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편집국
[동참]김종술 기자입니다. 꽁꽁 언 금강에서 편지를 띄웁니다
10만인클럽(kaos80) 2017.02.20 17:59 조회 : 4945

안녕하세요?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입니다.

먼저, <김종술, 금강에 산다>에 보내주신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힘으로 저는 오늘도 금강을 걷고 있습니다. 강을 따라 걷는 게 아닙니다. 강물 위를 걷고 있습니다. 매서운 추위에 금강이 꽁꽁 얼었습니다. 강물이 흐를 때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모습입니다. 얼음판이 된 강 위에 올라서서 삽으로 얼음을 잘라냈습니다. 놀랐습니다. 얼음녹조였습니다.

꽁꽁 언 얼음에 녹조가 더덕더덕 붙었습니다. 여름마다 4대강을 녹조라떼로 만들었던 그 녹조 맞습니다. 두 눈으로 확인하고도 믿기 어렵습니다. MB 정권의 ‘가짜 삽질’에 ‘아이스녹조라떼’까지 탄생했습니다.

화가 납니다. 의지를 다집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저는 기억합니다. MB 정권의 부역자들에 의해 4대강이 어떻게 죽어갔는지를. 이건 살인입니다.

그래서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저에게 기회의 땅이었습니다. 글쓰기, 배운 적 없습니다. 취재방법은 독학으로 익혔습니다. 육하원칙은 ‘수학의 정석’에 나오는 공식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 편집기자들은 제가 기사만 올리면 벌벌 떨었습니다. 글은 거친데, 목소리만 커서입니다.

저도 압니다. 전 고집불통입니다. 다른 사람 말은 안 듣습니다. 오직 내 눈으로 보고 만진 것만 기사를 씁니다. 그래서 책상에 앉아 글만 쓰는 소위 ‘중앙 언론’ 기자들도 아니꼽게 봤습니다. 하지만 파산 기자가 돼서는 절박했습니다. 이름 없는 지역신문 출신 기자의 투박한 글을 받아줄 언론사는 없었습니다. 어딘가에 글을 싣는 게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려웠습니다.

외롭고 힘들 때 <오마이뉴스>를 만났습니다. 대전충청 지역의 심규상 기자는 동방에서 온 귀인 같았습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란 모토는 모든 걸 포기한 저에게 꿈을 꾸게 했습니다.

4대강. 지역에선 '금기어'였습니다. 언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부지기수의 언론사가 '4대강 용비어천가'를 불렀습니다. 4대강 사업의 민낯을 고발한 내 기사를 받아준 곳은 오직 <오마이뉴스> 뿐이었습니다. 뒷배가 생기니 든든했습니다.

한 마리의 나비처럼 4대강 사업 공사현장을 날아다녔습니다. 벌이 돼 가짜 삽질에 침을 날렸습니다. 그러다가 배 터지게 욕을 먹고 삽자루가 날아오는 개고생 취재를 하기도 했으나 기사를 받아줄 <오마이뉴스>가 있어 두렵지 않았습니다.

매일 강으로 향했습니다. 밤이면 어두컴컴한 방에서 빚 독촉에 잠을 설쳤지만, 아침이면 어김없이 강에 갔습니다. 4대강 사업의 민낯. 누군가는 꼭 역사를 기록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쓴 4대강 기사가 1000편이 넘습니다.

특종도 여러 번 거머쥐었습니다. 금강 물고기 떼죽음, 큰빗이끼벌레 창궐, 공산성 붕괴...<오마이뉴스>가 있어 가능했습니다. 목이 뻣뻣한 '중앙 언론사' 기자들이 나를 찾아와 정중히 취재를 부탁하고 존경한다는 말까지 보탰습니다. 내가 <오마이뉴스>를 믿고, <오마이뉴스>가 나를 믿어준 덕분입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오마이뉴스>에서 4대강 특별취재팀을 꾸려 4년째 함께하고 있습니다. '나 홀로 4대강 취재'에서 벗어나 팀장, 본부장급 상근기자부터 시민기자까지 수많은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금강만 취재하던 내가 낙동강, 영산강, 한강에 이르는 4대강 현장 전문기자가 됐습니다.

