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소식 [리포트] 거대한 굴뚝이 토해낸 미세먼지..."암 환자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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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찍었는데...울고 있습니다"
[10만인클럽 밀양리포트① 여는 글] '박근혜 정부 1년', 밀양에서 온 편지

13.12.19 15:51 | 김종술 기자쪽지보내기

7.6.5 전쟁을 아시나요? 밀양 할매, 할배들이 지팡이 들고 뛰어든 싸움터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10월 1일부터 밀양 765kV 송전탑 공사를 다시 시작하면서 싸움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대학가 등 전국 곳곳에 '안녕 대자보'가 나붙는 하 수상한 박근혜 정부 1년,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은 시민기자와 상근 기자로 현장리포터팀을 구성해 안녕치 못한, 아니 전쟁터와 다를 바 없는 밀양의 생생한 육성과 현장 상황을 1주일여에 걸쳐 기획 보도할 예정입니다. [편집자말]
지-이-잉-.
우-우-웅-.

밀양 송전탑은 완공되기도 전에 울고 있습니다.

▲ 밀양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부터 여든에 어르신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한전사장, 경찰들에게 보내는 편지 ⓒ 김종술

여기, 수십 장의 손글씨 편지가 있습니다. 밀양의 눈물입니다. 밀양의 할매, 할배와 초등학생들이 A4 용지에 삐뚤빼뚤 써내려 간 울음소리입니다. 최근 밀양의 안녕을 묻는 손글씨 대자보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데요. 그 물음에 대한 답장이기도 합니다. 최근 대학생들이 대자보에 적은 것처럼 밀양은 안녕하지 못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은 오늘(19일), 이 답장을 발췌해 온라인 우체통에 넣어 날립니다. 댓글로 회신을 주시면 영하의 날씨에 비닐 한 겹으로 밤을 지새우고 계신 밀양의 할매, 할배들께 전달하겠습니다.  

# 냉동고에 계신 아버지, 아직 묻을 수가...

밀양 시민들 안녕들 하십니까?

아버지가 지난 6일 송전탑 반대하시다가 억울하게 돌아가셨습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누나와 손주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오시고, 며칠 후 제대로 된 보상도 되지 않는다고, 아주 친절하게 송전탑 세워질 위치까지 알려주고 가더랍니다.

76만5000볼트의 전기가 높이 100m가 넘는 괴물 같은 거대한 송전탑을 타고 흐르면 돼지가 수정도 발육도 크나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저희 부모님의 건강과 안위는 위협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 동물 모두 살아갈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곳에서 키우는 돼지고기를 드실 수 있겠는지요?

지금 저희는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음독하시고 대학병원에 누워 계신 아버지를 보고 뭐라 말도 못 하고 울고 있습니다. 밀양 경찰서 경찰 3명이 초동수사를 하러 신음하고 계시는 아버지에게 휴대폰을 들이대며 "어르신 왜 이렇게 하셨습니까?"하고 물었고 "송전탑 때문에 그랬다. 송전탑 때문에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말에 경찰은 당황하여 휴대폰 녹음 기능을 끄는 걸 저는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저희는 너무 억울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저희가 밀양시청 앞 광장에 분향소를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저희 아버지 죽음이 헛되지 않게 도와주세요. 가족은 아버지 시신을 냉동고에 보관한 채 장례도 못 치르고 일상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빈자리를 슬퍼할 겨를도 없이 거짓으로 점철된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공권력과 싸우고 있습니다.
- 고 유한숙님 막내아들 유대근님이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편지

▲ 밀양에 사는 주민 서종범님이 쓴 “밀양 송전탑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대자보 ⓒ 김종술

# 내 손으로 박근혜 뽑았는데... 난 왜 울고 있지?

정치를 잘 하리라 생각해서 박근혜를 뽑았으나 지금 밀양 송전탑 때문에 재산과 건강, 모든 걸 빼앗기게 되어 대통령이 원망스럽고 하는 게 한심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 들어 줄려고도 않고 사람이 죽어도 눈도 깜빡 안 하니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하는가. 정말 살기 싫다." - 밀양 할배가.

