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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찾은 시민단체들... "끝까지 어르신들 따르겠다"
[10만인클럽 밀양리포트⑬] 전쟁터 '밀양 24시'...전국대책위, 분향소·촛불문화제 참석

14.01.05 16:29 | 김종술 기자쪽지보내기

7.6.5 전쟁을 아시나요? 밀양 할매, 할배들이 지팡이 들고 뛰어든 싸움터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10월 1일부터 밀양 765kV 송전탑 공사를 다시 시작하면서 싸움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대학가 등 전국 곳곳에 '안녕 대자보'가 나붙는 하 수상한 박근혜 정부 1년,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은 시민기자와 상근 기자로 현장 리포트팀을 구성해 안녕치 못한, 아니 전쟁터와 다를 바 없는 밀양의 생생한 육성과 현장 상황을 기획 보도하고 있습니다. [편집자말]
"헬기 소음에 시달리다 끓은 물에 손을 넣은 주민도 있는 등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오는 25일 2차 희망버스로 끝나지 않고 어르신들이 포기하지 않은 한 끝까지 어르신들의 뒤를 따르겠다."
▲ 131번째 촛불문화제 ⓒ 정대희

밀양송전탑 전국대책위가 밀양을 찾은 4일 오후 3시, 밀양시 삼문동 너른마당 2층에선 '2014년 밀양의 희망, 함께 방법을 찾는다!'란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엔 녹색당과 서울, 고양, 파주, 대구, 울산, 부산, 진주, 여수, 당진, 영덕 등 전국 시민단체 회원 130명이 '송전탑 대안과 해법'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행사 참가자들은 이날, 지난해 12월 '송전탑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음독했다가 목숨을 잃은 고 유한숙씨 분향소를 찾아 합동 조문을 했다. 조문을 끝낸 참가자들은 131번째 촛불문화제에 함께해 주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헬기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로 뜨거운 물에 손을 담글 정도"

▲ 전국시민사회단체가 '2014년 밀양의 희망, 함께 방법을 찾는다!'라는 주제로 신년교례회를 했다. ⓒ 김종술

시민단체가 밀양을 찾은 것에 대해 주민 이남우(72·부북면 평밭마을)씨는 "순리대로 살자, 남을 위하고 전체가 바라는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정부와 한전이 주민을 억압하여 생명의 빼앗고 환경을 훼손하며 송전탑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밀양송전탑대책위 공동대표인 김진한 신부는 "지난 10월 이후 공사가 강행되고 있다, 경찰병력 3천 명이 상주하고 밀어붙였다"면서 "지금은 (경찰병력이)조금 줄었다고 한다, 매일같이 주민들이 한전에 맞서고 있다, 경찰에 뺨을 맞는 주민도 있는 등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더.

김 신부는 이어 "송전탑 공사를 위해 헬기로 장비를 실어 나르는데, 그 소음에 스트레스를 받은 주민 한 명이 펄펄 끓는 물에 손을 집어 넣은 적도 있다"면서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고 유한숙 어르신이 돌아가신 지 한 달이 되어 가는데 한전은 입을 닫고 말이 없다"면서 "경찰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고인을 가정사로 몰아붙였다, 아버지를 냉동고에 모신 뒤 하루 하루 힘들게 살고 있는 상주가 서울로 올라가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르신들은 움막을 새로 짓고 농성장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한전은 시내 곳곳에 돈을 뿌리고 있다. 경찰을 사칭한 공무원이 돌아다니면서 회유를 넘어 협박하고 있다. 또 경찰은 송전탑에 반대하는 어르신들의 자식들에게 찾아가 무언의 압력을 가하는 상태이다. 어르신들이 시작한 싸움, 어르신들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대책위는 끝까지 그분들의 뒤를 따를 것이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전국 송전탑대책위 집행위원장)은 "90년도에 안면도에서 섬으로 들어오는 배를 막고 경찰을 묶는 등 엄청난 싸움을 했다"면서 "92년도에는 굴업도에서 끝까지 굴하지 않은 싸움을 했다, 이후에 많은 곳에서 전쟁 같은 싸움이 번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들이 선구자의 역할을 했다면 그분들 뒤에는 밀양이라는 어르신들의 희망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염 처장은 그러면서 "혹시나 밀양 송전탑 문제를 우리가 막지 못한다더라도 패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에너지정책과 관련해서 엄청난 전진을 해나가고 있다"며 "이 모두가 밀양에서부터 시작했고 국민들이 밀양을 주목하고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힘이 부족해서 늘 미안하지만 모든 힘을 발휘해서 밀양을 도울 것이다, 희망버스도 2차로 끝나지 않고 3차로 이어갈 것이다"라고 맹세했다.

