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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승 교수님 안녕하세요?

지난 10일 한국일보와 오마이뉴스에 동시에 비슷한 내용을 칼럼을 올리신 것을 잘 봤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나는 왜 '서울대 집회'에 갔나"와 한국일보의 "촛불 민심 저버린 대통령"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저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매우 반기는 사람이라 조금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고맙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거나 오해하고 있는 것들을 아주 알뜰하게 잘 모아놓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몇 가지만 짚어드리면 이 글을 보시는 다른 분도 올바른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조국 후보자의 딸은 일반인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여러 혜택을 누렸다. 고등학생이 병리학 전문가들이 작성한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알지도 못하는 대학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 연구 등에 참여할 수 있었다.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낙제를 했는데 장학금을 받았다. 4년제 대학 총장의 직인이 찍힌 표창장도 받았다. 국책 과학기술연구소에 가서 인턴도 했다. 

이 부분입니다.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 얘기는 조금 있다가 드리기로 하고, 국립대 교수와 연락해 인턴이 된 부분부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말이 인턴이지 사실은 '체험활동'으로 부르는 것이 더 옳고 실제로 공주대가 발급한 증명서도 '체험활동확인서'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어쨌든 교수님께서는 학생이 직접 인턴 자리를 찾아서 담당자의 승락을 얻어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대단히 특이하고 이상한 것으로 생각하시는 모양입니다.
제 딸이 조국 장관의 딸인 조 양보다 딱 한 살 어립니다. 그래서 같은 시기에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게 자랑인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아이는 아빠가 해주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이 중학교 때부터 수행평가에 필요한 봉사활동이나 대외활동은 제가 알아서 다 찾아서 가더라구요.

오래 전 일이라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당시는 대학교에서 고등학생 대상으로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사이트에 상시로 공지하는 경우가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 양처럼 천안이나 공주까지 가지는 않았고, 또 그렇게 바쁘게 다니지는 않았지만 자기가 가고 싶은 프로그램은 제가 찾아 가고는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 양이 인터넷에서 찾아서 메일로 문의를 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는 설명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단국대 의대 프로그램과 KIST 경우는 어머니가 역할을 해주신 것 같습니다. 단대 의대는 학교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이라고 해명을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학부모가 중심이 된 것이니 부모가 역할을 해줬다고 이해를 해도 되겠죠.

그런데 제 딸의 경우는 제가 전공한 신문방송학이나 저의 전직인 기자직, 그리고 관련된 방송직에 관심이 있었다면 아마 저도 제 모교 후배 교수나 언론사에 있는 후배들에게 부탁해서 얼마든지 이런저런 기회를 만들어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고위직에 오를 일이 전혀 없는 듣보잡이고, 우리 아이도 조 양처럼 공부를 특출나게 잘 하던 아이는 아니어서 시비나 구설수에 오를 일은 없었겠지만 조국 장관 가족이 한 것이나, 아이가 원하기만 했다면 제가 해줄 수 있었던 일들은 속성상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제 아이는 그쪽으로는 도통 관심이 없어서 아빠가 유일하게 폼나게 해줄 수 있는 역할을 할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한창 중고등학생 자제를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하고 있을 지금의 40대 부모들은 '더 공정한 사회'를 위해 이런 기회까지 다 포기해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엄마가 일하는 대학교에서 일을 하고 돈을 받은 것은 교재 개발을 도와주고 한달에 20만원씩 8개월간 160만원을 받은 것을 말씀하시는 모양인데, 그 정도는 저도 제 일과 관련해서 아이에게 일을 시키고 알바비를 주기도 합니다. 그 당시 조양은 대학생이었는데 그게 그리 큰 허물이 될까 싶습니다.

요즘 특히 조국 장관을 비판하는 어린 학생들은 조 양이 거쳐간 모든 프로그램을 공개적으로 모집하고 선발해서 진행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서 편법이고 비리고 불공정이라고 얘기를 하던데요, 교수님도 혹시 그렇게 생각하시고 조양이 8개월간 160만원을 받고 일을 한 것을 '행운'이라고 보고 계시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조 양이 했다는 교재개발이라는 일의 성격이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을 시킬 사람이 마땅치 않을 때는 자기 딸을 시킬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한 달에 20만원 짜리 일이라면 실제로 마땅한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구요.

표창장 문제는 아마 칼럼을 쓰고 계실 때는 학교에서 계속 부인하고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며칠 사이에 그 '부인'을 부정하는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당시 조 양이 참여했던 프로그램과 표창장을 발부하는 프로세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동양대 동료 교수님이 실명을 밝히고 관련 내용을 말씀하기도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장학금인데요. "서울대 총동창회에서 조 양이 신청하지 않았는데도 조 양을 지정해 장학금을 지급했고, 2학기에 의전원에 가기 위해 자퇴를 할 때도 반납을 하려고 했는데 반납이 안 된다는 답을 들었다"는 게 조국 장관측의 해명입니다. 이는 서울대 총동창회와 당시 지도교수님의 의해 그 해명이 맞다고 확인된 내용입니다.

낙제를 했는데도 6학기나 장학금을 받은 부산대 의전원의 경우에 대해서는 교수님께 좀 여쭤봐야겠는데요. 교수님이 재직중인 학교에서는 어떤 학생이 낙제를 하면 그 이후로는 일절 장학금이 지급되지 않나요?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한 학기 낙제를 했더라도 다음 학기에 정상적인 성적을 얻으면 그 다음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조 양도 그런 케이스입니다. 2015년 1학기에 낙제를 했지만 2학기에는 정상적인 성적을 얻었고, 그래서 2016년 1학기부터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계속 낙제하지 않고 정상적인 성적을 얻어서 계속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구요.
이런 절차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좌우지간 이렇게 쉽게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느냐, 정말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이 있을 텐데 그 학생의 기회를 가로챈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서울대 대학원생의 장학금 수혜율이 90%이고, 부산대 의전원의 수혜율이 95.4%입니다. 부산대 의전원은 전교생 885명 중에 844명의 학생이 이런저런 명목의 장학금을 받고 있습니다. 유급만 하지 않으면 다 장학금을 받는다는 얘기죠.

조 양이 받았던 장학금의 이름이 '소천장학금'인데 반드시 이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은 명목이 뭐든, 금액이 어떻든 다른 장학금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어떻게 보더라도 조 양에게 지급된 장학금을 '특혜'라고 부를 수는 없고, 교수님이 표현하신 '행운'으로 부르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말씀만 더 드리면 두 칼럼에서 지적하신 '합법적 불의', '합법적 불공정'은 점차 해소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 양의 경우에서 국민의 공분을 샀다고 생각하는 '일반 학생들이 가지기 어려운 기회'의 문제도 지난 정부의 노력으로 많이 해소되어 있습니다. 이미 해소되고 있는 문제가 느닷없는 계기로 터진 게 이번 사태입니다.

또한 교수님이 두 기사에서 길고 다양하게 언급한 사례들도 지적하신 계기를 통해 많이 개선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압니다.

교수님이 하신 말씀은 단 몇 문장이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려면 이렇게 긴 글이 필요합니다.

저명한 교수님이시니 앞으로도 조국 장관과 관련된 글을 쓸 기회가 또 있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때는 꼭 제가 드린 말씀이 아니더라도 교수님이 알고 계신 것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먼저 살펴보시고 글을 써주셨으면 더욱 감사할 것 같습니다.

장황한 글 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