"칠십육만오천 볼트가 당신 머리 위로 흐르면 안녕하실까요. 당신은 안녕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평생 모은 재산을 철근 덩어리가 잡아 먹는다면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습니까. 우리는 매일 밤을 걱정으로 지샙니다. 도시 사람들은 가로등 불 아래에서 사랑을 속삭이거나 안전을 바라지만, 우리는 가로등불 아래에서 뜬 눈으로 잠을 청합니다. 시끄러운 차 소리는 우리 귓바퀴를 긁어가고...." - 밀양 주민이.

"76만5000볼트 때문에 끊임없이 울어야만 하니 그래서 안녕하지 못하다." - 밀양 이사라 평밭마을 할머니.

"박근혜 우리나라의 어르신 대통령만 믿고 사는 국민인데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통령이면 해결할 수가 있을 것 같은데, 어려운 국민들을 잘 보살펴 주셨으면 좋겠다. 선거 때 대통령을 만들어 주면 행복한 상태에 살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 있으니 국민들 잘 보살펴 주소. 대통령이니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송전탑만 생각하면 울분이 차서 눈물만 난다. 한숨만 난다." - 모정 이순자 어머니.

# 공산주의 하자는거냐? 내가 경찰과 왜 싸워야 하나

▲ 밀양에 거주하는 초등학생과 청소년들이 편지를 쓰고 있다. ⓒ 김종술

"한전도 정부도 야속하고 너무나 원망스럽다. 주민 없는 정부도 있나. 왜 주민을 고생시키는지 시청에 경찰을 뺑 둘러놓고 우리를 검문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우리 국민들 처음 대통령 나올 때 우리 국민들 하나하나 다 안아주기로 했는데 지금 왜 이러나. 우리는 매일 고통스럽다. 눈만 뜨면 경찰이 우리를 몆 겹으로 싸는데 이게 공산주의냐. 어떤 일이 있어도 못 받아 들이겠다. 경찰이랑 왜 싸우노. 우리를 안아주고 감싸줘야 하는데 경찰이 우리 남편 목을 잡고 팔을 뒤로 꺾었다. 골목에 떼로 들어와 숨을 못 쉬게 하더라. 얼굴이 새파래졌다. 경운기를 뛰어넘어 와서 목을 졸랐다. 그리고 도망갔다." - 도곡마을 이종분 어머니

"한전 사장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밀양 송전탑 공사에 관심이 많은 스무살 아가씨입니다. 혹시 밀양에 와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저는 송전탑 공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와봤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산도 좋고 물도 좋고 과일도 맛있습니다. 이런 곳에 왜 괴물 같은 철탑을 세우시려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사장님 집 뒤뜰에 거대한 철근 덩어리가 서 있다면, 그것이 비오는 날마다 지지직 거린다면, 사장님이 심으신 꽃들이 병들어 죽는다면, 평생 키운 개가 아무 일도 없었는데 죽는다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지금 사장님이 생각하신 그 기분, 그 기분의 백 배, 천배가 지금 밀양 할머니들이 매일 느끼는 기분입니다.

공부도 많이 하시고 잃을 것도 많으신 분이 왜 남을 생각하지 않습니까. 저는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할머니들이 농성장에서 밥을 드시고 비오는 날 노숙하시는 모습을 보고 처음엔 그저 안타깝고 불쌍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한전 직원, 하청 직원들이 공사를 하러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우시는 할머니를 보니 아, 무엇 때문에 저 사람들은 자신의 어머니뻘 되는 사람을 밀치고 공사를 하러가는 건지 자신의 고향이고, 친부모였다면 그런 행동 할 수 있을 것인지... 어마어마하게 밀양 시민을 죽이는 사업입니다. 제발 주위를 둘러 봐 주시고 귀 기울여 할머니의 외침을 들어 주세요." - 대구에서 온 박인화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 송전탑 때문에 고생합니다. 물론 전 송전탑에 대해 잘 모릅니다. 밀양 말고도 탑을 세울 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전탑 반대 시위를 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시고 공사를 하시든 안 하시든 판단을 해주세요" - 밀양의 어느 한 초등학생