부북면 평밭마을 주민 서종범씨는 "밀양과 가까운 곳에 계시는 분들이 언제든 찾아와 텃밭을 가꾸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나의 땅 700평 가량을 텃밭으로 제공하고 7평 규모의 황토방을 무상으로 임대 하겠다"며 "언제든 삼겹살을 사가지고 와서 우리가 싸울 수 있도록 힘을 주고 쉬어가시라, 여러분의 연대가 우리에게는 힘이 되고 살아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부탁했다.

상동면 고답마을 주민 최성광씨는 "지난 1차 희망버스가 밀양을 방문했을 때 외부세력으로 비판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며 "오는 25일 2차 희망버스가 왔을 때는 밀양 시내에서 30분이든 1시간이든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여 시민들의 공감대를 이끌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같은 시간대에 동시다발적으로 1인시위를 해 밀양에 송전탑 문제뿐 아니라 전국의 원전과 송전탑 문제를 부각시키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전국 송전탑대책위 집행위원장)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고 유한숙씨의 조문을 하고 있다. ⓒ 김종술

토론회가 끝난 뒤 전국에서 모인 시민단체들은 지난 12월 6일 농약을 마시고 숨진 고 유한숙씨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평밭마을 어르신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6시부터 진행하는 촛불문화제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끊임없는 연대와 희망버스로 어르신들에게 힘을 실어 주겠다"

"우리가 밀양이다."
"한전은 물러가라."

▲ 이계삼 대책위 사무국장이 추진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 정대희

131번째로 열린 이날 촛불 문화제에는 300여 명의 주민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함께 사는 세상' 이현순·조인재씨는 밀양 송전탑 공사 저지를 위해 산으로 올라 한전과 경찰에 몸을 던지는 어르신들과 고 이치우씨, 고 유한숙씨 등을 위로하는 진혼곡을 선보였다.

이어 목포에서 온 조분이(20)학생은 "그동안 어머니가 밀양을 자주 찾는 것을 알면서도 미루다가 이번에 처음 찾았다"면서 "헬기소음에 관한 주민피해 조사를 하면서 어르신들이 겪었던 고통을 들었는데 나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온 대학생 명미소씨는 "그동안 밀양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가 늙고 병든 몸을 이끌고 몸을 던지듯 한전과 경찰에 맞섰다는 얘기를 들으니 안타깝고 슬프다"며 "돌아가면 친구들과 주변 분들에게 밀양에 소식을 전달하는 전도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민준 학생은 "밀양에 몇 차례 다녀가면서 어르신들의 아픔을 알고 지내다가 오늘 떡국을 끓여 준다는 할머니의 전화를 받고 수저만 들고 왔는데 미안하다"며 "최근 부산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란 대자보를 붙이고 밀양의 유인물을 나눠 주면서 부산 주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선 주민들이 몸을 던져 싸우는 모습, 주민들 눈 앞으로 공사 차량이 지나는 모습, 공사 강행에 저항하다가 경찰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들려 나가는 어르신들의 투쟁 영상이 상여됐다.

염형철 사무총장은 "밀양 송전탑 문제가 터지면서 노동계, 교육계, 정치계, 청년들까지 동참하는 전국대책위를 꾸려서 운영하고 있다"며 "오늘 밀양 신년 토론회를 통해 죽는 날까지 밀양 투쟁에 연대하기로 했다, 원자력 발전소와 송전탑 막기를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주민이 제안한 밀양 시내에서의 1인 시위를 하고 전국에서 많은 시민들이 밀양을 지지하고 있음을 알리고 희망버스도 2차, 3차, 4차, 5차를 준비하겠다"며 "서울 시청에 10일간 마련한 분향소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왔고 지지를 보냈다, 송전탑을 막는 그 날까지 어르신들이 건강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계삼 밀양765송전탑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오늘이 한전이 공사를 제기한 지가 95일째다, 국회의원 78인이 공사 중단 촉구와 송전법을 통과하면서 주민들과 대화하라고 해서 최근 한전과 마주했지만, 그들은 이 자리에서 '공사 중단 못 하겠다, 주민들이 공사를 막으면서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며 우리에게 모욕만 줬다"고 분노했다.

이어 "한전은 개별보상을 하는 것도 감사원 결과가 나오면 따르겠다고 하고 노선 변경이나 지중화 문제도 요구했지만 모두 다 거절했다"며 "지금 어르신들은 한전의 공사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죽음에 이르고 있다, 많은 분들이 후원과 물품을 보내주고 있어서 그나마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 131번째 촛불문화제 ⓒ 정대희

한편, 밀양 송전탑 대책위는 돌아오는 10일 밀양 시청에서 기자회견 및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는 헬기 소음으로 인한 주민피해에 대해 알리고 16일 고 이치우 어르신 2주년 추모제 계획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그리고 전국대책위는 25일 희망버스로 다시 밀양을 찾을 예정이다. 

▲ 131번째 촛불문화제 ⓒ 정대희

▲ 131번째 촛불문화제 ⓒ 정대희

▲ 131번째 촛불문화제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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