큰빗이끼벌레를 삼키고 녹조에 몸을 던졌습니다. 죽은 물고기를 찾아내기 위해 손가락 삽질로 강바닥을 파헤쳤습니다. 입고 있던 그대로 한강과 낙동강에 들어가 환경부 수 생태 4급수 오염지표종인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를 끄집어냈습니다.

피부가 오돌토돌해지고 온몸에 두드러기가 생겼습니다. 머리가 깨지는 고통에 두통약을 끼고 살았습니다. 결국 정신과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런 저의 이야기를 실어준 <오마이뉴스>에 고맙습니다.

고개 숙여 인사를 할 일은 또 있다. <오마이뉴스>는 펀딩을 모금해 제게 투명카약을 선물했습니다. <오마이뉴스>를 통해 이름이 알려지면서 원고 청탁도 밀려들었습니다. 강의요청에 공동저자로 참여해 책을 펴내자는 제안까지 왔습니다. 인구 10만 소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름 없는 지역신문 기자가 누구나 부러워하는 기자로 탈바꿈했습니다.

상복도 터졌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시민기자에게 주는 기자상과 특종상, 으뜸상, 특별상에 이어 올해의 뉴스게릴라까지 수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환경 부문에서도 이름을 알렸습니다. 상금 1천만 원인 SBS 물환경대상 반딧불이상, 환경재단의 '2014년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등 크고 작은 환경 단체의 수상대에 올랐습니다.

시민기자로는 최초로 기자협회에서 주는 '이달의 기자상'과 언론 민주화와 평화, 통일 분야 발전에 기여한 이에게 주는 '성유보 특별상'까지, 책장이 트로피로 채워졌습니다.

<오마이뉴스> 덕분에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물고기 몇 마리 죽은 게 무슨 상관있냐'며 비아냥거리던 비웃음이 사라졌습니다. 듣도 보도 못한 욕설로 매일 괴롭히던 전화가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요청을 하면, 요리조리 핑계만 대고 피하던 국토부 직원들도 전화를 받았습니다. 멱살을 잡고 죽일 것처럼 달려들던 시공사 작업자도 지금은 묻는 말에 고분고분하게 답해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언젠가 타 언론사에서 '콜'이 왔습니다. 부장급 대우를 해주겠다고 유혹했습니다. 당시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고민이 컸습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를 배신할 수 없었습니다. 누구 때문에 내가 이렇게 컸는데, 홱 돌아설 수 없었습니다. 끝내 거절했습니다.

구렁텅이에 빠질 때마다 <오마이뉴스>가 꺼내줬습니다. 금전적으로 어려운 시기 나의 이야기를 <다음 스토리펀딩>에 연재해 줬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글을 써주고 기사를 다듬어 줬습니다. 8천만 원이 넘는 후원금이 모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후원에 감사드리며, 글을 써준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와 상근기자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언론은 권력과 자본 앞에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입니다. 언론이 제 목소리를 내려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해야 합니다. <오마이뉴스>는 기울어진 언론지형에서 고군분투하는 진보언론입니다. 혼자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십시일반 힘을 모아야만 태산을 옮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입니다. 창간 17주년을 맞이하는 <오마이뉴스>가 권력과 자본에서 독립할 수 있게 '10만인 클럽'에 가입해 주시길 바랍니다. 없는 살림이지만 저도 '10만인 클럽' 회원입니다. 제2, 제3의 김종술이 나타나게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약자의 목소리가 <오마이뉴스>를 통해 지금보다 더 많이 세상에 울려 퍼지길 희망합니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고 진실이 침몰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서라도 <오마이뉴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십시오.

끝으로 날씨가 쌀쌀합니다. 감기 조심하길 바라며,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김종술 기자와 함께 오마이뉴스 응원하기: http://omn.kr/5gcd
대표휴대폰: 010-3828-3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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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oa mam (yeonju0906) | 2017.02.21 15:15:13
다음 클라우드 펀딩으로 후원만 하다 기자님덕에 오마이 뉴스까지 가입을 하게되었습니다. 지치지 말고 힘내주세요. 추운날 아프지 말아주세요. 기자님으로 인해 금강이란 곳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금강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부디 아프지 말고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을 위해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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