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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인 리포트

김병기의 아만남

'아실'을 아시나요?

13.07.18 14:20 | 김병기 기자쪽지보내기

10만인클럽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두 바퀴' 기자입니다. 매일 아침 안양천 둑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상암동 사무실에 출근합니다. 집 앞에서부터 회사까지 앉아서 출근할 수 있다는 게 자출사(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 안장 위에서 미친놈처럼 지껄이면서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리는 것도 소심남의 회사 생활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오마이뉴스에서 갖고 있는 직함은 총 3개인데요.^^ 전국부와 시민기자전략부 총괄국장을 맡고 있다가 최근 사내외 소통 창구인 미래커뮤니케이션팀까지 더해져 이래저래 분주하답니다.

지난 3월 안양천 둑길에 벚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 아침저녁으로 페달을 밟으면서 미래커뮤니케이션 업무를 짰습니다. 제 작은 딸보다 한살 많은 오마이뉴스가 성인으로 성장하려면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까? 13년 전에는 참신했는데, 이제는 타성에 젖고 관료화된 것은 아닐까? 우리의 장점인 '선택과 집중', 그리고 역동성이 사그라지는 것은 아닐까? 내부 구성원들은 지금 신명나게 일하고 있나? 1만인클럽 회원들과 독자들은 오마이뉴스에서 신명을 느낄까?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질문을 마구 날리다가, 문득 '아름다운 실패 프로젝트'(이하 '아실')라는 것을 떠올렸습니다. <거지의 품격>에 등장하는 개콘 허경환의 오백 원 버전으로 하자면 '무조건 1만원 프로젝트'. 오마이뉴스 혁신에 대한 사내 공모전인데, 제안자에게 1만원을 포상한다는 쫀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에 단 명칭은 '실패 프로젝트'였는데 오연호 대표가 '아름다운'이라는 형용사를 붙였습니다. 역시! 느낌이 확 다르더군요. 당시 사내 게시판에 올린 공고문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아름다운 실패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혹시 대박을 칠만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술자리에서 선후배에게 슬쩍 떠본 뒤 포기한 적이 없나요? '네가 아이디어를 냈으니 네가 책임지고 해보라'는 회사 고유의 전통(?) 때문에 좋은 생각을 호주머니 속에 묵혀두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업무를 하면서 '왜 이렇게 거추장스러운 절차를 뒀지?'라고 속병을 앓고 있지는 않은가요? 좋은 제안을 해도 대상 부서의 바쁜 업무 때문에 지체되거나, 제대로 실행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요? 

저도 그런 적이 있습니다. 혼자 고민하다가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아이디어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부터 접시를 깨려고 합니다. 실패할지도 모를 '아름다운 실패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모든 아이디어 제안자에게 1만 원권 상품권을 드립니다. 푼돈으로 미래 가치를 사려는 건 아닙니다. 우리들의 머리를 풀어내고 말문을 틔울 윤활유정도로 여겨 주셨으면 합니다. 

사내 게시판에 이런 화끈한 반응들이 올라왔습니다.

"좋아요, 누릅니다. 꾸욱!"
"오호 '모든 아이디어 제안자'에게라……. 좋아요!"
"지금 바로 이메일로 보내겠습니다 ~"
"너무 좋네요. 일단 명칭이 참 사람 편안하게 해줍니다. 새봄 좌충우돌 프로젝트가 시작되니 반갑습니다!"

한 달여 동안 43개의 제안이 쏟아졌습니다. 사내 게시판과 이메일, 메신저로 마구 날렸습니다. 설마, 1만원 상품권을 위해서? 아닐 겁니다. 그런데 막상 변화의 열정을 확인한 순간 저는 눈을 질끈 감고 급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원래 '아실'은 연중 프로젝트였는데 4월30일까지 1차 마감기간을 정했습니다. 이후 두 달 동안 아이디어 숙성 기간을 거친 뒤에 2차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게시판에 알렸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하신가요? 순식간에 제 어깨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업무. 제게는 마냥 아름답지는 않았던 거죠.^^. 지금은 지속가능한 프로젝트를 위한 아이디어 숙성기간입니다.

'너, 아니?'

갑자기 왜 반말이냐고요? 이준호 편집부 기자가 아실에 제안한 아이템을 구현한 특별면의 이름입니다. 청소년 시민기자들의 참여 광장인데요, 아실 1탄입니다. 이준호 기자의 문제의식은 이랬습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이고 오마이뉴스에는 초등학생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민기자들이 참여한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정작 청소년 기자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가 없습니다. 성인 시민기자들이 쓴 기사와 같은 기준으로 기사를 편집하면 청소년 기자들의 기사는 정식기사로 채택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준호 기자를 청소년 면의 담임선생님으로 임명하고, 이 지면을 열었습니다. 물론 일반 시민기자들에게 들이대는 잣대보다는 다소 느슨한 편집기준으로 이 면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10만인클럽 회원 여러분, 혹시 청소년 자녀분을 있으신가요? 그럼 '아실'에 참여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아름답게 실패하도록 방치하지 말고 아름답게 성공할 수 있도록 자녀분들을 동참시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근에 초등학교 5학년인 제 작은 딸도 참여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인 큰 딸은 말을 듣지 않더군요. 용돈을 미끼로 아직도 설득 중입니다.

아실 2탄은 최근 오마이뉴스에 입사한 신입기자들이 실행했습니다. 대단한 건 아닙니다. 43건의 아이디어 중에는 게시판에 새 식구를 소개할 때 사진을 올리자는 제안이 있습니다. 직원 수가 110여명이 넘어서고 있기에 외근직의 경우 내근자들의 '이름'과 '얼굴'을 짜 맞출 수 없다는 거죠. 현재 수습기자 교육을 맡고 있는 황방열 사회팀장이 제안한 아이템입니다.

그 결과 올라온 수습기자들의 사진을 독수리타법을 고수하는 제가 편집해 만들어 보았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미래를 담당할 얼굴들, 10만인클럽 회원님들께 먼저 공개하겠습니다.


오마이뉴스는 8만여 명의 시민기자와 상근기자의 환상적인 두 바퀴로 굴러갑니다. 또 10만인클럽 회원들이 굴리는 7700여개 바퀴도 환상적입니다. 이 정도면 쓰러지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자만하지 않겠습니다. 안주하지도 않겠습니다. 안장 위에서 사람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항상 성공과 실패, 두 바퀴를 굴린다는 자세로 쉼 없이 페달을 밟겠습니다. 매일매일 도전하고, 아름답게 실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 달간 쏟아진 아름다운 실패의 또 다른 제안,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6월에 열심히 숙성시켜서 10만인클럽 회원분들에게 선보이겠습니다. 13년 동안 사용해서 여기저기 귀가 떨어진 헌 접시를 유쾌-통쾌-상쾌하게 깨뜨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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