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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의료비 43% 절약 효과 확인

[서평] ‘과학자인 나는 왜 영성을 말하는가’
19.08.27 08:17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헛기침 소리를 내는 게 부담스러울 만큼 조용한 산사에서 잿빛 승복을 입은 스님이 좌선을 하고 명상에 잠겨 있는 모습은 지극히 의례적인 모습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스님이기에 당연이 그래야만 하는 모습이라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잿빛 수련복을 입은 사람들이 두런두런 무리를 지어 앉아 명상을 하고 있는 모습들도 눈에 띄지만 그 모습 또한 절차에 따른 의례쯤으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일부러 그런 모습을 취해보기 위해 템플스테이엘 참가했거나 수련중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명상이라고 해서 반드시 절에서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련복을 입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왠지 '명상'하면 동양적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명상은 더 이상 동양만의 문화도 아니고 절에서만 할 수 있는 독특한 의례도 아닙니다. 미국 성인의 8퍼센트나 되는 사람들이 명상수행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하고 있다. 2012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수행한 가장 큰 규모의 포괄적 설문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8퍼센트인 대략 1,800만 명의 성인과 100만 명의 어린이가 명상 수행을 하고 있었다. -<과학자인 나는 왜 영성을 말하는가> 47쪽-
 
<과학자인 나는 왜 영성을 말하는가>
 
 
<과학자인 나는 왜 영성을 말하는가>(글쓴이 루퍼트 셀드레이크 / 옮긴이 이창엽 / 펴낸곳 수류책방 / 2019년 8월 31일 / 값 17,500원) ⓒ 수류책방
 
<과학자인 나는 왜 영성을 말하는가>(글쓴이 루퍼트 셀드레이크, 옮긴이 이창엽, 펴낸곳 수류책방)는 생물학자인 저자, 루퍼트 셀드레이크 박사가 직접 참여해 경험한 일곱 가지 수행에 대한 경험담이자 명상을 생물학자라는 입장에서 살핀 과학적 설명입니다.
 
'명상'이 범람하는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명상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기초에서부터 경험담까지…, 가지각색의 이론과 유무형의 결과들로 명상이 이래서 좋다는 것을 주장하며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떤 책을 봐도 명상이 좋은 것이라는 데까지는 어렵지 않게 수긍이 갑니다. 하지만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는 듯한 확신까지는 쉬 들지 않습니다. 내용이 아주 어렵거나 추상적이어서가 아닙니다. 일상에서 실시간으로 실감할 수 있는 사실적 비유나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명상을 하면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건강에 유익하고, 뇌를 변화시킨다는 등의 설명은 그 정도와 실체를 가늠하기 어려우니 추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미국 성인의 8퍼센트 쯤 되는 1,800만 명이 명상을 하는 이유를 단박에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한마디, 돈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명상이 가져오는 유익 정도를 돈으로 측정한 결과로 제시하는 것이야 말로 일상에서 실시간으로 실감할 수 있는 가장 사실적인 설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명상은 수백만 명에게 주관적·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유익을 가져다주었는데, 현대 서구 세계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측정 수단은 돈이다. 최근 큰 규모의 연구에서 명상을 비롯한 '이완 반응 회복력 프로그램'으로 훈련 반은 수천 명의 사람들과, 그들과 다른 면에서 유사하지만 그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 수천 명을 비교했고, 그들이 지불한 의료비를 살펴보았다. 4.2년의 중간기 동안 이완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연간 43퍼센트 더 적은 의료비를 지출했다. 이는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효과이다. -<과학자인 나는 왜 영성을 말하는가> 57쪽-

전통적 의례행위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 형태공명

명상을 하다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행위나 의례적인 의식이 강조됩니다. 이러한 강조는 명상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치르고 있는 통과의례에서 조차 종종 요구되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성인의식이나 제사 등에서 조차 그 의미를 또렷하게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절차나 행위가 의례에 포함되어 있고, 의미도 모르는 행위조차 흉내 내듯 따라하는 게 의례입니다.
 
책에서 저자는 이처럼 의미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행위조차 그대로 따라하는 것을 '형태 공명(morphic resonance)'을 가설로 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의례는 형태공명을 통해 과거를 현재로 가져오는 것으로, 현재 의례와 과거 의례의 유사성이 클수록 공명하는 연결이 더 강해진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명상은 차치하더라도 형태 공명을 가설로 한 설명은 우리가 일상에서 치르고 있는 의례에서 그 의미를 설명할 수 없었던 특정절차나 행위가 단지 전통에 대한 고집이 아니라 의례가 갖는 의미를 이해 할 수 있는 키워드가 될 거라 기대됩니다.
 
책에서는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던 종교가 없든 상관없이, 수행을 하는 사람들이 수행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보다 큰 이로움을 얻는다는 것은 많은 과학적 연구와 실감할 수 있는 결과로 설명하고 있어 영성으로 이룰 수 있는 효과를 정량적으로 실감하게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과학자인 나는 왜 영성을 말하는가>(글쓴이 루퍼트 셀드레이크 / 옮긴이 이창엽 / 펴낸곳 수류책방 / 2019년 8월 31일 / 값 1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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