# 불벼락... 눈물로 세월 보냅니다

▲ 밀양 할매, 할배가 보내는 편지 ⓒ 김종술

"박근혜 대통령님께

날이 추워졌는데 바쁜 국정운영으로 많이 바쁘시지요?, 대통령님이 처음 취임하셨을 때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밀양에 할매 할아버지의 표정들 속에는 분노와 슬픔이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이렇게 배웁니다. 갈등을 해결하는 데에는 양자 사이에서 이해와 대화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서는 배려가 필요하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서로를 사랑하자.' 우리가 살아가면서 추구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이자, 덕목입니다. 대통령님도 행복한 나라라는 목표 속에서 이러한 덕목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지금 밀양은 한전과 정부 그리고 주민간의 소통은 완전히 단절되었고 감금, 연행으로 인해 울고 있습니다. 고 이치우 어르신에 이어 고 유한숙 어르신이 억울하게 돌아가셨음에도 언론과 경찰은 왜곡하고 있습니다. 분향소를 차리는 것조차 무자비하게 밟고 부수어 버렸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친 어제 밤에도 할머니들은 비닐에 의지한 채 영정을 지키셨습니다. 대통령님 제발 행복하게 해주세요!" - 밀양에 어진.

박근혜 대통령님, 보라마을에서 한 분이 돌아가셨는데 또 한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벌써 두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사람이 이렇게 죽어 가는데 이걸 꼭 해야겠습니까? 사람 좀 고만 죽이세요. 우리는 이젠 데모하러 맨날 나오니까 다리도 아프고 일도 못 하고 다 죽겠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서글픕니다. 철탑만 안 세우면 됩니다. 철탑만 중단하세요.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나이 90입니다. 철탑 때문에 매일같이 도로에 앉았으니 이기 산기가 죽은기가? 대통령 자기가 한 말 중에 지킨 게 하나도 없습니다. 노인연금도 안 주고, 대통령답게 말을 지키세요." - 보라마을 유순남(70), 최잔남(90), 김옥수(85), 박갑순(87), 김정연(60), 손찬순(67).

"몆 년간 지속된 싸움으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초래됐습니다. 본인의 주택과 농지가 철탑과는 300미터 거리니, 생활유지가 불가능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군대를 다녀와 이곳에 살아 온 지 47년, 제 나이 70살이 좀 넘었습니다. 이곳에 일궈놓은 농지에서 평생을 살아갈 것인데 송전탑으로 농지가격은 물론 토지 판로가 막혀 버렸습니다.

이곳은 청정 지역인데 청천 벼락같은 불벼락을 맞았습니다. 관할 관청이나 한전은 우리 주민들을 찾아 시장에 갈치, 꽁치 흥정하는 식으로 주민들을 농락하고 있으며, 강압적인 공사현장으로 인하여 주민들은 실의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백지화 아니면 죽음밖에...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동안 울분을 참지 못하고 죽음으로 희생한 분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죽음을 원하고 있단 말입니까? 저의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내 고향을 넘겨주고픈 심정입니다" - 밀양시 상동면 도곡리 김성환.

# 박근혜 물러가라, 그래야 해결될 거 아이가

"박근혜 물러나가라. 물러나가야 이게 해결될 거 아이가. 시장도 물러나가라. 할 말이 너무 많다. 우리 밀양 시민들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왜 숨어 있노. 지만 살기라고 떳떳하게 살아라. 우리가 무슨 죄가 있노. 내 땅 지키려고 이러는데 길바닥에 벌벌 떨면서 있고 우리가 노숙자도 아니고." - 고정마을 어머니.

"밀양에 사는 할배입니다. 다른 나라는 원자력발전소를 폐기하는 마당에 우리나라는 어째서 계속 원전을 더 지으려고 하는지 시대에 역행을 하면서 주변에 사는 우리 국민들을 결국 죽이려고 하니, 힘없는 우리 할매, 할배들은 누구를 믿고 살아가야 합니까. 송전탑 때문에 벌써 사람이 둘이나 죽었는데 정부는 오히려 경찰병력 3000명을 풀어서 우리를 다 죽이려 하는 이 정부가 너무 너무 원망스럽고, 그 분들의 억울한 죽음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어 내 자신도 지금 당장이라고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윤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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