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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35일 만에 사퇴했다. 조 전 정관은 짧은 임기 동안 두 차례에 걸쳐 검찰개혁안을 직접 발표했다. 사퇴 의사를 밝힌 14일 오전에도 개혁안을 발표하며 검찰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이를 지지하는 국민은 조 전 장관의 사퇴를 안타깝게 여길 수밖에 없다.
 
조 전 장관의 검찰개혁안은 직접수사 축소와 민생에 집중하는 검찰조직 개편, 인권 존중과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위한 수사관행 개혁, 견제와 균형 원리에 기반한 검찰 운영을 중심으로 한다. 세부 추진과제 중 검찰의 특수부 폐지, 심야조사 금지, 부당한 별건수사 금지, 검사장 전용차량 폐지 등이 눈길을 끌었다. 국회를 거치지 않는 대통령령과 법무부령 제·개정으로 가능한 사항은 10월 중 추진될 예정이다.
 
조 전 장관은 검찰개혁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지난달 17일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을 발족했다. 이 기구는 검찰개혁방안을 마련하고, 법제화를 지원하는 등 검찰개혁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법무부 홈페이지에 '법무·검찰 개혁에 관한 국민제안'을 개설했다. 법무·검찰 개혁에 관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시도다. 국민제안 접수를 개시한 이후 3일만에 1300건이 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 2기가 발족하기도 했다.
 
검찰개혁을 위해 필요한 법무부 장관의 자격
 
조 전 장관이 짧은 임기 동안 이룬 성과와 활동을 살펴보니 강한 의문이 든다. 왜 지난 정부와 이전 법무부 장관들은 이런 검찰개혁을 시작하지 못했을까? 검찰개혁과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은 무슨 연관성이 있는가? 우리나라는 합리적인 고위공직자 검증시스템을 갖고 있을까?
 
보통,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의 검증 기준은 리더십, 정책역량, 도덕성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별일(?) 없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이전 장관들이 국민이 기대하는 강한 검찰개혁을 추진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검찰은 지금까지 어떤 정권도 침범하기 어려운 성역으로 존재했다. 법무부 장관의 자격과 검증과는 다르게 검찰개혁은 수면 위로 떠 오르지 못했다.
 
법무부 장관은 국민이 기대하는 정책성과를 거두기 위해서 인사검증기준과 다른 능력이 필요한 것 같다. 검찰과 언론, 정치권의 비상식적인 의혹 제기와 과도한 신상털기를 이겨낼 강한 의지와 결기. 우리는 일명 '조국 정국'에서 검찰, 언론, 정치권이 일체가 되어 한 인물을, 한 가족을 파탄 내는 상황을 목격했고, 조 전 장관은 이를 견디며 검찰개혁을 추진했다. 그의 의지와 결기는 인사검증 과정에서 관심 대상이 아니었지만, 현시점에서 검찰개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됐다.
 
조 전 장관은 딸의 '입시특혜의혹'을 참아 냈다. 배우자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도 견뎠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웅동학원 관련 의혹도 감당해야 했다. 전부 언급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의혹과 논란의 한복판에서 벌거벗겨져야 했다. 우리나라 역사상 어떤 공직자도 경험하지 못한 검찰, 언론, 정치권 공세의 대상이었다. 믿을 수 없는 '광기의 시간'을 마주하며 지난 8일과 14일 두 번에 걸쳐 '조국 검찰개혁안'이 빛을 볼 수 있었다.
 
이제 법무부 장관은 어떤 사람이 할 수 있을까?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자신과 가족의 삶을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하나? 그런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 제2의 '조국 사태'가 되풀이돼야 하나?
 
조 전 장관이 지난 8월 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너무 많은 사회적 에너지와 시간을 허비했다. 갈등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라고 하지만 최근 '조국 사태'를 겪은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위안을 삼기에는 상처가 너무 깊다. 상처를 치유할 처방도 마땅치 않다. 검찰개혁을 이어가야 할 다음 법무부 장관이 기다려지면서도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