는 '인권'

▲ 6일 현행범으로 체포된 정00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 김종술

인권이 무엇인가요. 간단합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가 바로 인권입니다. 인권은 국가권력보다 우선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함부로 침해할 수 없습니다. 앞서 설명해 드린 경찰의 '만행'은 인권침해 소지가 상당히 큽니다.

경찰은 한전이 보호요청을 했기 때문에 송전탑이 건설될 현장 인근에 상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하지만 경찰이라는 공권력은 다른 곳에서도 그 '힘'을 발휘합니다.

지난해 12월 8일, 지역 주민들이 시민체육공원에 고 유한숙 어르신의 분향소를 설치하려고 있으나 경찰은 힘으로 방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민 네 명이 실신해 병원으로 응급 이송됐으며 천막 두 동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밀양송전탑대책위는 국가인권위에 긴급 구제를 신청, 조사 중에 있습니다.



지난 7일 오후 3시께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인권사무소 박대현 조사관이 상동면 고답마을에서 주민들과 경찰의 충돌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그는 그 광경을 카메라에 동영상으로 담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상황이 인권적으로 문제가 있겠느냐고 물어봤습니다.

박대현 조사관은 "인권위가 강제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사후구제 이외에 예방은 힘든 상황"이라며 "주민들이 밀양에 (인권위의) 상주를 요구하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한 상태라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박대현 조사관은 이날 본 상황을 두고 "인권적인 문제가 상당히 많이 발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어떤 경우라도 공권력은 방어적인 수단에 그쳐야지 공격적으로, 선제적으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며 "상대가 노인이라는 점 등을 감안한다면 안전이 최우선으로 보인다, 발로 걷어차는 행위 등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인권위의 공식 입장이라기보다 인권위 조사관으로서의 판단이 이렇다"는 전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 어르신들이 밤샘하면서 논가에 피워놓은 모닥불을 경찰이 소화기로 꺼버리고 있다. ⓒ 김종술

[인터뷰] "경찰이 충돌 유발했다" vs. "주민 안전 최우선"
최근 벌어진 일련의 상황에 관련해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이계삼 사무국장은 아래와 같이 밝혔습니다.

"공사 현장이 산에서 마을로 바뀌면서 경찰이 일종의 작전을 쓰는 게 아닌가 싶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시간 가까이 걸리는 부곡에서도 오기도 했는데, 경찰이 숙영지를 구하기 어려웠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경찰들이 주민들의 저항을 받아내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주민들은 형광색 옷만 봐도 경기를 일으킬 정도다. 지난 6일과 7일, 마을 한가운데서 경찰이 먹고 자겠다며 컨테이너를 들고 왔는데, 이것이 주민들의 신경을 자극해 충돌을 유발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선제적으로 고답마을 (주민들의) 기를 꺾겠다'는 기획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트럭 밑에 들어가서 몸을 묶은 것을 공무집행방해라며 주민들을 끌어냈는데, 처음부터 경찰은 그곳에 들어가려는 주민을 차단해야 했다. 하지만 자유롭게 놔뒀다. 이후 차량을 빼야 하니까 나오라며 주민들을 끌어냈다. 이건 합당하지 않다. 특히 이날 연행된 두 명은 그동안 경찰에 대한 저항이 심했던 이들이다. 경찰이 그동안의 채증자료를 총동원해 주민들의 기를 누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할머니의 손등이 날카로운 것에 베인 <오마이뉴스> 사진을 비롯해 각종 증거자료가 있다. 왜 언론들이 이런 보도를 누락하는지 알 수 없다. 이런 것에 주민들의 좌절은 커지고 있다. 이렇게 당해도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침묵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민들이 좌절하고 있는 것이다."

저는 지난 6일과 7일에 상동면 고답마을에서 있었던 일을 토대로 경남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공식 질의를 했습니다.

- 고령의 어르신들이라 부상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과잉 진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경찰의 입장은?
"경찰은 항상 주민의 인권과 안전에 최우선하고 있다. 주민 부상자 대부분은 고령으로 인한 탈진 증세 등으로 후송됐다. 경찰이 주민을 폭행한 사실은 없다."

- 경찰에서 인권교육을 한다고 들었다. 언제 어떤 식으로 어떻게 하는가.
"경찰에서는 부대원들을 상대로 인권위 제작 동영상 등 인권교양 자료를 배포해 부대 자체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밀양 현장에서도 인권위 소장을 초청해 교양을 진행했다. 또한 매일 부대장에게 유의사항을 부대원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 경찰의 채증은 합법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주민이 경찰을 찍는 것은 방해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일반인이 채증 자료를 다중이 볼 수 있는 곳에 노출을 시키면 문제가 된다. 하지만 일반인이 집회 현장에서 촬영을 하는 것을 법적으로 규제할 수는 없다. 그런 행위가 있었다면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정당한 이유가 있어서 그랬는지, 무턱대고 주민들이 찍는 걸 못하게 했는지 직원들에게 전파하고 교육하겠다. 그리고 '채증하지마(사진 찍지마)'라는 말은 잘못된 것으로 교양하겠다."

- 지난 6일 다큐멘터리를 찍던 박배일 감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무슨 이유로 체포됐나. 그리고 6일과 7일 있었던 주민 연행의 이유를 알고 싶다.
"현행범으로 체포한 4명 중 2명은 업무방해로 영장이 청구됐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이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기자인 줄 몰랐다. 작전을 하면서 몇 차례 경고를 했는데 나가지 않아 현행범으로 체포했었다. 하지만 조사를 해보니 사안이 경미해 조사 뒤 석방했다. 연행된 4명 중 2명은 석방, 나머지 2명은 업무방해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 지난 7일 3시께 사복경찰과 경찰복을 입은 경찰이 흥분해 한 손으로 할아버지·할머니를 잡아 밀치는 것을 봤다. 어르신의 발을 걷어차는 것도 서너 차례 목격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불법행위 및 위험방지를 위한 제지이며 기자가 목격한 부분에 대해서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면 확인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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