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사회부 기자들의 리얼토크쇼 "취·중·진·담"...
"처음부터 다시 하자."
제 말이 끝나자마자 강연준 <오마이TV> 피디가 놀란 눈으로 저를 쳐다봤습니다. 스튜디오 탁자 위에 놓여 있는 타이머는 35분을 향해 달려가고 있더군요.
40분짜리 방송 중 약 35분을 녹음했습니다. 이제 고지가 눈앞에 보이는데, 제가 다시 출발선에 서자고 한 겁니다. 난감한 표정의 강 피디와는 달리 사회팀 기자들은 모두 동의하는 눈치였습니다.
아무리 100% 리얼 방송 초짜들이 만든다고는 하지만,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에 공감한 겁니다. 그리고 우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처음부터 다시 녹음을 시작했습니다.
실제 방송에 쓸 40분짜리 분량의 방송을 만들기 위해 3시간 이상을 정신없이 떠들었습니다. 제 클로징 멘트가 끝나고 마이크가 꺼지자, 스튜디오 안에는 깊은 탄식과 환호성이 동시에 터졌습니다. 그렇게 이털남 시즌3 사회부 기자들의 리얼토크쇼 "취중진담" 1탄이 탄생했습니다.
'입심' 좋은 인기 논객은 없지만...
첫 방송을 내보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 번째 방송을 만들었네요. 그리고 네 번째 방송 아이템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라서, 선뜻 "우리 정말 잘 합니다"라고 말씀드리기 뭐합니다. 10만인클럽 회원들께 "취중진담" 방송 한다고 인사드려야지 했던 게 지지난주인데, 이제야 글을 올리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아시겠지만, 이털남 시즌3는 시사평론가 김종배씨에 이어서 <오마이뉴스> 기자들이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는 전문 방송인이 아닙니다. 시사를 꿰뚫고 있는 평론가나 '입심' 좋은 인기 논객도 없습니다. 때문에 매주 팟캐스트를 만든다는 게 솔직히 쉽지만은 않습니다.
저희는 기자로서의 본업을 끝낸 뒤에 추가로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일주일 내내 취재하고 기사 쓰다가 팟캐스트를 위해서 다시 방송 원고를 준비하고 녹음을 합니다. 사회팀의 선대식·박소희 기자는 아직 신혼입니다. 이주영 기자는 곧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안홍기 기자는 결혼 승낙을 얻기 직전입니다.
이들 모두 퇴근 시간을 늦추는 대신, 취재현장에서 녹음실로 발길을 돌립니다.
팟캐스트는 6000개가 넘는 콘텐츠들의 싸움
우리는 왜, 무슨 마음으로 팟캐스트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여러분께 하고 싶은 얘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는데 무슨 할 얘기가 더 있냐고요? 현장에서 취재수첩에 담아온 얘기를 모두 기사에 옮기지는 못합니다. '의심의 여지없이 확인된 핵심 뉴스'만 전달해야 하는 기사의 한계 때문이지요.
취재를 하고서도 기사에 쓰지 못한 날것 그대로의 정보와 생생한 현장의 뒷얘기들을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마이뉴스> 사회부 기자들의 리얼토크쇼 "취중진담"만의 콘텐츠입니다.
6000개가 넘는 팟캐스트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콘텐츠의 싸움에서 이겨야겠지요. 많이 서툴지만, 짜인 각본보다는 진실함을 담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비판 속에서 논리적인 공감을 끌어내겠습니다.
10만인 클럽 회원들께서 응원해 주신다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 더 좋은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늘 행복하시길…….
- <오마이뉴스> 사회팀장 최경준 기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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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1. "취중진담"은 매주 금요일 낮에 업로드 됩니다. 10만인 클럽 회원들께만 특별히 이번주 방송 팁을 미리 알려드리자면, 국정원 전문가들과 국회 정보위원회 의원들을 초청해 “국정원 개혁, 국회가 제대로 했나”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어보려고 합니다.
뱀발 2. 첨부된 사진은 지난주 세 번째 방송 녹화 전에 찍은 겁니다. 왼쪽부터 김도균(국방.안보) 기자, 안홍기(법조) 기자, 선대식(교육.미디어) 기자, 그리고 접니다. 이 사진이 회사 내부 게시판에 올라오자, "강력1팀장 김도균, 프로파일러 안홍기, 사이버수사대 선대식, 무술경관 최경준 ㅋ"(방송팀장 이종호)이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진짜 강력계 수사대 분위기"(디자인팀 이은영)라는 거죠. 급기야 "<취중진담>대신 <취조실진담>으로..."(사진팀장 권우성) 개명을 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끝까지 "취중진담"을 고수할 겁니다. ㅋㅋㅋ
●10만인클럽 나도동참 http://omn.kr/5g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