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인게시판

10만인클럽 회원들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클럽일기]밀양에 건넨 오마이뉴스의 특별한 선물
김병기(minifat) 2014.01.17 18:20 조회 : 5627

우리가 그동안 거리낌 없이 해왔던 흔한 인사말도 머뭇거려지는 시대입니다.

안녕, 하신가요? 얼마 전 <열린편집국> 게시판을 통해 여러분께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붉은 장미를 보내드렸던 10만인클럽 본부장 김병기입니다. 지난 14~15일에는 '10만인클럽 밀양리포트'를 올리고 있는 두 명의 시민기자를 만났습니다. 밀양의 붉은 장미 두 송이 같았습니다.



위의 사진은 '10만인클럽 밀양리포트'를 쏘아올리고 있는 김종술 시민기자의 쪽방입니다. 김 기자는 시위용품과 장난감 등이 가득한 창고의 가로 1m, 세로 2m 남짓한 공간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기사를 쓰거나 쪽잠을 잡니다. 나이는 49세, 노총각입니다. 밀양 전쟁터를 제대로 보도해달라는 밀양 할매들의 애절한 눈동자를 잊지 못해 충남 공주에서 날아와 1달여 동안 밀양대책위 사무실에서 살림을 차리고 생생한 현장 리포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가한 분 아니냐고요? 백수입니다. 그렇지만 한가하지는 않습니다. 김 기자의 별명은 '금강의 요정'입니다. 물고기 떼죽음 사건, 공주 공산성 붕괴 사건 등을 특종 보도한 금강 지킴이이기도 합니다. 거친 겉모습과는 달리 닭살 돋는 별명을 얻었는데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파괴된 금강을 미친 듯이 취재하면서 함께 속병을 앓는 모습이 측은해서 주변에서 지어준 닉네임이랍니다.



바로 위의 사진도 밀양 대책위 사무실에서 찍었습니다. 대책위 주방장이냐고요? 아닙니다. 김 기자와 함께 밀양리포트를 쓰는 정대희(34) 시민기자입니다. 요즘 결혼 정년기가 늦춰져서 노총각 축에 끼일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정 기자도 미혼입니다. 역시 충남 태안에서 날아왔고, 축구라면 사족을 못 쓰는 스포츠맨입니다. 그런데 어깨에 힘이 들어간 기자들이 수두룩하죠. 하지만 정 기자는 대책위 사무실에서 더부살이 하는 게 미안해 매번 찬 물에 설거지를 하는 '참, 착한 기자'입니다.

이 두 시민기자는 지난해 활동했던 '낙동강 두 바퀴 현장 리포트팀'이자 10만인클럽 회원이기도 한데요, 저는 이날 이들에게 아주 각별한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살벌한 밀양 전쟁터를 취재하면서 경찰과 용역 직원에게 맞지 않으려면 최소한 기자증이 필요합니다. 용역에게 멱살 잡히고 내동댕이쳐지기도 했던 김 기자는 제가 내려간 날에도 이마에 긁힌 상처가 있었습니다. 이날 저는 편집국에서 만든 '오마뉴스 특임기자' 기자증을 전달했습니다.

또 편집부 기자들이 A4 용지에 빼곡하게 쓴 롤링 페이퍼를 주었습니다. 손 글씨로 쓴 격려 편지를 받은 두 분은 잠시 할 말을 잊더군요. 아주 감격해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밀양대책위 사무실 공용게시판에 떡하니 붙여났습니다. 편집부 기자들이 수십 개의 핫팩을 사서 보냈는데요, 그건 그 자리에서 대책위 측에 쾌척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달했습니다. 지금 밀양은 단순히 할매-할배들이 송전탑을 사이에 두고 한전과 싸우는 곳이 아닙니다. 어르신들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핵발전소 문제, 나아가 우리나라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에 맞서 싸우는 첨병입니다. 두 명의 특임기자는 원전마피아에 맞선 '다윗 할매'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전도사입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국은 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고 사비를 들여 취재 전선에 나선 두 명의 백수 기자에게 각각 50만원씩 100만원이라는 특별상금을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소식을 전했더니, 한편으로는 많이 미안해하더군요. 상금을 받을만큼 훌륭한 일을 하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지난해 12월 초부터 시작한 '10만인클럽 밀양리포트'를 포함해 이들이 쓴 기사는 30여 편이 넘습니다. 대한민국 언론 중 밀양에 상주하면서 현장을 밀착 취재해 기사를 쓰는 곳은 오마이뉴스뿐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대책위 상황실 전화기를 들면 이 두 명의 시민기자들 찾는 할매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한 할매는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면서도 “오마이뉴스가 없었다면, 난 벌써 죽었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언론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초고압 송전탑을 필요로 하는 핵발전소와 대형 화력발전소에 의존한 기형적인 에너지 정책의 폐해를 국민들은 알아야 합니다. 특히 무리하게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과 전투 아닌 전투를 벌이고 있는 공권력을 견제하는 것 역시 언론의 주요 기능입니다.



상근기자를 대신해, 또 시민기자와 10만인클럽 회원을 대표해서 첨예한 에너지 전쟁터에 나가 활약하는 두 명의 시민기자를 향해 다시 한 번 박수를 쳐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도 찬물에 머리 감고 쪽방에서 잠을 자면서 밀양 전쟁터를 누비고 있는 오마이뉴스 특임기자들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참, 오마이뉴스는 최근 765kV 송전탑 아래서 폐형광등이 켜지는 영상을 취재해 보도했는데요, SNS를 뜨겁게 달궜죠. 많은 언론들이 인용보도를 했는데요, 밀양 할매들도 빠르더군요. 보도한 날 오후에 폐형광등 보도 사진을 시위용 피켓에 다닥다닥 붙였다고 합니다. ‘역시! 오마이뉴스여’라고 외치면서 말이죠.

오마이뉴스는 최근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과 공동으로 <송전탑 없앨 수 있다>란 제목의 기획기사를 쓰고 있는데요, 16일에는 '햇빛 버스'가 내려갔습니다. 이날 할매-할배들의 초소(움막)에 햇빛발전기를 설치했다고 합니다. 낯부끄럽게 자화자찬을 하자면, 오마이뉴스는 송전탑 문제에 대한 생생한 현장 기사를 내보내면서도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에너지 시스템은 국가의 중대사이기 때문입니다.

두 명의 노총각 시민기자들을 인터뷰한 기사는 다음 주 초에 내보낼 예정입니다.

[나도 동참] 잘한다 오마이뉴스, 더 잘해라!! <10만인클럽> http://omn.kr/6f9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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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來逗 (oddodd) | 2014.01.20 13:19:07
이런 마음 따스하게 기사가 많았으면 합니다. 많은 분들이 곳곳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시네요.
부끄럽고 미안하고 가슴 뜨거워지고 그렇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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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댓글
    담쟁이 (minifat) l 14.01.20 18:30:30
    감사합니다. 두 기자분께 격려의 말씀 전하겠습니다.
시냇물 (woowau) | 2014.01.20 17:37:59
아무 댓가도 바라지 않고 언론의 임무를 수행하고 계시는 두 분께 감사와 미안함을 아울러 전합니다

댓댓글

  • 댓댓글
    담쟁이 (minifat) l 14.01.20 18:32:22
    충청도 시민기자이자 10만인클럽 회원인데요, 밀양 지역에서는 '스타 기자'입니다. 이 분들은 10만인클럽 회원덕에 '자기들이 좋아서 하는 일'을 하게됐다고 고마워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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